1. 괴로울 땐 봉사를 해라

 

 

 

 

 

 

 

 

 

 

 

 

 

 

 

 

 

 

 

 

 

 

책을 읽다 보면 형식만 다를 뿐, 글의 의미가 어떤 책에 있는 글의 의미와 똑같다는 것을 발견할 때가 많다. 이렇게 중복되는 글을 읽으면서 ‘역시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구나.’ 하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쓰잘데없이 고귀한 것들의 목록>이라는 책을 읽다가도 다른 책에서 봤던 글의 의미와 같은 글을 발견했다. <인생의 베일>이라는 책에서 봤던 것과 의미가 같았던 것. 그러나 전자는 도정일 저자의 산문집이고, 후자는 서머싯 몸의 소설이니 글의 형식은 엄연히 다른 것이고 글을 쓴 시대도 달랐다.

 

 

 

먼저 도정일 저, <쓰잘데없이 고귀한 것들의 목록>에 있는 글을 소개한다.

 

 

 

긍정심리학 분야를 개척한 셀리그먼은 작년에 낸 책 『번성하라Flourish』에서 어떤 동료 교수의 소년 시절 추억담 하나를 소개하고 있다. 소년이 무슨 일인가로 잔뜩 기분이 상하고 풀이 죽어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을 때면 엄마가 늘 이렇게 말하곤 했다는 것이다. “얘야, 너 오늘 영 기분이 안 좋은 모양이구나. 그럴 땐 어떻게 하는지 알지? 얼른 나가서 누구든 다른 사람을 좀 도와줘보렴.” (…) 한 엄마의 소박한 지혜가 긍정심리학이라는 새 학문 분야를 개척하는 데 어떻게 기여했는가를 보여주자는 것이 이 일화의 골자다.

소박한 지혜는 평범해 보이지만 위대한 데가 있다. 그것은 공부를 많이 해서 쌓은 지식도, 자랑할 만한 최첨단 정보도 아니다. 인생의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을 두루 지내온 사람들이 경험으로 알고 느낌으로 아는 직관적 진실, 그것이 지혜다. 이 지혜의 가장 값진 부분은 ‘인간의 진실에 대한 겸허한 이해’다. 위 일화에 나오는 엄마는 사람들이 어느 때 힘을 얻고 행복해지는가를 경험으로 알고 있다. 그는 그 경험에서 터득한 행복의 비결 하나를 아들에게 말해준 것이다. 엄마가 한 말은 “우리 아들 기분이 영 말이 아니구나. 어디 가서 맛좋은 것 사줄까?”도 아니고 “우리 구경 갈까?”도 아니다. “나가서 누구든 다른 사람을 좀 도와주고 와보렴”이다. 타인에게 베푸는 도움과 친절은, 그게 아무리 작은 도움이고 친절이라 할지라도 도와주는 사람 그 자신을 들어올려 존재의 상승을 경험하게 한다.

- 도정일 저, <쓰잘데없이 고귀한 것들의 목록>, 39~40쪽.

 

 

 

이 글은 남을 도움으로써 오히려 자신이 행복해진다는 진실을 산문으로 전하고 있다. 이런 진실을 그대로 보여 주는 소설이 있으니, 그게 바로 서머싯 몸 저, <인생의 베일>이라는 소설이다.

 

 

 

 

 

 

 

 

 

 

 

 

 

 

 

 

 

 

 

 

 

이 소설은 유부녀와 유부남이 연애를 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두 사람은 불륜의 사랑을 하며 매우 행복해 한다. 그러나 이 일이 남편 월터에게 발각되자 그녀는 처음엔 걱정하다가 시간이 흐르자 차라리 잘 되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남편 월터와 이혼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 찰스와 결혼해 살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찰스도 당연히 자신의 아내와 이혼하고 자기와 결혼할 수 있게 된 사실에 기뻐할 줄 알았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찰스는 자신의 아내와 이혼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이 문제가 자신의 직장 생활에 조금이라도 흠집을 내지 않고 조용히 해결되기만을 바랐던 것.

 

 

 

그의 태도에 그녀는 몹시 슬퍼하며 죽고 싶을 정도로 절망한다. 게다가 그녀의 남편 월터는 그녀가 바람을 피운 증거를 모두 갖고 있다며 그녀에게 중국인 오지인 메이탄푸에 함께 가서 살자고 협박한다. 그곳은 세균학자인 그가 근무지로 지원한 곳으로 ‘콜레라’라는 전염병이 창궐하여 사람의 목숨을 앗아 가고 있는 위험한 지역이었다.

 

 

 

“난 안 가요, 월터. 나한테 그런 걸 요구하다니 끔찍해요.”

“그럼 나도 안 가겠소. 즉시 고소장을 제출해야겠군.”

- 서머싯 몸 저, <인생의 베일>, 93쪽.

 

 

 

위험한 지역에 따라가든지, 자신으로 하여금 아내의 간통 고소장을 제출하게 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남편 월터. 그는 아내를 사랑하지만 바람피운 아내를 용서할 수 없어서 그런 제안을 한 것.

 

 

 

그녀는 남편 월터가 고소장을 제출하게 내버려 둘 수 없었으므로 결국 남편을 따라 위험한 지역을 가는 쪽을 선택한다. 그곳은 콜레라 때문에 생과일이나 샐러드 같이 익히지 않은 음식을 먹으면 위험한 곳이라 항상 긴장하며 살아야 했다. 미처 치우지 못한 시체를 거리에서 보기도 했다. 그녀는 남편 월터가 자신에 대한 복수심으로, 죽을지도 모를 위험한 지역으로 자신을 데려왔다는 생각에 괴로워한다. 그녀는 자신이 최악의 상황에 빠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곳에서 그녀의 생각이 바뀐다. 어느 날 원장 수녀의 초대로 수녀원을 방문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고아가 된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하게 되면서부터다.

 

 

 

“키티는 봉사하는 일에서 영혼을 재충전하는 길을 발견했다.”

- 서머싯 몸 저, <인생의 베일>, 190쪽.

 

 

 

그녀는 아이들을 돌보면서 자신이 무가치하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있었다.

 

 

 

소녀들의 밝고 영리한 웃음과 그녀가 던지는 칭찬 한마디에 그들이 느끼는 기쁨이 그녀를 감동시켰다. 그들이 그녀를 좋아하고 찬미하고 자랑스러워한다는 걸 느끼면서 그녀도 보답으로 그들을 좋아하게 되었다.

- 서머싯 몸 저, <인생의 베일>, 192쪽.

 

 

 

그녀는 어느 날 문득 깨닫는다.

 

 

 

어느 날 문득, 그녀는 일주일 동안 한번도 찰스 타운센드에 대한 생각을 하거나 꿈을 꾸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갑자기 그녀의 심장이 쿵쿵 두방망이질했다. 그녀가 치료된 것이다. 이젠 찰스를 생각해도 아무렇지 않았다. 더 이상 그를 사랑하지 않아. 아, 이 평안과 자유스러움이여! 돌이켜 보니 이상했다. 그토록 열정적으로 그를 열망했다니. 그가 그녀를 버리면 죽어 버리겠다고 생각했는데. 그후의 삶은 절망일 뿐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런데 지금 그녀가 웃고 있다. (…) 자유, 자유, 마침내 자유였다!

- 서머싯 몸 저, <인생의 베일>, 201쪽.

 

 

 

그녀는 남편에게 이젠 더 이상 찰스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었다.

 

 

 

어쨌든 그들이 그 모든 일을 극복하고 공포와 절망의 무대 한복판에서 살아 있는 마당에 간통 같은 어리석은 짓거리에 연연해한다는 것 자체가 터무니없어 보였다. 모퉁이 하나만 돌면 죽음이란 놈이 감자를 땅에서 캐내듯 인명을 앗아 가며 활개를 치는 이때에 누가 몸뚱이를 더럽혔네 어쩌네 하는 것에 신경을 쓰다니 바보 같은 짓이었다. 찰스가 그녀에게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지, 그래서 그의 모습을 머릿속에 떠올리는 일조차 얼마나 힘겨운지, 그에 대한 사랑이 그녀의 가슴에서 완전히 빠져나가 말라 버렸다는 걸 그에게 납득시킬 수만 있다면!

- 서머싯 몸 저, <인생의 베일>, 225쪽.

 

 

 

그녀는 아이들을 돌보는 일에 봉사함으로써 자신의 모든 괴로움을 말끔히 지워 버렸을 뿐만 아니라 행복하기까지 했다.

 

 

 

“지금처럼 행복한 적은 내 생애에 없었어요.“

- 서머싯 몸 저, <인생의 베일>, 225쪽.

 

 

 

내가 여기까지 길게 쓴 것을 압축하면 다음의 두 개의 인용문으로 정리할 수 있다.

 

 

 

 

 

소년이 무슨 일인가로 잔뜩 기분이 상하고 풀이 죽어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을 때면 엄마가 늘 이렇게 말하곤 했다는 것이다. “얘야, 너 오늘 영 기분이 안 좋은 모양이구나. 그럴 땐 어떻게 하는지 알지? 얼른 나가서 누구든 다른 사람을 좀 도와줘보렴.

- 도정일 저, <쓰잘데없이 고귀한 것들의 목록>, 39쪽.

 

 

키티는(그녀는) 봉사하는 일에서 영혼을 재충전하는 길을 발견했다.”

- 서머싯 몸 저, <인생의 베일>, 190쪽.

 

 

 

 

 

또 두 개의 인용문을 더 압축하면 이렇게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괴로울 땐 봉사를 해라.’

 

 

 

나는 이 말이 괴로운 것에 대한 생각에서 봉사에 대한 생각으로 전환하라, 라는 말로 읽힌다. A라는 생각에서 (엉뚱하게도) B라는 생각으로 이동하면 좋은 어떤 것을 얻을 수 있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2. 부자 친구가 돈을 꿔 달라는 가난한 친구보다 낫다고 생각해라

 

 

 

 

 

 

 

 

 

 

 

 

 

 

 

 

 

 

 

 

‘왜 부자 친구를 두면 불행해질까?’

 

 

 

이 물음은 친구가 부자라는 이유로 한 번쯤 기분이 상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물음이리라. 이에 대해 ‘이웃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강준만 저, <감정독재>에 ‘이웃 효과’에 대한 글이 있다.

 

 

(이웃 효과는) 그 어떤 절대적 기준이 아니라 이웃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을 평가함으로써 발생하는 효과다.

- 강준만 저, <감정독재>, 142쪽.

 

 

마르크스가 말했다.

 

 

 

마르크스는 “집은 클 수도 작을 수도 있다. 주변의 집들이 똑같이 작다면 그것은 거주에 대한 모든 사회적 수요를 충족시킨다. 만약 작은 집 옆에 궁전이 솟아오르면 그 작은 집은 오두막으로 위축된다”고 했다.

- 강준만 저, <감정독재>, 141~142쪽.

 

 

 

아무리 궁전 같은 집에서 살더라도 그 옆에 더 큰 궁전이 지어진다면 그 집에 대한 만족감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것이 ‘이웃 효과’다. 인간은 혼자서 사는 게 아니라 이웃과 더불어 사는 존재라서 ‘이웃 효과’가 발생한다.

 

 

행복은 이웃과의 비교에서 나온다. 이웃은 물리적 이웃만을 가리키는 게 아니다. 친척과 친구 등 늘 이웃처럼 소통하는 사람들도 포함한다. 그래서 이웃이 성공하면 “나는 뭔가?” 하는 자괴감에 빠져들기 십상이다.   

- 강준만 저, <감정독재>, 144쪽.

 

 

 

‘이웃 효과’에 관한 명언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우리는 우리보다 뒤처져 있는 사람들을 보고 행복해하기보다는 우리보다 앞서 있는 사람들을 보고 불행해진다.” 프랑스 사상가 미셸 몽테뉴의 말이다.

“현실보다는 비교가 사람을 행복하거나 비참하게 만든다.” 영국의 성직자이자 작가인 토머스 풀러의 말이다.

“행복한 것만으론 충분치 않다. 다른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는 것도 필요하다.” 프랑스 작가 쥘 르나르의 말이다.

“거지는 자신보다 많은 수입을 올린 다른 거지들을 시기할망정 백만장자를 시기하진 않는다.” 영국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의 말이다.

- 강준만 저, <감정독재>, 142~143쪽. 

 

 

 

어머니가 친구에게 돈을 꿔 주었다가 떼인 적이 있다. 친구가 남편의 사업이 망해서 돈을 갚을 능력이 없다는 걸 알았지만 처지가 딱해져서 꿔 주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결국 그 돈을 받지 못해 포기해야 했다. 어머니의 친구가 빚쟁이들한테 몰려서 잠적했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어머니에게만 돈을 빌린 것이 아니었던 것. 돈도 떼이고 친구도 잃어서 어머니는 많이 속상했다고 한다. 이와 비슷한 경험을 내 친구도 했다. 친구의 말에 따르면 삼천만 원을 빌려간 자기 친구가 빚쟁이들의 독촉으로 괴로워하다가 몇 년 전에 잠적했다고 한다. 그런데 다행히도 그 친구가 최근에 나타나 자기의 돈을 매월 조금씩 할부로 갚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내 친구의 마음고생이 그 동안 얼마나 심했는지는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이런 게 바로 ‘가난한 친구로 인한 마음고생’이라는 것이다. 이런 걸 보면 부자 친구로 인해 배가 좀 아픈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부자 친구가 돈을 꿔 달라는 가난한 친구보다 낫다는 결론을 낸다.

 

 

 

이렇게 결론을 낼 수 있다면 부자 친구로 인해 불행해지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이런 것도 A라는 생각에서 (엉뚱하게도) B라는 생각으로 이동하면 좋은 어떤 것을 얻을 수 있는 '생각의 전환‘이라고 본다.

 

 

 

 

 

 

 

 

3. 내 문제가 아니라 상대의 문제라고 생각해라

 

 

 

 

 

 

 

 

 

 

 

 

 

 

 

 

 

 

 

 

다음의 글을 읽고 멋진 생각이라고 여겼다.

 

 

 

얼마 전 나는 수영장에 갔다가 한 여자가 다른 여자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이 수영장에 입장권을 사지 않고 뒷문으로 몰래 들어온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러고는 곁눈으로 힐끗 나를 쳐다보았다. 그 순간 그녀가 나를 지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순간적으로 마음이 상한 나는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고 따질지, 아니면 수영을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갈지 고민했다. 그러나 거기에서 멈췄다. 나는 더 이상 아무 생각도 이어가지 않았고 화를 내지도 않았다. 나는 풀 안으로 들어가서 수영을 했고 건너편에서 그 여자가 헤엄을 치며 내 쪽으로 다가오자 친절하게 인사를 건넸다. 우리는 결코 친구가 될 수는 없었지만, 서로를 가만히 내버려 두었다.

나는 마음이 상한 원인을 그녀의 잘못으로 돌려주었다. 근거도 없이 함부로 남을 의심하는 것은 그녀의 잘못이지 내 탓이 아니기 때문이다.

- 배르벨 바르데츠키 저,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230쪽.

 

 

 

이런 방식으로 생각하는 태도를 갖는다면 아무도 자신에게 상처를 줄 수 없겠다. 상대에게 분노를 표출할 필요도 없겠다. 원망도 없겠다.

 

 

 

자신이 받을 스트레스를 상대가 받아야 할 스트레스로 전가하는 것. A라는 생각에서 B라는 생각으로의 전환! 자신의 행복을 위한 현명한 비결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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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4-03-24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부남 두명을 거치며 30 대를 다 보내버린 지인이 있었어요 ..
처녀였고 예뻤고 모자를것 하나 없는 ..

전 개인적으로 단단한 편견(?!)이 하나 있는데
유부남과 로멘스를 꿈꾸는건 여자들의 순진무구한 착각이라는 것

결국 이용만 당하고 버려진 언니가 그남자가 본부인과 이혼을 하고도 자기에게 오지 않았다고 투덜거리는걸 보고 한심했던 적이 있어요..유부남이 사랑해서 나와 사귈거라고 믿다니..


세가지 글이 그 주제는 아닌데 제가 최근에 읽은 책과 겹쳐서 인생의 베일 글에 울컥하네요.페크님 ..
정말 저 유부남 자식 ..ㅠ

글 전체를 정말 동감하며 읽었습니다..



페크(pek0501) 2014-03-25 14:26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ㅋㅋ 저도 이 소설을 읽으면서 그 남자를 미워했어요. 뭐, 이런 남자가 다 있어? 그러면서요. 그런데 말이죠...
"유부남이 사랑해서 나와 사귈거라고 믿다니.." - 이 부분에 대해 코멘트 할게요.
유부남이 짜 사랑해서 사귈 수도 있고 그랬는데 변심하게 되는 수도 있고 처음부터 즐기기 위해서 사귈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그 어떤 경우에든 인간이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욕망은 아무도 말릴 수 없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서머싯 몸이 소설에서 강조하듯, 어쩔 수 없음, 이라는 거죠.
인간이 원래 그런 존재라서 말이죠. 즐기고 싶은 걸 어쩌겠어요. 그 유혹을 물리치지 못하는 나약한 사람으로 태어난 걸 어쩌겠어요.


또 제가 알기론
'변심은 무죄'입니다.

자신이 변하고 싶어서 변하는 게 아니라 자신도 어쩔 수 없는 마음이란 영역의 일이거든요.
설령 돈이 좋다는 이유로, 사귀던 여자를 버리고 돈 많은 집의 딸과 결혼하는 남자도 저는 이해하는 쪽이에요. 나쁜 남자인 건 맞지만....
어쩌겠어요. 사귀던 여자보다 돈이 더 좋은 것을요...
명품 백을 좋아하는 여자의 심리와 비슷한 거죠. 좋은 걸 어쩌겠어요.
사귀던 여자보다 부자인 여자에게 더 끌리면서 사귀던 여자와 억지로 결혼할 순 없잖아요.
제 생각은 그래요. (억지인가요?)ㅋ

물론 저도 그런 남자를 보면 확~ 욕해 주고 싶지요. 하지만 이 생각의 길에서 모퉁이를 돌면 그런 생각이 든답니다.
어쨌든 사랑으로 인해 아픈 여성분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하고 싶습니다.
저도 아파본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비로그인 2014-03-25 18:59   좋아요 0 | URL
pek님 긴 답글을 주셔서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이 부분은 아마도 말씀 하신 것처럼 어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 보편의 문제일 것 같아요.

또 단어 하나 하나에 정의에 따라 모두 다른 생각이 나올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편견이라는 단어까지 쓰면서>유부남이 사랑해서 날 사귈꺼라고 생각하다니 라고 썼던 부분은 이런 거였어요.


제게 사랑은 단순히 좋아서 죽는 감정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랑에는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감정을 일으키는 새로운 대상이 나타났다고 지금 옆에 있는 사랑에 대한 책임조차 쉽게 저버리는 사람이 말하는 사랑이라는 것을 솔직히 저는 믿기어려웠습니다.~~^^


지난달 모 방송에 남자들이 대놓고 이 여자 저여자 혼외정사를 즐겼던 남자에게 부럽다는 말을 하더라구요. 남자들 사이에서는 그 분이 영웅으로 통한다고 치켜세우면서. 그러면서도 남자들끼리도 바람 (?) 때문에 제 가정을 버리는 놈은 미친놈이라고 하더라구요. <일종의 보험. 요즘엔 그것도 중도 해약추세지만은요 ^^>

그 상대 여자를 한 인간으로서 존중한다면 그런 말을 나올 수가 없지요.
그런데 상대를 존중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사랑을 할 수 있나 묻고 싶었어요.
그들의 놀이에 사랑이라 믿으며 상처받았던 여자들은 애당초 보이지 않는거죠.

물론 모두가 그런 건 아니고.. 아닌 사람도 있죠. 그리고 **저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여자들은 내 상대는 그 아닌 사람에게 속한다고 믿고 싶지요.

하지만 이 모든 이야기들이 무슨 의미가 있나싶어요
주신 말씀처럼 놀고 싶다는데 어쩌겠어요..
맞습니다..그게 인간인 것을요.. ㅠㅠ


제가 이래서 결혼을 못하나봐요.. ㅠㅠ
제 동갑인 남자 사촌이 제 나이에도 사랑이라는 단어를 운운하는건 덜떨어지는 거라고 하더라구요. ㅠㅠ
제 이야기가 길었습니다.. ㅠㅠ



pek님^^ ..다시한번 진심어린 답글 감사드립니다. ^^
오늘도 여전히 밖에서 두꺼운 옷 입고는 못다니겠더라구요..
봄이 오기도 전에 초여름이 오려나봐요~~ ^^

페크(pek0501) 2014-03-25 19:55   좋아요 0 | URL
아, 주신 말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썰렁했던 제 서재가 님 덕분에 꽉 찬 느낌이 드네요.

"그 상대 여자를 한 인간으로서 존중한다면 그런 말을 나올 수가 없지요.
그런데 상대를 존중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사랑을 할 수 있나 묻고 싶었어요. "
- 바로 이 부분이 중요합니다. 동의해요. 그러니까 제 생각엔 제대로 진정으로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아요. 대부분 가짜 사랑을 한다는 거죠.
이 소설 속의 남자도 그래요.
진정으로 상대를 사랑한다면 일단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부터 갖게 되지요.
내가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되겠다는...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는... 그런 생각부터 하게 되겠죠.
그리고 님의 말씀처럼 책임이 뒤따르겠지요. 책임 없는 사랑은 한낱 유희일 뿐 사랑이 아닌 것, 맞습니다. 신뢰할 수 없어요. 그래서 저는 사랑은 인격과 관련이 깊다고 봅니다. 인격 없는 사람은 사랑도 할 줄 모른다는 게 제 결론입니다.
그런 남자들을 순수하게 사랑을 했던 여자분들에 대해선 안타까워요.

그래도 님은 덜떨어지는 거란 소리를 듣더라도 사랑을 믿었으면 좋겠어요. ㅋ
분명히 제대로 사랑할 줄 아는 사람, 인격이 훌륭한 사람은 있거든요...

님 덕분에 생각할 거리를 얻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 날씨가 더워서 집 오는 길에 스카프를 풀렀답니다. 변덕스런 봄 날씨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군요. 얇게 입으면 봄바람이 차고 말이죠.

또 봐요. 저보다 훨씬 젊으신 것 같은데, 얘기가 통해서 좋았습니다. 반가웠습니다. ^^


비로그인 2014-03-26 11:04   좋아요 0 | URL
잠깐의 답글이지만 배움이 많았습니다.

꼭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

오늘은 정말 따뜻하네요. pek님.. ^^

페크(pek0501) 2014-03-26 15:39   좋아요 0 | URL
오히려 제가 감사... ㅋ

blanca 2014-03-24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맞아요. 러셀이 생각만큼 남들은 남의 일에 신경쓰지 않는다,고 얘기한 것은 우리나라에는 해당사항이 없는 이야기가 아닐런지요. 잘 읽고 갑니다.^^

페크(pek0501) 2014-03-25 14:31   좋아요 0 | URL
반가운 블랑카 님...
제가 아는 알라디너들 중에서 서재 활동을 중단한 분들이 다섯 분이나 되어서 제 서재가 썰렁한 것 같아요. (아, 핑계인가요? 글 탓을 하지 않고 말이죠... ㅋ)
그런데 이렇게 님이 댓글을 남겨 주시면 어떡합니까?

매우 반갑잖아요. ㅋㅋ
님의 말씀이 맞아요. 어느 책에서 읽었는데 엄친아 현상 같은 건 우리 나라 특유의 문화라고 하더군요.
땅은 좁고 인구는 많다 보니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오밀조밀 붙어 살아서 그럴까요?

2014-03-30 1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3-30 15: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3-30 2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3-31 14: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3-30 2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3-31 14:5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