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어느 블로거가 ‘한명숙’이란 세 글자로 삼행시를 짓는 이벤트를 열었습니다(자신의 블로그를 ‘즐겨찾기’를 해 놓은 사람의 수를 맞추는 것도 있었음).
봄맞이 서가 대방출 이벤트, 라는 이름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책들을 나눠 주겠다는 이벤트랍니다.
저도 거기에, 순전히 재미로 참가했는데, 제가 뽑혔지 않았겠습니까.
오늘 당첨자 명단이 발표되었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다섯 명이 당첨되었습니다.
다음은 당첨된 블로거들의 삼행시입니다.
감상해 보세요.
조선인님
한 : 한명숙 선생님, 얼마 전 먼 발치에서 뵙고 인사도 못 드렸습니다.
명 : 明鏡을 가꾸시던 분이 어떤 각오로 오물 뒤집어쓰길 자처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숙 : 숙연한 각오라 믿고 응원하겠습니다. 존경을 담아 옛제자 올림.
순오기님
한 : 한명숙은 절대 돈을 받지 않았습니다.
명 : 명줄이 끝나도 저는 변함이 없습니다.
숙 : 숙명처럼 청렴결백하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입니다.
세실님
한 : 한방이면 됩니다
명 : 명약관화 하잖아요.
숙 : 숙명이지요. 서울시장은^*^
전호인님
한 : 한방에 어찌해보려는 검찰의 삽질은
명 : 명경지수같은 님의 맑음만으로도
숙 : 숙명처럼 이어온 난관을 극복하고 이름처럼 밝고맑음으로 승화시키리라 믿습니다.
pek0501님
한 : 한번쯤 누구나 산모퉁이를 돌아서 가버린 시간들을 그리워한다.
명 : 명확하지 않은 기억으로 과거를 추억하기도 한다.
숙 : 숙연히 어느날 깨닫는, 지나온 세월의 두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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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도 책을 선물 받게 되었습니다.
책의 목록을 보여 주며, 받고 싶은 것을 선택하라고 하셨는데,
저는 공짜로 받는 것만 해도 황송해서 ‘아무거나 주십시오’하는 마음으로
사람들이 찾지 않는 책으로, 남은 것을 받겠다고 했어요.
굳이 말하라면, 동화책으로 받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동화책은 사 보게 되지 않아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