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에 따르면, 어떤 행동의 도덕적 가치는 그 결과가 아니라 동기에 있다. 중요한 것은 동기이며, 그것은 특정한 종류라야 한다. 중요한 건 옳은 일을 하는 것이며, 그 이유는 옳기 때문이라야지, 이면에 숨은 동기 때문이어서는 안 된다.』(157~158쪽)
- 마이클 샌델,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157~158쪽) 칸트에 따르면, 어떤 행동의 도덕적 가치는 그 결과가 아니라 동기에 있다. 중요한 것은 동기이며, 그것은 특정한 종류라야 한다. 중요한 건 옳은 일을 하는 것이며, 그 이유는 옳기 때문이라야지, 이면에 숨은 동기 때문이어서는 안 된다.

(158쪽) 만약 의무가 아닌 다른 동기로, 이를테면 자기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행동한다면, 그것은 도덕적 가치가 부족한 행동이다. 비단 내 이익만이 아니라 내 바람, 욕구, 기호, 식욕을 채우려는 모든 시도도 마찬가지다. 칸트는 자신이 ‘끌림 동기’라 부른 것을 의무 동기와 대조해 비교한다. 그러면서 의무 동기에서 나온 행동만이 도덕적 가치를 지닌다고 주장한다.

(162쪽) 중요한 점은 선행의 동기가 그 행동이 옳기 때문이라야지, 쾌락을 주기 때문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163쪽) 아이가 진실을 말한 유일한 이유가 죄의식을 피하기 위해서였거나 실수가 발각되었을 때 부정적 여론을 피하기 위해서였다면, 그 행동에는 도덕적 가치가 부족하다. 하지만 그것이 옳은 행동이기 때문에 진실을 말했다면, 아이의 행동은 그에 따르는 쾌락이나 만족과는 상관없이 도덕적으로 가치 있는 행동이 된다. 옳은 이유로 옳은 행동을 했다면, 그때 기분이 좋았다고 해서 도덕적 가치가 떨어지진 않는다.
칸트가 말한 이타주의자도 마찬가지다. 타인을 돕는 이유가 단지 그 행위에서 느끼는 쾌락 때문이라면, 그 행동엔 도덕적 가치가 부족하다. 그러나 타인을 도울 의무를 인식하고 그에 따라 행동했다면, 거기서 쾌락을 느낀다고 해서 도덕적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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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에 2021-02-03 05: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알라딘 들리면 고향처럼 찾는 이 곳 변함없이 정겹습니다.

요즘은 칸트나 공자, 심지어 샌델교수의 정의론도 무색함을 느끼는 건 서글픈 일일까요?
차라리 수많은 인간사를 정리하며 깊이 빠져들었던 사마천의 <회의론>에 동감이 되네요.

차츰 세계가 글로벌리즘으로 경도되는 현상은 결코 이상실현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닌 몇몇 힘있는
자들의 세계단일화라는 야욕을 이루려는 계획이 아닌지 심히 우려됩니다. 그렇다면 그들의 동기는
선악을 뛰어넘는 대단히 이기적이고 인륜 파괴적인게 아닐까요?

제가 본류에서 앞서 나갔다면 실례를 용서해 주시길. 꾸우벅.

페크pek0501 2021-02-03 09:06   좋아요 1 | URL
오! 오랜만입니다. 반갑습니다.
좋은 말씀이십니다. 표면상으로만 정의를 외칠 뿐 실상은 정의롭지 못하지요. 국내에서도, 국제적으로도요. 힘 있는 자가 이기심을 맘껏 발휘하며 살 수 있는 세상이지요. 자기 자녀를 위한 교수들의 비리만 봐도 그렇잖아요.
무엇이 옳은가가 아니라 누가 힘 있는 자인가, 어느 나라가 힘 있는 나라인가, 하는 게 중요해 보입니다. 공정함이란 없죠. 그래서 마이클 샌델이 <공정하다는 착각>이란 책을 낸 것 같아요. 요즘 읽고 있는 책입니다.

위의 글은 163쪽의 글이 흥미로워서 옮겨 봤습니다. 의도가 옳아야만 하는 것인지, 의도는 옳지 않았지만 결과만 좋으면 된 것인지 우리의 판단을 요하는 것 같아서요. 저는 기부금을 내는 사람들이 자기의 이름이 신문 기사에 나는 게 좋아서 기부했다면 그것도 좋은 일로 봅니다. 그러나 칸트에 따르면 그건 도덕적 가치가 부족하다는 거죠.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