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감을 얻을 수 있을까 해서 <나를 뺀 세상의 전부>를 구입했다. 이 책에는 재밌는 제목으로 쓴 글이 많다. 그 제목들 중 하나가 ‘내가 죽어라 반복하고 연습해서 얻은 것들’이다.

 

 

누구나 살면서 필요에 의해 ‘죽어라 반복하고 연습해서 얻은 것들’이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나에게는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보고 다음과 같이 열거해 본다.

 

 

 

 


내가 죽어라 반복하고 연습해서 얻은 것들 :

 

노트북을 익숙하게 사용하는 것.(컴맹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노트북 자판을 보지 않고 빠르게 타자를 치는 것.


악보 보고 피아노 치기.


수영.

 
연필화.


자전거 타기.


글을 쓰고 고치고 쓰고 고치고를 반복하여 드디어 완결된 글을 쓸 줄 알게 된 것.


책을 몇 번 재독하여 다음 페이지에 어떤 내용이 나올지 아는 것.(어떤 단편 소설은 일곱 번까지 읽어 봤다.)


(예전에) 오랫동안 ‘매일 한 시간씩 걷기’를 실천하여 (지금) 걷기의 즐거움을 알고 있는 것.


발레를 배워 실력이 향상되고 키가 커진 것.


다리찢기.(예전보다 다리와 다리 사이의 폭이 넓어졌다.)


나에게 상처를 준 친구를 미워하는 대신 연민을 느끼는 것.


일어나기 싫은 주말 아침에 세 끼를 다 먹기 위해 늦잠을 포기하는 것.(늦게 일어나면 두 끼밖에 못 먹어서 건강에 안 좋다.)


하기 싫은 설거지를 음악 들으며 즐겁게 하는 것.


책 구입할 때 절제하여 구입할 책의 수량을 줄이는 것.


식구들에게 잔소리를 하려다가 참는 것.


아파서 누워 있을 때 괴로워하지 않고 달콤한 휴식으로 생각하는 것.

 

 

 

 


최근 깨달은 것 :


열심히 하려는 것보다, 잘하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매일 꾸준히 하려는 것.

 

 

 

 


아직도 실천하기 어려운 것 :


매주 하루 정해서 빈둥거리는 날을 보내는 것.


미세먼지가 있는 날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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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어라 반복하고 연습해서 얻은 것들

 

 


손가락 딱소리 핑거스냅. 혀 위에 방울을 만드는 것. (...) 사진기 앞에서 자연스러운 피사체 되기. 피아노. 컴퓨터. 문방구에서 절제하는 것. 안면근육으로 환하게 웃는 법. 무서워 보이는 표정 짓기. 아프다고 말하지 않는 것. 가볍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 경쾌하게 고맙다고 말하는 것. 문자에 하트 찍기. 이모티콘 쓰기. 웃으며 거절하는 것. 쓸데없는 물건 버리기. 할 말을 다음 박자에 하는 것. 잘난 척하는 법. (...) 밤공기에 콧구멍을 벌름대고 보도블록의 울퉁불퉁함에 엉덩이를 맡기고 바람의 보드라움에 거북이처럼 얼굴을 내놓는 것. 무의미한 것들의 유의미함을 몸소 실천하는 것.(126~127쪽)

 

- 김소연, <나를 뺀 세상의 전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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