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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모든 사람이 자기들에 대해 서로 말하는 것을 안다면 이 세상에는 거의 친구가 없으리라는 것을 나는 사실이라고 믿는다.(90쪽)
- 블레즈 파스칼, <팡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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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을 만난 자리에서였다. 누군가가 우스갯소리로 자기 흉을 볼까 봐 화장실에 못 가겠다고 말해서 웃은 적이 있다. 흉 없는 사람이 있겠는가. 누구에게나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고, 단점이 있으면 장점이 있는 법. 남들 말에 세세히 신경 쓰고 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근심만 쌓일 뿐이다. 중요한 건 자기에 대한 남들의 평가가 아니라 자기에 대한 자신의 평가일 것이다. ‘나는 현재 잘 살고 있는가?’라는 물음을 자신에게 해야 한다. ‘나는 세상에서 이로운 사람인가 해로운 사람인가?’라는 물음도 함께.
흉을 좀 보면 어떤가. ‘그래, 너희들이 내 흉을 보며 즐거울 수 있다면 그걸로 된 거지 뭐.’하는 태도가 좋지 않겠는가. 과연 내가 이런 태도를 가질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태도가 좋다고 여긴다. 이런 태도가 좋다고 여길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로 한다. 왜냐하면 이런 태도에서 '넉넉함'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바꾸면 '마음의 여유'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마음의 여유' 하나 갖기가 얼마나 어려웠던가. 이것이 없어서 불행한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마음의 여유'를 갖는다면 타인과의 경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일도, 목표를 이룰 수 없어서 속상해 하는 일도 없으리라. '마음의 여유'가 앞으로 기회가 또 있으리라는 것에 희망을 품게 해 줄 것이므로.
우리에겐 그게 필요하다. 마음의 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