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0호
움베르토 에코 지음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신형철 지음
당신이 옳다
정혜신 지음
녹색평론 통권 163호 - 2018년 11월~12월
녹색평론 편집부 지음
나, 한때 꿈이 많았으나 현재는 책광으로만 살고 있는 것 같다.
책광이란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아니라 책을 좋아하는 사람을 말한다.
책광인 것만 해도 행복한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내가 복 하나는 확실하게 가지고 있다고 여긴다.
책으로 인해 행복한 시간이 많았으므로.
앞으로도 많을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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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한때 부자였다. 꿈의 부자, 게으른 몽상가, 그 푸른 스무 살 시절, 나는 얼마나 많은 것이 되고 싶었던가. 내가 지나온 지난 이십 년은 그 많던 꿈들을 버려 온 시간이었다. 클랙션 대신 트럼펫을 부는, 대륙을 횡단하는 트레일러 운전사, 자전거를 타고 노을진 논길을 달려오는 시골학교 선생, 산림 감시원, 태평양을 횡단하는 요트 운송 요원, 실크로드 도보 여행, 칠레 종단 열차 여행, 마다카스카르 총독… . 나는 꿈을 꾸었으나, 꿈은 나를 꿈꾸아 주지 않았다. 시와 영화 보기, 그리고 ‘단순한 삶, 깊은 생각.’ 이것이 마지막 남은 나의 꿈이다.(94~95쪽)
- 이문재, <바쁜 것이 게으른 것이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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