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록, 김영섭.(1985.6). 좌담 비디오 VS 오디오.  월간 비디오.72~76. 

72쪽 

전자산업의 발달은 영상과 음향을 접목시켜 또 다른 가능성의 세계를 창조하고 있다. 이같은 가능성의 세계는 진보인가 아니면 고유의 영역을 벗어난 궤도 이탈인가.... 

73쪽 

민병록 : 저같은 경우는 취미생활에서 시작했다기 보다는 필요에 의해 접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영화를 전공하였던 터라, 우선 좋은 영화는 많이 보아야 한다는 중압감이 있었는데, 사실 흘러간 명화나 35미리 흑백영화 같은 경우, 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어 참 아쉬웠었거든요. 그러다 일본에 유학 갔을 때 비디오로 초창기의 영화를 보기 시작하면서 비디오와 가까워졌읍니다. 영상매체로서 처음 4,5십년대까지 영화가 대중에 가까웠고 그후 텔레비전의 매력이란 편하게 집에서도 볼 수 있는 반면 일회성의 전파매체이므로 한번 방영되어 버리면 그만이었지요. 이러한 현재 진행형 뿐인 영상매체의 취약점을 보완한 것이 비디오이지요. 비디오의 출현으로 자기가 원하는 것을 녹화하여 언제든 다시 볼 수 있게 되었고, 비디오도 자기테이프, 레이저디스크 등이 나와 오디오처럼 담배가게에서 담배 사듯이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읍니다.  어떻게 보면 대중화되어 간다고 볼 수 있는데, 사실 비디오란 대중을 상대한 브로우드 캐스팅이 아니거든요. 영화나 텔리비전이 대중을 위한 표현수단이었다면 비디오는 텔리비전의 일방적인 수용에서 탈피, 소수를 위한 욕구충족의 표현매체로 등장한 것입니다.  

김영섭 : 중세기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그당시 음악 연극은 특수계층이 즐기는 매스소사이어티라고 볼 수 있었거든요. 그러나 오디오 역사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는 에디슨의 축음기 발명 이후 대중문화의 수단으로 정착되는데 맨처음 오디오 퍼스널 문제가 심각했읍니다. 초창기에는 음악감상실, 음악다방 등의 출현으로 음악전달 수단이 소득과 관계 됐읍니다만 옛날에 발달 됐던 P,A 시스템(퍼블리, 어드레스 시스템)보다도 퍼스날 시스템으로, 사회자체가 대중 속에서 이탈하여 매스소사이어티가 되어가는 것 같읍니다. 극장이 아닌 자기 집에다 음악감상실을 꾸미게 되고, 이러한 수요에 오디오 공급자들도 과학의 발달에 따라 공급할 수 있는 오디오 비디오 문화가 생겨났읍니다.  

74쪽 

민병록 : 비디오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보급의 역조 현상의 파급.  

김영섭 : "오디오는 인간에게 있어서 상상력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겠읍니다. 공간에서 오는 음을 통해 숱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오디오의 상상의 세계가 비디오의 출현으로 그들의 모습을 구체화시키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 러브 마이 VTR. 월간 비디오. 88-91. 

PART 1 VTR 구입할만한 것인가? 

비디오가 나에게 무슨 필요가 있을까? 

89쪽 

일에 열중하다보면 정말 보고 싶은 텔레비젼 프로를 놓칠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아차! 하는 순간 나는 집으로 전화를 한다. 주말의 명화도 좋고 임진왜란, 특집극 모두 좋다. 집에 있는 아내가 보턴만 몇 개 누르면 만사 ok이니까!" 이 친구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당신도 정말 보고 싶은 프로를 놓친 적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비디오'하면 '기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카메라에 남길 것도 없는데 비디오까지.."하면서 비디오 불필요론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중략) '정다운 가곡'이나 '가요 톱 10'을 보면서 노래라도 카세트에 녹음하고 싶다고 하는 사람이 많은데 당신은 그것도 싫다는 말인가? 물론 음만으로도 즐겁다. 게다가 영상까지 첨가된다면 이것이야말로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주옥같은 명화감상 

영화만 하더라도 수많은 주옥같은 명화가 매주 방영되고 있다. 이중에서 당신은 몇편이나 보았는가?그리고 그 영화를 잘못 평가하지는 않았는가? 이미 비디오를 구입한 사람은 이중에서 마음에 드는 프로를 녹화해서 보고싶을 때 얼마든지 보고, 즐기고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비디오를 사지 않은 사람은 명화를 볼 기회를 놓치고 말면 그뿐이다. 억울하지 않은가? 영화팬 J씨는 토요일 밤은 스스로 '명화극장'을 연다고 한다. 늦은 시간이지만 위스키를 마시며 편안한 마음으로 '카사블랑카'를 보는 맛은 최고로서 '라 마르세에즈'를 합창하는 장면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박수를 칠 정도라고 한다. 이뿐 아니라, 자신이 녹화한 영화 라이버러리 중에서 그날의 기분에 따라 선택해본다는 것이다. 때로는 부인과 단둘이서 혹은 아이들과 볼때마다 '비디오는 정말 근사한 것이구나'하고 흡족해 한다고 한다.   

영화팬이 아니면 비디오는 필요 없는가? 

분명 녹화하는 소프트의 내용, 재생하는 소프트의 사용방법에 따라 비디오는 오락기기도 되고, 교육기기, 정보기기도 되는 것 이다. 비디오데크는 그것만 가지고는 아무 가치도 없다. 단돈 5만원 짜리라고 하더라도 고철덩어리일 뿐인 것이다. 비디오의 출현으로 말미암아 텔레비젼의 질이 좋아졌다고도 말한다. "실크로드를 녹화하고 싶어서 비디오를 구입했다"라고 하는 사람도 많다. 이런 경우는 명백한 목적의식을 갖고 구입하는 경우로서 어떤 프로를 연구, 녹화하기 시작한 것으로 이런 프로를 연구,녹화하기 시작한 것으로 이런 프로는 아마 두고 두고, 보고 또 보게 될 것이다. 

90쪽 

왜 비디오가 탐나게 되는가? 

1. 비디오 영어학습 2. 비디오 앨범 제작 3. 명화극장 라이버러리 4. 바둑, 꽃꽃이 등 취미생활 5. 스포츠 6. 특집 프로의 녹화 7. 비디오 편지  

3. 명화극장 라이버러리 

몇일전 '소피의 선택'이라는 영화가 TV에 방영되었다. 그리고 '에덴의 동쪽''황금연못'등 극장에서 볼 수 없는 명화가 TV에서는 거침없이 나오고 있다. 이 영화들은 언제 다시 보게될지 모른다. 아니 영원히 못 볼수도 있다. 이러한 불멸의 영화를 항상 곁에 두고 본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당신이 TV의 영화를 녹화해서 본다고 해도 뭐라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1985.5)Q&A .156 

Q : 프론트 로딩 VTR 위에 TV 수상기를 놓는다고 하는데 저로서는 무거운 물건을 VTR 위에 놓는다는 것이 이해하기가 어렵고 안심이 안됩니다. 과연 그렇게 해도 아무렇지도 않으며 어떤 형태로든 해가 미치지 않는지요.  

A : 귀하께서 질문하신 뜻은 프론트 로딩 VTR 위에 바로 TV를 놓는다고 하는 뜻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일부 광고 등에서 선전하는 개념은 장식장 등을 활용하여 VTR 위에 TV를 놓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즉 탑 모델은 그 공간이 상당히 있어야 하지만 프론트 로딩은 공간이 거의 없어도 테이프 삽입 등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볼 수 있읍니다. 즉 오디오 세트와 비디오 세트의 배열등을 위해서는 프론트 로딩이 한결 좋지 않을까요. 한가지 더 말씀드릴 것은 VTR오 동작중에는 자체에서 열이 발생하므로 열이 발산할 수 있는 공간을 꼭 떼어 두어야 합니다. 절대 VTR 위에 TV을 바로 올려 놓지 마십시오. 

  (1985.9). av 시스템, 그 구성과 연결. 월간 비디오. 99 

99쪽 

영상은 보다 효과적으로 음성은 보다 실감있게 감상하기 위해 오디오와 비디오가 결합되는 경향을 보디오라는 용어까지 만들어 내고 있다.  

tv와의 결백선언. 기쁨과 설레임의 또다른 표현이다. 무한한 인내심을 요구하는 광고, 천편일률적인 지리한 내용에서 해방될 수 있는 저녁시간은 간단하나마 비디오 시스템이 거실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을 때 가능하다. 그런데 비디오 연륜이 쌓여가면서 감상실에는 차츰 하나 둘씩 주변기기들이 늘어가고, 거미줄처럼 연결코드는 복잡해지게 마련이다.  

 (중략) 

설치와 배치의 문제  

처음 비디오기기를 들여오면 누구나 감상실의 실내장식이나 구조적인 면에 조화시켜 설치할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최상의 영상효과 그리고 최적의 음향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기기의 설치나 배치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하며, 감상실의 구조나 실내장식 문제를 거기에 맞춰 변형시켜야 한다. 또 자신의 취향에 따라 기기의 설치문제를 결정하고 감상실을 꾸미는 것도 전혀 안될 말이다. 비디오기기와 음향기기는 전원만 넣어주고 콤포넌트끼리 연결만 해놓으면 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영상신호나 음성신호는 아주 예민하게 주위사정에 영향을 받으며, 특히 음향효과의 경우 감상실의 조건에 따라 상상도 못할 정도로 달라진다. 

김덕재,허동화,김용각(1985.4).터놓고 이야기합시다. 월간비디오. 73쪽 

김덕재(대우전자 비디오개발부 과장): 며칠전 우연히 몇년 간 3사의 VTR 광고 스크랩을 본 적이 있어요. 죽 보니까 참 재밌더군요. 어디에건 빠지지않은 카피가 '국내최초'라는 말인데 실은 참 부끄럽더군요. '국내최초'란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앞으로는 뭔가 다른 방향으로 잡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김용각(금성사 상품기획실 과장): 사실 그래요. 금성사의 경우도 실제로는 '79년에 삼성과 같이 기계식 VTR을  개발했었지만 실용성 등을 고려해서 시판을 미루다가 전자식 VTR을 81년에 들여와서 본격 출하하기 시작했거든요. 제 생각도 '최초'라는 말은 별의미가 없다는 쪽입니다. 더 좋은 제품으로 소비자에게 봉사한다는 것이 중요하지 누가 최초냐의 싸움은 무의미하다고 봐요. 시간이 흐른 다음에 판단할 문제지요. 

(중략) 

허동화(삼성전자 비디오 사업본부 영업과 과장): 우리 회사에서 79년 기계식 VTR을 만들었을 때 사실 불량율이 굉장히 높았어요. 80년도에도 그랬지만, 그러나 조금씩 개선되면서 시장확보에 자리를 잡을 무렵인 82녀도 초에 금성의 전자식 VTR이 시판되면서 타격을 좀 받은 것도 사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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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자(1985.6). 원진비디오 최영란의 작은 꿈.월간 비디오. 165~169. 

166쪽 

"007 황금총 가진 사나이는 있나요?" ,"네 그건 있어요." 그러자 사나이는 들고 왔던 테이프를 앞에 내놓으며  

"이것과 바꿔봐도 돼죠?"하고 물었다. 테이프를 들여다 본 그녀는, "이것과 바꿔 볼 수 없는데요?" 

"............?" 

"구프로가 많은 집에선 되겠지만 우리 집에선 안돼요." 

"내가 다니던 8동에선 돼던데" 

"단골이시던가 아니면 구프로 대부분 취급하는집이겠죠." 

언짢은 기색이 남자의 얼굴에 감돌았다. 

"단골이 되시면 저희도 해 드리죠. 첫 거래라서.." "그럼?" "보증금을 거세요." 

"얼마에요." "2만원, 테이프 갖고 오시면 돌려드려요." 

169쪽 

"사실 저는 필름을 못 봐요. 손님들 상대하느라고 말예요. 아마 이제껏 본 필름이 모든 2편 정도나 될까? 

사실 이렇게 장사하면 안되지요. 새 필름은 모두 다 보고 손님에게 권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춰야 하는데.." 

비디오숍 경영가이드 성공사례 - 성공은 내가 만든다  (월간 비디오.1985.8)124~128. 

124 

'신선노름'과 같은 것이 비디오가게 운영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수많은 영화를 편한 자리에 앉아서 본다든가, 비디오테이프를 교환해 주기만 하면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선지 비디오숍을 개업하는 사람의 수는 끝없이 늘어나고 있다.또한 부업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몇 개 안되는 비디오테이프를 대여해주는 구멍 가게식 업소도 있다. 이렇게 급속도로 늘어나는 업소만큼 문을 닫고 사라지는 경우도 많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이렇게 쉽게 생겼다 쉽게 사라지는 비디오 시장.  

일반 주택가 지역의 비디오 숍 

뾰족하게 영화를 아는 것도 아니고해서 처음 '성룡영화주세요'하는 중학생의(124)질문에 성룡이 누구인지도 몰라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조언을 구했던 것도 한두번이 아니었다. 이제는 새테이프가 들어오는대로 부인과 번갈아 보며 줄거리를 알려주고 빌려간 사람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으면서 현재 보유하고 있는 테이프는 줄거리를 다 알고 있다. 그래서 오는대로 그 내용을 설명하며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도 참고로 해서 알려준다. 주택가이기 때문에 다른 집과 돌려보는 경우가 아파트지역보다 적어 신프로에 대한 소개가 많아 필요한 것이 이 지역의 특징이기도 하다. 

김정은().비디오,잠자는 시장인가, 잠재력을 가진 시장인가. 월간 비디오.76~85. 

78쪽 

국내 비디오숍의 출현은 불과 5,6년전, 가전관련상가가 밀집된 세운상가를 주변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숍의 외형적인 형태를 이루지않은 채 영업되어 온 것은 그 이전으로 75년 소니에서 베타형 VTR을 개발한 시기와 비슷한 보조를 이루고 있는데, 이는 P.X또는 해외에서 밀반입 등의 유통경로를 통해 복사 제작되어 흘러들어 온 시장형성의 특성에서 연유된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프로산업의 불모지에 유입되는 VTR은 여과되지 않은 오리지날 외래문화를 흡수하면서 블랙시장을 형성시켜 왔었던 것. 블랙시장이 점차 확산되자 79년 문공부는 비디오에 관한 음반법을 제정, 5개사에 포스트프로제작 등록허가를 내줌으로써 공륜심의를 거친 정품이 생산되기 시작했다. 

VTR 효용의 가치를 결정하는 프로의 공급은 81년 20여편, 82년에는 1백50여편으로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공급의 절대부족 현상을 빚었다. 공급의 부족은 자유경쟁시장이 아닌 독점(?) 시장을 형성하면서 비디오숍에 상당한 수익을 올려주었다. 

프로 한편당 도매가격은 2만 2천여원의 고가로, 고객이 테이프를 맡기고 대여해 가는 교환제가 주류를 이루었다. 교환대여료는 5천원에서 3천원 정도. 성인물인 경우 1,2천원의 웃돈 거래가 되었다.

최성현(1996.10). 비디오숍을 죽이는 여덟 가지 요인들. 비디오플라자. 196-201. 

하나. 대여료 덤핑,맞불 작전 그리고 악순환  

둘. 힘도 없으면서 비디오를 벼랑으로 밀고 있는 DVD 

셋. 똘똘한 효자였던 홍콩 영화의 급속한 퇴조 

- 극장에선 망해도 비디오는 된다. 교양 있는 영화 매니아들이 질시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홍콩 영화는 한때 제작사와 비디오숍을 먹여 살리는 효자였다. 물론 여전히 이연걸, 성룡이 출연하는 홍콩 영화는이름 값을 한다. 비디오 시장에서 홍콩 영화의 주기는 지금 하락세에 있다. 너무 많은 영화업자가 몰려가 판권 가격을 올려 놓은 것은 비일비재한 일이었고, 심지어 우리나라 관객을 의식한 제작이 이루어질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영화는 이제 옛말이 되었다. 198. 

넷. 밀어 주기로 인해 사라져가는 놓치기 아까운 중박 

다섯. 힘 잃은 슈퍼 금요일,감을 잡을 수 없는 테이프 구매. 

슈퍼 금요일은 대부분의 제작사들이 월말 결제 방법을 적용하고 있기에 대여 빈도가 높은 작품을 월초 금요일에 출시하는 빈도가 높은데서 나온 말로, 대여업자로서는 회전율이 높아진다는 이익이 있다. 그러나 올 들어 판권 난이 심해지고 비디오 시장 역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슈퍼금요일은 자취를 감추고 있다. 199. 

여섯. 심심하면 두드리는 언론으로 인해 멍해드는 비디오숍. 

사회가 발전할수록 우리는 알게 모르게 언론으로부터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비디오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은 특히 이들 언론에 대해 불만이 많다. 심심하면 '비디오, 사회에 악영향'이라는 타이틀로 살인과 강간을 마치 조장이라도 했다는 듯 터트리는 언론들. 가끔씩은 그들로 인해 비디오숍도 멍들곤 한다. 두들기는데 맞지 않을 도리가 없기 때문에. 200. 

일곱. 숍 너무 많다, 적당하다. 소모적인 괜한 입씨름.  

여덟. 심리적 불안감과 실제보다 부풀려진 위기감.  

이은주(1996.10). '영화수첩'구의점 : 주인 이종갑 씨 매니아 최 휘 씨. 비디오플라자.213 

"보통 비디오숍을 부업의 의미로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는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규모만 작을 뿐입니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시장조사를 하면서 느낀 것은 주인들이 그리 친절하지 않았다는 것이었어요. 비디오 숍은 서비스업이라고 생각하는데 친절하지 않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죠. 손님이 어린이라도 반드시 친절하게 인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13쪽 

김경실(1994.8). '영화마을' 종로점에서 만난 사람들: 주인 이진숙 씨와 손님 권혁천 씨.비디오플라자. 396~397. 

396 

권혁천 씨는 자신의 방에만도 800여편의 비디오를 컬렉션하고 있는 소장가이기도 하다. "군대를 제대한 후 84년도부터 이제까지 모은 비디오가 800편쯤 됩니다. 처음 비디오가 보급되기 시작했던 때부터니까 이제 10년이 넘은 취미지요. 예전에 저의 이런 취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그깟 한번 보면 그만일 비디오테이프에 무슨 돈을 그리 쏟느냐고 이해하지 못하더군요. 하지만 워낙 영화를 좋아하니까 이젠 남들을 이해시키려고 애쓰지도 않아요. '영화마을'의 단골이 된 이유는 그동안 보고 싶어도 구하지 못했던 비디오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영화마을'이라는 비디오숍이 전국적인 체인으로 운영되는 곳이기에, 이곳에 들르면 원하는 종류의 비디오는 대부분 구할 수 있다. 당일이 아니어도 부탁만 하면 주인 이진숙 씨가 희귀한 비디오를 구해다 놓는다. 

"다른 단골손님들에 비해 권혁천 씨가 인상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찾으시는 작품들이 영화를 곧잘 안다는 저 역시도 모르는 작품인 경우가 많아요. 오히려 제가 한 수 배우는 기분이에요. 서로 원하는 테이프가 있으면 교환하기도 해요. 요즘엔 스콜세지 감독의 '분노의 주먹'과 자신의 테이프 중 하나를 교환하자고 조르고 계세요. 그런데 워낙 좋은 작품인데다가 저도 두 장 밖에는 없어, 아직 바꾸질 못했어요. 따로 한 장을 구해다 드리기로 약속했습니다." 

397 

"팔마나 카펜터 등의 감독들 영화를 보면 요즘 작품들이 그들의 영화를 얼마나 많이 모방하는지 알 수 있어요. 그런 작은 것들을 발견하는 것은 저만의 즐거움입니다. 비디오를 감상한후 노트를 메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컴퓨터 통신의 비디오 동호회에도 가입할 생각이에요. '영화마을'의 단골이 된 후 좋은 점은 테리 길리엄 같은 낯선 감독들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는 점이예요. '특선프로'코너 앞에 서면 봐야할 영화가 너무 많아요."  

박인석(1990.2). 아직도 음란테입 취급점이 80%라고 믿으십니까?. 비디오플라자. 104~105. 

104쪽 

비디오 업계의 최종 소비자요, 비디오 문화의 최종 전달자인 shop 경영인들. 

박인석(1990.2). 동호인 탐방/ 한국비디오작가협의회 : 이 땅에 VTR이 생산되기 전 우린 만들어졌습니다.비디오플라자. 106.  

국내에 많은 비디오 동호인모임 중에 '사이비 모임' 혹은 심지어 '미친사람들의 모임'이란 닉네임을 가진 동호인 모임이 있다. 그러나 마치 이런 말들을 훈장처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한국 비디오 작가협의회. 흔히 '작가동호인'이라는 느낌이 주는 단순한 취미활동, 친선위주의 모임과는 달리 이들은 비디오 문화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비디오 제1세대라 불러야할 만큼 연륜과 자부심, 그리고 책임이 이들에겐 대단한 것이다.   

서경미(1996.10.8-10.15). 옥에 티. 씨네21 제73호. 93쪽. 

비디오가게에서 오래 묵은 좋은 비디오 찾는데 '추천비디오'가 고맙지만, 비디오집 주인 아저씨께서 만일 내가 <씨네21>에서 정보를 얻는다는 사실을 알면 가만 계실까? 손님들 대부분이 신프로 빌리기에 여념이 없는데 매일 재미있는 TV프로그램 있는 시간에 턱하니 나타나서 ""xx 있어요?"하고 물어보는 손님이 달가우실 리가 없지...어제도 <진용>이란 비디오를 찾느라고 아저씨는 사방 벽을 다 헤매셨다. 그래도 어쩌랴. <씨네21>이 있는 이상 '추천비디오'를 계속 볼텐데! 참!덧붙이자면 70호 <진용>의 설명은 실제와 달랐다. 몽천방은 환생한 게 아니라 계속 살았던 거고 둘이 위기를 맞은 건 진시황 질투 때문도 아니었다. 

강남훈(1997.3). 비디오 시장의 오랜 정체 현상 벗어나기. 비디오플라자. 164-165. 

164 

일선 대여점 및 비디오 제작사 관계자들은 수년간 지속된 불황을 들어 올해를 비디오 시장의 최대 격변기로 보고 있다. 게다가 2,3,4월의 전통적 비수기까지 겹쳐 일선 대여점들의 그 긴장 정도는 날로 더해가고 있다. 그러나 매년 되풀이되는 이러한 불황과 존폐의 위기 속에서 정말 살아남을 방법은 없는가. 대여점과 제작사들은 이전투구하듯 저마다 제잘못을 돌아 볼 여유를 갖지 못하고 있다. 

책임 있는 업소 운영 절실 

지리한 불황 속에 오히려 더욱더 와해돼가기만 하는 것은 바로 유통 구조의 문제다. 어려운 상황이 닥칠 때마다 유통 구조의 문제는 빠지지 않고 거론됐지만 지금 당장으로선 그 어떤 개선점도 도출될 것 같지 않다. 이런 유통 구조의 문제를 유통 구조의 파괴라는 문제에 앞서 대형 대여점에만 그 혜택이 돌아갈 뿐만 아니라 그것이 결국에는 대여료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  

(중략)이런 밀어주기의 문제는 결코 제작사만의 탓이 아니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더 있다. 과거 9대 1정도의 밀어 주기 비율이 7대 3, 아니 더 나아가 5대 5 비율까지 높아진데는 대여점들도 크게 한몫 했다는 것이 제작사들의 이야기다. 일부 대여점들이 기존의 직판 체제를 무시한 채 소위 '나가마'로 불리는 영업 루트를 이용하거나 기존의 영업망을 수시로 교체하는 것은 오히려 밀어주기를 부추기고 영업사원 간의 과열 경쟁을 촉발, 밀어 주기의 문제와 연결된다는 것이다. 

대여점의 대형화 및 현대화 

매년 들어온다던 블럭버스터도 숍들의 시름을 더하는 문제다. 아직은 시기 상조라는 분위기 아래 올해 안에는 들어올 생각이 없는 것으로 판명 났지만 언젠가는 맞아야 할 매라고 생각할 때 대여점의 대형화 및 현대화는 하루 빨리 이루어 져야 한다. 

기획력이 있어야 대여점이 산다 

덤핑 업소의 난립 문제 

165쪽 

이제 동네 복덕방 같은 운영 방식은 벗어나야 한다. 여가 선용의 방법 및 욕구가 다양해지고 비디오가 여가 선용의 절대적 시간을 차지하던 시절은 지나갔다. 아울러 가만히 앉아 손님을 받던 시절은 애당초 꿈도 꾸지 못한다. 이때 거론될 수 있는 것이 지속적인 이벤트의 기획이다. 사은품 전달 등의 일회적인 이벤트가 아닌 기존의 테이프를 이용하는 방법도 거론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영화가 출시됐다고 했을 때 대여점들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클레어 데인즈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아닌 예전 올리비아 핫세의 작품을 함께 진열해 서비스하거나 아예 그 기간을 세익스피어 주간으로 정해 그의 소설이 원작으로 사용된 영화들을 한데 묶어 진열하는 방법도 좋을 것이다.또한 주간이나 월별로 특별한 배우나 감독 등의 주제 하에 대여 기간을 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된다.  

이원우(1997.5). 판매용 아트필름 전문점 : 씨네비디오. 비디오무비. 237쪽 

최근 매니아들의 증가와 맞물려 걸작과 아트필름을 소장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학로에 위치한 씨네 비디오는 이 점에 착안해 만들어진 아트필름 판매용 전문점으로 매니아들 사이에 잔잔한 입소문을 퍼트리고 있다. 섣부른 판단일 지 모르지만 이곳은 극영화 셀스루에 하나의 단초를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렌탈 시장의 포화와 전체 비디오 시장의 정체 현상을 타개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셀스루. 하지만 외국과 달리 우리는 애니메이션과 교육용 기획물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극영화 셀스루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그런데 최근 청계천 등을 뒤지며 아트필름이나 걸작들을 수십 편 씩 소장하는 매니아들이 적게나마 형성되고 이런 보물들만 모아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비디오 전문점이 생겨나 화제를 모으고 있다. 대학로에 위치한 '예술영화전용관'동숭씨네마떽 건물 2층에 자리 잡은 '씨네 비디오'(대표 곽영진) 

"극영화 셀스루가 실패한 이유는 타이틀에 대한 안목이 부족했다고 봐요. 제가 보기엔 요즘 걸작이나 컬트 영화들을 소장해서 보는 매니아들의 숫자가 만만찮다고 봅니다. 이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거나 선물로 가능한 타이틀이 나왔어야 하는 거죠. 극영화 셀스루가 안된다는 논리는 잘못 됐다고 생각합니다." 

(중략) 곽영진씨의 좋은 영화 보급 운동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앞으로 각 도서관이 영상세대를 위해 영상관련 시청각 자료실, 즉 비디오 라이브러리를 구축하는 것이 필연"이라고 생각해 이를 위한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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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대환(1993.7.6). 비디오방 전면규제. 조선일보.30면. 

문화체육부는 5일 최근 대학가를 중심으로 전국 대도시에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비디오방에 대해 앞으로 3개월내에 자진 전업이나 폐업을 유도키로 하고,이를 따르지 않는 업소에 대해서는 관련법규에 따라 제재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현재 비디오방의 영업행위가 현행 저작권법과 공연법 등의 관계규정을 위반하고 있을뿐 아니라 건전한 대중문화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창원(1994.5.13). 비디오방 등록취소 가능. 조선일보.30면. 

비디오방에서 미성년자들을 상대로 연소자 관람불가 비디오를 관람케한 것은 등록취소 사유가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김희섭(1996.2.8). 비디오방 신종 탈선온상. 조선일보.45면. 

조사대상의 75%인 82개 업소의 경우 비디오방 안에 안락의자나 침대 등을 설치했으며 전체의 절반이 넘는 59개업소(55%)가 출입문에 장금장치를 만들어 청소년 탈선을 조장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권혁종(1996.2.17). 비디오방 침대형의자등 금지. 조선일보.29면. 

문화체육부는 오는 6월7일의 비디오방 등록제를 앞두고 영업장 면적을 50제곱미터(15평)이상으로 제한하고, 부모와 동반하지 않은 18세 미만 미성년자의 출입 및 누울 수 있는 침대-의자의 비치를 급지하는 등의 '비디오방 시설기준 및 준수사항'을 16일 발표했다. 또 개인별 시청실의 칸막이는 밖에서 내부가 들여다보이도록 높이 1.3미터 이내 혹은 통로에 접한 한 면의 높이 1미터 이상 부분에 투명유리창을 설치토록 의무화하고, 통로너비는 0.9미터 출입문 너비는 0.6미터 이상으로 규정했다. 비디오방에서의 주류 및 음식물- 음료수 판매도 금지키로 했다. 

남순금(1995.9). 비디오 감상실, 미운오리새끼에서 당당한 백조로 거듭나기.비디오무비.386~390. 

386쪽 

부담없이 시간을 보낼만한 놀이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국내의 현실에서 비디오감상실은 이제 저렴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대여료보다 비싸긴 하나 극장 관람료 보다는 훨씬 저렴해 젊은 층들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것이다. 1년 전만 해도 신촌 등지의 대학가에서 드문드문 눈에 띄던 이들 비디오 감상실은 이제는 집에서 5분 거리안에 하나씩은 눈에 띌 정도로 널리 확산되었다. 권리를 주장하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하지만 비디오 감상실이 이만큼 제목소리를 갖추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다. 문체부 폐쇄 방침에 혈혈 단신으로 맞서야 했고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민단체와 언론의 질타에는 숨죽이고 있어야 했다. 

장세진(1994.8). 비디오방 시행령, 어딘가 이상하다? 비디오플라자.440~441. 

441쪽 

이번 개정안의 비디오방 업자의 운영기준을 전제한다. 비디오물대여업자로서 비디오물 시청시설을 갖추어 대여한 비디오물을 시청케 하는 자의 운영기준(제6조 8호 관련) 

1.주류 또는 음료수나 음식물을 판매 또는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자동판매기에 의한 음료수의 판매를 제외한다) 

2. 칸막이 기타 벽면으로 구획된 각 시청실은 통로에서 내부전체를 볼 수 있도록 하여야 하며 시청실 내외부에 커튼 기타 차폐물을 설치하여서는 아니된다. 

3. 시청거리는 3M 이상을 확보하여야 한다. 

4. 시청실 내부의 바닥면으로부터 1M 높이의 조도는 100룩스 이상이 되도록 하여야 하며 유색조명장치, 촉광조절장치를 설치하여서는 아니된다. 

5. 각 시청실 출입문에는 잠금장치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6. 시청실 외부에 시청시설을 설치하여서는 아니된다. 

7. 유객 또는 호객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8. 업소내에서 도박,사행행위를 조장하거나 묵인하여서는 아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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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 영화 역사를 만나다
연동원 지음 / 연경문화사(연경미디어)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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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비디오의 등장 ; 포르노의 전국화 중 / 비디오의 등장은 기존으 포르노 필름 영화에 일대 위기를 가져올 정도로 그 영향력이 막강했다. 필름 영화가 도저히 맞설 수 없는 편리함과 경제성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성인 전용 극장에 앉아 있는 관객들은 수동적인 입장에서 스크린을 바라볼 뿐이며,레인 코트를 입은 채 남의 눈치를 보며 자위행위를 했다. 하지만 이제는 자기 집에서 편안히 영화를 보면서 아무 거리낄 것 없이 자위행위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커플 관객 또한 극장에 들어가서 숨죽이고 보는 것보다는 비디오숍에 가서 포르노 영화를 대여하거나 구입해서 봤다. 더욱이 되감기와 탐색 기능을 통해서 자신이 보고 싶어 하는 장면, 즉 섹스신만 계속해서 돌려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성행위 장면만을 편집할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75쪽

1976년에 시판된 JVC사의 VHS만 비디오를 대중적인 가전기기로 자리 잡을 수 있었는데, 그러한 성공의 배경에는 미국 시장의 성격에 맞는 제품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자 프로 스포츠가 상업적으로 활발히 벌어지는 곳이다. (중략)문제는 미식축구의 경기 시간이 너무 길기 때문에,처음부터 끝까지 시청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이 비디오를 통한 녹화이다. 하지만 광고를 포함하여 몇 시간 동안 진행되는 미식축구 경기를 여타 회사 제품은 녹화할 수 없는 반면,VHS만이 가능하다는 점이 승부를 결정지었다.-76쪽

'필름'에서 대량 양산 체제인 '비디오테이프'로의 이행은 자칭 '포르노 작가'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감독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부기나이트>에서 버트 레이놀즈가 열연한 '잭 호너'는 보브 친이라는 실존 인물을 주축으로 하여 여러 포르노 영화 감독을 합성해 놓은 캐릭터이다.이 영화에서 잭은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포르노 비디오 제작을 제의받고 일언지하에 거절하는데, 이유인즉 자신은 장사꾼이 아니라 영화 작가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 역시 자신이 고수한 필름 영화로 많은 손해를 보고서야, 결국 비디오 제작에 나선다.-79쪽

4. 1990년대 : 포르노 장르의 다양화 중 / 포르노 영화가 할리우드 스타일을 모방하거나 플롯을 베낀 것이 새삼스러운 일은아니다. 하지만 1990년대에는 유독 이러한 현상이 빈번하게 벌어졌다. 다름 아닌 튀는 제목이나 흥행에 성공한 주류영화의 제목을 패러디해야, 쏟아지는 수많은 비디오테이프 중에서 소비자의 눈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124쪽

1990년대 포르노 영화의 또 다른 특징은 아마추어 포르노의 지속적인 성장이다. 이미 1990년대부터 가정에서 만든 수많은 섹스 비디오가 큰 인기를 끌었는데, 집에서 포르노를 즐겨보던 커플들은 자신의 성행위를 촬영하고, 스와핑 연인들과 교환하기도 했다.그리고 이러한 비디오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자 자연스럽게 포르노 시장에 등장했다. -1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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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용주(1989.12). 힛트작 집중분석 <야시장>과 <금지된 정사>. 82~83쪽. 

1. 과감한 제작비의 지원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비디오영화 1편당 드는 제작비는 2천만원에서 많으면 4천만원 정도 되는데 <야시장>이나 <금지된 정사>의 경우 각기 5천만원 정도의 제작비가 투입되었다. 과감한 제작비는 화면을 기름지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된다. 이를테면 <금지된 정사>의 비오는 씬은 비디오 영화에서는 처음 있었던 일 스케일로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다. 

2. 전문인력들의 탄탄한 팀웍이 이루어졌다. 

최근 나오고 있는 비디오영화 중 많은 수가 영화적 경험이 완숙되지 못한 사람들에 의해 제작된 것에 반해 이 두 작품은 감독을 비롯한 스탭진들의 영화적 노하우가 비교적 탄탄한 팀웍을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 이상 82쪽 

83쪽 

지영호 감독의 인터뷰 

오히려 비디오 영화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그에겐 스타성이 따라붙기 시작했다. 영화를 공부하는 학생도 아니고 영화계 입문 25년간의 프로가 비디오영화를 찍는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로부터 "왜 이런 일을 하느냐"는 질문도 꽤나 들었을 법하다. "비디오와 영화는 매체가 다른데서 오는 표현의 차이일 뿐이지 이야기는 결국 같은 것입니다. 단지 관객에 의해서 달라보일 뿐이죠" 

사실상 현재 비디오 영화의 저질화 시비를 불러 일으키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은 고급인력을 쓰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그는 오히려 비디오의 전파력이 훨씬 많은 관객들에게 보여질 수 있기 때문에 더 큰 영향력을 가지는 것이 아니겠냐고 반문한다. 

이제 비디오 영화라도 그저 어떤 스토리 없이 벗기는 것만으로 영화를 만들어 놓고 에로물이라 이름짓던 시대는 지나갔다. 섹스(SEX)는 분명 영화에서 특히 개인적 매체라 불리는 비디오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영화적 상황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단지 상황만을 위한 스토리가 아니라 어떤 스토리나 메세지 안에 상황이 있어야 된다는 것이 지영호감독의 영화적 입장이고 그는 두 작품을 찍으면서 그 점을 중요시 했다. 

권오진(). <독자원고> VHS,베타맥스의 화질 비교.148~149쪽 

비디오 관계의 서적 등에서 흔히 '기본설계'라는 말을 듣게 된다. 이것은 홈비디오를 최초로 개발할(148)당시에 기본적으로 설계했던 형식을 말하는 것으로서 당시 베타맥스의 기본설계는 1시간,VHS의 기본설계는 2시간이었다. 

149쪽 

그렇다면 한마디로 VHS와 베타맥스의 어느쪽의 화질이 더 좋으며 그 차이점은 어떤 것일까? 안타깝지만 현시점에서는 그 해답을 명확히 단정지을 수 없다. 위와 같은 녹화여건으로 추정한다면 보편적인 상황(VHS의 표준모드와 베타맥스의 베타 2)하에서는 베타맥스보다 VHS쪽이 다소 유리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실제로 양쪽의 화질을 비교해보면 각 방식나름의 특성은 느낄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으나 우열을 판정하기란 지극히 어려움을 알게된다. 두 방식의 차이보다는 오히려 동일한 방식중에서도 제조회사나 제품모델에 따르는 화질의 차이가 오히려 큼을 알 수 있다. 구태여 결론을 끌어내자면 베타맥스쪽은 색채가 선명하고 윤곽이 명료한 반면 화면 전체가 약간 거친 느낌이 들도 VHS쪽은 색조가 훨씬 자연스럽고 전체적인 화면은 베타맥스보다 보다 부드럽고 유연함을 느낄 수 있다.   

김정은(). 더블 제작, 어디서부터 문제인가. 66~69쪽 

66쪽 

현재까지 문공부에 등록된 포스트프로덕션사만해도 38개사로 82년부터 이들이 제작해낸 프로테이프는 약 2천편에 달하고 있다.지금도 매달 5,60여편의 새로운 테이프가 청계천 도매시장으로 흡수되고 있는데, 최근 들어서면서부터 같은 내용의 프로가 제명을 달리한 최신프로임을 행세하며 비디오시장으로 끼어들고 있다. 

67쪽 

자켓이란 상품의 내용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매개체로,그 상품이 어떠한 내용이 기록된 것이라는 것을 이미지로 소비자에게 전달시켜주어야 하는 것은 자켓이 갖(67)고 있는 기능적인 구실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이다. 비슷한듯 하면서 게걸음 걷는 줄거리 요약이나 프로 내용에 삽입된 장면들이면서도 각기 다른 사진 사용, 유추해낼 수 없을 만큼 다른 제명, 등 문제의 프로를 비교해볼 때 모니터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내용이 같은 프로라는 '공통분모'를 찾아내기란 그리 쉽지 않았다. 

미아리에 있는 미화비디오 숍의 경우 고객들이 중국무협 영화를 많이 찾는 편이라 신프로를 구입할 땐 늘 중국무협물에 우선하고 있었다. "얼마전 삼부에서 나온 신프로 '무림최고수'가 대여 나갔는데, 고객이 들고와 여서 빌려다 본 것이라고 해요.사실 저도 그 프로를 모니터하지 못하고 그냥 대여를 했지만 그럴리가 없다고 옥신각신하다 그 뒤로 대여나간 '불귀곡'이 들어와 모니터해보니 똑같더라고요.(후략)" 

심우일(1994.10). 무협 비디오 대해부-뿌리에서 줄기까지.<비디오무비>344~350. 

344쪽 

살펴보면 80년대 중반쯤 밀어다친 장편 무협 비디오 바람은 특수했던 시대상황과 관련이 깊다고 볼 수 있다. (중략) 젊은이들과 샐러리맨들은 냉소적인 규방의 문화 속으로 침참하였고 이 규방의 깊숙한 상에서 내상의 상처를 달래며 현실을 잊고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기를 갈망하였다. 이들 젊은이에게는 규방 밖의 현실적인 모든 대상들이 거짓이거나 부정적으로 보였으며 이러한 자기만의 깊은 공간 속에서 비디오를 볼 때만 이들은 광포한 세상밖을 잊을 수 있었고, 비디오에서 전개되는 도원경과 결코 현실이라면 이루어지지 않을 사회관계를 벌이기도 했다. 이렇게 기구한 사연으로 대중문화에 착상된 무협비디오는 오늘날 하루에 2~3편을 붙여보는 시청 양식인 호보비디오쿠스를 탄생시키는 맹아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장세진(1994.8). 극장에선 울고 비디오 시장에선 웃는다.<비디오플라자>. 418~419. 

418. 

비디오에는 그 자체만이 갖는 특성이 있다. 영상문화의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는 비디오는 다른 문화 현상에서 찾아볼 수 없는 기류를 안고 있어, 근접 문화아 확실한 변별성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비디오라는 매체가 주도하기도 하고 비디오매니아라는 향유 계층이 만들어내기도 한다. 인접문화와는 확실히 다른 비디오문화의 변별성을 찾아 생각해 봄으로써 비디오문화가 무엇인지를 알아보자. 

93년 여름, 흥행 챔피언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의 '마지막 액션 히어로'는 무지막지한 홍보전에도 불구하고 소기의 목적을 극장에서 이루지는 못했다. 명불허전이라는 옛말이 고스란히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배우의 지명도와 막대한 제작비를 들인 액션 장면이 관객의 외면 속에 시든 꽃이 되었다. 그러나 비디오로 출시된 '마지막 액션 히어로'는 극장에서의 변모와는 180도 바뀐 결과를 보여준다. 단지 비디오라는 그릇에 옮겨진 이 작품은 렌탈 순위 1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썩어도 준치'라는 말을 실감시킨다. 

'극장 성공 비디오 보증수표, 극장 실패 비디오는 미지수'. 극장 개봉에서 성공한 영화가 비디오로 실패할 확률은 전무하다. 그러나 극장에서 실패한다 하더라도 비디오에서 성공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더욱 확고히 뒷받침해주는 예가 있다. 홍콩 sf무협물이 그 증거이다. 홍콩 영화가 우리 영화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헐리우드 다음일 정도로 크다. 특히 91년 '동방불패'이후 불어닥친 홍콩 무협영화 붐은 해일을 연상시킬 만큼 강력한 것이었다. 심지어 한국시장을 겨냥해 작품이 제작된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들릴 정도였다. 그러나 이러한 판도는 93년을 기점으로 우리 극장가에서는 홍콩 무협물이 현저한 퇴조 경향을 보이며 관객의 관심권 밖으로 밀려난다. 100억을 들여 호화 제작했다는 '의천도룡기'를 비롯하여 '태극권' '남태권 '백발마녀전'등 많은 작품들이 별 성과없이 극장에서 내려져야 했다. 하지만 비디오로 그 자리를 옮기고 나면 극장(418) 에서의 양상과는 전혀 다르다. 홍콩 무협영화는 곧 흥행의 보증수표가 되는 것이다. 몇몇 작품만이 빛을 보는 것이 아니라 대개의 작품들이 왕성한 인기를 얻으며 판매와 렌탈에서 맹위를 떨치는 것이다. 극장 관객을 확보하지 못한 홍콩 무협영화가 비디오에서는 확고부동한 매니아층을 잡아두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극장 관객과 비디오매니아로 대별되는 두 영화 향유 계층이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실례라 할 것이다. 419. 

419 

공간의 문제에서 관객과 매니아는 생성된다. 두 향유 계층의 구분을  따져보기에 앞서 우리는 하나의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두 계층을 선을 긋듯 분리하기가 난감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영화 관객과 비디오 매니아는 동일한 한 사람이 양쪽에 소속되어 있을 개연성이 너무도 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딜레마에서 실마리를 풀어볼 수도 있다. 스크린에 매료된 관객일지라도 비디오를 보는 사람이 있고, 거의 모든 영화를 비디오로 보면서도 월중행사나 연중행사로 극장을 찾는 사람이 있고, 극장에서는 일년 내내 가지 않으면서 비디오로 거의 모든 영화를 섭렵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일반적인 영화 감상 부류를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전혀 영화를 보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상의 관계에서 볼 때 관객과 매니아의 구분은 확연하지는 않지만 영화매체를 선호하는 사람이 어느쪽에 많을 것인가는 분명해진다. 또한 영화광들은 하루에 몇군데의 극장을 찾느니보다 여러편의 비디오테이프를 빌려보기를 원한다. 

영화는 대중을 상대로 하는 예술이면서도 극장과 비디오라는 매체를 통하게 되면 대중적인 것과 더 대중적인 것으로 나뉘게 된다. 고급과 저급의 분리는 아니다. 더 대중적인 비디오의 경우 극장에서 외면받았다 하더라도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작품성보다는 흥미성이 강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이 작품은 비디오용 영화야'라는 표현을 쓰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비디오에서만 성공할 영화가 따로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극장 실패,비디오 성공'은 더 대중적인 비디오 수요 구조에 그 원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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