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독서할 시간이 확 줄었다,는 진부한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았는데, 정말 그랬다. 그래도 불평불만보다는 '남은 시간'의 소중함,같은 '자기계발서'의 고마운 상식을 내가 정말 읽고 그치는 것이 아닌, 삶에서 직접 실천해본다는 점에서 하나 위안 얻고 간다. 집으로 돌아오면 가방 휙 던지고, 일단 뻗기 때문에 나에게 '새벽'은 앞으로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지하철에서 오고 가는 긴 시간은 (물론 졸기도 하고 스마트폰 매만지며 지난 메시지 읽고 히히거리며 책은 옆구리에 끼고 있지만) 책을 읽을 수 있다는 행복을 느끼는 시간이다. (아, 이 느끼한 문장을 삶에서 내가 직접 실천할 줄이야. 암튼.)  

# 1  

 

 

 

 

 

 

 

 

 

최근 완독한 책은  정상우의 《편집의 발명》(지식의 날개,2010)이다. '지식 편집자를 위한  12가지 생각도구'라는 부제처럼, 저자는 12가지 키워드를 통해 (엄밀히 말하자면) 출판편집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가이드북을 만들었다. 우리는 '이런 책'이 갖는 특유의 너스레를 알고 있다. 가령 이런 것이다.   

여러분, 에디터가 왜 되고 싶으세요?  

A 항) 에디터가 되고 싶은 분들에게는 심심한 위로의 말씀 드립니다. 

B 항)꼭 에디터가 아니더라도, 괜찮아요. 이 직업 정말 어렵구요. 박봉이구요. 배도 많이 나오구요. 건강도 해칩니다. 여러분이 한 번 간을 보시고 안 맞다 싶으면 다른 직업을 선택하셔도 좋습니다, 

와 같은 류의 이야기 말이다. 나는 이런 반응을 접할 때마다 '너스레'라는 단어가 생각이 났다. 

그래도 이런 '너스레'의 이중성을 비교하는 맛이 있다. '환영합니다, 당신은 지옥에 오셨군요'와 그 말의 진심 여부를 떠나서 지옥으로 달려가는 사람들을 너무나 뜨겁고 재미있게 가르치려는 사람의 친절.  

내가 늘 공부를 이런 식으로 해서 그런지 몰라도, 나는 이런 '너스레'속에서 나오는 유머가 일종의 '경력'과 '권력'을 가진자들이 위안을 가장한 자기 자신의 위치에 대한 프라이드를 드러내는 것인지(이건 좀 적어놓고도 넘 진지한 것 같긴 하다. 하지만, 뭔가 '무의식'이라는 말을 끄집어내고싶을 정도의 더 깊이 있는 분석도 하고 싶다), 혹은 정말 '입문'하는 사람을 위한 단순한 /털털한 조언 정도인 것인지 마음 안에서 왔다리갔다리 한다.  

사실 《편집의 발명》이 '독한'(?) 너스레를 떠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언제나 이런 류의 책이 그렇듯) '창의성'을 독려한다. 그리고 저자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성한 지도 같은 것으로 독자를 인도하여, 그 지도의 통제 안에서 '자유'를 이야기하며, '뇌'의 활발함을 밀고 나가길 바란다.  그러나 이 '뇌'의 활발함은 늘 사람을 챙겨야 하는 것과 이어져야 하며, 삶을 챙기는 따스함으로 귀결되어야 한다. 그 속에서 '성공적인 전략'이 나온다는 것.  결국 우리가 이런 책에서 접하는 대답은, "그래요 정답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좋은 질문이지요. 여러분은 이미 여러분의 삶에서 편집을 하고 있는 겁니다"와 같은 것이리라.  

 

 

# 2  

 

 

 

 

 

 

 

 

 

어제부터 읽기 시작한 책은 정민우의 《자기만의 방》(이매진,2011)이다. 저자를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여전히 나도 이런 류의 구닥다리 사고는 갖고 있었나보다, 반성) 엄청난 논문 등재수를 자랑하는 '괴물'(?)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도 논문은 논문의 세계일진대,라는 생각은 나의 뒷통수를 쳤다. 자신의 석사학위논문이 '책'으로 나온다는 것.이 과정은 단순히 내 석사 논문 주제 괜찮죠? 책으로 내면 어떨까요?에서 그치고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논문의 문체, 그리고 단행본의 문체 이것을 함께 안고 다니니기가 참 힘들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이런 점을 이미 알고 있었고, 그 점을 긴 프롤로그를 통해 비교적 상세히 들여다본다. (이것을 드러낸 것이 좋았다.) 개인적으로 머리말은 내가 하고 싶었던 몇몇 생각과 일치한다. 특히 이 책의 5페이지는 한국의 모든 대학원생들이 읽었으면 한다. 내가 조금 공개해볼까? 

석사 학위 논문이라는 종의 지위에 관한 의문 또는 의구심, 주변의 시선은 물론 나 자신의 잣대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글을 내놓게 돼 조심스럽다는 말을 먼저 해야겠다. 석사 학위 논문은 많은 경우 멋모르던 학문적 열정의 쌉싸래한 추억이거나, 더 깊이 있는 학업으로 나아가는 중간 기착지로 이해된다. 어떤 경우에도 최소한의 학문적 자격 검증 정도로 여겨지며, 이때 권장되는 것은 기성 학계에서 통용되는 학문 언어의 모사다. 입 또는 손가락을 가졌다는 것이 학문적으로 의미 있는 말하기 / 글쓰기의 충분조건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고부터, 나는 뛰어난 모사꾼이 되는 법을 연마하는 동시에 늘 그 모방의 실패 또는 잔여 지점에 고여 있었다. 회고적이거나 임시적인 석사 학위 논문의 일반적 지위는 과연 모방을 넘어 좋은 글, 좋은 논문이라는 기대치 않은 이상과 만날 수 있을까,라는(5) 질문은 지난 2년간 대학원생이던 내 구심적인 화두였다(6)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을 읽을 다른 대학원생의 심리가 궁금해진다. 아마 정민우 씨처럼 '문화연구'를 하는 동료들의 어떤 질투심에서 모두 출발할 어떤 마음의 상태 말이다. "아,정말 부럽다"라는 말 속에 숨겨진 '나도, 이렇게 할 수 있는데..내 지도교수는 맨날 내 주제 무시하고..쳇'과 같은 반응도 있을 것이고, "아, 정말 공부 열심히 해야겠다. 나는 언제 이런 책을 내볼 수 있을까?"라는 정말 부러움을 느끼는 상태도 있을 것이다. 근데,난 후자는 별로 매력이 없다. 전자가 뭔가 찌질하고 병신 같아도 이게 사람이다,라는 쪽에 걸겠다. 이것도 겪어본 자의 너스레인가? 웁스.  

책을 다 읽으면 꼭 리뷰를 쓰겠다. 오늘은 몇 페이지를 넘길 수 있으려나. 부디 오늘도 앉아 가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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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잘코군 2011-06-23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머니스트 김학원 대표의 <편집자란 무엇인가>도 추천드립니다. ^^ 개인적으론 관련된 책들 몇 권 중에 이 책이 가장 좋았습니다.

얼그레이효과 2011-06-25 22:10   좋아요 0 | URL
사놓고, 아직 몇 쪽만 들추었네요.^^ 읽어보고 샤샤샥 고민 털어놓겠습니다!

빵가게재습격 2011-06-23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하철 독서 최대의 적은 갈아타는 것입니다. 흐름을 다 끊어먹어요.^^; 오랜만에 들러 댓글 남기고 갑니당^^

얼그레이효과 2011-06-25 22:11   좋아요 0 | URL
용산 급행을 타고 가면 시간이 빠른데, 그래서 빵가게님 조언대로 해보려고 한 번 그냥 다른 노선 타서 버텨봤네요 크크. 좋은 조언 고맙습니다~

게슴츠레 2011-06-23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문계에서 직장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이제 저도 얼그레이님 블로그에 좀더 맘편히 올 수 있겠군요. 아니, 어떻게 일하면서 이리 많이 볼수있지라며 자학하려나...

얼그레이효과 2011-06-25 22:12   좋아요 0 | URL
크크. 고맙습니다. 언제든지 편하게 오셔도 됩니다~!

2011-07-19 1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25 06: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건 이야기 - 너무 늦기 전에 알아야 할
애니 레너드 지음, 김승진 옮김 / 김영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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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이야기'를 알아가는 여정을 통해 나는 '시스템적 사고자 systems thinker'가 되었다. 즉, 모든 것이 시스템의 일부로서 존재하며, 어떤 것이든 다른 부분과의 관계 속에서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10쪽

GDP 계산 방식에는 또 하나의 심각한 문제가 있다. 성장이 유발하는 생태적,사회적 비용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기업들은 물건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일에만 분주할 뿐이다.자신이 일으키는 부작용,즉 지표수(16)가 오염되고 사람들이 발암물질에 노출되고 대기가 오염되는 것 등에 대해서는 알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고 비용도 물지 않는다. -16,17쪽

다운시프트족downshifts도 있다. 이들은 상업문화에서 벗어나, 노동과 구매를 덜 하면서 자발적으로 단순하고 소박하게 살아간다.그러나 '취하고-만들고-버리는'모델에서 탈피한 삶의 방식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는 있지만, 그들의 작은 공동체를 넘어서까지 광범위한 문화적 견인력을 갖기는 힘들다. 의식적인 소비를 주창하는 사람들도 있다.기술적 향상이 우리를 구원해줄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과 비슷하게,이들은 우리가 친환경 공정과 친환경 제품이 팔릴 수 있는 충분한 시장을 제공하고 그런 것들을 구매하면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내가 강연을 하고 나면 꼭 이렇게 묻는다. "알겠어요.그럼 무엇을 사면 될까요?"-19쪽

내가 문제 삼는 것은, 추상적인 의미에서의 소비가 아니라 '소비주의'(258)와 '과다소비'다.소비는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재화와 용역을 취득해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소비주의는 정서적,사회적 욕구를 쇼핑으로 충족시켜려 하고 자신이 소유한 물건을 통해 스스로의 가치르 규정하며 내보이려고 하는,우리가 소비와 맺고 있는 특정한 방식의 관계를 의미한다. 그리고 과다소비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보다,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많은 자원을 취하는 것을 뜻한다.현재 미국 대부분에서 과다소비가 벌어지고 있으며, 다른 나라들도 점점 그렇게 되고 있다. 소비주의는 과잉의 문제고, '물건을 추구할 때 우리에게 정작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개념을 생기는 문제다. -258,259쪽

심지어 소비 문제에 대해 활동하는 비영리기구와 운동단체들도 근본적인 질문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많은 단체가 우리가 소비하는 제품의 질적인 면에 초점을 맞춰 활동한다. 이를테면,사람들이 억압적 노동환경에서 생산한 초콜릿보다 공정무역 초콜릿을 선택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유독한 성분이 들어 있는 면제품을 유기농 면제품으로 바꾸기 위해, 어린이 장난감에서 PVC를 없애기 위해 싸운다. 하지만 소비의 '양'에 관해서 다음과 같이 어려운 질문을 꺼내는 사람이나 단체는 거의 없다. "우리가 너무 많이 소비하고 있지는 않은가?" 이것이야말로 우리 시스템의 핵심을 파고드는 질문이다. 그런데 내 경험상, 우리 사회에서 이것은 그리 환영받는 질문이 아닌 것 같다. -263쪽

다운시프팅,만족주의, 자발적인 단순함 등 다양한 언어로 표현되는 이들의 접근방식은, 일과 소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삶을 전환하고자 한다. 이런 전환은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고, 일자리를 잃은 후 그것을 일에 대해 새로운 태도를 갖는 계기를 삼는 경우도 있다. 다운시프팅을 하는 사람들은 더 많은 물건을 소유하는 것보다 여가, 공동체 활동, 자기계발, 건강 등을 우선시하는 쪽을 택한다. 어떤 사람들은 옷을 중고로 사고, 먹는 것의 일부를 직접 기르고, 차를 몰지 않고 자전거로 출근하는 등 자그마한 실천들을 일상생활에 적용한(280)다. 어떤 사람들은 파트타임으로만 일해도 되도록 지출을 크게 줄여서 생활방식을 조정한다.또 어떤 사람들은 집,자동차 등 목돈이 들어가는 것들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쓴다. 여기서 핵심은, 없이 사는 것이 아니라 삶에서 비물질적인 측면을 고양하는 것이다. 그들은 비물질적인 측면들이 행복과 안정감을 주는 더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280,281쪽

다운시프팅을 하는 사람들은, 그런 삶의 전환이 그들이 가진 특권 덕분에 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이들은 석,박사 학력도 많을 만큼 교육수준이 높고, 사회연결망이 더 넓고,이 시스템에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에 대한 자신감도 더 많이 가진 경우가 많다. 이런 점에서 다운시프트족들은 어쩔 수 없이 적게 갖고 살아가는 가난한 사람들과 다르다. 또한 이들 중 많은 수가 기존의 시스템에서 '벗어난'뒤에는 더 이상 정치적인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다. -281쪽

어떤 비판을 받고 있든 간에, 다운시프트족들은 1주일에 50시간 이상 일하고 부업을 두 개씩 뛰는 삶 대신 더 즐거우면서도 충분히 잘 영위되는 대안적 삶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과다한 노동은 미국인들의 유전도,천성적 열망에서 나온 것도 아니다. '과다한 노동-과다한 소비'모델은 정부,기업,그리고 일부 노조 지조자들이 의식적으로 의사결정한 결과로 생긴 것이다. 희망적인 부분은, 이런 결정을 번복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는 점이다. 개인의 수준에서 다운시프트족들이 그렇게 했듯이 말이다. -282쪽

언젠가는 모든 다른 사람들은 소비자들이 계속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생각해냈으니, 바로 '계획적 구식화planned obsolescene'다.다른 말로는 '쓰레기장으로 가기 위한 디자인'이라고도 한다. 1950년대에 계획적 구식화라는 말을 널리 알린 미국 산업 디자이너 브룩스 스티븐스는 이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구매자가 어떤 물건에 대해 필요한 정도보다 더 새롭고 좋은 것을 필요한 정도보다 더 빨리 원하도록 만드는 것."-285쪽

계획적 구식화 전략 하에서 제품들은 사람들이 가능한 빨리 버리고 새 것을 사게 만들려는 의도를 가지고 고안된다. 이를 '교체 주기의 단축'이라고 한다. 이런 계획적 구식화는 기술적 구식화와 다르다. 기술적 구식화는 전화가 전보를 몰아냈듯이, 실질적인 기술의 변화 때문에 기존 제품이 구식이 되는 현상을 말한다. -285쪽

인식된 구식화 perceived obsolescence'라고 한다. 물건은 망가지지도 않았고 정말로 구식화되지도 않았지만, 우리는 그것이 구식이 되었다고 '느끼는'것이다. '소망하게 만드는 특성의 구식화' 또는 '심리적인 구식화'라고도 한다. 바로 여기에서 '취향'과 '유행'이 한 역할을 한다. -287쪽

'인식된 구식화'의 가장 눈에 띄는 형태인 유행, 그리고 제품을 실제 특성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이미지를 통해 판매하는 브랜드 마케팅의 성공은 미국인이 미국의 시민으로서 스스로에 대해 갖고 있는 근본적인 인(293)식과 관련이 있다. 미국인은 '개인'으로서의 자신을 자랑스러워한다.-293,294쪽

커피를 마시고 싶을 때는 그란데,벤티,싱글,더블,톨,쇼트,스킴밀크,두유,디카페인 등에서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커피에 대해 우리가 내려야 할 의미 있는 의사결정은,그 커피가 어디에서 재배되고 어떻게 운송,가공,판매되고 있는지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 우리는 단지 커피숍에서 제공되는 선택지 중에서 의사결정을 할 게 아니라, 농장과 공장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에서 국제무역협정에 이르는 모든 것에 관해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 -298쪽

나는 우리 각자가 두 부분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소비자 자아'고 다른 하나는 '시민,공동체 자아'다.오느랄의 미국 사회에서는 태어나는 날부터 소비자 자아가 육성되고,정당화되고 대변된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소비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는 메시지들에 둘러싸인다. 우리는 소비의 전문가다. -304쪽

우리의 소비자 자아는 너무 과다하게 개발되어서 핵심 정체성이 되어야 마땅한 부모,학생,이웃,전문 직장인,유권자 등으로서의 정체성을 모두 익사시켰다. 우리 대부분은 시민으로서의 힘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기초적인 내용도 모른다. 소비자 자아의 과잉 개발과 시민 자아의 쇠퇴는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다.사회과학자,역사학자,아동 개발 전문가, 학자 등 많은 사람은 이런 현상이 지난 한 세기에 걸쳐 형성된 소비주의적 조건들의 결과라고 본다. -304쪽

많은 사람이 단지 더 친환경적인 것을 사면, 저것 대신 이것을 선택하면 만사 오케이일 것이라고 믿는다(혹은 바란다). 찬물 끼얹어 미안하지만,우리에게는 그보다 훨씬 많은 것이 필요하다. '녹색'제품, '친환경'제품 라인이나 도처에 생겨나는 '그린 쇼핑 가이드' 같은 것들에 내가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306쪽

회의주의자들은 이를 '그린섬션 greensumption'이라 칭하고, 옹호자들은 '의식적으로 소비하기 conscious consuming'라고 부른다. 소비할 때 좀더 높은 수준에서 경각심을 갖자는 것이다. 실천의 측면에서는 덜 유독하고 덜 착취적이고 덜 오염시키는 제품을 고르고, 환경/건강/사회적 부정의와 관련된 제품은 피하는 것을 의미한다.(중략)하지만 '의식적인 소비'가 곧 '시민 참여'인 것은 아니다. '참여적이고 정보가 많은 소비자'가 되는 것으로 '참여적이고 정보가 많은 시민'이 되는 것을 대신할 수는 없다. -307쪽

얼그레이효과 : 애니 레너드는 시민 자아를 다시 활성해야 하는 세 가지 이유로 다음을 꼽는다. 1. 더 강하고 생기있는 공동체에 참여하면 더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다(307) 2. 공동체적 라이프스타일은 지구에 미치는 부담을 줄여준다(308). 3. 공공의 정치 참여로 전지구적인 문제에 집단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308)-307,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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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을 리콜하라
이정전 지음 / 김영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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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경제학계는 크게 두 패로 나뉘어 있다고 말한다. 보수 성향의 경제학자 진영과 진보 성향의 경제학자 진영이 있다는 것이다.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민물 경제학 fresh-water economics이냐 짠물 경제학 salt-water economics이냐를 구분하기도 한다. 대체로 민물 경제학을 지지하는 학자들은 보수 성향,짠물 경제학을 지지하는 학자들은 진보 성향의 학자들이다.사실, 일반 국민이 보기에는 진보 성향의 학자라고 해 봐야 약간 진보적일 뿐이다.민물이든 짠물이든 자본주의 시장을 옹호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제학자들은 기본적으로 보수적이다. -6쪽

사실 수백 년의 긴 역사에서 경제학이라는 학문이 고질적 실업이나 부동산 투기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보인 기간은 극히 짧았다. 이런 문제는 오늘날 경제학원론 교과서에도 잘 나오지 않는다. 과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케인스 경제학에 대한 관심이 최근 부쩍 높아지고 있는데, 그의 위대한 업적 중 하나는 일반 서민이 가장 걱정하는 25%에 경제학자들도 관심을 가지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10쪽

요즈음 보수 성향의 인사들이 유난히 포퓰리즘populism이라는 단어를 자주 내뱉는데, 이는 일반 대중의 시장 원리에 대한 무식을 은근히 비꼬는 말이다.그래서 경제학자들, 특히 보수 성향의 경제학자들은 일반 대중에 대한 경제 교육의 강화를 외치고 있다. 이들이 요구하는 경제 교육이란, 반기업 정서를 질타하고, 앙꼬 없는 찐빵과 같은 경제학의 기본 논리를 가르치는 교육이다. -11쪽

(전략) 우선 떠오르는 의구심은 사람들이 실제로 그렇게 철저하게 손익 계산을 하면서 합리적으로 행동하는가이다.요즈음 극성을 부리고 있는 성범죄가 과연 복잡한 손익 계산을 거친 합리적 행동일까,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다.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부터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다. 요즈음 신경 심리학자들이나 두뇌 과학자 등 첨단 분야 과학자들도 인간이 과연 그렇게 합리적으로 행동하는지를 의심케 하는 과학적 근거들을 무수히 많이 제시하고 있다. 70여년 전 케인스도 이 불확실한 세상에서 일일이 손익 계산을 해가며 합리적으로 행동할 여지는 별로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 -12쪽

만일 첨단 과학자들의 주장이 옳다면 인간이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는 경제학의 가정은 비현실적인 가정이다. 사실, 이런 비현실적 가정이 경제학자들로 하여금 실로 오랫동안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게 했으며 그래서 결과적으로 현실과 동떨어진 공리공담만 일삼게 되었다는 비판이 오래전부터 있었다. 2008년 세계 경제 위기를 경제학자들이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가장 중요한 이유 역시 이들이 현실을 직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비현실적 가정은 '경제학의 실패'를 낳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12쪽

세계 경제 위기가 터진 직후 2009년 7월 영국 여왕이 경제학 분야에서 영국 최고 명문인 영국정경대LSE를 방문했을 때, 여왕은 이렇게 물었다. "훌륭한 경제학자들이 많은데 그토록 심각한 세계 금융 위기를 왜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는가?" 어느 경제학자가 대답했다. "여왕 폐하, 경제학은 이제 망했습니다."-14쪽

애덤 스미스에 의하면, 각 개인의 마음속에 있는 공정한 방관자는 크게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한다. 우선, 순전히 개인적인 것에 관해서 공정한 방관자는 자제심을 가질 것, 자신이 세운 규칙을 잘 지킬 것, 자존심을 가질 것 등을 요구한다. 예컨대 금주를 결심한 사람이 저녁 술자리 초청을 받았을 때, 공정한 방관자는 술자리 참석을 자제할 것을 요구한다.사회적인 일에 관해서 공정한 방관자는 양심적으로 행동할 것,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배려할 것,모든 사람들을 평등하게 대우할 것 등을 자기 자신에게 요구한(136)다. 즉, 마음속의 공정한 방관자는 곧 양심이 되며 각기 다른 사람들의 상충된 요구를 공정하게 저울질하는 판사가 된다.그래서 마음속의 공정한 방관자는 각자로 하여금 도덕적으로 행동하게 만든다. -136,137쪽

물론,그렇다고 사람들이 항상 공정한 방관자의 요구에 따라 행동하는 것은 아니다.열정이 강렬할 경우, 예컨대 술 마시고 싶은 욕망이 충분히 강할 경우에는 공정한 방관자의 요구를 묵살하고 술자리에 참석한다.개인적 욕망(열정)에 따라 행동한다고 해서 무조건 비도덕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아니다. 애덤 스미스에 의하면, 각 개인으로 하여금 도덕적으로 행동하게 만드는 행위 동기(열정)도 있다. 동정심과 정의감이 바로 그것이다. 동정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보다 불우한 사람들을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며 이 결과 도덕적으로 행동하게 된다.다수의 사람들 마음속에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동정심이 사회의 도덕적 기반이 된다. 그래서 애덤 스미스는 《도덕 감정론》의 서두를 동정심에 대한 이야기로 장식했을 뿐만 아니라 상당히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그만큼 애덤 스미스가 윤리적으로 동정심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증거다. -137쪽

사람들로 하여금 도덕적으로 행동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애덤 스미스는 동정심이나 이타심보다는 정의감을 더 중요하게 보았다.동정심이나 이타심이 종잡을 수 없는 것임에 반해서 정의감은 훨씬 더 예측 가능하고 믿을 만하다고 보았다. 그는 대자연이 우리 인간의 마음 속에 정의감을 심어 놓았다고 주장했다.이런 천부적 정의감 때문에 사람들이 공정한 방관자의 요구에 부응해서 도덕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오늘날의 심리학자들은 사람들(138)의 정의감이 의외로 강하다는 것을 수많은 실험들을 통해서 보여줌으로써 애덤 스미스의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138,139쪽

애덤 스미스는 공평이나 사회 정의에 대한 이런 천부적 감정이 정의의 중요한 원천이며,사회를 지탱하는 주된 지주라고 보았다.정의가 없어진다면,인간 사회의 거대한 조직이 완전히 무너져 내린다.자본주의 시장의 경제적 효율성도 사회 정의의 토대 위에 이루어지는 것임을 애덤 스미스는 분명히 하고 있다. 그가 《도덕 감정론》에서 강조한 사회 정의가 확립되어야만 《국부론》의 경제적 효율성이 의미를 가진다. -140쪽

최근 도덕심이나 사회 정의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연구들이 많은 나타나고 있다. 도덕심 및 정의감은 상거래를 활성화시킬 뿐만 아니라 경제 활도에 소요되는 비용을 크게 줄여 준다.경제학적으로 보면 사람들의 도덕심은 매우 귀중한 자원이기도 하다. 최근 '사회적 자본'이라는 용어가 부쩍 유행하고 있는데, 이는 도덕심의 경제적,정치적 유용성을 부각시켜서 구체화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141쪽

완전한 합리성이든 제한된 합리성이든 경제학이 상정하는 합리적 인간은 항상 목적을 뚜렷이 의식하고 있지만, 윤리학자들이 생각하는 일상의 인간은 그렇지 않다. 규칙 및 관례가 의도하는 목적이 무엇인지를 잘 의식하지 못한 채 그것을 따르는 경우가 많다.자신에게 어떤 이익이 있는지도 잘 모르면서 기계적으로 행동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번화가에서 좌측통행 규칙이 더 이익인지 우측통행 규정이 더 이익지 알기 어렵다. 굳이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 우측통행이 관례라면 사람들은 그냥 남들 따라 우측통행을 한다. 각 개인의 손익 계산에서는 그 어느 것이나 별로 상관이 없지만, 모두들 우측통행의 관례라면 사람들은 그냥 남들 따라 우층통행을 한다. 각 개인의 손익 계산에서는 그 어느 것이나 별로 상관이 없지만, 모두들 우측통행의 관례를 지켜 주면 모두에게 큰 이익을 준다. 다시 말해서 각 개인이 계산하지 못하는 큰 이익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145쪽

윤리학자들은 '공유의 위력'에 주목한다. 즉, 개인적 득과 실을 초월해서 다수의 사람들이 그냥 바보 같이 규칙과 관례를 따르고 지켜 주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사회적 이익이 발생한다. 교차로에서 교통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는 것이 개인에게는 큰 불편이다. 그렇더라도 손익 계산을 집어치우고 모두 무조건 교통 신호를 지켜 주면, 질서가 유지되고 사고를 방지해 큰 사회적 이익이 발생한다.길게 보면 개인에게도 이익이다.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장기적 이익과 당장의 불편을 비교 분석하고 나서 교통 신호를 지키는 것은 아니다. 그저 규칙이니까 지킬 뿐이다. 교통경찰이 있든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보 같이 그 규칙을 지킨다. 그렇지만 그 결과는 바람직하다. 이 바람직한 결과는 개인의 치밀한 계산 덕분이 아니라 개인이 손익 계산을 중단한 덕분이다. -146쪽

규칙이나 관례를 다수가 바보 같이 준수해 주는 것 그 자체로서 가치를 가진다. 아마도 각 개인의 마음속에 있는 공정한 방관자는 이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어떤 규칙이나 관례의 사회적 가치에 대하여 대다수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는 공정한 방관자들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되면, 그 규칙이나 관례는 곧 사회적 규범이 될 것이다. 그리고 각자 마음속의 공정한 방관자는 자기 자신에게 이것을 지킬 것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146쪽

경제학에서 말하는 합리성이란 주어진 목표를 최소의 희생(비용)으로 달성함을 뜻한다. 그러므로 합리적으로 행동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경제학적으로 말하면,선호가 분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147쪽

애덤 스미스는 인간 심리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경제 현상을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현대의 경제학자들은 그를 경제학의 시조라고 추켜세우고 있지만,그의 이론에는 현대의 경제학과는 달리 경제학과 심리학 그리고 철학이 불가분의 한 덩어리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200여 년 동안 정통 경제학자들은 《도덕 감정론》의 가르침은 알지 못한 채, 《국부론》의 가르침만 발전시켰다. 그런 가운데 경제학은 심리학으로부터 떨어져 나가 버렸다. 심리학은 고도로 발달된 실험 방법과 통계 분석에 의거해서 실제 인간의 행태를 연구하는 대단히 현실적인 학문으로 발전한 반면, 경제학은 고등 수학을 이용하여 이론을 정교화하는 추상적 학문으로 발전했다. 이렇게 현실의 인간 행테에 바탕을 둔 실천적 학문과 결별하고 경제학이 독자적인 길을 걷다 보니 오늘날 우리 일상생활과 동떨어진 비현실적 학문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63쪽

주류 경제학은 가치와 가격을 굳이 구분하지 않는다. 상품의 가치는 시장에서 얼마에 사고 팔리는가에 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에 가격이 곧 가치를 반영한다고 본다. 경제학 교과서는 가격이 수요와 공급 곡선이 균형을 이루는 수준에서 결정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수요 곡선은 해당 상품이 우리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켜 주는 정도를 반영하며, 공급 곡선은 생산비를 반영한다. 주류 경제학의 주장에 따른다면, 인간 욕망과 생산비가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이 되는 셈이다. -250쪽

대체로 일반 서민들은 가격과 가치는 무언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마르크스도 가치와 가격을 엄격히 구분했다. 간단히 말하면, 가격은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고,가치는 물건을 만드는데 흘린 인간의 땀과 수고를 반영하는 것이다. 마르크스의 표현에 의하면, 가치는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것이며, 가격은 그것이 겉으로 드러난 것이다.가치는 본질에 해당하고, 가격은 현상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2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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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 경제학
도모노 노리오 지음, 이명희 옮김 / 지형 / 2007년 1월
구판절판


경제는 마음으로 움직인다. 여기서 마음이란 동정심이나 상냥함, 또는 인간성 따위를 뜻하는 것도, 도덕성을 가리키는 것도 아니다.인간의 마음은 지각,인지,기억,판단,결정,감정,의지,동기 등을 포괄한다. 따라서 여기서 말하는 마음은 '하트(heart)'라기보다는 '마인드'(mind)가 더 정확한 표현이다. 마음은 합리적인 추론은 물론 계산을 하며, 감정이나 직감도 낳는다. 마음이 인간 행동을 결정하고,인간 행동이 경제를 움직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경제는 마음으로 움직인다고 할 수 있다. -16쪽

주류 경제학에서는 사람은 합리적인 계산이나 추론에 따라 행동을 결정한다고 본다.그러나 감정이나 직감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지고 있다.이에 따라 오늘날의 경제학은,빈틈없는 사람들의 합리적 손익계산일지라도 감정의 비중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른바 '계산에서 감정으로'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16쪽

주류 경제학이 전제로 하는 인간상인 경제적 인간은 인지나 판단에 관해 완전히 합리적이며,의지가 굳고,오직 자신의 물질적 이인만을 추구하는 사람이다.인지나 판단의 합리성이라는 개념과 물질적 이익 추구라는 개념을 합친 의미로 단순히 '합리성'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저술이나 연구자도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양자에 대해 각각 개별적인 내용을 지닌 것으로 취급한다.왜냐하면 사익 추구란 행동의 목적이며,합리성은 그를 위한 수단/방법이므로 개념으로서는 각각 다른 것으로 다뤄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합리적이며 사익 추구'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동시에 이타적','비합리적인 동시에 사익 추구', '비합리적인 동시에 이타적'이라는 구조도 가능하다. -28쪽

경제적 인간이란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를 좀더 자세히 살펴보자. 우선 '합리적'이란 말부터 따져보자.도대체 이 말은 무슨 뜻일까? 일상적인 또는 사전적인 사용법으로 합리적이란 말은 이성적,논리적,손익계산의 교묘함 등을 뜻하지만, 경제학에서는 합리성이라는 말에 상당히 한정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우선 자신의 기호(취향)가 명확하며,거기에는 모순이 없고 항상 불변해야 한다.그리고 그 기호를 토대로 자신의 효용(만족)이 가장 커질 수 있는 선택 대안(예를 들면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다.-29쪽

경제적 인간은 지각,주의,기억,지론,계산,판단 등 뇌나 마음이 실행하는 인지 작업에 관해서는 무한한 능력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일단 결심한 것을 반드시 실행하는 초월적 자제력을 갖춘 의지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슈퍼맨이지 않는가. -30쪽

경제적 인간에게는 합리적인 측면뿐만 아니라,다른 중요한 개념이 하나 더 첨가된다.타인에 대해서는 일절 돌보지 않고 자신의 물질적 이익만을 최대화하려는 이기적 인간이라는 점이다. 오로지 사익만을 추구하는 사람이 만일 이타적 행동을 한다고 해도, 그 행동은 어떤 보답을 기대하는 것으로밖에 여겨지지 않을 것이다. 경제적 인간은 윤리나 도덕이라는 개념을 갖추고 있지 않은 것이다. -31쪽

행동경제학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일치되는 정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사람은 실제로 어떻게 행동하는가,왜 그렇게 하는가, 행동의 결과로 어떤 현상이 발생하는가를 주제로 토론하는 경제학이라 말해도 좋다. 인간 행동의 실제,원인,경제사회에 미치는 영향, 사람들의 행동을 조절하기 위한 정책에 관해 체계적으로 규명할 것을 목표로 한 경제학이다. (중략)행동경제학은 인간의 합리성,자제심,이기심을 부정하지만 인간이 완전히 비합리적,비자제적,비이기적이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완전 합리적,완전 자제적,완전 이기적이라는 점만을 부정할 뿐이다. -35쪽

경제학은 원래 심리학과 연관성이 깊었다.경제학이 확립된 18세기 무렵,심리학은 아직 과학으로서 독립적인 입지를 마련하지 못해 당시의 경제학자는 심리학자를 겸업했다고 할 수 있다.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1776)에서 리스크나 불확실성이 인간의 경제활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누구나 이익을 얻을 기회는 약간이라도 과대평가하고,사람들 대부분은 손실을 볼 기회는 조금이라도 과소평가한다'는 합리성에 반하는 심리적 요인의 중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37쪽

잘 알려져 있듯이 애덤 스미스의 최초 저작물은 《도덕감정론》(1759)이며,이 책에서는 자제심이나 공감,이타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그렇지만 후세 사람들은 애덤 스미스가, '이기심'의 추구야말로 인간의 모습이며,이기심의 추구가 실제로 희망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고 있다. -38쪽

자기 자신뿐 아니라 타인의 이익도 고려하는 선호를 '사회적 선호'라고 한다.(중략) '이타성'과 '이기성'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먼저 정리해두자.이타성이란 자신의 물질적인 이익 감소라는 비용을 무릅쓰고 타인의 물질적인 이익을 증대시키는 행위나 성질을 말한다. 이기성은 오직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행위나 성질이며, 경제적 인간이 지니고 있는 특징이다. 주류 경제학에서는 이기적인 경제적 인간만이 존재한다고 가정하고 있다. -2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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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컨슈머의 등장 - 59가지 소비 트렌드로 그려낸 미래의 소비자들
카미조 노리오 지음, ㈜애드리치 마케팅전략연구소 옮김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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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대에는 예전과 같은 '개인'이라는 가치관에만 입각한 폐쇄적 소비자상을 원치 않는다. '양, 개인'이 아니라 '질, 연결'을 중시하는 새로운 소비 행태, 즉 '사회적 소비'라는 인식이 필요하다.(중략) '사회적 소비'란 결코 부자유하거나 금욕적인 것이 아니다. 오히려 복합적인 만족감을 환기시켜 주는 소비행동이다. 환경을 생각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지산지소(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그 지역에서 소비하는 활동)를 실천하면서 농업을 지원한다. 인터넷으로 공정무역 상품을 구입하거나 지역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건강을 유지한다. 구체적으로는 이런 종류의 소비를 말한다.-ⅹ쪽

이 같은 소비를 보다 다양하게 실천해 나가기 위해 필요한 요소가 한 가지 있다.그것은 '이미지'다. 개인의 소비 행위는 세계와 연결되고, 미래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 그리고 그 연결선상에 있는 미래사회를 향한 상상력을 가지는 것, 앞으로의 시대가 요구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소비자상이다. -ⅹ쪽

소비트렌드 3 쿨에서 그린으로. '쿨cool'은 원래 아프리카계 미국인 중 블루칼라층이 주로 '멋지다'는 의미로 사용한 속어다. 이것이 20세기 말에는 영어권뿐만 아니라 다른 문화권에서도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2015년 경에는,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쿨'대신 멋지다,'올바르다'는 뜻을 나타내는 새로운 단어가 폭넓게 사용될 것이다.바로 '그린green'이다. 원래 '그린'은 환경을 배려하는 행동이나 신조,상품 등을 긍정적 관점에서 표현하는 단어다. 하지만 그 적용 범위가 확대되어 환경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더라도 "그린이야! It's green!"라는 말은 최대의 찬사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16쪽

소비는 이제 물건에서 멀어지고 마음에 더 가까워졌으며, 그 마음의 주인은 다름 아닌 '나'인 것이다. 스토리텔링 소비는 주인공인 '나'가 '나의 이야기'에 맞는 소비 드라마를 추구해 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나'들이 새로운 소비를 만들어 낸다면 시장에는 무수한 생활다양성이 등장하고 이를 다른 등장인물과 공유하면서 그 규모를 확대시켜 나갈 것이다. -1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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