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봄 동백꽃 (양장) 클래식 보물창고 6
김유정 지음 / 보물창고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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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국정교과서가 검인정으로 바뀌기 전, 중학교 2학년 2학기 생활국어에 발화의 예시문으로 <동백꽃>이 수록되었다. 하지만 올해는 2학년도 검인정 교과서로 바뀌기 때문에 어느 출판사의 교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수록 작품이 달라진다. 교과서 수록여부를 떠나 중학생이면 이런 정도는 읽어야 한다. 물론 유정의 생애 및 작품 배경이 된 일제강점기의 시대적 상황을 알면 작품 이해에 도움이 된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 우리 농촌을 배경으로 한 대부분의 작품에서 식민지 조선의 피폐해진 농촌을 들여다볼 수 있다. 김유정은 도시하층민이나 농촌의 가난한 소작인들을 대상으로 한 그의 소설에서 걸직한 구어체의 문장으로 해학적인 효과를 두드러지게 한다. 당시는 3%의 부농과 27%의 자작농을 제외하면 70% 이상이 소작농이었다고 한다. 유정은 농촌의 피폐성을 뻔히 알기에 슬쩍 던져 놓음으로 풍자와 해학성을 드러낸다.  


김유정은 1935년에 '소낙비'를 들고 나와 1937년 사망하기까지 2년이라는 짧은 기간 작품활동을 했지만, 이 시기의 어떤 작가보다도 사랑받고 기억되는 작가다. 명창 장녹주를 향한 그의 짝사랑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으며, 금광을 했던 매형 밑에 있었던 경험이 '금따는 콩밭'이나 '노다지' 같은 작품으로 나타났다. 그는 중학교 때 하모니카의 명수였으나 후에는 결핵으로 두 절을 따라가기도 숨이 차서 쩔쩔맸다고 한다.(모던수필/방민호/ 향연 258~263쪽 참조)

  
 
표제작인 봄봄과 동백꽃은 같은 이름의 '점순'이란 여자애와 머슴살이 하는 '나'와, 또 다른 '나'를 주인공으로 비슷한 상황의 서로 다른 이야기다. 봄봄의 열여섯 살 점순이와 동백꽃의 열일곱 살 점순이는 마름의 딸로 감정을 표하는 적극성을 보면 동일인물 같아 연작소설로 봐도 좋을 듯하다.^^

<봄봄>은 딸 점순이가 자라면 성례를 시켜준다며 머슴살이를 시키는 장인(봉필)에게 속아 일만 하는 쑥맥같은 나가 주인공이다. 3년 일곱 달을 죽어라 일해도 성례를 시켜줄 생각도 안하는 장인에게 대들지만, 아직 덜 자랐다는 말에 번번히 당하고 만다. 열여섯 살 점순이는 이런 '나'가 답답해 방법을 알려주지만, 결정적일 때 장인 편을 든 점순이 때문에 속절없이 매타작을 당한다.  

<동백꽃>은 열일곱 살 점순이가 좋아하는 '나'의 닭을 괴롭히며 관심을 끌어보지만, 끝내 점순이의 감정을 알아채지 못하는 '나'를 알싸한 동백꽃 향기속으로 쓰러뜨린다. 봄봄의 '나'와 마찬가지로 동백꽃의 '나'도 순진하고 우직해서 영악한 점순의 마음을 알지 못하니 안타까울 뿐이다.  

 
여기 나온 동백꽃은 남쪽에 피는 붉은 동백꽃이 아니라, 산수유 같은 노란 생강나무를 이르는 강원도 말의 '동박꽃'이다. 노란 생강나무라고 했다면 많은 독자들이 동백꽃을 오해하거나, 노란 동백꽃이란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지 않았을 것이다. 동백꽃이라 불리는 생강나무와 산수유는 같은 노란 꽃이지만 꽃 모양과 꽃피는 게 조금 다르다. 산수유는 줄기에서 나온 가지 끝에 꽃이 피고, 생강나무는 줄기에서 바로 꽃이 핀다.
위 사진은 산수유, 아래는 생강나무니까 비교해보면 차이를 알 수 있다. 생강나무는 알싸한 생강향이 난다고 생강나무라 부른다.


 
  

 
<어떤 음악회>는 음악을 좋아했던 김유정의 단면을 볼 수 있는 작품이었고, <두포전>은 여태 못 읽은 김유정 작품이라 반가웠다. 강원도 장수바위에 얽힌 이야기로 다른 작품들과 달리 현대어로 쓰여 김유정 특유의 글맛을 느낄 수 없어 아쉬웠다. 각 편의 주석도 맨 뒤에 모아 싣는 것보다 해당 쪽 아래에 각주로 달았다면 독자들이 보기에 좋지 않을까. 청소년들은 무슨 뜻인지 알기 어려운 낱말이 많아 뒤에서 찾아가며 읽는다는 건 불편하고 짜증날 수도 있겠다.  

2부에 실린 <땡볕, 금 따는 콩밭, 노다지, 만무방>은 일제와 지주들에게 수탈 당한 가난한 농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농사를 지어 소작료를 주고 나면 먹을 게 없는 소작인들, 농사짓던 사람들이 금광에 휩쓸려 거덜나거나 떠돌이가 되는 현실은 그저 웃기에는 참담하다. 1930년대 가난하고 고단한 삶을 살아야 했던 이들의 슬픔과 고통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김유정은 우리 문학사에 길이 남는 이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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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11-02-06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숙제하고 계시군요. 김유정. 참 따스한 작가입니다.

순오기 2011-02-07 00:05   좋아요 0 | URL
선생님이라 금세 아시는군요. 안한 숙제가 많아서 편치 않답니다.ㅜㅜ
한참 늦었지만 그래도 숙제를 끝내야 될 거 같아서요.

마녀고양이 2011-02-07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런거예요? 동백꽃이 빨간 몽우리 보고 온 그 동백꽃이 아닌,
노란색 생각나무 동백꽃이라구요? 아하..... 갑자기 심상이 확 바뀌는데요.

노란색 동백꽃이, 훨씬 잘 어울려요, 이쁜 이야기였잖아요. 아련하게 추억같이.

순오기 2011-02-07 18:19   좋아요 0 | URL
예~ 빨간 동백꽃이 아니라 노란 생강나무를 강원도에선 동박꽃이라고 한답니다.
동박꽃이 동백꽃으로 표기되었고...

알싸한 생강나무(동백꽃) 향기를 떠올려 보면.... 점순이가 이해되지요.^^

노이에자이트 2011-02-07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소년 뿐만 아니라 60세 이하의 성인들이 일제시대 때의 단편소설에 나오는 생소한 단어를 모두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지요.저도 고교생용 수능교재로 나온 중단편선을 읽었는데 낱말해석이 바로 옆에 나와 있어서 편했습니다.

순오기 2011-02-07 18:21   좋아요 0 | URL
그렇겠죠~ 더구나 지방 토속어는 알아듣기가 더 어려울수도 있고요.
이 책도 낱말 해석을 그 페이지 아래에 적어뒀으면 더 좋았을텐데...아쉽더군요.

cyrus 2011-02-07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이랑 잘 어울리는 작가, 그리고 봄이 되면 읽어보면 좋은 작가를 꼽으라면
김유정일거 같아요. 순오기님이 사시는 곳에 봄을 알리는 동백꽃이 피웠네요.
복학 준비 때문에 오랜만에 학교에 찾아갔는데 대구에는 아직 꽃봉오리가 피지 않았더군요.
오늘 날씨가 참 좋았는데 말이죠 ^^;;

순오기 2011-02-07 22:21   좋아요 0 | URL
글샘님은 김유정을 따스한 작가로, 사이러스님은 봄과 어울리는 작가로 생각하시는군요.^^
아직 붉게 핀 동백꽃을 보진 못했는데, 대구엔 꽃봉우리가 열리지 않았군요.
이젠 극성부리던 추위도 한 풀 꺾여 봄맞이 준비를 해야겠어요.
 
그래도 괜찮아 푸른도서관 40
안오일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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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드라마 '마이 프린세스'에서 김태희가 고기를 먹으며  "고기는 항상 옳아요, 구원받는 느낌이랄까!" 라는 대사에서 리뷰 제목을 뽑았다. 이 시집을 세 번 읽었는데, 한 편 한 편 곱씹으면 구원받는 느낌이랄까.^^  

작년 12월 아들 고등학교 기말시험에 학부모 감독하면서 읽은 시집이다. 시험 시작 10분만에 대부분 끝내고 엎드려 자는 아이들을 보니,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시크릿 가든 김주원의 대사를 날리고 싶었지만 꾹 참고 시집을 봤다. 학교측에서 학생들이 답안 작성을 끝내면, 감독하기 지루하니까 책을 봐도 괜찮다고 해서... 시집에 그려진 청소년들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고딩들이 교실에 갇혀 사는 현실이 겹쳐져 마음이 짠하게 울리는 시읽기였다.  

'안오일'이란 시인의 이름을 보고 '남자분이 참 섬세하게도 썼구나' 생각했는데, 두번째 읽으면서 시인이 여자라는 걸 알았다. 에이, 참 아둔하고 센스없는 나를 어쩌란 말이냐.^^ 남자라고 생각하고 시를 읽을 때와 여자로 알고 시를 읽으니까 느낌에도 차이가 있었다. 여자라서 더 섬세하고 엄마 마인드로 아이들의 삶과 내면을 들여다 보았구나, 이해되는 시들이 눈에 들어왔다. 

4부로 나뉜 제목만 봐도 청소년들의 마음을 잘 표현한 것 같다. 1부 한 대 치고 싶다, 2부 그럴 때도 있지, 3부 이 정도는 웃어 주세요, 4부 지금 우리는. 시인은 청소년들이 시를 어렵고 자기들 생활과는 뚝 떨어진 먼 이야기라는 생각을 없애주고 싶어 시를 썼다고 한다. 청소년 시에서는 비유도 그들의 생각과 삶의 이야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걸 깨닫게 해주고 싶었단다. 시인이 만났던 학생들을 생각하며 그들의 생각이나 말과 행동 하나하나 진실을 표현해 공감대를 느끼고 싶었다니까, 이 시집을 읽는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로 공감하고, 나처럼 구원받는 느낌을 받으면 좋겠다.^^ 

천 냥 하우스  

모양이 달라도
쓰임새가 달라도
모두 다 천 원이란다. 

일괄 처리된
이쑤시개, 면봉, 칫솔, 컵, 바구니...... 

바둑부 동완이
운동부 훈이
음악부 화주
그리고 문예부 나
모두 수학 심화반에 넣어졌다. 

 

한 대 치고 싶다 

싫으면 싫다 좋으면 좋다
자기표현 못 하는
재영이 

자기 잘못 아니라고
사실은 이게 아니라고
분명하게 따지지도 못하는
기정이 

볼펜, 지우개, 샤프심, 형광펜
다 빌려 주고 제대로 못 받는
심지어 교통카드 빌려 주고
자기는 걸어가는
동진이 

돈 잘 쓰며
거들먹거리는 진우 앞에서
살살 기는
세준이의 

등짝을 한 대 쳐 주고 싶다. 

 
정말, 이런 짓거리를 하는 사람은 애고 어른이고 등짝을 한 대 쳐주고 싶다.  

아픈 엄마 대신 국을 끓이려고 멸치로 육수를 만드는데, 건더기를 한꺼번에 건져 내려는 맘만 앞서 아무 생각없이 냄비를 들고 체어 부어 버린 난감한 상황을 묘사하고, 나를 만들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은 다 흘러가 버리고, 다 같이 하는 대로 따라 하지 않는다고 문제아 취급하는 거 그게 문제 아니냐?는 친구의 말을 떠올리며, 허망하게 흘러가 버린 육수가 나도 모르게 빠져 나가고 있는 '나'인 것만 같다는 <멸치와 육수>는 청소년들의 현주소, 그네들의 울부짖음처럼 감지된다. 꽉 닫힌 뚜껑을 여는데는 힘보다는 뚜껑 가장자리를 톡톡 두드려서 연 엄마처럼, 엇나가는 아이에게 부드럽게 톡톡톡톡 마음을 두드려 달라고 선생님께 당부하는 <꽉 닫힌 뚜껑을 열며>등, 수록된 시편들이 비유와 진술이 잘 어우러져 감동을 준다. 


다 너 잘되라고 

엄마는 만날
공부해라, 공부해라 

나는 만날
내가 알아서 할게요 

해서 나 주니? 
다 너 잘되라고 하는 거야! 

내가 잘되는 게 뭔지
진지하게 생각 좀 해 주세요. 

 
지금은 '공부해서 남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잘나고 똑똑해서 높은 자리 차지한 인간들이 저밖에 모르는 건, 부모들이 '다 너 잘되라고' 가르쳐서 그렇게 된 건 아닐까? 너 잘돼서 부모도 좋고 사회도 좋고 국가도 좋게 봉사하는 사람, 잘돼서 남주는 인간이 되라고 가르쳤다면 제 주머니 불리기 위해 온갖 짓거리 다하는 이기적인 사회가 되지는 않았을 거다. 정말 내가 잘되는 게 뭔지 진지하게 생각할 기회를 청소년에게 줘야 한다. 왜 어른들은 기본이 되는 공식대로 살지 못하는 걸까?ㅜㅜ

하고 싶은 일을 시켜야 한다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도 필요하다는
공부와 인성이 꼭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공식대로만 하면
좀 더 살맛 나는 세상이 될 텐데.....  (수학 시간, 부분) 

군말 

우리들이 무슨 말만 하면
들려오는 소리 

쓸데없이 군말 말고! 

하지만 그 군말은
우리들의 마음이 구워 낸 말들이란 걸
알아주세요 


질문 

수학 공식 말고
영어 단어 말고 

때론
내가 경함허지 못한 것들에 대해
물어보고 싶어요 

인생은 소중한 거니까요. 


내가 읽은 청소년 시집은 박성우 시인의 <난 빨강>이 처음이었는데, 남고생들의 내면을 표현한 18금스런 시들은 중학생 딸내미에게 보라고 하기가 민망했었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아>에 실린 시들은 여중생이 보아도 민망하지 않고, 자신들이 잘 표현해내지 못한 마음까지도 잡아낸 시인의 눈길에 고마움을 느끼지 않을까. 그래서 김태희의 대사처럼 '구원받는 느낌이랄까' 그런 느낌을 받으면 좋겠고, '그래도 괜찮아' 토닥여주는 위로를 받아도 좋으리라.

 
왈칵 눈물이 났다
내 마음이 초라해질 때면
세상은 늘 이렇게 아름다웠다 

벤치에 웅크리고 앉아 내려다보는데
내 신발코가 불안하게 나를 쳐다본다
나는 나도 모르게 주문처럼 말했다
그래도 괜찮아
누구도 어쩌지 못하는 내 자신이 있잖아
그러니까 괜찮아, 괜찮아......
나는 신발코를 어루만져 주었다
나를 만지듯
               (그래도 괜찮아,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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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름지기 2011-02-01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원받는 느낌일지는 읽어봐야겠고,
'등짝을 한 대 쳐 주고 싶다'란 구절이 아프지만, 공감되는군요.

순오기 2011-02-01 01:24   좋아요 0 | URL
아직 미완성인데 보셨군요~ 구원받는 느낌은 당근 읽어봐야 알지요.^^

sslmo 2011-02-01 0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글샘님 서재에서도 본 것 같아요.
"고기는 항상 옳아요, 구원받는 느낌이랄까!"도 멋졌지만, 이 리뷰 제목도 멋진걸요~^^

순오기 2011-02-01 01:52   좋아요 0 | URL
글샘님은 책을 받으면 바로 읽고 리뷰 쓰는데, 나는 읽어도 리뷰쓰기를 게으름 부려서...ㅜㅜ
우리 큰딸이 김태희의 저 대사를 읊조리고 살아요. 구원받는 고기를 자주 해주지는 못했지만 한달동안 방목했더니 얼굴은 보름달만한 빵민주가 됐어요.ㅋㅋ
리뷰를 완성하기 전에 보셔서, 제목만 멋졌나 봅니다.^^

마노아 2011-02-01 0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덕분에 좋은 시집을 소개 받아요. 어른들 보는 시집은 난해해서 이해 안 되기 일쑤인데 동시집과 청소년 시집은 적나라하게 가슴을 꿰둟어요. 이 책도 봐야겠어요.

순오기 2011-02-01 17:35   좋아요 1 | URL
동시집과 청소년 시집이 더 많이 읽혀야 된다는 역사적 사명(?^^)을 갖고 리뷰를 쓴다고 할까요.^^

마녀고양이 2011-02-01 1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니, 서재의 머가 바뀌었나요? 왜 평소랑 느낌이 이리 다를까요?

아아, 제가 좋아하는 시들.. 마지막 시인 "그래도 괜찮아" 너무 좋군요. 눈물이 왈칵 나려해요.
저에게도............ 괜찮아괜찮아 라고 해주어야겠어요.

오기 언니, 설 명절 즐겁게 지내셔염~

순오기 2011-02-01 17:36   좋아요 0 | URL
설맞이 세배하는 이미지 올리느라 스킨도 바꿨는데
곧 봄맞이로 바꾸게 되겠지요~ ^^

한 편의 시로 구원을 받거나 위로를 받으면 되는 거지요~ 괜찮아, 괜찮아...들리나요?^^

책가방 2011-02-01 15: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꾸만 보관함이 늘어나요..ㅋ
과학실험교과서는 벌써 제 수중에 들어왔구요.
"그래도 괜찮아.." 매 순간 꼭 필요한 말인 것 같아요.

명절 잘 보내세욤..^^

순오기 2011-02-01 17:37   좋아요 1 | URL
과학실험 교과서 맘에 들던가요?
우리도 같이 '괜찮아, 괜찮아~' 토닥여주자고요~설맞이도 잘 하시고요!^^

세실 2011-02-06 11: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군말 시 좋아요. 새해엔 잔소리도 하지 말아야지. 이 시집 좋다~
오기 언냐가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했으면 학생들 빵 터졌을텐데, 그래서 시험지 다시 풀고, 그럼 반 평균 오르고... 아쉽당^*^

순오기 2011-02-06 18:03   좋아요 1 | URL
잔소리하지 않는 엄마 되기, 새해 계획에 넣어야겠죠?^^
그러게요, 최선인지 확인할 걸~~~~~`ㅋㅋ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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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은 일단 제목에서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 조선시대 탐정이라는 것도 흥미롭지만, '대체 각시투구꽃이라는 게 뭐냐?'는 궁금증과 호기심을 유발시킨다. 시나리오 원작인 김탁환의 <열녀문의 비밀>을 영화제목으로 썼다면 뻔한 내용으로 흥미유발은 물건너 가지 않았을까? 내가 책은 못 읽었으니 뻔한지는 모르지만...

나 역시 투구꽃은 사진으로 봤지만, 각시투구꽃은 본 적이 없다. 내가 본 투구꽃(사진 왼쪽)과 각시투구꽃(사진 오른쪽)은 같은 미나리아재비과로 잎이나 꽃모양이 비슷해서 큰 차이는 모르겠다. 각시 투구꽃은 속리산 이북에 분포한다니 우리가 만나기는 어렵겠다. 로마병정의 투구를 닮았다는데 우리조상들이 썼던 남바위와 비슷하고, 영문이름 Monk’s hood는 ‘수도승의 두건’을 뜻한다고 한다. 투구를 쓴 각시꽃은 뿌리에 독을 갖고 있다니, 투구라는 이름에 걸맞게 전투적인 꽃인가 보다.  

(양철나무꾼님의 페이퍼에서 보니, 각시투구꽃 뿌리는 법제에 따라 '부자'나 '초오'로 불린다고 한다. 영화 서편제에서 '부자'가 든 탕제를 먹고 송화의 눈이 멀었다고 나오는 그 부자가 각시투구꽃이란다. 부자는 사약에도 들어간다고... )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나 영화대사는 대놓고 2%의 부족을 말한다. 어쩌면 2%의 부족함은 탁월한 전략일지도 모른다. 부족한 2% 때문에 대중에게 먹히고 12세 관람가능한 가족영화로 흥행에 성공할지도 모르니까.^^ 말하자면 작품상을 바라볼 정도의 좋은 영화를 목표로 한 게 아니고, 흥행코드에 딱 맞는 영화로 만든 느낌이다. 더구나 개봉시기도 설과 맞물려 가족영화로 대박날 수도 있겠다.  

 

조선 중기 정조 16년, 관료들의 공납비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의문의 사건들로 위기에 처한 정조는 조선 제일의 명탐정을 파견한다. 조선을 뒤흔드는 거대한 스캔들을 밝히는 사건에 정조독살의 기미를 살짝 끼워 개혁을 반대하는 기득권의 속내도 보여준다. 무게감 있는 연기본좌 김명민이 허당탐정으로 변신하고, 코믹의 대명사가 된 눈치백단 오달수의 콤비플레이는 보는 내내 웃음을 끌어낸다. 게다가 터프한 군주 정조(남성진)는 두 번 밖에 안 나오지만 그래도 충분히 멋지다.   




예고편을 볼 때 차승원의 <혈의루>도 떠오르고 <웰컴투 동막골>에서 본듯한 장면도 나오던데, 정말 대놓고 흉내낸 장면은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어디서 본 듯한 장면이나 이야기 구조는 식상함을 주지만, 오히려 친밀감을 주기도 한다. 관객 입장에서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까 점쳐보는 재미도 한몫하는데, 이 영화는 복잡하게 머리 굴리지 않아도 짐작대로 전개되며 술술 해결된다. 개연성과 서사구조를 따져가며 보는 영화가 아니라 그냥 가볍게 즐기면 되는 영화다. 소재나 사건은 결코 가볍지 않지만, 그것을 풀어가는 방식은 완전 코믹이다. 깨알같은 웃음과 재미를 주는 소품과 대사에 낄낄거리다 보면 스트레스도 풀린다. 알록달록 고운 한복을 입은 귀여운 강아지가 나오는 첫 장면부터, 두 사람이 들고 있는 랜턴이 무엇으로 빛을 내는지, 마지막 즈음 명탐정이 손에 들고 있는 **을 발견하면 웃지 않을 수 없다. 배경이 정조시대인데~~~~완전 퓨전이다.ㅋㅋㅋ 
 

 


조선의 명탐정은 셜록 홈즈보다 300년 이상 앞섰다?
아서 코난 도일(1859년~1930년)이 셜록 홈즈를 주인공으로 한 첫 장편소설(주홍색 연구)을 1887년에 썼지만, 조선의 명탐정이었던 암행어사는 중종 4년(1509년)에 처음 등장했단다. 영화의 배경이 된 정조 16년(1792년)의 암행어사를 조선의 명탐정으로 본다 해도 95년이나 앞섰으니, 조선명탐정이 셜록 홈즈를 흉내낸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명탐정과 개장수 서필이 콤비로 활약하는 건, 2009년판 영화 셜록 홈즈를 흉내낸 거 같지만.^^ 영화를 보면서 조선명탐정 김명민과 개장수 오달수를 셜록 홈즈와 왓슨 콤비로 비교해봐도 재밌다.
 

명탐정은 정약용이다? 
명탐정이 누구를 모델로 했는가, 드러나는 단서를 조합하면 정약용이라는 추리가 나온다. 실제로 정약용은 누구보다 정조의 사랑을 받았고, 암행어사로 사건을 명쾌하게 해결했으며 형제들과 같이 세례를 받은 천주교인이었다. 영화에도 언급되는 거중기를 만든 화성 건설의 주역이기도 했으니까. 그렇다고 영화가 그려낸 가볍고 체신머리 없이 촐싹대는 명탐정과는 거리가 멀겠지만, 정약용이라 생각하니 더 의미가 있었다.^^ 아무튼 조선명탐정 김명민은 혼자 추리를 할 때는 제법 탐정스럽지만, 난관이 닥치면 의리고 뭐고 혼자만 살 궁리하는 쪼잔한 인간성이라 적당히 무시해도 될 거 같은 만만함도 있다. 김명민은 조선명탐정으로 무거운 역할보다 오히려 코믹에도 먹히는 배우라는 걸 입증한 듯.^^
   

 

 
볼륨있는 가슴골을 드러낸 한지민과, 김상궁의 은밀한 매력은 아이들이 보기는 민망하려나? TV에서 보여지는 건 그보다 더하니까 그 정도는 약과일지도... 공납비리에 관련된 자의 시체에서 나온 풍부혈에 꽂힌 독침, 각시투구꽃의 주산지인 적성 농장의 비밀, 열녀문 김씨와 한객주의 실체, 개장수 서필의 정체 등, 왕까지 움직인 굵직한 사건을 한줄로 꿰어내는 촘촘한 짜임새와 추리물의 긴박감은 떨어지지만 그냥 가볍게 부담없이 보기 좋은 가족영화로 만족하면 될 듯하다. 마지막의 반전과 한지민의 역할은 스포가 될까봐 생략하지만 기대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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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1-01-31 0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 봤는데...
그쵸, 재미만은 보장할 수 있는 영화였어요~^^

순오기 2011-01-31 10:15   좋아요 0 | URL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보다 어쩌면 재미만 있는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요.^^

stella.K 2011-01-31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홈즈 보다 300년이 앞었다니 자랑스럽군요.
김상궁의 은밀한 매력인가요?ㅋ 웃기긴 하겠네요.
나중에 찜해놨다 봐야겠어요. 전 눈이 높아서 웃기는 것만 가지고는 안돼요.3=3=33

순오기 2011-01-31 23:42   좋아요 0 | URL
그냥 영화보면서 셜록 홈즈가 생각나서 검색해봤어요.ㅋㅋ
눈이 높은 스텔라님에겐 웃기는 것보다는 진지한 영화가 좋을 거 같아요.^^

마녀고양이 2011-01-31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알라랑 보러 가려 하는데, 한파로 매번 주저주저하는 중...
오늘 날씨는 좀 따뜻한데, 오늘 내일 코알라가 바쁘네여. 아하하, 이런~

순오기 2011-01-31 23:41   좋아요 0 | URL
수도권 추위는 굉장한가봐요. 여긴 그럭저럭 견딜만한데...
코알라가 바쁘면 설 지나서 봐도 되지요~ ^^

꿈꾸는섬 2011-01-31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재밌겠어요. 좀 부족하다 싶은 건 재미로 채우면 되겠네요.^^

순오기 2011-01-31 23:40   좋아요 0 | URL
내 말이~ 부족한 걸 재미로 채워준다고요.^^

잘잘라 2011-01-31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동안 너무 진지하고 힘든 역할만 해서 걱정스러울정도였는데..
김명민 코믹역할이라니 휘유~~~ 다행. 안심하고 보러가야겠어요^^

그나저나 정말 순오기님 한 분 맞아요?
언제 이렇게 영화 보고 책 보고 애들 가르치고.. 와우~
감탄사가 절로 나와요.

순오기 2011-01-31 23:40   좋아요 0 | URL
김명민은 이순신에서 빛을 발했죠, 내가 충무공 후손이라 더 후한 점수를 주기도 했지만...
이젠 무거운 역 내려놓고 코믹으로 가도 좋을 거 같아요.
그동안 김명민 나온 영화 별로 성공하지 못했는데, 명탐정은 그래도 흥행이 될 거 같아 다행이랄까...^^

그러니까 제대로 하는 게 없잖아요.ㅜㅜ
영화는 봐도 2008년 후반부터 리뷰도 안 썼는데, 올해는 영화리뷰를 써야겠다 작심석달이라도 해보려고요.^^

전호인 2011-01-31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만 있으니 감상하지 말란 말은 아니겠죠.ㅋㅋ
김명민의 캐릭터 변신이 송공한 영화인 듯 느껴집니다.
탐정의 역사까지 한눈에 쫘악 들어오네요^^

순오기 2011-01-31 23:35   좋아요 0 | URL
재미만 있는 건 안 보실려고요?^^
전호인님은 한지민을 보는 맛도 좋을 거 같은데요.ㅋㅋ
영화를 보면서 내맘대로, 정약용이구나 생각하니까 더 재밌던데요.

무스탕 2011-01-31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책, 김상궁의 은밀한 매력이 얼마나 큰 역활을 하는지는 영화를 본 순오기님이나 저는 알지요. ㅎㅎㅎ

순오기 2011-01-31 23:32   좋아요 0 | URL
김상궁의 은밀한 매력은 본 사람만 알지요.ㅋㅋㅋ

라로 2011-01-31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양성보다 낫다는 생각,,,일단 언니가 평양성을 보셔야죠,,,뭐 호불호가 나뉘는 영화던데,,,암튼 '조선명탐정' 흥행은 했으면 좋겠어요..ㅎㅎ

순오기 2011-01-31 23:31   좋아요 0 | URL
평양성 보려다가 반응이 별로라서 조선명탐정을 먼저 봤어요.
평양성보다는 확실히 흥행은 될 거 같아요.^^
평양성은 아무래도 설 지나서 봐야될 듯...

소나무집 2011-02-01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웃음이 필요한 제가 꼭 봐야 할 영화 같네요.
낼 남편이랑 보러 가야겠어요.
순오기님, 설날 즐겁게 보내세요.^^

순오기 2011-02-01 17:39   좋아요 0 | URL
극장 공기가 좋아야 하는데...낄낄거리며 보기에 딱 좋아요.
아이들 없는 해방공간에서 신혼기분도 내 보시고...^^
푹 쉬고 몸조리 잘하셔요~~~~~~~

cyrus 2011-02-01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은 분들 예상대로 개봉하자마자 흥행성적 출발이 좋더군요. 앞으로의 결과를 더 지켜봐야겠지만,,
조선을 배경으로 한 사극 영화에다가 김명민이라는 흥행 보증 배우, 그리고
영화 개봉 전에 화제가 되었던 한지민 복장(?) 때문에 흥행 성적이 좋은거 같아요 ^^;;

순오기 2011-02-05 23:59   좋아요 0 | URL
우리 지역 영화관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어요.
설을 맞아 가족영화로 선택해도 좋을 영화니까요.^^

herenow 2011-02-04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만에 서재 놀러왔다가 깜딱 놀랬어요.
양철나무꾼님, 감은빛 님 등이랑 서재 스킨이 똑같아서 잠시 착각... ㅎㅎ;
오호~ 저 꽃이 바로 각시투구꽃이었군요~

순오기 2011-02-06 00:00   좋아요 0 | URL
이미지를 바꾸면서 잠시 스킨을 바꿨지만, 곧 봄맞이 스킨으로 바꿀거에요.^^
각시투구꽃~ 정말 이름을 잘 지었죠?

BRINY 2011-02-06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4개 주셨군요. 원작소설이 있다고 말하기조차 민망하게 많이 바꾼 거 같아서 망설였는데, 재밌으면 되죠~

순오기 2011-02-06 18:04   좋아요 0 | URL
원작소설은 못 봤으니 영화로만 보면 재미로는 나쁘지 않은 영화죠.^^
 
샌드위치 바꿔 먹기 -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다문화 그림책 I LOVE 그림책
라니아 알 압둘라 왕비 글, 트리샤 투사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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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다문화 그림책'으로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샌드위치를 소재로 했는데 별다섯을 줘도 아깝지 않다.^^

문화의 다름을 체감하는데 음식만큼 좋은 것도 없을 것 같다.
2007년 아이들 중학교 원어민샘 홈스테이할 때
이슬람교였던 그의 음식 문제로 난감하고 언짢았던 경험 때문에 감정이입이 됐다.
자기가 먹는 것 외에 새로운 것은 절대 먹어보려 하지 않는 그의 태도가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아서 기분 상했고, 나중엔 괘씸하기까지 했었다.
본인이 선택해서 온 한국이라면, 적어도 한국 문화를 알려는 노력은 해야 하지 않나 싶어서...

모든 이야기는 땅콩버터 잼 샌드위치로 시작되고 후무스 샌드위치로 끝난다.
후무스 샌드위치는 병아리콩 으깬 것과 기름, 마늘을 섞은 중동지방 음식이란다.

이 책은 내용도 좋지만 그림도 마음에 쏙 들었다.
큼지막하게 펼쳐진 파스텔톤 그림이
학교에서 가장 친한 셀마와 릴리의 정다움을 잘 보여준다.

셀마와 릴리의 다정한 모습은, 보는 내마음까지 환해진다.

단짝 친구와 할 수 있는 놀이에도 즐거움이 배어나온다.

점심시간의 소근소근 시끌시끌한 분위기까지 고스란히 느껴진다.
맛난 음식 냄새까지 풍겨올 거 같은...

하지만 아무리 친해도 먹는 음식은 다르다.
릴리는 땅콩버터 잼 샌드위치를, 셀마는 후무스 샌드위치를 먹었다.

릴리는 셀마의 샌드위치가 괴상해 보이고 역겹고 싫었고
셀마는 릴리의 샌드위치가 이상해 보이고 메스껍고 끔찍했다.
처음엔 말하지 않았지만 참을 수없어 그만 선을 넘어 버렸다.
"우웩, 구역질 나!"
"웩, 토할 것 같아!"
이건 정말 음식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친구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셀마는, 아침에 샌드위치를 반듯하게 자르며 미소짓던 엄마가 떠올랐고
릴리는, 샌드위치를 완벽한 삼각형으로 자르며 휘파람을 불던 아빠가 생각났다.

완벽한 단짝이었던 셀마와 릴리는 그날 오후 아무것도 함께 하지 않았다.
그림도, 그네도, 줄넘기도...

나는 이 장면에서 가슴이 아팠다. ㅠㅠ
아이들이 단짝 친구를 잃는 건, 우주를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

릴리와 셀마의 샌드위치 싸움은,
아이들이 패로 나뉘어 무례하고 모욕적인 말을 했으며 마침내 음식 싸움으로 번져버렸다.

교장실로 불려간 릴리와 셀마는 너무나 부끄러워 고개 들 수 없었고,
다음 날, 같이 점심을 먹으며 샌드위치를 바꿔 먹게 된다.
선생님이 이래라 저래라 개입하지 않고도 해결책을 찾아낸 아이들~
하나, 둘, 셋!에 친구의 샌드위치를 먹는다니 얼마나 귀여운가!
낯선 음식에 접근하는 방식도 아이들답게 사랑스럽다.^^

이 책에서 가장 따뜻하고 맘에 드는 장면이다.

친구의 샌드위치를 먹어 보고 맛있다고 인정하며 껴안는 셀마와 릴리.
어른들은 왜곡된 선입견이나 편견으로 잘못을 인정하기 어려운데
쿨하게 인정하고 화해하는 걸 보니, 역시 어른들의 스승다운 어린이 모습이다.

흐뭇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 있는 펼침 장면은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전교생의 샌드위치 파티다!


이 책은 놀랍게도 요르단의 라니아 알 압둘라 왕비가 썼는데,
유치원 다닐 때 어머니가 아침마다 후무스 샌드위치를 싸 줬고
땅콩버터 잼 샌드위치를 싸온 친구가 권해서 먹었더니 맛있었단다.
그날 얻은 교훈으로 <샌드위치 바꿔 먹기> 이야기가 나오게 됐다고 한다.

나와 다르다고 편견을 갖거나 왜곡 비방하지 않고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인성을 기르기 위한 멋진 그림책이다.

다문화를 주제로 한 수업에서
2학년 아이가 쓴 독서일기는 주제를 잘 이해한 훌륭한 일기였다.^^

이 책을 보더니 다 큰 우리 딸들은 샌드위치가 먹고 싶댄다.
아마도 아이들과 샌드위치를 만드느라 엄마가 귀찮을 수도 있다는 게 이 책의 유일한 단점일 듯...^^

이 책을 보고 우리 큰딸이 만든 이름하여 '자취생 샌드위치' ^^

요건 내가 만들었던 샌드위치로 딸이 만든 자취생 샌드위치와 재료가 조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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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1-01-30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왕족이 동화책을 쓰다니,, 엄친딸인데요 ^^
동화 속 샌드위치 바꿔 먹기처럼 다른 나라의 문화를 경험하고 존중하는 것도
유쾌하고 즐거운 분위기라면 참 좋을거 같아요. 특히 이제 막 사회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는 어린이들한테는 이런 책을 읽으면 더 좋을거 같구요 ^^
그리고 이제 막 댓글 남기면서 알았는데 서재 바탕화면이 바꼈네요.
저는 순간 양철나무꾼님 서재인줄 알았어요...^^;;
예전에는 감은빛님이 또 비슷하게해서 착각했었거든요ㅎㅎ

설 연휴 잘 보내시고 연휴 스트레스 조심하셔요 ^^

순오기 2011-01-30 23:42   좋아요 0 | URL
동화를 쓴 왕비를 엄친딸이라 하니 실감이 확 나는데요.^^

클스마스 지난지가 한참인데도 여전히 클스마스 스킨과 이미지로 설을 맞을 수는 없으니 바꿨는데,
며칠 후면 다시 바꿀거라 양철나무꾼님과 감은빛님 서재스킨이라 같은거 아는데 그냥 썼어요.^^
이미지가 너무 작아 세배하는 걸 잘 알아볼지 모르지만...
며느리 연차가 20년도 넘었고, 시어머님도 돌아가시고 형님댁에서 명절을 지내니 명절증후군은 없네요.

마녀고양이 2011-01-31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 것을 다 제외하고,
유독 샌드위치 접시만 눈에 들어옵니다. 어제 밤에 위경련을 일으켜서
먹는거 주의해야 하는 이 시점에 말이죠.... 흑흑. 언니 미워~

즐거운 명절 되셔여.

순오기 2011-02-01 17:42   좋아요 0 | URL
으윽~ 우리 애들도 샌드위치 노래부르다 재료 사러 갔어요.ㅋㅋ
위경련이라면 먹는거 조심해야겠군요. 난, 무쇠라도 소화시키는...
즐거운 명절은 세뱃돈 두둑해야 누리는 거 아닌가~~~~~ ㅋㅋ

희망찬샘 2011-02-13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포토리뷰 당선 되었다는 말씀이지요. 좋네요. 마음에 담아두었다 올 해 도서관 책 주문할 때 신청해야징~~~ 하고 생각해 봅니다.

순오기 2011-02-14 00:23   좋아요 0 | URL
예~ 책내용이 참 좋더라고요.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흡수될 수 있는 내용이죠.^^
 
난 사람을 잘 그려요 엄마 아빠와 함께 신나게 그리기 2
레이 깁슨 지음, 신형건 옮김, 아만다 발로우 그림 / 보물창고 / 2011년 2월
절판


아이들에게 환영받았던 <난 동물을 잘 그려요> 시리즈 도서다.
<난 사람을 잘 그려요>는 이미 동물을 그려본 아이들이 더 좋아했다.^^
이벤트 기간이라 책을 구매하면 스케치북이 딸려 와 즉석에서 그리기 연습을 할 수 있다.
특히 그리기에 자신없는 아이들과 부모님께도 유익한 책이다.

해마다 우리집에 김장김치를 제공하는 이웃집
1학년 와일드보이와 3학년 도도공주에게 선물했는데 정말 좋아했다.

열다섯 가지나 되는 사람의 모습을 그릴 수 있다.
하지만 책과 똑같이 그릴 필요는 없다.
어디까지나 즐기면서 그리는 게 중요하고
그림을 따라 그리면서 창의성도 쑥쑥 자라날테니까.^^

아이들은 사람 그리는 걸 좋아했다.
자기 활동을 끝낸 아이들만 따라 그릴 수 있는 특권을 주었더니 경쟁이 치열했다.^^

모든 그림은 동그라미에서 시작된다.
그리는 과정이 단계별로 번호가 붙어 있어 따라 그리기 좋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우주인도 번호를 따라 그리면 어렵지 않다.

날개 달린 천사는 여섯 번의 공정을 거치면 완성된다.
여자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그림이다.
해린이는 스케치북 한 가득 천사를 그려놓고 뿌듯해했고
뒷장에 나온 다양한 사람들의 표정을 그리는 일에도 열심이었다.

머리스타일과 포즈나 입은 옷에 따라 다양한 캐릭터로 변신한다.
남자 아이들이 즐겨 그린 일하는 사람과 카우보이, 거인과 해적은 배경도 멋지다.


이 책의 장점은 그림을 그리는 것도 배우지만 사람이 하는 일과 직업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스쿠버 다이버, 김연아 때문에 잘 알게 된 피겨스케이팅
겨울에 즐기는 스키도 좋아하고, 낙하산 부대원을 부러워하는 녀석들도 많았다

4학년 찬혁이는 그림을 좋아해서 등장하는 것들을 모두 그리고 싶어했다.
학교에서 그리다 집에 갈 시간이 되면 빌려가고 싶어해서
하루에 두명씩 <난 사람을 잘 그려요>와 <난 동물을 잘 그려요>를 빌려주었다.
다음에 빌려 갈 차례를 줄줄이 기다리는 아이들과 엄마한테 사달라고 한다는 아이도 있다.

아시안컵 축구 한.일전을 치룬 다음날에 아이들은 축구하는 그림도 많이 그렸다.

동그라미에서 조금 변화를 주면 완전히 사람이 달라진다.
아이들은 몸이 없고 얼굴만 나온 얼굴표정을 제일 만만히 여겼고,
말과 기수를 그리기가 제일 어렵다고 했다.

자신이 그린 말과 기수를 보며 내심 뿌듯해하는 아이들 표정을 지켜보는 것도 즐거웠다.

엄마와 아빠도 아이와 함께 그리기 연습을 하면 좋다.
아이가 뭔가 그려달라고 할 때나, 이야기를 들려줄 때 쓱쓱싹싹 그려서 하면
엄마 아빠는 뭐든지 잘한다고 믿는 아이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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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11-01-29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보관함에 담아야겠어요. ^^

순오기 2011-01-30 15:58   좋아요 0 | URL
그리기 좋아하는 슬이에겐 맞춤일 듯 싶네요.^^

희망찬샘 2011-01-30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정말 좋아 할 책이네요. 우리 아이들도 어쩔 줄 몰라하겠어요.

순오기 2011-01-30 15:58   좋아요 0 | URL
희망이랑 찬이도 좋아할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