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 러브 메타포 8
엘렌 위트링거 지음, 김율희 옮김 / 메타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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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포의 여덟번째 책이다. 메타포 시리즈가 청소년 성장을 다양한 소재로 접근하는 게 놀랍다. 10대를 둔 엄마지만 책마다 확연히 다른 성장통을 따라잡기가 버겁다. 비만소녀의 정체성 찾기였던 ’뚱보 생활지침서’와 자해로 마음의 상처를 다스리던 ’컷’, 내면의 악마성을 성찰하는 ’엔젤엔젤엔젤’, 미혼모의 익명출산을 소재로 한 ’버린 아이’ 등, 어느 것 하나 편한 독서를 하기엔 소재가 무거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에서 놓지 못한 끌림은 무엇일까? 외국 청소년 이야기라 우리 문화와 다른 이질감도 있지만, 보편적인 십대들의 정서와 성장통을 엿보는 은밀함에 끌렸던 듯하다.^^

’하드 러브’라는 제목 만큼이나 힘든 사랑을 하는 지오와 마리솔, 쉽고 편하게 받아들이면 안 될까? 자신이 게이거나 레즈비언인지 명확히 알 수 있는 건 무얼까? 이성에게 끌리지 않는다고 단정지을 수 없는 것 아닐까? 아직 마음에 열정을 일으킬 상대를 만나지 못했을 뿐이라고 믿고 싶은데... 그것만은 아닌가 보다. 우리집에 있었던 원어민 강사를 봐도 게이라고 알기 전에도 뭔지 모르게 다른 구석이 많아 아이들이 몇 주만에 눈치를 챘으니 말이다.

1인 잡지 ’탈출속도’를 만드는 마리솔과 ’바나나피시’를 만드는 지오는 성장기부터 사랑에 대한 믿음을 갖지 못했다. 태어나서 버려졌던 마리솔은 입양가정에서 남부러울 것 없지만, 양부모의 사랑을 감시처럼 느끼고 레즈비언 연인에게 버림받은 후 누군가에게 또 버려질까봐 두려움을 갖는다. 10살 때 부모의 이혼을 겪은 지오는, 아버지에겐 원망이나 미움조차 없고 스스로 감정결핍이라 단정하며 자신을 가두어 버린다. 남편에 대한 불신으로 아빠를 닮은 지오에게 사랑을 표현하거나 피부 접촉을 꺼리는 엄마를 보며 섬뜩함을 느꼈다. 주말마다 형식상 함께 보낸 아빠와도 애틋한 부자사랑은 커녕 소통조차 막힌다. 역시 사랑받은 사람이 사랑할 수 있다는 말을 확인하듯 지오와 마리솔이 안타까웠다.

상처를 갖고 있는 지오와 마리솔은 서로 마음을 열어가지만, 친구 이상의 감정을 용납하지 않는 마리솔을 사랑하게 된 지오는 혼란스럽다. 마법의 언어를 찾아 자신을 진솔하게 표현하려는 그들은 글과 대화로는 소통하지만, 그 이상은 어려운 관계일까? 그들은 댄스파티 이후 위기를 겪지만, 1인 잡지인들의 모임에 갔다가 드디어 탈출을 결심한다. 아니 지오와 마리솔은 이미 그 모임에 가기 전 자신의 울타리를 벗어날 탈출구를 발견했기에, 부모에게 말하지 않고 조용히 떠난다.

이 책에 거론된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홀든이 거짓없는 세상을 꿈꾸며 위선적인 어른들을 못견뎌 한 것처럼, 마리솔은 알 수없는 생모에게 보내지 못할 편지를 쓰고, 지오는 엄마와 아빠에게 차마 할 수 없었던 속마음을 편지로 보낸다. 지오는 떠나려고 작정했지만 다이애나가 지오를 위해 부른 ’힘든 사랑’이란 노래를 들으며, 엄마도 힘든 사랑으로 상처 받았음을 비로소 깨닫는다. 엄마는 지오가 떠난 후 편지를 통해 자신이 좋은 엄마가 아니었음을 알고, 소통의 실마리와 관계회복의 가능성을 열어 보인다. 부모들은 자녀의 이해를 바랄때는 성큼 커버린 어른처럼 대하는 경향이 있다. 존(지오)의 엄마 아빠도 그랬다. 하지만 존은 아빠의 자유분방함도 엄마의 새남자인 엘 아저씨도 결국은 이해하지 않을까?

1인 잡지의 글은 다른 필체로 쓰여져 구별하기 좋았고, 오히려 말보다는 글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는 그들이 부러웠다. 무엇을 통해서든 자신을 털어내야 견딜 수 있지 않을까? 그들이 잡지에 쓰는 글이나 하나뿐인 친구에게 털어놓는 진실은 오히려 그들이 버티는 힘이 된다. 우리가 인터넷에 글을 쓰고 댓글로 소통하는 것이 변형된 1인 잡지의 기능이고 역할이라 생각됐다. 지오와 마리솔은 그 사랑을 통해 자신을 극복하고 세상을 향해 성큼 발을 딛는다. 독자는 비로소 어둡거나 무겁지 않아도 편치 않았던 이들의 통과의례에 동참하며 안도의 숨을 내쉬게 된다. 힘든 사랑을 겪은 이들이 햇살 눈부신 아름다운 인생을 살아가길 바란다. 우리 쉽게 사랑할 순 없는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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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IN 2008-07-19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책 한 권 읽기가 너무 힘들어요. ㅜ_ㅡ
그나마 읽고 있는 책도 집중이 안될 때가 많다는..휴~ 언제쯤 다시 여유가 생길지.^^;

순오기 2008-07-19 17:17   좋아요 0 | URL
일이 바쁜가 보죠? 맛난거 먹으면서 무더위 잘 버티셔요, 지구의 더위가 요즘 장난 아니거든요~^^ 날이 더워서 독서도 집중하기 힘들어요. 휴~ 어여 시원해졌으면...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반양장) 사계절 1318 문고 2
로버트 뉴턴 펙 지음, 김옥수 옮김 / 사계절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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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중학교 학부모 독서회의 7월 토론도서였다. 사계절출판사를 응원하느라 추천한 책이었는데 역시 세간의 평가에 어긋나지 않는 감동이었다. 말없는 중3 아들녀석에게 답을 들으려면 몇 단계의 질문을 거쳐야 되는 상황이라, 밋밋한 듯 펼쳐지는 책 속 부자간의 대화에 특별히 주목했다. 이런 대화를 나누며 인생철학과 삶의 진지함을 전하는 아버지가 부러웠고 존경스러웠다. 미국의 경제공항기를 배경으로 한 작가의 자전적 성장소설로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잔잔하게 전한다.

입은 옷을 놀려대는 녀석에게 제대로 대거리도 못하고 학교를 도망쳐 나온 열두살 로버트. 송아지를 낳으려는 암소(행주치마)를 돕기 위해 자기 바지를 벗어 송아지 목에 묶고 한쪽은 나무에 묶을 줄 아는 지혜로운 녀석에게 반했다. 열세 살에 이런 판단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건 삶의 현장에서 저절로 습득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도입부가 강렬했기 때문인지 이후의 잔잔한 일상이 밍밍해서 재미없었다는 회원도 있었지만, 책을 다 읽고 덮으면서 밀려온 감동은 이 책이 꾸준히 사랑받고 좋은 책으로 꼽히는 이유를 알 것 같다는 반응이었다.

셰이커 교도의 종교적 지침에 따라 절제된 삶을 사는 아버지가 때론 불만이지만, 강압이 아니라 조곤조곤 부자간의 대화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좋았다. 웃지 못할 상황에서도 웃게 만드는 그들의 대화는 잔잔한 감동을 주는 이 책의 백미다. 그들의 대화 장면마다 밑줄 그어 놓고 다시 들여다 보며 부러움이 일어났다. 이런 대화는 어느 날 갑자기 "우리 대화 좀 하자"라고 해서 만들어지는 상황이 아니기에 오랜 기간 몸에 배인 그들의 사랑법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 그 지독한 가시가 모두 제 몸 속으로 파고들어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옆구리로 빠져나오는 것 같아요. 고통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영혼이라도 팔겠어요."
"네 영혼도 네 몸처럼 그렇게 형편 없다면 팔아도 얼마 받지 못할 것 같구나." (22쪽)

"왜 투표를 할 수 없어요? 셰이커 교인이기 때문인가요?"
"아니, 글을 읽을 줄 모르기 때문이야. 그런 걸 못 하면 사람들은 머리가 비었다고 생각한단다. 아무리 다른 걸 다 잘해도 말이다." (48쪽)

"너와 나 우리 모두는 검소하게 살아야 하는 기독교인이야. 우리는 셰이커 교본대로 살고 있잖니. 속세에 찌든 사람들이 아니라고. 그래서 세속적인 갈망이나 욕심 때문에 고통받지 않아. 그런 것 때문에 속상하진 않단다. 나는 부자야. 가난한 건 그 사람들이지."(49쪽)

"아빠, 노을지는 하늘보다 멋있는 색은 없는 것 같아요. 나는 노을이 너무나 좋아요. 아빠는 어때요?"
"하늘은 바라보기에 참 좋은 곳이야. 그리고 돌아가기에도 좋은 곳이라는 느낌이 들어."(86쪽)

 
   

 아버지는 글도 읽을 줄 모르며 돼지를 잡고 농사 짓는 농부였지만, 일상에서 늘 대화를 나누며 농사일도 가르치고 스스로 판단하고 처신할 수 있도록 가르친다. 그 아버지가 병이 나서 하늘로 돌아가기 전, 열세 살이 된 아들에게 늙은 엄마와 이모를 책임지도록 정신을 다져주는 장면은 눈물났다. 아버지가 떠나면 성큼 어른이 되어야 할 로버트는 이미 준비가 된 어른이었다.

헛간에서 주무시다 혼자 돌아가신 아버지, 아들은 아버지가 편안히 안식하도록 덤덤히 장례를 치룬다. 아주 어른스럽게... 그때 장례식장에 모인 이웃들과 돼지잡는 아버지의 동료들을 보면서, 비로소 아버지가 말씀하시던 부자의 의미를 발견한다. 아빠를 존경하고 존중하기 때문에 찾아온 사람들을 보고 아버지는 당신 말씀처럼 많은 것을 가진 분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날은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이란 것도...

이 책에서 눈물샘을 자극해 울컥하는 장면이 몇 군데 있었다. 그중에서 암소의 출산을 도와주고 옆집 아저씨에게 받았던 돼지, 핑키가 새끼를 낳을 수없고 겨울을 날 사냥감도 잡지 못해서 핑키를 잡아야 했을 때... 어른스럽게 상황을 받아들인 아들이 고마운 아버지는 피묻은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으며 눈물을 닦아 준다. 아들은 모든 걸 말해주는 아빠의 울퉁불퉁한 손에 입맞춘다. 설사 나를 죽이는 일이 있다 하더라도 아빠를 용서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면서... 아빠는 다른 한 손을 들어 소매로 두눈을 훔쳤고, 아들은 아빠가 우는 모습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것이다. 눈물이 나야 좋은 책이라는 개인적인 기준에 비추어 봐도 이 책은 역시 좋은 책이다.

독서회원들이 다 중학생 엄마였기에 자녀들과의 소통문제와, 우리가 애들을 너무 곱게 키우는 게 아닐까 돌아보게 한 책이다. 또한 아무리 씻어도 돼지냄새가 가시지 않아 아내에게 미안해 했을 때, 그 아내가 성실하게 노동한 냄새니까 챙피하게 여기지 말라고 대답하는 것을 보며, 현장에서 새까맣게 탄 남편의 얼굴을 부끄러워했던 고백을 털어 놓은 회원도 있었다. 또한 아버지와의 추억을 얘기하며, 우리도 이 다음 우리 애들이 부모님과 함께 한 세월이 행복했었노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 우리들의 숙제로 남았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늙은 어머니와 이모를 모시고 가장으로 살아가는 로버트의 성장이 펼쳐지는 후편 '하늘 어딘가에 우리 집을 묻던 날'이 궁금해져서 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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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7-18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난 리뷰를 보고도 울컥해서 눈물이 났는데 책을 보면 더 감동 받겠죠? 마음이 끌리는 책이에요.

순오기 2008-07-18 20:15   좋아요 0 | URL
아웅~ 학교 가기 전 부랴부랴 쓰고 갔더니 오타가 많았어요~ 수정완료!^^
잔잔한 감동이 밀려오는 책이었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엄마와 이모를 부양하는 후편도 있던데 봐야 겠어요.

세실 2008-07-18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부자간의 대화에 뭉클해집니다. 참 멋진 가족이네요.

순오기 2008-07-18 20:16   좋아요 0 | URL
부자간의 대화도 엄마와의 대화도 유머와 감동이 있어요.^^
말없는 남편과 아들이랑 사니까 더 부러웠는지도 몰라요.ㅎㅎㅎ

bookJourney 2008-07-18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모가 가르쳐야 하는 것이 이런 것들이겠지요 ...

순오기 2008-07-18 21:57   좋아요 0 | URL
우리도 그런 이야기를 나눴어요.
공부 잘해라~~~ 돈이 최고다~ 가 아닌 사람이 사람답도록 가르치고 본을 보이는 것...우리가 해야할 일이지요.
 
네가 하늘이다 푸른도서관 23
이윤희 지음 / 푸른책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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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도 '작가의 말'에서 밝히고 있지만, 우리 큰딸도 고등학생때 역사를 배우면 배울수록 화가 나고 부끄럽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었다. 나도 그런 생각을 많이 했었기에 딱히 설득할 말이 없었다. 하지만 스스로 우리 역사를 부끄러워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으로 몇 마디 했었다. 엄마도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사실은 일제에 의한 식민사관으로 우리 역사가 많이 왜곡되었고 아직도 고쳐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똑같은 일도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역사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앞으로 역사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일이 우리가 해야할 몫이지 않겠느냐는 정도로.

우리가 역사를 배우며 부끄럽고 화나는 이유는 바로 위정자로 대변되는, 임금과 중신들 혹은 지도자들의 잘못 때문이다. 모두가 그렇진 않았지만 대부분 임금이나 중신들도 자신의 권력과 부를 쌓거나 자리 지키기기에 급급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또한 오늘날의 지도자들도 한치 다름없이 자신의 부와 권력을 위해 부정과 비리도 서슴치 않는 것을 지켜보며 입맛 씁쓸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지금도 이런 지도자들이 대한민국을 좌지우지 한다는 게 화가 나고 부끄럽다. 우리 이제는 부끄러운 역사를 그만 써야 하지 않을까?

613쪽이나 되는 동학혁명을 다룬 역사소설 <네가 하늘이다>를 읽으며, 이젠 우리 역사를 그만 부끄러워하자고 생각했다. 그때의 위정자나 양반들과 지금 지도자들의 행태가 부끄러울 뿐이지, 우리 역사를 부끄러워 하지는 말자. 피지배계층으로 역사의 한 축을 담당한 우리 민중의 삶은 결코 부끄럽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초등고학년만 되어도 역사를 배우며 국난이 닥칠때마다 민초들이 떨쳐 일어났음을 수없이 보아 왔다. 임금은 피난가기 바빠도 백성들은 적과 맞서 싸우며 죽어갔음을 우리는 안다. 오늘날도 이와 다르지 않다. 국회의원들이 제 밥그릇 챙기느라 싸움질이고, 판검사들이 이권에 개입하고 권력의 시녀가 되는 꼬라지를 수없이 본다. 고소영 강부자 내각으로 불린 이명박정부가 추진하려는 정책이 진정 누구를 위한 것인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놓고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그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는 삼척동자도 알 만큼 되었다.

양반인 지주와 관리들에게 착취만 당하던 백성들이 우리도 사람답게 살자고 떨쳐 일어났던 동학농민운동은 바로 전쟁이었고 혁명이었다. 전봉준을 훈장님으로 모셨던 몰락한 양반자제 열한 살 은강이를 필두로 머슴인 솔부엉이, 가난한 끝돌이네와 백정의 자식인 막동이, 전봉준의 휘하에서 역할을 담당했던 농민군 갑수등은 부끄럽지 않은 우리 백성이다. 그들은 비록 힘이 없었지만 사람의 도리가 무엇인지 아는 '하늘같은 백성'들이었다. 그들은 수없이 속고 속으면서도 양반네들이 하는 말을 믿었고 관리들의 말을 믿고 싶었던 순박한 백성이었다.

그러나, 양반네들은 자신의 안위를 위해 외세를 끌여 들여 농민군을 막고자 했고, 결국은 나라를 위험에 빠뜨리고 말아먹었다. 그들은 그 속에서 자신의 안위를 꾀했을지라도 백성들은 그 나라를지키고자 수없이 목숨을 바쳤다. 승산없는 싸움에 끝도 없이 달려들며, 한 술 뜨신 밥을 원했던 소박한 농민의 꿈을 기꺼이 내놓았다. 우리 부끄러워 말자, 동학군으로 불린 민초들의 정신이 살아서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이 있었고 4.19 혁명과 5월 광주로 이어졌으며, 60일이 넘도록 전국을 밝히는 촛불로 타오르고 있음을 우리는 알지 않는가!

"어째서 이 나라의 벼슬아치들은, 양반들은, 이렇게 짐승보다 못한 짓을 하는 겁니까? 어째서요? 모두 미쳤나요? 한꺼번에?" 라는 은강이의 물음에 훈장이신 전봉준은 이렇게 답한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없다는 것은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런 세상은 바뀌어야만 해, "

114년 전, 1894년에 있었던 이 질문과 답변은 오늘날에도 적용되는 말이다. 왜 이렇게 세상은 더디게 발전하는 것일까? 사람답게 살고자 목숨을 바쳤던 그들의 꿈은 아직도 이루기엔 멀고 먼 것일까?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은강이가 자신에게 품었던 생각을 우리도 하면서, 스스로 하늘인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르게 산다면 우리는 다른 역사를 써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우리 역사에 부끄럽고 화가 나는 청소년들이 읽으면, 조금은 당당하고 떳떳해지지 않을까? 1999년에 출판되었던 책이지만, 두 권의 책을 하나로 묶어 푸른책들에서 재출간 했다. 613쪽이란 방대한 분량에 미리 겁낼 필요는 없다. 간결한 문체와 대화글이 많아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고 술술 잘 넘어간다. 마치 고부군수 조병갑의 폭정에 항거한 단순 농민운동으로 배웠거나 실패한 농민전쟁으로 알았다면, 전국을 휩쓸었던 동학농민전쟁의 의미를 새겨 '동학혁명'으로 자리매김하는 독서로 추천할 만하다. 또한 동학군의 잔당(?)이라 불렸던 그들이 일제강점기의 독립군으로 활동했음을 조정래의 '아리랑'에서도 증언하고 있다. 이 책도 아리랑 같은 대하소설로 쓴다면 많은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충분히 살아날 것이라 아쉬움이 남지만, 청소년이 동학혁명을 이해하는 역사소설로는 제몫을 해낸다. 우리 스스로 역사를 바로 알고 부끄러워하지 않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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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8-07-12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국사교육 강화'에 절대적으로 반대하는 사람인데요... 왜냐면, 역사는 다양한 문학, 역사, 기행, 방송 등을 통해서 배우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큰 반대의 이유는 한국의 <국사교과서>는 친일파들이 만든 쪽바리의 시선이 가득한 책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국의 <국사>교과서에는 부끄러운 근현대사가 쏙 빠져 있어서, 온통 조선시대 뿐이기 때문이죠. 요즘 책들이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아직 해방 공간의 가능성 같은 걸 제대로 실은 책이 부족하죠.

순오기 2008-07-12 11:18   좋아요 0 | URL
특히 우리 딸은, 그 적은 분량의 근현대사를 배우면서 엄청 쪽팔린다고 투덜거렸어요.ㅜㅜ 국사교사들이 만든 책이 교재로 채택되면 더 좋을 텐데 말이죠.
저도 교과서로 배운 역사보다는 문학과 방송으로 배운 역사가 더 의미깊게 새겨졌어요. 그래서 역사소설을 좋아하고 예전엔 역사스페셜을 요즘은 한국사전을 즐겨 봅니다.

뽀송이 2008-07-12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수능?부터는 한국근현대사가 포함된다고 하던데 얼마나 제대로 된 내용일지...
아님 이번 국사 교과서부터 근현대사가 포함 된다고 했던가??
그나저나 저도 이 책 읽느라 고생했어요.^^;;
한 권에 많은 이야기와 캐릭터를 담으려고 하다보니 다소 산만하고 깊이감이 없긴 했지만 이것 또한 작가의 역사사랑하는 마음의 표현이기에... 그나저나 읽는 내내 요즘의 촛불시위를 보는 듯 해서 답답했어요.ㅠ.ㅠ

순오기 2008-07-12 12:07   좋아요 0 | URL
수능 사탐영역이 많은데 그중에서 네개를 선택하는걸로 알아요. 학교마다 채택한 교과서가 다르니까 본인이 자신있는 영역도 학교에서 배우지 않으면 선택을 망설이더군요~ 우리딸은 세계사 관심있었는데 못했어요.ㅜㅜ
윤리, 국사, 근현대사, 사회문화, 정치경제, 법과 사회, 한국지리, 세계지리, 세계사....줄줄이 있었던거 같아요.
우리딸은 윤리, 국사, 사회문화, 근현대사를 선택했던거 같고...
나도 이거 읽는데 꼬박 일주일 걸렸어요. 중간에 다른 책도 보긴 했지만... 확 달라진 결과를 못 본다는 의미에선 촛불시위나 동학혁명이나 그렇죠....

글샘 2008-07-12 15:46   좋아요 0 | URL
동학 혁명의 끝은... 3만의 백의를 입은 죽창들이 1천의 왜놈들 신식 장총에 몰살당하는 것이죠. 외세에 빌붙은 정권이란... ㅅㅂ 왜 외세에 빌붙은 정권들은 국민을 향해서 총구를 돌리는 거냐구욧. 그렇게 권력 지키는 게 중요한가? 작금의 저 푸들 녀석도 어느 외세에 졸라 빌붙는 중이죠. ㅠㅜ
수능에 한국근현대사가 들어간 것은 2004년 가을부터입니다. 선택과목으로 들어가서 제법 많은 현대사가 실려있긴 하지만, 역시나... 여운형이나 해방공간의 이야기들이 부족한 것은 어쩔 수 없더라구요.

순오기 2008-07-13 03:09   좋아요 0 | URL
그렇게 민중들이 일본놈들의 총부리에 죽어갔음을 이 책에서도 기술하고 있답니다. 힘없는 반도국가의 생존전략이었을까요? 외세에 빌붙는 것도 현재 진행형이고...
근현대사 배우며 엄청 화나고 속상해했어요.ㅜㅜ 해방공간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 추가되겠죠.

마노아 2008-07-14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뉴라이트 똘아이들은 우리 근현대사 교과서가 좌편향적이라고 거품 물잖아요. 잘못한 건 잘못했다고 가르쳐야 마땅한 건데 전부 포장을 하다 보니 건국의 아버지 이승만과 성장의 아버지 박정희가 나오죠. 뉴라이트 교과서에 나중에 2메가는 뭐라고 실릴까요?

순오기 2008-07-14 09:04   좋아요 0 | URL
내가 중고등때는 저렇게 배웠어요. 건국의 아버지라고...ㅜㅜ
다행히 덕수이씨 역사 선생님을 만난 덕에 제가 좀 눈을 떴지요~
선생님들의 역사관이 교과서보다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 이유랍니다.
2메가~ 지들끼리 영웅을 만들든 경제대통령을 만들든 하겠죠~~~~똘아이들!
 
우리와 안녕하려면 - 하이타니 겐지로 단편집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츠보야 레이코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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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6일부터 3박 4일의 '일본 문학 기행'을 앞두고 하이타니 겐지로의 작품을 다시 읽고 있다. 문학기행 일정에서 이 책에 그림을 그린 츠보야 레이코 선생을 만날 수 있다. 그때 책을 가져 가면 싸인도 해준다니 이 책을 싸들고 가리라 맘 먹는다. 츠보야 레이코 선생은 거의 모든 하이타니 선생의 작품에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이 책은 단편 하나에 7~8개의 삽화가 있는데, 그림이 크지는 않아도 한 면을 차지하고 있다. 보통의 단편에 비해 그림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그만큼 그림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이해됐다.  

여기 수록된 단편들은, 하이타니 선생이 장편에서 애기한 것들을 한 부분씩 떼어 보는 느낌이다. 재일 조선인과 오키나와 문제, 장애아에 대한 편견 등 독자들이 마음의 눈으로 보고 귀기울여야 함을 조용조용 얘기한다. 마치 하이타니 선생의 음성을 듣는 것처럼 잔잔한 감동이 있다. 역시 하이타니 선생은 상냥함과 친절함으로 당신의 인생관을 작품에 풀어 놓는다. 작가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다섯 편 모두 하이타니 선생의 체험이 짙게 반영되었다고 한다. 또한 우리나라 경주를 여행할 때 30여년 동안 단 한번도 일본말로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한국인의 말을 들으며, 일본과 일본인에 대한 저항이 얼마나 깊었는지 알게 된다.

하이타니 선생의 장편을 읽기 전에 청소년들이 먼저 단편으로 만나면 좋을 것 같다. 한편 한편에 배어나오는 작가의 삶과 철학을 음미하고, 장편에서 어떻게 펼쳐지는지 헤아려 보는 것도 독서의 즐거움을 더할 것 같다. 두번째 이야기 '손'에서 '너희가 나를 사랑한다면 오키나와에 대해 공부해다오.'라고 당부하는 선생님이 나온다. 그 선생님의 당부는 바로 하이타니 겐지로의 당부다. 우리가 누구를 사랑한다면 그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싶어하듯이 자연이나 사람, 역사적인 사건에 대해서도 애정을 갖는다면 더 알고 싶어질 것이다. 이 책의 단편들은 우리에게 그런 사랑의 마음을 더하게 한다. 그 대상이 누구이든지 간에 사랑의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사랑하게 된다는 최재천 선생의 말이 겹쳐진다.

국가를 초월해서 소외된 자들에 대한 사랑과 이해, 역사에 묻혀진 진실을 알기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짐작되는 독서였다. 짧은 이야기지만 독자에게 주는 울림은 조용하면서도 결코 작지 않았다. 일본여행을 앞두고 있는 내게 이 책을 선물한 님의 마음도, 책과 같이 조용히 내 마음으로 들어와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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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꼬 2008-07-08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구두구두구. 근 라이 다가오고 있군요. 문학 기행 가실 날이. 부러워서 몸부림..

순오기 2008-07-08 11:38   좋아요 0 | URL
두구두구두구~ 그날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어서 떨려요.^^
몸부림 치는 네꼬님을 주머니에 담아갈 수 있다면 좋겠당!ㅋㅎㅎ

네꼬 2008-07-10 18:33   좋아요 0 | URL
나 좀 보세요, 나 되게 웃긴다요. "근 라이"가 뭐야, "근 라이"가. "그날이" 그래야지. 하하하. 나 이날은 술도 안 먹었는데, 왜 그랬지? 그래도 알아 들으신 순오기님, 용하셔요. 하하하하하.(부끄러워서 크게 웃음.)

순오기 2008-07-10 18:51   좋아요 0 | URL
두구두구~ 우리 말이 저렇게 지맘대로 연음되잖아요~~ㅋㅎㅎㅎ
근 라이 다가오고 있어요~~ㅋㅋㅋ

마노아 2008-07-08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정말 다가오고 있군요. 그 날이! 저도 막 두근거려요. 아, 너무 좋겠어요^^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사랑하게 된다는 말이 가슴에 박혀요.
그런 의미에서 전 순오기님을 알고나서부터 사랑에 빠졌어요.(>_<)

순오기 2008-07-08 18:18   좋아요 0 | URL
이름까지 넣었다가~ 방금 전 이름을 뺏어요. 우린 그래도 충분히 통하니까요! ^^

bookJourney 2008-07-10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읽어봐야지~ 하고 찜해놓은 책 중 하나에요. 순오기님 리뷰 보니까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어요~ ^^
문학 기행 준비는 잘 되어가시죠?

순오기 2008-07-11 10:06   좋아요 0 | URL
단편은 작가의 생각을 집약해서 보여주기에 짧아도 깊이는 만만치 않은 것 같아요. 저도 이거 올리고 나서 다른 분이 쓴 글을 보았는데, 그분은 두번 읽고 썼다는데 굉장한 깊이가 있더라고요. 나도 다시 봐야겠구나 생각했어요.
다섯 편 모두 상처를 있는대로 보여주고 진실로 그 상처를 '위무'한다는 해석이었는데...주소 옮기니까 한번 보셔요. 내공이 있는 분의 리뷰라 깊이가 다르더군요.^^ http://blog.yes24.com/document/1010490
 
대한민국 원주민
최규석 지음 / 창비 / 2008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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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만화가 최규석이 사람을 울린다. 자기 얘기를 풀어냈는데, 그게 바로 내 얘기고 우리 시대 이웃집 얘기가 된다. 마치 내 앨범을 펼쳐 빛바랜 사진으로 추억을 더듬는 듯하다. 만화의 색감이 빛바랜 사진처럼 강렬하지 않고, 캐릭터의 표정과 절제된 대사로 슬픔과 기쁨을 고스란히 전한다. 따뜻한 시선과 솔직한 감정으로 독자를 울리고 웃길 줄 아는 최규석, 사진 보니 꽃미남이던데 완소남으로 다가온다. 아~~ 이사람, 내 맘대로 동생 삼아야겠다.^^ 책에서 보니까 누나가 넷이던데, 나이로는 내가 제일 위 누나가 될 것 같다. ㅋㅋ

내가 광주댁으로 산지 20년, 유일하게 나를 '당진댁'으로 부르는 지인이 있다. 내가 충청도 시골에서 못 먹고 못 살았던 이야기 - 그때 먹었던 보리밥에 질려 지금도 보리쌀 넣어 밥하는 게 싫고 내 돈 주고 절대 보리밥 안 사먹으며, 74년에 인천으로 이사왔는데 그해 8월 15일 육영수여사가 총탄에 돌아가신 날 내 고향에 전기가 들어왔다 - 를 했더니, 그렇게 살았던게 억울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때 우리집만 혹은 나 혼자만 그렇게 산게 아니고, 다들 그렇게 살았으니까 억울할 것도 부끄러울 것도 없었다고 대답했다. 그는 호탕하게 웃으며 그런 긍정의 마인드가 오늘의 순오기를 있게 했다며, 그때부터 내 고향을 따와 '당진댁'이라 부른다.

최규석의 '대한민국 원주민'을 보면 정말 우리집 상황과 비슷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같은 세대를 살면서 다른 시대를 살았다는 말에 공감하는 이유다. 77년생이니 나보다 엄청 늦었는데도, 그가 살아온 시대는 나보다 훨씬 이전의 시대를 살아온 듯하다. 내 고향보다 더 시골이었거나 더 가난했기 때문일까? 7~80년대 현대사의 한 귀퉁이에서 밀려난 원주민의 삶이 리얼하다. 그의 큰누나가 동생들은 도시락을 싸주고 본인은 수돗물로 배를 채우는 장면이 나오는데, 우린 먹을게 없어 배를 곯지는 않았다. 하지만, 74년 인천으로 와서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지는 바람에 참 힘겹게 살았다. 가장의 짐을 져야 했던 엄마는 생선다라를 이고 나섰고, 생선이나 새우젓을 팔아 이문이 너무 많으면 가슴이 벌렁거렸던 우리 엄마, 최규석의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그래서, 난 이 책을 보며 또 울었다.

이 책엔 가슴 찡하고 코가 먹먹할 이야기가 많지만, 다섯번째 이야기 '25년 만의 손님'을 보면서 나는, 그만 최규석에게 손들고 항복했다. 2페이지 17컷의 만화로 나를 압도한 사람, 그 장면을 여기에 옮긴다.



어느 날 새벽 불쑥 달려든 25년 전, 다섯 살 소년이었던 자신을 안고 울었던 사람 최규석. 분명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일거라 믿는다. 이 만화의 특징은 자신과 가족이 시대에 동참하지 못하고 원주민으로 밀려나 살아왔던 시절을 얘기하면서, 현재의 상황을 등장시켜 연결고리를 갖게 한다. 그래서, '우리가 옛날엔 이렇게 살았었다.'로 끝나지 않기에 더 깊은 울림이 있다. 마음에 울림을 주는 만화, 눈가에 따스한 눈물샘을 자극하는 이 사람이 좋다.

어머니 아버지의 입을 빌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현대사를 관통하는 가족이야기로 우리 시대를 진단한다 볼 수 있다. 자본주의에 밀려 주류에 편입되지 못하고 대한민국 원주민으로 살아온 최규석 가족이 살았던 시대에 공감하고 이해하며, 가족에게 쌓인 앙금이나 사회와 등진게 있다면 개인적인 화해를 시도하는 것도 독자의 몫이라 생각된다. 한국전쟁 이후 다들 먹고 살기 힘들었던 시절이나, 물질만능이 된 지금이나 없는 사람에겐 별반 나아진게 없는 것 같다. 있는 자는 풍족하게 누리고, 없는 자는 주리는 게 당연시되는 각박한 이땅에 그래도 따뜻한 가슴을 가진 젊은이가 있다는 게 행복하다. 이 책을 보며 공감하는 독자들이 있고, 광장에 꺼질 줄 모르는 촛불이 있음을 우리는 희망으로 새긴다. 오늘도 대한민국에서 원주민으로 등떠밀리는 그들과 함께 살아야 할, 우리들의 대한민국을 위해 촛불을 든 만화로 자리매김 해본다. 그래서, 난 '대한민국 원주민'도 최규석도 다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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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한민국 원주민 - 최규석
    from make it better 2008-07-25 19:35 
    페이지를 넘기는 것이 아까웠다. 마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줄어드는 양을 아쉬워하는 것처럼. 한가족의 역사와 우리나라의 역사·사회 변화를맛있게 버무렸다. 어머니와 아버지를 통해 들은 옛 시절 이야기가 나보다 두 살 많은 작가 형님의 생활이었다는 것이 놀라웠다. 한 번 펴면 술술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우리나라의 역사, 가족,사회변화 등 생
  2. 따끈따끈한 책 100도씨~ 최규석을 만나다!
    from 엄마는 독서중 2009-06-08 15:54 
    6월 6일 친정엄마 생신쇠러 갔다가 최규석 작가를 만나고 왔으니 순오기 땡잡았어요.^^ 대한민국 원주민을 보고 필이 꽂혀 자칭 큰누나를 자처했는데, 최규석 작가가 사는 가까운 곳이 친정이라했더니 올라오면 연락하라는 접대성(?)멘트를 남겼었다. 그걸 기억한 우리딸이 이번에 만나냐고 하기에 모과넷에 상경한다는 글을 남겼더니 6일 밤 8시 42분 '최규석입니다~~ '라는 문자가 날라왔다. 9시15분 뒤늦게 발견하고 전화통화로 다음날 1시에
 
 
마노아 2008-07-02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참, 둘리를 사놓고 못 읽어서 이 책은 좀 더 뒤에 사야지 했는데 담번 주문 때 같이 해야겠어요. 리뷰 보고서도 눈물 그렁그렁인데 직접 보면 통곡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어요. 땡스투도 미리 해야겠습니다.^^

순오기 2008-07-03 03:09   좋아요 0 | URL
원주민 읽고 며칠 지나서 썼어요~ 덕분에 감정을 좀 누그러 뜨릴 수 있었달까?
사이시옷 마지막에 '창'이란 제목으로 군부대 병영의 인권을 얘기했는데, 그땐 미처 알아보지 못했거든요. 젊은 사람들이 '최규석'을 왜 좋아하는지 이해됐어요. 최규석 보석같은 젊은이에요!^^

bookJourney 2008-07-02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7년생이 그린 거라니 믿기질 않아요.
저는 리뷰 보고도 울어서 ... 책은 못볼 것 같아요. ;;

순오기 2008-07-03 03:11   좋아요 0 | URL
그렇죠? 77년생이 겪은 세상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기막힌 현실이더군요.
리뷰에 내 얘기를 더 많이 썼다가~~~ 많이 잘라냈어요.
우리 아들이 저런 만화가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졌어요.^^

웽스북스 2008-07-03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규석 정말 사랑스럽죠 ^_^ 앞으로 아쥬아쥬 기대하고 있어요
게다가 잘생겼구요... 에헴 ㅋㅋ

순오기 2008-07-03 22:55   좋아요 0 | URL
잘생긴 최규석~~ ^^ 그가 진단하는 세상에 많이 공감해요!

다락방 2008-07-03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이 책 보관함에 넣어야겠어요. 불끈!!

순오기 2008-07-03 22:57   좋아요 0 | URL
ㅋㅋ 저도 웬디양 때문에 알게 됐어요. 그래서 두 권 주문했고요. 불끈~

이리스 2008-07-03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읽고 가요~ :) 두근두근~

순오기 2008-07-03 22:5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최규석도 만나시고 행운도 잡으시고~ 축하합니다!^^

t 2008-07-08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저두 리뷰쓸까 ..하다가 미루어 두었는데 다시 충동적으로 리뷰쓰고 싶은 마음이 밀려오네요.
아... 중간에 태클한가지.... 육영수 여사가 죽은 날은 74년 8월 15일로 기억합니다.

순오기 2008-07-08 17:22   좋아요 0 | URL
앗, 실수~ 내가 중2때 인천으로 전학온 그해였는데...착각했군요. 수정했고요~ 오류를 잡아주셔서 감사합니다!꾸벅~~ ^^

젊은피 2008-07-25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리뷰 잘 읽었습니다. 글 잘 쓰시네요. 부럽습니다. ^^;
저도 책 읽고 나서 받은 감동을 글로 옮기려 했는데 잘 안되더군요.

최작가 형님은 젊으신데 거의 저의 부모님 세대 같은 경험을 하셨더군요.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작가입니다. ^^

순오기 2008-07-25 19:59   좋아요 0 | URL
젊은피~ 라니까, 저도 막 같이 젊어지는 기분이에요.ㅋㅋ
님의 블로그 구경갔다 왔어요. 댓글도 남겼고요~~~ 종종 뵙도록 하지요.^^

반달 2008-08-29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샘, 알라딘 익숙지 않아 책 한 권 사기 넘 힘드네요. 그래도 thanks to(?) 눌렀어요. 잘 눌렀나 모르겄네...ㅋㅋ 아이들 수업에도 써야하고, 필독도서 목록에도 실을까 합니다. 일단 꼼꼼히 읽어보고요... 물론 좋을 거란 느낌이 팍팍들지만요. 십시일반 읽은 후 오랜만에 만화 수업입니다. 아이들은 같은 내용도 만화로 풀어내면 더 감성적으로 받아들입니다. 역시 감성세대! (몸은 좀 괜찮으신지요? 건강 먼저 챙기세요.)

순오기 2008-08-29 01:20   좋아요 0 | URL
어머 반달님, 둥지를 알라딘으로 옮기시는 거예요? 무조건 환영합니다~~ 이제 한솥밥을 먹는 사이가 되었군요.^^
이 리뷰가 알라딘에 등록된 두번째 리뷰였는데 찾아서 땡스투를 눌러주셨다니 황송합니다. 제가 십시일반으로도 이주의 리뷰 먹었었지요.^^
감성세대에 의식있는 젊은이가 될 요소를 많이 담고 있어 도움이 될거라 생각됩니다. 좋은 수업하시고 추천도서 목록에도 올려준다면 자칭 최규석 누나인 제게도 기쁨이지요.ㅎㅎㅎ

건조기후 2008-09-02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오늘 주문한 책 받자마자 이거 먼저 봤는데.. 저 컷 보니까 또 울컥하네요. 에효ㅠ 최규석에 대한 순오기님 애정이 막 넘쳤던 게 기억나서^^ 주문 전에 리뷰 찾아가지고 땡스투도 했어요.ㅎㅎ

순오기 2008-09-02 20:08   좋아요 0 | URL
누군가 두분이 땡스투를 했더라고요. 아니~ 오래전에 올린 리뷰를 기어이 찾아서 땡스투 하신분이 누구야? 감동했는데 한분은 위에 반달님이고, 한분은 건조기후님이셨군요.감사~ 배꼽인사^^ 원주민은 다시 봐도 여전히 울컥거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