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9일부터 시작된 숲해설가 교육과정이 언제 끝나나 했더니, 그래도 시간은 흘러 어느새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아침 9시부터 1시까지, 때론 이틀치 몰아서 오후 5시까지 하는 날도 종종...
자칭 타칭 에너지 여사도 기운이 딸리는지 벌써 3번째 입병이 났다.
의학적으로야 뭔 바이러슨가 세균에 의한 감염이겠지만, 너무 피곤해서 생기는 거려니 믿고 싶은 마음.^^
4월 27일까지 사진과 표지 포함 12포인트로 5장 과제물 제출하고, 5월 3일엔 3분 스피치를 마쳤다.
내가 작성한 글 제목은 '부부의 사랑을 부르는 자귀나무'였지만 주제는 '사랑은 추억이다'로 귀결된다.
발표할 때는 영화 '건축학 개론'의 인기로 '첫사랑'이 화두여서, 즉흥적으로 '첫사랑' 이야기로 시작했다.
"여러분은 첫사랑을 기억하시나요? 그가 어디에서 살고 무엇을 하는지.... 아시나요?
나는 첫사랑을 기억합니다. 그가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도 알고 있고요.^^"
내가 이렇게 말을 꺼내자 교육생들은
"어머, 남편이 첫사랑인가 봐~"
"에이, 첫사랑이 남편이라면.... 재미 없잖아요."
"내 첫사랑은 햇살이 눈부신, 양지바른 언덕에서 삽니다.
그는 나를 위해 황홀할 정도의 꽃을 준비했더군요."
이쯤에서 눈치빠른 사람은, 나의 첫사랑이 싸나이가 아니라 식물이라는 걸 알아챘고... ㅋㅋ
원고와는 다른 도입이었지만, 그네들의 반응에 일단 호기심을 끌어내는 건 성공했구나 싶었고.^^
과제로 제출한 원고대로 하면 10분 이상을 주절거려야 하지만, 최대한 압축해서 제한 시간 3분에 정확히 끝냈다.
지난 페이퍼에 '자귀나무'를 모른다는 댓글이 있어 일부를 옮겨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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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사랑을 부르는 자귀나무
들어가는 말
유년기의 내 고향집 주변에는 자귀나무가 많았다. 그때는 자귀나무라는 이름을 알지 못했고, 누구도 나무 이름을 알려주지 않았다. 과제를 작성하면서 친정엄마와 고향에 사는 사촌에게 전화해 봐도 이름은커녕 나무조차 생각나지 않는다 했다. 비록 남들은 기억하지 않고 이름조차 몰랐던 나무지만 내게는 첫사랑처럼 불쑥 떠오르는 나무다. 중학교 2학년 때 인천으로 전학한 촌뜨기의 도시생활은 오랫동안 자귀나무를 잊고 지냈다. 89년 광주에 둥지를 틀고 엄마가 되어 자귀나무를 다시 만나기까지는. 91년 봄, 아파트에 온 꽃 아저씨 트럭에서 자귀나무 분재를 보고, 내 고향을 본 듯 반가워 제법 비쌌는데도 덥석 사들였다. 자귀나무 분재가 해마다 새순이 돋고 꽃을 피우면 행복했던 유년기 고향을 추억하며 어린이날의 풍선처럼 부풀었다. ^^
자귀나무는 어떤 나무인가?
자귀나무는 콩과에 속하는 낙엽성 활엽수로 다 자라봐야 5미터를 넘지 못한다. 각처의 산과 들에서 볼 수 있는데 물 빠짐이 좋은 양지쪽에서 자란다. 줄기에 잎이 바로 하나씩 달리지 않고 아까시나무나 장미의 잎처럼 작은 잎들이 모여 하나의 가지를 만들고 이들이 다시 줄기에 달린다(복엽). 대부분의 복엽은 작은 잎들이 둘씩 마주 나고 맨 끝에 잎이 하나 남게 마련인데, 자귀나무는 작은 잎이 짝수여서 밤이 되어 잎을 닫을 때면 홀로 남는 잎이 없다. 밤이면 잎이 오므라들어 서로를 포옹한다고 하여 합환수(合歡樹)로 불리며, 정원에 심어놓으면 부부금실이 좋아진다는 말이 있다.^^
자귀나무는 꽃이 아주 인상적이다. 내가 어린 시절부터 자귀나무를 좋아한 것도 바로 꽃과 향기 때문이다. 꽃은 6~7월에 피는데, 한 가지에 스무 개 가량의 우산 모양으로 모여 한 덩어리를 이룬다. 술처럼 늘어진 아름다운 꽃은 수꽃의 수술이다. 수꽃은 꽃잎이 퇴화된 채 3센티미터쯤 되는 수술이 스물다섯 개 가량씩 다섯 방향으로 갈라진 술잔 모양의 꽃받침 잎에 싸여 있다. 이 수많은 수술은 윗부분이 분홍색이고 아랫부분은 흰 색이어서 이 나무의 꽃 모양을 더욱 신비스럽게 만든다. 수꽃이 공작새의 날개처럼 한껏 아름다움을 뽐내는 사이에서 암꽃의 꽃차례가 달리는데 수수한 암꽃은 미처 터지지 않은 꽃봉오리처럼 봉곳한 망울들을 맺고 있다. 해질 무렵 꽃을 활짝 펼친 자귀나무의 모습은 누구라도 반할만큼 장관이다.
(중략....)
나오는 말
91년부터 키우던 분재는 큰아이가 여섯 살 되던 94년에 수난을 당했다. 주택으로 이사하고 화단 돌 위에 얹어 둔 자귀나무 분재는, 어느 날 잎을 매단 줄기가 하나하나 똑똑 잘려져 있었다. 내게는 고향의 상징이었던 자귀나무가 처참한 꼴을 당했으니, 누구의 소행인지 찾아내어 응징해야만 했다. 서슬 퍼런 엄마의 기세에 놀란 큰딸은 잘못을 이실직고 했고, “엄마가 아끼는 나무를 왜 잘라냈어? 네 손가락을 저렇게 똑똑 잘라내면 좋겠니?”라고 차마 해서는 안 될 말로 몰아쳤다. 딸아이는 놀라서 눈물을 뚝뚝 흘리며 ‘그냥’ 재미로 분질렀으며 매를 맞는다 했다. 네 잘못에 몇 대를 맞겠느냐는 말에 ‘다섯 대’라고 답했고, 엄마는 여섯 살 딸아이의 손바닥을 가차 없이 응징했지만, 자귀나무는 다시 새잎을 돋아 올리지 못하고 영원한 작별을 고했다. ㅠ 그 후 우리 부부는 셋째도 낳았지만 참 치열하게 싸우며 살았다. 사랑하고 미워했고 애증보다 더 무서운 무관심의 강도 건넜다. 이제는 연민과 의리로 인생의 평행선을 그어가는 동반자로 결혼 25주년을 목전에 두었으니, 이제라도 부부의 사랑을 부르는 자귀나무를 정원에 심어볼거나! ^^
올해 대학을 졸업한 딸은 그때의 일이 각인되었는지, 자귀나무 이야기만 나오면 처절하게 맞았던 기억을 떠올린다. 엄마가 몇 대를 맞겠느냐 했을 때 솔직히 한 대만 맞고 싶었지만, 워낙 엄마가 아끼는 나무라 ‘한 대’로는 안 될 거 같아 ‘다섯 대’라고 했단다. 당시엔 둘째를 낳아 키우느라 큰딸에게 신경을 써주지 못했고, 엄마의 사랑을 빼앗긴 첫째의 화풀이였다는 걸...세월이 한참 지난 후에 깨달았지만.ㅠ
‘사랑은 추억이다’ 나무에도 좋은 추억이 깃들어야, 그 나무를 보거나 생각하면 행복해질 것이다. 엄마에게는 자귀나무가 소중한 유년의 추억이었지만, 큰딸에게는 가슴 아픈 추억을 심어준 거 같아 미안했다. 큰딸은 자귀나무 분재가 엄마에겐 고향의 상징이었다는 걸 알기에 미안해했고... 그래도 자귀나무를 분명히 알게 됐으니 나쁘지 않다고 스스로 위안을 삼는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나무와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가는 행복한 날이 많아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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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5일까지 '현장 교육 보고서' 6매를 제출했고,
6월 4일엔 모둠별로 70분의 숲해설 시연을 해야 한다.
우리 '다람쥐'모둠 6명은 지난 23일 무등산 원효사 지구, 우리가 시연할 구간을 답사하고 시연 순서와 시나리오를 대략 짰다. 우리는 유치부 20명을 대상으로 스토리텔링 형식의 시연을 해야 한다. 네번째인 내 해설 구간에 졸참나무가 있어 '참나무 6형제'를 동화구연하고, 도토리묵을 준비할까 생각했는데...
썩 내키지 않아 '나무심기 대장' 어치나 다람쥐로 바꿀까 생각 중, 내일까지 시나리오를 완성해야 한다.
모둠별 시연안 뿐 아니라, 개인 시연 시나리오도 내야 해서 지난 15일에 도입부터 절정과 마무리는 작성했는데... 정작 전개 부분이 미완성이다.ㅠ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이론 시험이 남았다.
5월 31일 32문항의 필기시험을 본다. 객관식 30문항, 주관식 2문항.... 60점 이상이면 통과된다.
아~ 그동안 교육일정에 참석하는 것도 피곤해서, 교재를 읽거나 예습과 복습은 꿈도 못 꿨다.
점수야 60점이면 되니까 통과는 하겠지만, 이참에 600쪽이 넘는 교재 두 권을 읽어는 봐야지 싶어 열공모드다.
21과정에서 예상문제를 뽑아줬는데, 마인드맵에 초록색으로 표시한 것이다.
일요일, 월요일 이틀 공부했는데, 저 두꺼운 교재를 읽어가며 정리하는 것도 나름 재밌다.
잘 모르는 것은 도감도 찾아가며, 이렇게 열공하다 100점 맞으면 어쩌지?ㅋㅋㅋ
교재는 처음 읽지만, 그동안 읽은 생태 관련 책들이 공부에 도움이 된다.
특히 <숲해설 아카데미>는 교재와 같은 내용이라 자연스레 예습한 게 됐네.
숲해설 교육 과정 중에 열심히 읽은 그림책도 예습을 한 격이고....^^
검색하다 발견한 이 책, 내가 하고 싶은 얘기가 담겨 있는 듯~ 제대로 찾은 거 같다.
지금 주문하면 오늘 받을 수 있겠지.
작은 도토리 속 커다란 참나무
맥스 루케이도 지음, 문주선 옮김, 조지 안젤리니 그림 / 베틀북 / 2007년 3월
맥스 루케이도 책은 <너는 특별하단다> 1.2권만 봤는데,
<아주 특별한, 너를 위햐하여>와<최고의 작품이란다>도 관심도서로 담아둔다.
그리고 숲해설가 협회에서 추천해 준 책 중에 아직 구입하지 않은 책들~ 중고샵을 기웃거리는 중...
예상시험 문제를 넣어야 했는데 졸려서 자고, 아침에 추가했습니다.
숲해설가 과정에서 공부한 것은 토양 뿐 아니라 엄청 여러가지라 머리가 이미 포화상태,
다행히 예상문제를 주었지만, 아직 일곱 가지는 정리도 안됐다. 정리 했다고 다 아는 것도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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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숲생계의 이해
-비생물적 요소
-층위 구조
2. 산림환경론
-순림과 혼효림
-인공림과 천연림
3. 생태철학과 환경윤리
-생태중심의 환경윤리
-심층 생태주의
4. 숲과 문화
-전통 혼인 때 함에 넣었던 잎과 씨앗
-굴피집
5. 식물분류의 이해
-식물분류의 목적
-분류의 단위
6. 초본식물의 이해
-풀과 나무의 기준
-여러해살이풀의 겨울나기
7. 난대림의 이해
-난대림 수종
8. 조류의 이해
-조류의 특징
-때까치 특성
9. 야생동물의 이해
-곰, 너구리, 삵, 족제비, 고라니 발자국
10. 곤충의 이해
-우화부전
-완전탈바꿈과 불완전잘바꿈
11. 양서. 파충류의 이해
-아무르장지뱀의 특징
-꼬리치레도룡뇽
12.목본식물의 이해
-목본식물의 특징
-소나무와 잣나무 비교 구분
-참나무
13. 귀화식물의 특징
14.인간발달 과정의 이해
-피아제의 인지적 구조 발달단계
15. 버섯
-포자
16. 집단지도
-소집단 지도자로서 숲해설가의 바람직한 자세
17.수서생태계
-수서생태계의 기본적인 흐름
-아가미 호흡 수서생물
18.자연놀이
-감각향상을 위한 생태놀이
19. 숲해설기획과 운영
-프로그램 기획의 기초 8가지
-효과적인 프로그램 운영
20. 숲해설기획과 운영에서 프로그램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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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 토양에 관한 OX문제
강사님이 대학에서 학생들에게도 꼭 내는 문제라니까 재미삼아 풀어보세요!^^
1.( ) 흙은 석유처럼 재생(renewable) 불가능한 자원이다.
2.( ) 흙의 주원료는 바위다.
3.( ) 흙의 입자는 고울수록 좋다.
4.( ) 입자 직경 2mm 이하만 흙으로 간주한다.
5.( ) 일반적으로 흙의 빛이 검을수록 비옥하다.
6.( ) 무기질 비료를 많이 주면 흙이 부드러워진다.
7.( )우리나라의 토양은 대부분 원래부터 산성이었다.
8.( ) 한대지방보다 열대지방 흙에 영양분이 더 많다.
9.( ) 공동묘지의 흙에는 일반보다 더 많은 종류의 미생물이 존재한다.
10.( ) 흙냄새는 방선균이라는 미생물의 냄새이다.
11.( ) 대부분의 식물 뿌리에 존재하는 균은 식물에게 해를 끼친다.
12.( ) 토양 생태계의 항상성을 위해서는 생물종의 다양성보다 개체수가 더 중요하다.
---------정답은 내일 알려드릴게요. 오늘은 무등산으로 가야 해서 김밥을 싸려고 준비했거든요.^^
늦었지만, 정답과 교수님의 보총 설명을 대략 적었는데 혹시 오류가 있으면 알려주세요.^^
제가 본 숲해설가 시험에도 이 중 세 문제(9.10.11)가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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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0 ) 흙은 석유처럼 재생(renewable) 불가능한 자원이다. -
2.( 0 ) 흙의 주원료는 바위다.
3.( x ) 흙의 입자는 고울수록 좋다.
-5~0.002mm모래, 0.05~0.0002 미사, 0.02mm이하는 점토라 한다.
4.( x ) 입자 직경 2mm 이하만 흙으로 간주한다.
-양토는 모래4:미사4:점토2의 비율이 좋다.
5.( 0 )일반적으로 흙의 빛이 검을수록 비옥하다.
-산화와 환원 상태에 따라 빛깔이 다른데 검을수록 유기물이 많은 비옥한 토양이다.
6.( x ) 무기질 비료를 많이 주면 흙이 부드러워진다.
-무기질 비료는 식물의 생장에 꼭 필요한 성분을 보충하지만 많이 사용하면 흙이 산성화된다.
7.( 0 )우리나라의 토양은 대부분 원래부터 산성이었다.
8.( x ) 한대지방보다 열대지방 흙에 영양분이 더 많다.
-황토가 영양분 많은 젊고 건강한 흙. 열대지방은 부엽토로 건강한 흙이 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9.( x ) 공동묘지의 흙에는 일반보다 더 많은 종류의 미생물이 존재한다.
-유기물질이 많다. 방선균이 유기물을 미생물로 만들어 자연으로 환원시킨다.
10.( 0 ) 흙냄새는 방선균이라는 미생물의 냄새이다.
11.( x ) 대부분의 식물 뿌리에 존재하는 균은 식물에게 해를 끼친다.
-뿌리혹박테리아나 곰팡이 균사체는 물과 영양분 흡수율이 뿌리보다 월등하다.
12.( x )토양 생태계의 항상성을 위해서는 생물종의 다양성보다 개체수가 더 중요하다.
-생물종의 다양성이 확보돼야 건강한 토양이고, 개체수가 많은면 오염된 상태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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