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일 부러워하는 삶은 <도서관>의 엘리자베스 브라운이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인형놀이는 관심도 없었고 오직 책읽기만 좋아했다.
기숙학교에 들어갈 때도 트렁크에 책을 담아가 침대에 풀어 놓아 침대가 무너져내렸고,
데이트 하는 것보다 밤새워 책읽기를 즐겼다.
그녀의 집은 책으로 둘러쌓였고, 마침내 현관까지 막아 버렸다.
그녀는 더 이상 책을 사들일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자기 집을 통째로 기증해 '엘리자베스 브라운 도서관'이 되었다.
그녀는 미혼의 할머니로 친구와 같이 늙어갔고, 날마다 도서관으로 책을 읽으러 다녔다.
나는 그녀만큼 많은 책을 읽지도 못했고, 더 많은 책을 소장하진 못했지만
애를 셋이나 낳아 키웠으니 분명 그녀보다 잘 한것도 있구나! 음하하~~~~~^^
우리집 거실과 아이들 방은 책으로 둘러 싸이고 요즘에는 거실 바닥에도 쌓여 있다.
그래도 엘리자베스 브라운처럼 집을 통째로 기증하지는 못하고,
7월에 막내까지 기숙사에 들어가면, 책을 정리하고 정비해서
구청에 작은도서관으로 등록하고 마을 주민들에게 개방하려고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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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간이 나는대로 지역 구청에 등록된 작은도서관을 보러 다닌다.
어제 6월 29일엔 작은도서관 중에서 잘 운영된다고 추천받은 <도깨비 어린이 도서관>을 다녀왔다.
<책읽는 도깨비>를 읽고, 내가 꿈꾸는 마을도서관 이름을 '책읽는 도깨비 도서관'으로 할까, 라고 리뷰를 썼는데 선점한 도서관이 있다니.... 아깝다.ㅜㅜ
아파트 앞 상가 2층인데, 광주에서 유명한 <영암마트>사장님이 무상으로 임대해줬고, 시민단체의 후원으로 시설을 갖추었다.
도깨비 어린이도서관 명패는 목공예하는 분이 제작 기증했고, 도서관을 만드는데 후원하신 분들은 명예의 전당에 올라 있다.
일시금을 낸 후원회원과 매달 회비를 내는 일반회원으로 나누었고, 도서관지기와 다양한 분야의 봉사자와 동화읽는 엄마모임을 운영 중... 어린이들은 방과후학교가 끝나는 3시 30분이 돼아 도서관에 온다고 했다.
구청에 등록된 작은도서관도 예산지원은 없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도서관은 연 100~200만원의 사업비를 차등 지원받는다.
도깨비 도서관 개관기념으로 5월에 서정오 선생님 초청강연회를 열었고, 우리 옛그림 풍속화 그리기 등 월 1회의 특별프로를 진행한다. 창문 브라인드에 <강아지 똥, 구름빵, 곰 사냥을 떠나자>가 반가웠다.
<용돈 주세요> 원화전시회와 테마독서 평화그림책 돌려보기로 <비무장지대에 봄이 오면>이 전시돼 있었다.
평화그림책 시리즈가 더 있는데...
도깨비 어린이 도서관이 소장한 책은 약 2천 권 정도라는데, 우리집 책은 4천 권 쯤 될 거 같다.
십수년 전부터 꿈꿔온 마을도서관이 지자체의 작은도서관으로 가시화 되는 거 같아 요즘은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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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5일엔 감리교 목사님이 운영하는 <책으로 만나는 세상 작은도서관>에 가 보았다.
감리교 후원으로 건물을 짓고 1층엔 작은 도서관과 사모님이 운영하는 북카페, 2층은 교회예배당으로 사용한다.
현관문과 작은도서관 명패가 참 예뻐서 내 마음에도 쏙 들었다.
여기는 돈이 생기는대로 도서관 시설을 하나씩 하나씩 만들어가는 중이라는데, 오밀조밀 쓸모있게 잘 만들어 놓았다.
도서관 입구 벽면에 자투리 나무로 선반을 만들어 책과 소품을 올려 둔 센스가 돋보였고, 보리의 작은 신문도...
어린이 도서관답게 여자, 남자 화장실 표시도 귀엽다.^^
작은도서관과 북카페가 나뉘는 공간, 화장실 앞 창문 커튼과 그 아래 긴의자를 보니 세심하게 신경 쓴 흔적이 보인다.
차를 마시며 음악을 듣고, 함께 모여 이야기도 나누고, 책을 읽을 수 있는 북카페도 마음에 들었다.
카페 수익금은 작은도서관 운영에 지원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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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한쪽 벽을 차지한 책장에 꽂힌 책은 약 800권 정도... 카페를 운영하는 사모님은 인근 00초등학교 독서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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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밖 창가에 예쁜 화분이 놓여 있어 보기 좋았다.
어제는 구청 교육지원팀 작은도서관 담당자와 상담했다. 작은도서관은 공간이 10평 이상, 장서 1,000권 이상, 열람석 6석 이상이면 등록할 수 있고, 예산 지원은 없다. 나는 7.8월에 도서를 정리하고 KDC 분류 등록한 후 신청서를 낸다고 했더니, 먼저 작은 도서관으로 등록하면 전국 통일된 작은 도서관 전용 도서 등록 프로그램이 지원된다고 했다. 그래도 선 도서등록 후 작은도서관 등록을 하겠다니까 프로그램 CD를 먼저 지원하겠다 약속했고, 곧 있을 작은도서관 관계자 회의에 참석할 수 있도록 연락을 주기로 했다.
한 마을, 한 도서관 운동이 활성화되면 히말라야 도서관의 기적이 우리에게도 일어나지 않을까...
작은도서관으로 등록한 다른 곳들은 대출을 하지 않지만, 나는 대출을 우선 할 생각이다. 솔직히 어린이나 엄마들이 도서관에서 한가하게 책 읽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대출해야 집에서 틈틈히 읽을 수 있지. 그리고 어린이를 위한 독서교실과, 엄마들을 위한 주1회 정도의 프로그램을 구상중이고, 충분히 자리를 잡으면 동네 할머니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열 생각이다. 나도 머지않아 할머니가 될 테니까 할머니를 위한 프로그램은 궁극의 목적이기도 하다. ^^
작은도서관 두 곳을 둘러봤는데, 시민후원금으로 운영되는 도깨비 어린이 도서관은 관리 유지비를 지출하다 보면 실제 도서구입비가 많지 않다고 한다. 살림집과 별도 공간의 작은도서관은 그런 문제가 있고, 북카페와 같이 운영하는 책만세도서관은 평일에는 아이들이 많지 않고 주로 주말에 책을 보러 온다. 두 도서관도 대출은 아직 대출은 하지 않는다. 개인 아파트를 작은도서관으로 등록한 집에도 가보고 싶었는데, 별도의 생업을 갖고 있어 견학은 어려웠다. 작은도서관 주변이 아파트 밀집 지역이어도 아이들이 도서관에 올 시간이 없는 것도 문제다.
우리집은 특별히 돈을 들여 작은도서관으로서의 인테리어를 하거나 특별한 시설을 갖추지는 못한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공간에 책만 다시 정리하고 컴퓨터에 등록해 대출을 잘 해주는 작은도서관이 될 생각이다. 어떤 면에선 우리집 같은 단독 주택의 작은도서관은 골목 이웃들이 가까이 하기에 좋은 조건이 아닐까...
내가 꿈꾸는 서재는 많은 책을 꽂을 수 있는, 비디오 가게 같은 이중으로 된 슬라이딩 책장을 원했는데....
에든가구와 함께하는 '거실을 서재로 프로젝트'1탄, 지식인의 서재를 만나다 -
에든가구 바로가기에 내가 원하던 슬라이딩 이중책장이 딱 올라있다.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book.aspx?pn=110607_book&start=quick
http://www.edeunfurniture.com/mall/shop/detail.php?ps_ctid=05010000&ps_goid=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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