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투리드 초저점도 3색 볼펜 0.7mm - 알베르 카뮈 그레이(1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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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펜에 3색이 들어있어 사용하기 편하고, 부드럽게 잘 써진다. 그런데 왜 ‘알베르 카뮈 그레이‘와 ‘제인 오스틴 민트 블루‘일까? 볼펜 어디에도 카뮈와 제인 오스틴의 흔적은 없다. 왜? 왜 하필 알베르 카뮈와 제인 오스틴일까? 회색과 민트 블루는 이 작가들의 상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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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5-08-22 03: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냥 폼나게 이름 지은 거 아닌가요?

페넬로페 2025-08-22 08:48   좋아요 2 | URL
아마 그런 것 같아요 ㅎㅎ

바람돌이 2025-08-22 1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냥 느낌적인 느낌?
아무 말 대잔치? ㅎㅎ

페넬로페 2025-08-22 13:22   좋아요 1 | URL
‘아무말 대잔치‘
딱 맞아요.

yamoo 2025-08-22 13: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펜에 작가 이름이 들어가야 굿즈가 완성되니 그런 조합이 무작위로 탄생한듯요..ㅎㅎ

페넬로페 2025-08-22 14:10   좋아요 0 | URL
네, 아마 알라딘 굿즈라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도 조금 황당합니다 ㅎㅎ
 
제인 에어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9
샬럿 브론테 지음, 유종호 옮김 / 민음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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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에 읽은 소설들 중, 그것이 너무 좋아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은 것들이 있다. 되풀이해서 읽고 또 읽어도 좋았던 책 중의 하나가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였다. 지금보다 훨씬 감성이 풍부했던, 이성보다는 감정이 먼저 움직였던 시절에 읽었던 제인 에어에서 나는 무엇이 그렇게도 좋았던가?

 

이번에 재독한 이 소설은, 하필 샬럿의 동생인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을 읽은 직후에 바로 읽어서인지 다소 밋밋한 느낌이 들었다. 리드 부인이나 로우드 자선 학교에 대한 반감이 그때보다 덜 한 건 그동안 내가 훨씬 더 독한 내용의 영상이나 소설을 많이 접해서였을 것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제인 에어의 이성적이면서도 흔들리지 않은 삶에 대한 진실한 태도가 좋았다. 끝내 터지고 마는, 마음 속 감정을 표출해 부당함을 비난하는 용기도 마음에 들었다. 착하다는 것이 참고 인내하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제인은 헬렌 번스의 행동을 이해하면서도 이해하지 못한다. 연민을 가지고 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마음속에 깊이 담겨있는 것을 덜어낼 줄 아는, 용서할 수 있는 강인함도 멋있었다.

 

이 소설은 제인 에어의 회상으로 그녀의 삶에 대해 연대기적으로 씌여진다. 작가 샬롯 브론테는 글의 여러 군데에서 독자여(reader)’, 심지어 낭만적인 독자여(romantic reader)’라고 말하며 이 글을 읽는 사람을 의식한다. 제인 에어라는 한 여성의 전반적 일생이 주요 내용이지만 연애소설로 분류해도 별 무리는 없을 것 같다.

 

제인 에어와 에드워드 로체스터와의 연애 감정의 시작과 전개가 상당히 재미있다. 밀당의 묘미가 있다. 그들의 만남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이 첫 만남에서 대다수의 신분 높은 여자나 제인처럼 신분이 낮은 여자에게 볼 수 있는 보편성을 제인은 깨버린다. 제인은 본인의 개성과 생각이 뚜렷한 여자로 로체스터에게 각별한 첫인상을 남긴다. 제인 에어는 독립적이고,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여인이지만 사랑에 있어서만큼은 자신을 제어하지 못한다. 사랑의 감정은 이성으로 통제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제인 에어가 가진 신분과 로체스터가 처한 상황의 어려움이 있음에도 이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진다.

 

제인에게 마음을 연 로체스터는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자신의 불행으로 인한 현재의 상황에 대해 넌지시 얘기한다. 그는 과거의 불행으로 잘못된 길을 밟으며 자포자기하고 타락했다고 한다. 본래는 그렇지 않지만, ‘운명에게 두들겨 맞아 단단하고 억센 사람이이 되었다고 하소연한다. 그로인해 그는 냉소적이고 오만하며 가혹한 인간이 되었다고도.그는 제인과 더불어, 제인으로 인해 다시 부드러운 사람으로, 희망적 삶을 되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손필드 저택의 3층에서 벌어지는 기괴하고도 이해할 수 없는 일련의 사건들의 이유는 나중에 밝혀진다. 이것은 페어팩스 부인이 말한 로체스터의 고초의 근원이나 성질(p.229)’의 가장 중요하고도 넘어설 수 없는 딜레마이며 운명이다. 의문의 남성인 메이슨은 심한 부상을 입고 떠나며 로체스터에게 분명 그녀를 잘 부탁한다고고 말하며, 로체스터는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말한다.(이 부분에서 왜 뜬금없이 약간의 눈물이 나왔을까? 모두에게 닥칠 불행과 시련을 미리 알고 있어서일 것이다.) 사랑에 빠진 제인은 이들의 대화를 듣고서도 진실을 알아내지 못한다.

 

로체스터는 제인에게 이 상황을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분화구라고 한다. 언제나 자신의 행복은 저당 잡혀 있고, 오점은 죽을 때까지 지워지지 않는다고 한다. 범법이 아닌 과실로 인해, 자신의 의지가 아닌 속임의 결과에 의해 그는 괴로운 현실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나중에 밝혀지는 로체스터의 행동이 타당하다거나,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후 사정을 무시하고 로체스터의 이 행동만을 쏙 뽑아 세상 모든 페미니스트의 공격의 빌미가 되는 것 또한 공정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2권에서 이 생각이 바뀔 수도 있지만.)

 

이 소설은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보다는 훨씬 순하며 문장에서 사용되는 어휘 역시 단정하다. 그렇지만 내용은 상당히 페미니즘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제인 에어는 그 당시 사회적 통념에서 많이 벗어나려고 한 여성이다. 브론테 자매가 자신들의 가난하고도 척박했던 삶을 넘어서려했던 의지가 그들 소설 주인공의 캐릭터로 표현되었을 것이다. 그들이 창조해낸 이 인물들의 개성적인 성격과 에피소드는 왜 그들의 글이 계속 고전으로 남아있는가의 충분한 이유가 된다. 


"어디다 대고 감히 그러느냐고요? 어떻게 감히 그러느냐고요? 사실을 얘기하는 것 뿐이예요. 제가 감정이 없기 때문에 애정이나 친절이 없이도 살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모양이지만 전 그것 없이는 살아갈 수가 없어요. - P60

여성은 대체로 평온한 존재라고 흔히들 생각한다. 그러나 여성도 남성과 똑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고 그들의 오빠나 동생들과 똑같이 자기의 능력과 노력을 발휘할 터전을 필요로 하고 있다. 너무도 가혹한 속박, 너무나 완전한 침체에 괴로워한다는 점에서 여성도 남성과 하등의 차이가 없다. 여성들이란 집 안에 처박혀서 푸딩이나 만들고 양말이나 짜고 피아노나 치고 가방에 수나 놓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보다 많은 특권을 누리고 있는 남성들의 소견 없는 생각에 지나지 않는다. 관습에 의해서 여성에게 필요하다고 선고된 일 이상의 것을 하고 또 배우려고 하는 여성을 탓하거나 비웃는 것은 소갈머리 없는 짓이다. - P195

자기의 외양에 관한 철저한 무관심이 엿보이면서 타고난 것인지 후천적인 것인지 용모의 매력의 결핍을 벌충하는 다른 자질에 대해서 오만할 정도로 자신만만하게 믿는 바가 있어서 그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부지중에 그런 초연한 태도에 감염되면서 맹목적으로 그의 자신만만함을 든든히 여기게 되는 것이었다. - P237

"저보다 나이가 많으시다든가 세상 경험이 많으시다는 것만 가지고는 제게 명령을 할 권리가 없으시다고 생각해요. 우위를 주장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은 자신의 시간과 경험을 어떻게 사용했는가에 달려 있다고 봐요." - P240

그러나 나는 질투하지 않았다. 아니, 설령 질투했다 하더라도 극히 드물게밖에는 하지 않았다. 내가 맛보았던 고통은 그런 말로 표현해 낼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잉그램 양은 질투의 대상도 되지 않는, 질투심을 일으키기에는 너무나 시시한 여성이었다. 언뜻 보아 모순되는 것 같은 말을 용서해주길 바란다. 난 진담을 하고 있으니까. - P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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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8-16 2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로체스터에 대한 생각은 2권에서 바뀌리라 소심하게 예상해봅니다. ㅎㅎ
저도 다시 읽었을때 제인이 너무 좋아졌어요. 2권에 대한 페넬로페님의 글도 기대합니다. ^^

페넬로페 2025-08-17 01:04   좋아요 0 | URL
네, 2권에서 제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겠어요. ㅎㅎ
저도 여전히 제인이 가진 성품과 단단함을 좋아하더라고요^^

단발머리 2025-08-16 2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정말 좋아하는 <제인 에어>에 대한 페넬로페님의 글,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제인은 물론이고, 로체스터에 대한 페넬로페님의 생각에도 동의합니다. 다만 저는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를 앞두고 있어서 로체스터 미워하게 될까 좀 염려스러운 마음입니다 ㅎㅎㅎ
2권 리뷰도 기다릴게요!

페넬로페 2025-08-17 01:07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님께서 제인 에어 좋아한다는 사실은 아마 알라딘 서재 친구들 모두 알고 있을거예요. 저도 제인 에어 다 읽고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읽을 예정입니다. 같이 감상 나누어요. 기대 됩니다^^

책읽는나무 2025-08-17 08: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인 에어는 어릴 때보다 나이 들어 읽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저는 좀 그랬던 것 같아요.^^
어릴 땐 뭐가 뭔지 좀 잘 몰랐던 것 같아요.ㅋㅋㅋ 좀 둔했었죠.ㅋㅋ
지금도 좀 그런 면이 있는데…^^
로체스터는 음. 잘 모르겠어요. 저는 읽을수록 부정적인 마음이 강해지더라구요. 그래서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책을 못 읽겠더군요. 아주 미워하게 될까봐요.ㅋㅋㅋ
나중에 페넬로페 님의 리뷰도 한 번 참조해야겠습니다.

페넬로페 2025-08-17 09:48   좋아요 1 | URL
어릴 때 읽었을때는 제인 에어의 입장에서만 이 소설을 읽었던 것 같아요.
3층의 로체스터 부인을 제인 사랑의 대척점에 있는 사람으로만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이 세 사람 각자의 삶이 눈에 들어왔어요. 각자의 생의 이면들이 궁금해지더라고요.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는 작가의 개인적 삶에 상상이 가미된 내용이 들어있어 조금 극단적이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잠시 해 봤는데, 역시 직접 읽어봐야겠죠.
책 읽고 리뷰 안 쓴 게 많이 밀렸는데, 그래도 열심히 읽고 부지런히 쓰겠습니다 ㅎㅎ

희선 2025-08-17 19: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모를 때 이 책을 봐선지 페미니즘 같은 건 생각도 못했네요 그래도 오래전에 봤을 때보다 시간이 흐르고 봤을 때는 재미있게 보기는 했어요 제인과 로체스터 이야기만... 로체스터가 어떤지 보기도 해야 했는데, 어쩐지 그러지 못한 듯합니다 페넬로페 님 글을 보니 로체스터 자신은 아무 잘못이 없다고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주 나쁜 사람은 아니겠지만, 자신한테 좋게 말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희선

페넬로페 2025-08-18 00:39   좋아요 0 | URL
제가 페미니즘이란 단어를 사용했는데, 완전한 건 아니고 그 당시의 상황에 비해 제인 에어의 생각이나 행동이 굉장히 독립적이었다는 것이예요.
로체스터는 제인과 결혼하고 싶어 그렇게 말하는데 분명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있는건 확실해요.
사랑을 성취하고 싶고 자신도 좀 더 행복하기를 원해서이겠지요^^

젤소민아 2025-08-22 14: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의 롤모델, 제인 에어. 저의 최애 소설!

페넬로페 2025-08-22 16:27   좋아요 0 | URL
저의 롤모델이기도 합니다^^
 
아메리고 - 대항해 시대와 우연의 역사 츠바이크 선집 (이화북스) 4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육혜원 옮김 / 이화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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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시절에 내가 받은 주입식 교육은 거의 모든 것을 달달 외우기만 하면 좋은 성적을 받게 해주는 시스템이었다. 암기가 정석이기에 영어 숙제는 16절지 연습장 앞뒤로 빽빽하게 검정색 볼펜으로 영어단어를 쓰면서 외운 흔적을 제출하는 것이었다. 볼펜 두 자루를 쥐고, 동시에 같은 단어가 두 번 써지는 효과를 보며 숙제시간을 절약하는 친구도 있었다.

 

어떤 역사 수업엔 그 날 날짜와 똑같은 번호를 가진 학생이 지목되어 그것을 시작으로 옆으로, 뒤로, 때로는 사선으로 줄줄이 한 명씩 일어나 전 시간에 배운 내용에 대한 선생님의 질문에 대답을 해야만 했다. 정답을 말하면 앉을 수 있었고, 대답하지 못하면 그대로 서 있어야 했다. 선생님이 준비한 모든 질문이 끝나고 서 있는 학생은 선생님이 힘차게 내리찍는 압력으로 등짝을 한 대씩 맞아야 했다. 역사수업이 시작되기 전에는 공포가 엄습했지만 그 덕분에 의무적으로 복습을 열심히 할 계기가 되어 주었다.

 

암기위주의 학습이나 주입식 교육의 폐해가 언급되지만,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세상에 대한 상식이나 지식은 거의 그 시절의 암기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 그것이 마냥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지금도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을 만날 때마다 그 시절에 배운 것이 삶의 밑거름이 되어준다고 말하곤 한다.

 

그 시절의 내가 가졌던 싱싱한 뇌는 지금과 다르게 움직임이 활발해 암기는 별로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그때 각인된 암기의 결과로 콜럼버스의 1492년과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1592년의 임진왜란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워낙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라 14921592를 연결해 외웠었다. 콜럼버스가 인도라고 생각한 그곳은 세상 사람들이 네 번째로 인식한 대륙이었고, ‘아메리고 베스푸치라는 사람의 이름을 따 아메리카라고 불리게 되었다. 이 이름도 당연히 역사 시간을 통해 알게 된 것이다.

 

콜럼버스가 발견한 신대륙은 어떻게 콜럼버스가 아닌 아메리고 베스푸치의 이름을 따 아메리카라고 명명되었을까? 슈테판 츠바이크의 아메리고를 읽기 전에는 한 번도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당연히 아메리카 대륙이 콜럼버스보다 베스푸치와 더 많은 연관이 있어서일 것이라고 단정해버렸던 것 같다.

 

특정한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이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를 거쳐 가면, 그 모든 것은 흥미롭게 변한다. 군더더기 없이 정돈된 문장으로 츠바이크는 독자를 역사의 현장으로 끌어들인다. 이 책에서 츠바이크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작가의 지성과 탁월한 문장으로 여러 역사적 사실을 넘나들며 아메리고 베스푸치에 관한 것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방대하지만 짧게 압축된 츠바이크의 서술은 아메리고 베스푸치라는 한 특정한 인물에서 시작해 그러므로 역사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한다.

 

중세의 어둠에서 깨어나 각성하기 시작한 1300년 정도부터 사람들은 바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마르코 폴로가 중국에서 돌아오고, ‘바스코 다 가마가 희망봉을 돌아 유럽에서 인도까지의 직항로를 발견한다. ‘콜럼버스는 산타마리아호를 타고 바스코 다 가마가 갔던 길과는 다른, 반대방향인 대서양을 횡단해 과나하니 섬에 상륙한다. 콜럼버스가 발견한 곳은 지금의 아메리카 대륙이지만, 그는 죽을 때까지 자신이 발견한 대륙이 인도라고 믿었다. 그 후로 거의 10년 동안 엄청나게 많은 새로운 장소가 발견되어 그야말로 대항해시대가 열리고 있었다.


-p.51, 아메리고 베스푸치, 자크 라이히, 미국 의회 도서관 소장

-p.101, 아메리고 베스푸치 조각상, 이탈리아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아메리고 베스푸치>1451년 피렌체에서 출생했다. 초기 르네상스 인문주의 교육과 과학적 지식을 조금 배우고 메디치 가문이 운영하는 은행에서 상인으로 일했다. 그는 스페인으로 파견되었고, 선박회사에서 일했지만 회사가 없어지는 바람에 가난하게 살아야 했다. 다른 회사에서 말단 직원으로 20년 정도 일했던 베스푸치는 1499, ‘알론소 데 오헤다폰세카 추기경의 명령으로 원정대를 꾸렸을 때 항해에 참가한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다른 항해사에 비해 지식이 많았던 베스푸치는 천문학자의 자격으로 탐험에 동행했을 수도 있었다. 그 후 브라질 지역으로 가는 오헤다의 원정에도 참여한다. 베스푸치는 항해사 또는 지도제작자로서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 원정에서 베스푸치는 원하던 재산도, 명예도 얻지 못했지만, 세상 사람들에게 그곳이 인도가 아닌 문두스 노부스즉 '신대륙'이란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었다. 콜럼버스도 하지 못한 대단한 업적이었다.

 

베스푸치는 항해에서 돌아올 때마다 메디치가의 로렌초에게 항해에서 본 것을 쓴 편지를 보냈다. 로렌초에게 보낸 세 번째 편지가 라틴어로 번역되어 신세계라는 제목의 팸플릿으로 제작되어 유럽 전역으로 퍼지게 되었다. 이 편지 형식의 보고서가 유명해진 것은 신세계라는 단어 때문이었다. 그들이 발견한 대륙이 인도가 아니라 새로운 곳이었고 또한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여긴 적도를 넘어선 항해로 이루어졌기에 더 대단한 것이었다.

 

그 뒤 베스푸치의 편지는 인쇄업자와 출판업자들에 의해 심하게 부풀어지고 비약된 내용의 책으로 출판되어 자신도 모르게 베스푸치는 신대륙을 발견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한 술 더 떠 발트제뮐러라는 사람은 신대륙을 그 땅을 발견한 사람의 이름을 따 아메리카라고 부르자고 제안한다. 이때부터 그 땅은 영원히 아메리카라고 불리게 되었다.

 

[오늘날 지구의 세 부분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는 이미 완전히 탐구되었고, 아메리고 베스푸치가 네 번째 대륙을 발견하였다. 유럽과 아시아도 여자 이름이기 때문에 내가 보기에 이 부분을 총명한 사람 아메리고가 발견한 아메리고의 땅, 아메리카라고 부른다고 해서 반대할 이유는 없다. -p.89]

 

아메리고 베스푸치가 잘못한 것은 사실 별로 없다. 그저 사람들이 가짜뉴스를 믿듯 그렇게 믿어버린 것이다. 그 후 400년 동안 이 사실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으며 베스푸치는 중상모략가, 위조자, 사기꾼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놀라운 사실은 콜럼버스와 베스푸치가 개인적 친분이 있었다는 것이다. 논란의 대상이 된 그들은 죽기 전, 정작 아무런 명예도 주목도 받지 못했다.

 

츠바이크는 아메리고 베스푸치의 이름을 따 신대륙이 아메리카라고 명명된 사실을 우연과 오류, 오해, 착오에 의해 유발된 것이라고 한다. 작은 진실하나에 수많은 곁가지가 붙은 셈이다. 역사는 보통 이런 것이 아닐까?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 모두가 진실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닐 것이다. ‘우연과 오류는 역사 현장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단어일 수 있다.

 

아메리고 베스푸치는 아메리카를 발견하지 않았고, 최초로 그 대륙에 발을 디딘 사람도 아니다. 그럼에도 그가 사용한 문두스 노부스라는 단어, 신세계라는 표현만으로도 대단한 역사적 업적을 남겼다. 하지만 이 신세계는 파괴와 약탈, 죽음, 고통의 다른 말과도 같다. 바스코 다 가마와 콜럼버스는 많은 원주민을 무자비하게 죽이고 약탈했으며 그것은 사악한 식민지 시대의 시작이었다. 대항해시대로 시작된 그들의 경쟁적 모험은 세계를 쪼개고 양분하는 계기가 되었고, 지금의 글로벌 금융지배의 원천이 되었다. 역사는 언제나 처음 의도와는 다르게 변하며, 그것에는 언제나 여러 개의 의미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메리카는 자신의 세례명을 부끄러워할 이유가 없다. 그 이름은 올곧고 용감한 한 남자의 이름이다. 그는 오십이 넘은 나이에도 세 차례에 걸쳐 조그마한 배를 타고, 아직 탐험되지 않은 대양을 건너 미지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그 역시 시대의 모험과 위험 속에 기꺼이 목숨을 걸었던 수백 명의 이름 없는 선원들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어쩌면 민주주의 국가에 잘 어울리는 이름은 왕이나 정복자의 이름이 아니라 이름없이 용감했던, 그런 평범한 사람의 이름일지도 모른다. 이는 서인도라든가 뉴잉글랜드, 뉴스페인 또는 성스러운 십자가의 나라 같은 이름보다 분명히 더 공정한 명명일 것이다.

-p.186]


-p.44, 아메리카에 도착한 콜럼버스, 테오도르 드 브리, 159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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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8-12 17: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츠바이크의 필력은 정말 역사적 사건을 생생하게 되살리죠. 저도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그나저나 수업시간마다 등짝 스매싱을 날리는 역사 선생님이라니 그 참... 그 시절에나 가능했던 이야기겠지요. ㅎㅎ 지금은 없어진 풍경이라 다행입니다. ㅎㅎ

페넬로페 2025-08-12 18:03   좋아요 1 | URL
네, 일단 츠바이크는 흥미를 유발시키는데 읽을수록 이 사람이 아는 것이 많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그 시절에 등짝 스매싱은 그나마 가벼운 것이었어요.
생각하면 참 파란만장했는데, 그래도 즐겁게 학교 다닌 것 같아요. 친구들이 다들 좋았어요. 왕따도 거의 없었고요.

건수하 2025-08-12 20: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쩌다 아메리카가 되었는지, 아메리고 베스푸치는 누군지 궁금했는데 글을 읽으니 무척 관심이 갑니다. 주요(?) 인물이 아닌 사람이 대단한 발견을 했고 이름을 대륙에 남기게 되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에요.

츠바이크가 결국 남미에서 세상을 떠났잖아요.. 그가 어느 시기에 이 작품을 썼는지도 궁금해지네요.

페넬로페 2025-08-12 21:51   좋아요 0 | URL
저도 아메리고 베스푸치의 이름만 알고 있었는데 이런 큰 사연과 반전이 있는지 몰랐어요.
츠바이크가 베스푸치의 입장이 되어 그를 복권시켜 준 것 같은 느낌도 들었어요.
이 책에서 해설자 후기가 없어 언제 이 글을 썼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츠바이크와 신세계도 인연이 깊은 것 같습니다^^

새파랑 2025-08-13 13: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콜럼버스 때문에 콜럼비아라는 나라명이 생긴걸까요? ㅋ 누가 먼저 신대륙을 발견했냐 보다 누가 먼저 신대륙을 인식했냐가 중요했던거 같습니다. 역시 글 잘쓰는 츠바이크~!!

바람돌이 2025-08-13 13:56   좋아요 1 | URL
맞아요. 볼리바르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운동을 주도하면서 콜롬부스의 이름을 따서 대콜롬비아공화국을 만들어요. 이후 대콜롬비아가 분열하면서 지금의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등 6개국으로 분열하고요. 중남미 지역의 독립운동을 주도한게 전부 현지 출신 백인인 크리오요들이니 자신들의 정체성을 콜롬부스에서 찾은듯해요.

새파랑 2025-08-13 14:11   좋아요 1 | URL
아하 그렇군요~!! 아메리고 콜롬부스 모두 아메리카 대륙에 끼친 영향력이 엄청난거 같습니다~!!

페넬로페 2025-08-13 14:18   좋아요 1 | URL
바람돌이님!
설명 감사합니다.
대 콜롬비아공화국이 6개국으로 분열된 거군요.
콜롬비아 나라이름도 결국은 백인 세력이 주도한 거군요^^
콜럼버스가 발견하기 전에도 이미 있던 곳이잖아요^^ㅠㅠ

페넬로페 2025-08-13 14:19   좋아요 1 | URL
네 정말 츠바이크는 이런 종류의 글을 잘 쓰는 것 같아요^^

바람돌이 2025-08-13 14:35   좋아요 1 | URL
콜롬부스가 이 땅을 발견한 이후 백인들의 학살과 천연두같은 전염병 전파에 의해 원주민의 90%가 죽어갔으니 백인들은 이 땅을 온전히 자신들의 땅이라고 생각한거겠죠
 
브뤼셀의 한 가족 제안들 29
샹탈 아케르만 저자, 이혜인 역자 / 워크룸프레스(Workroom)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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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탈 아케르만(1955-2015)은 벨기에 출신의 영화감독으로 47년간 40편 이상의 작품을 남겼고, 자전적 소설 두 편이 있다. 작가는 2015년 파리에서 자살했다. 브뤼셀의 한 가족은 작가의 아버지인 야콥 아케르만이 병으로 사망하고, 2년 후 48세인 샹탈(장녀)이 출간한 자전적 소설이다.

 

아마도 이 책이 한국에서 출간되지 않았다면 난 샹탈 아케르만이라는 작가에 대해 끝까지 몰랐을 수도 있었다. 사실 이 작가의 가족에 대해 몰라도 살아가는데 전혀 상관없다. 그럼에도 책 뒤편의 인터뷰, 옮긴이의 글, 작가의 연보를 빼면 65페이지에 불과한 이 소설에 묘하게 빠져들 수 있었던 건 가족이라는 주제가 우리에게 언제나 기시감과 울림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이 소설은 마침표가 별로 없이 긴 문장으로 서술되어 있다. 두 장 정도 큰 딸인 샹탈이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엄마를 소개한다. 남편(샹탈의 아버지)이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그녀(엄마인 나탈리아 아케르만)는 넓은 아파트에 혼자 살고 있고 곧 두 번째 수술을 앞두고 있다. 금요일마다 브뤼셀에 사는 친척 모임(유대인)에 가서 뼛속까지 온기를 느낀다.’ 멀리 멕시코에서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는 둘째딸보다 메닐몽탕(파리)에 사는 싱글인 큰 딸에게 자신의 간병을 조심스레 부탁할 예정이다.

 

곧 그녀는 1인칭 화자가 되어 현재와 과거의 삶에 대해 두서없는 말을 쏟아낸다. 의식의 흐름 같은 이 서술에 명백하거나 확실한 것은 없다. 남편, , 친척들에 대한 그녀의 생각은 모두 양가적이다. 상반된 생각이 동시에 있다. 그것은 당연하다. ‘가족이란 존재는 한없이 가까우면서도 지극히 대하기 어려운 족속들이기도 하다. 그들 나름의, 각자의 삶이 있기 때문에 의지하면서도 자제해야하고, 알고 있는데도 모른 척 해야 한다. ‘순전히 나를 위한 것이었다면(p.39) 안경을 바꿀 필요가 없었을 것이지만, 가족들이 흉해 보인다고 하니 바꾸고, 딸들이 구부정하거나 움츠리고 있는 걸 싫어하기에 애써 어깨를 펴는 것이다.

 

가족에 대한 걱정이 끝이 없기에 그녀는 어떨 때 그냥 생각하지 않으려고도 한다. 한 번 상념에 빠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생각의 나락에 빠지기 때문이다. 특히 홀로코스트를 겪은 유대인인 그들은 말하지 않아도 그 속에 담겨있는 엄청난 트라우마 적 감정들이 있다. 홀로코스트를 겪지 않은 유대인의 후손들은 매번 그것을 헤아려야하기에 또한 힘들 수 있다.

 

이런 역사적 서사 말고도 집집마다 각자의 불행은 차고 넘친다. 누군가 아프고, 정신병이 있는 가족을 돌보느라 지치고, 돈이 부족하고, 뇌졸중이 오고, 치매에 걸리고, 그리고 죽는다. 이 책의 많은 부분은 나탈리아가 남편인 야콥을 회상하고 그의 병수발을 드는 내용이다. 어려운 시기를 함께 지나오고, 힘들게 남편의 병간호를 하지만 나탈리아는 한 번도 야콥을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다. 읽으면서 계속 나는 이것을 느꼈다. 사랑, 그리고 숭고하다는 것은 지키려는 자의 인내와 그것으로 인해 저절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인 것이다.

 

샹탈 아케르만은 타자로부터 생각하라는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가르침을 일상에서 자발적으로 실천하고 살았다고(p.77)’한다. 타자로부터란 말처럼 브뤼셀의 한 가족이란 타자들로 우리는 가족에 대해 되돌아보고, 질문하고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 확실하지 않고 모호한 이 빠진 문장의 나열이 계속될지라도 가족이란 존재는 우리를 뼛속까지 따뜻하게해주는 사람들임에 틀림없다. 물론 아니라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어쨌든 나는 거기에서 비롯된 존재인 건 확실하다.

 

작가는 인터뷰에서 사랑의 전반적 문제가 다른 사람을 위한 건가, 스스로를 위한 건가?’ 중 어느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한다. 사랑이라는 것은 이 둘 중 어느 하나에 무게가 더 실릴 수는 있겠지만 완전히 분리될 수는 없다. 물론 두개가 균형을 이룬다면 좋겠지만 쉽지 않다

어휴, 우리 앞에 놓인 삶의 숙제는 매번 이렇게 힘들다.

 

[그러면 나는 오늘은 그이가 음식을 다 남기지 않고 조금이라도 먹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식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는데 정말이지 그이가 접시에 음식을 그대로 남기는 건 견딜 수 없었다. 그이는 접시 한편에 음식을 다 밀어 두고는 결국 아무것도 안 먹곤 했다. 이걸 난 정말 견딜 수 없었고, 그이에게 안 먹으면 어떻게 나을 건데, 힘이 있어야지 하고 말했고, 그러면 그이는 먹어 보려고 조금 애를 쓰긴 했지만 못 먹었다. 그러면 나도 먹지 않고 전부 다 버리곤 했다. 남겨 둘 필요가 없었다. 그러면 그이는 식탁에서 일어났는데, 내가 그이를 조금 부축해 줘야 했고 그이는 오른 다리를 끌며 안락의자까지 갔다. 가끔은 가던 중간에 멈춰 서서 거울에 비친 자기 얼굴을 바라보고 한쪽으로 비뚤어진 입과 입술을 보고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p.4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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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2025-08-08 04: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딸의 입장으로 들여다보니 ‘사랑하는 남편’을 잃은 엄마를 위로하는 딸의 마음이 느껴져요. 딸 눈에는 너무나도 잘 보이잖아요. 엄마가 품고 있을 감정이요. (물론, 잘 안다는 이유로 감정을 끄집어내는 걸 엄마는 싫어할 때도 있지만요.) 제가 느낀 감정이 이 책의 내용과 맞는 것인지도 모르고 떠들었네요. :) 읽어봐야 알겠죠? 아, 힘든 마음으로 읽을 것 같아요.

페넬로페 2025-08-08 09:47   좋아요 2 | URL
저는 거의 대부분 엄마의 입장에서 읽었던 것 같아요. 다가올 늙음과 거기에 따라오는 물리적 현상들이 맘에 와 닿았어요.
이 책 읽으시면 세상 어디서든 가죡들의 상황은 비슷하다는 걸 느끼실 수 있을거예요. 거기에 각자 나름 다가오는 포인트가 다를 수 있고요.

가족에 대한 사랑이 가득 차 있어 힘들게 읽히지는 않을 것 같아요. 담담하게 세상을 받아들이는 화자의 태도가 좋았어요^^

희선 2025-08-08 06: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샹탈 아케르만이라는 이름 처음 알았습니다 다른 나라 영화 감독 이름 아는 사람 얼마 되지도 않는군요 샹탈 아케르만 부모님 이야기인 듯도 하네요 부모님이라 해도 조금 떨어져서 보는... 나탈리아가 야콥을 언제나 사랑했다는 걸 잘 보기도 했군요


희선

페넬로페 2025-08-08 09:49   좋아요 0 | URL
네, 아케르만 감독의 영화를 본 적이 앖어 더 그런 것 같아요. 자식이 보는 부모의 모습들은 확실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서로 생각해주는 모습들은 다 똑같은 것 같아요^^

바람돌이 2025-08-08 1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랑과 돌봄, 가족 말은 이토록 간단하지만 결코 공존이 쉽지않은거 같아요. 거기에 경제적 어려움이 끼면 더더욱 어려워지는.... 인간 사이의 관계는 늘 어렵네요

페넬로페 2025-08-08 12:55   좋아요 1 | URL
정말 그런 것 같아요.
가족들과의 관계가 쉽지 않은데, 아무래도 부모 입장이 자식들을 더 많이 배려하는 것 같아요. 세상 모든 부모의 마음이 비슷하다는 걸 절실히 느꼈어요^^

책읽는나무 2025-08-10 10: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엄마가 직접 간병을 요구해 왔을 때 샹탈의 복잡 미묘한 감정이 어땠을까? 싶네요.
특히 남편의 간병을 거친 후였다면…
가족 관계라는 건 참 알 수 없는 관계인지라 간병과 돌봄이 참 어려운 일인 것은 분명하나 그 일을 통해 가족간의 유대감과 사랑을 재확인하게 되는 순간들도 참 많아요. 그래서 훗날의 이별이 슬플지언정 그 때의 아름다웠던 순간들을 기억하여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약이 되지 않나. 란 생각이 들곤 합니다.
질병과 고통의 순간을 가족들과 나누는 시간은 정말 어려운 시간들. 순간 순간 들게 되는 양가적 감정들…어떻게 현명하게 해석하고 행동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단 생각이 드네요.
이 책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로군요.^^

페넬로페 2025-08-10 11:40   좋아요 1 | URL
세상 모든 부모가 그렇듯 이 책의 엄마 역시 자식에게 매번 조심스러워해요. 자신의 간병도 그렇게 부탁할 것이고, 아마 큰 딸은 바쁘지만 와 줄 것 같아요. 이 책의 문장도 그렇고 서술 방식도 그냥 보통 사람이 얘기하는 것 같은데 이상하게 마음에 와 닿더라고요. 저와 남편의 미래의 삶이 이 책에서 예상되어 그런 것도 같고, 딸아이에게 최대한 부담을 주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를 항상 생각해서도요.
맞아요. 순간순간 드는 가족에 대한 감정들이 결코 쉽지 않고, 그 누구보다 신중하게 대처해야 하니 남보다 더 어려운 관계같아요.
 

그러나 다음과 같은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어른이라도자신 있게 대답하지 못하고 머뭇거릴 것이다. 아메리카는 왜하필 아메리고 베스푸치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는가? 베스푸치가 아메리카를 발견했기 때문인가? 그러나 베스푸치는 결코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사실이 없다.  - P10

혹시 그가 사실상 최초로 대륙 연안에 놓인 섬들이 아닌•본토를 밟았기 때문인가? 그러나 그것도 이유가 되지 않는다. 이 대륙에 처음으로 발을 디딘 것은 콜럼버스ChristopherColumbus와 세바스찬 캐벗Sebastian Cabot이 먼저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혹시 그가 사람들에게 자신이 그 대륙에 처음으로 도착했다고 거짓 주장을 했기 때문인가? 그러나 베스푸치는 법정에 찾아가서 그런 법적 권리를 주장한 사실이 전혀 없다. 아니면 그가 학자이자 지도 제작자로서의명예를 걸고 이 대륙에 자신의 이름을 붙일 것을 제안했기때문인가? 그렇지 않다. 그는 그러한 말을 한 적이 한 번도없으며, 아마도 평생 동안 이 대륙에 자신의 이름이 붙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던 것 같다. - P11

내가 이 글을 읽은 독자에게 유일하게 바라는 것은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완벽한 지리학적 지식을 모두 잊고, 아메리카의 모양과 형태, 심지어 아메리카의 존재를 일단 완전히 지워버려 달라는 것이다. 그 세기의 어둠을, 그 불확실성을 상상 속에 그려볼 수 있는 사람만이 종래까지 무한한 것으로만 알았던 세계로부터 미지의 대륙의 첫 윤곽이뚜렷이 떠오르기 시작할 때 사람들이 맛보았을 놀라움과열광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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