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달드리 감독의 <디 아워스(The Hours)>는 딸아이가 어렸을 때 비디오대여점에서 DVD로 빌려본 영화이다. 아이가 잠들면 남은 집안일을 하고 피곤하니까 내일을 위해 일찍 자야하지만 그러기 싫었다. 아이에서 벗어나 조금이나마 나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려고 했던 것 같다.

 

<디 아워스>1999년 퓰리처상과 펜 포크너상을 동시에 받은 마이클 커닝햄 작가의 소설이다. 작가는 열다섯 살에 읽은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에 감동받아 그 작품의 오마주격인 이 소설을 집필했다. ‘댈러웨이 부인이 댈러웨이 부인의 하루에 대한 것이라면 디 아워스1923년의 버지니아 울프, 1949년의 로라 브라운, 현재의 클러리서 본이라는 세 여자의 삶 또는 상태가 교차되어 서술되고 있다.

 

그땐 이 영화의 원작이 있다는 사실도 몰랐고,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도 읽지 않았었다. 내가 좋아하는 니콜 키드먼, 줄리안 무어, 메릴 스트립이라는 대단한 여배우가 한꺼번에 출연하는 영화라서 안 볼 수가 없었다. 영화를 보고나서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를 단숨에 알아챌 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이 영화에 등장하는 세 여자의 상황과 감정을 너무나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이해해서 마음이 무거웠고, 감정이 축 쳐진 상태로 며칠 동안 속앓이를 했던 것 같다.

 

주변의 도움 없이 거의 혼자 아이를 키워야했던 나는 로라 브라운에 가장 눈이 갔다. 당시의 내 상황이 로라와 조금 비슷해서일 것이다. 매일이 지루하고 반복적으로 흘러 힘들었지만 내 의지로 낳은 아이를 제대로 양육해야 한다는 책임감은 강했다. 투철했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다.

 

로라 브라운은 중산층 가정의 전업주부이다. 로라에게는 어린 아들이 있고 지금 임신 중이다. 남편은 다정하다. 남들이 보기에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로라는 삶의 의미를 느끼지 못하며 우울증을 앓고 있다. 어느 날 로라는 두 아이를 남겨 놓고 집을 나가버린다. 그 당시 나는 로라 보다는 로라가 남겨둔 아이들의 감정을 더 헤아렸던 것 같다. 갑작스러운 엄마의 부재로 그들이 받을 상처와 납득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오는 공허감을 이해할 수 있었다. 로라의 아들 리처드 브라운은 결국 나중에 자살한다.

 

 

도리스 레싱의 단편소설 19호실로 가다는 결혼생활 과정에서 여자의 심리 변화를 탁월하게 표현하고 있다. 도리스 레싱 작가 너무 대단하다. 이것은 지성의실패에 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롤링스 부부의 결혼생활은 지성에 발목을 붙잡혔다.’는 소설의 첫 문장은 많은 것을 담고 있다. 결혼생활은 지성적인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기 쉽고, 지성보다는 감정의 지배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벌이가 좋고 현실적인 분별력이 있으며, 겸손과 유머를 갖춘 매슈와 수전은 잘 어울렸고 그들의 결혼에는 아무 장애가 없었다. 결혼 후 두 사람은 남들이 가는 길을 자연스럽게 간다. 수전은 임신해서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 네 명을 낳고, 그들은 리치먼드에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한다.

 

수전은 남편과 아이, 정원, 집을 위해 일하고 매슈는 그들의 안정과 행복을 유지하기 위해 좋은 직장에서 열심히 일한다.두 사람의 삶은 자기 꼬리를 문 뱀 같은 단조로운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 와중에 매슈는 간간이 바람을 피우지만 두 사람은 최대한 지성을 바탕으로 한 결혼생활을 해야 하기에 수전은 그를 이해해준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재보다는 미래를 위해 참고 희생하며 산다. 다들 그렇게 사니까 나도 웬만하면 그렇게 살아야한다. 거기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별나다’, ‘세다는 소리를 듣는다. ‘자기만의 인생을 살아가며 스스로 돈을 벌던 여자의 분노와 박탈감을 잘 알지만 가정이 잘 굴러가려면 어쩔 수 없지 않겠냐는 빈정 상하는 위로만이 있다.

 

결혼생활이 안정되고, ‘아이가 엄마의 손을 떠나는 시기가 올 때까지만 참으라고 매슈는 수전에게 말하지만 수전에게 그런 자유가 과연 오기는 하는 것일까? 넷플릭스 드라마 폭삭 속았수다는 자식을 위해서는 그 어떤 것이라도 바쳐야하는 가족 환타지를 보여준다. 어부의 심장인 배를 팔고, 집을 팔고, 금싸라기 같던 양배추 밭을 팔고.....거기다 자식이 꼬박꼬박 부쳐준 용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차곡차곡 모아 알토란같은 통장을 죽으면서 남겨놓아야 한다. 빠꾸를 해도 언제라도 환영할 것이며, 사고를 쳐도 내 자식이기에 감싸 안아야 한다. 아무래도 죽기 전에는 자식이 부모의 손을 떠나지 않을 것 같다.

 

자기 내면에 존재하는 폭풍과 모래 구덩이에 허우적대고 인생이 사막이 된 것 같은 기분’, ‘모든 것을 잊고 자신을 내려놓을 수 없는 공허한 수전은 자기만의 19호실을 원한다. 호텔방과 다르게 그곳이 설사 더럽고 불결한 곳이라도 수전은 온전히 그곳에서 자신속의 광기와 악마를 달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수전은 무슨 대가를 치르더라도, 앞으로 그런 고독한 시간을 더 자주 마련하기로 결심했다. 절대적인 고독, 아무도 그녀를 모르고 신경도 쓰지 않는 고독이 필요했다.

 

이 방에서 수전이 뭘 했을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익명의 존재가 된 이 순간이 귀중했다.그래, 난 지금 여기에 있어. 만약 다시는 식구들을 만나지 못하게 되더라도, 난 여기에 있을 거야]

 

영화 디 아워스를 봤을 때의 나와 도리스 레싱의 ‘19호실로 가다를 읽는 지금의 나는 많이 달라졌다. ‘19호실로 가다를 읽으며 계속 수전을 이해할 수 있었다. 수전을 통해 아이에게 몹쓸 짓을 했다고 생각한 로라 브라운도 이해하게 되었다. 남편과 아이를 버려두고,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오해마저도 감당한 채, 자신만의 공간을 지키려고 한 여자를 이제야 이해하게 되었다.

 

살아오면서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한 책임감은 많이 희석되었고 나는 거의 허무주의자가 되었다. 죽음에 대해서도 그 어느 때보다 허용적이다. 남아있는자의 상처와 고통을 모르지는 않지만, 지금 현재 자신의 존재를 부정당하고 의미도 없는 사람이 된 자의 깊은 공허는 살아갈 이유보다 더 강하게 작용할 수 있다.




 

 

 









헤다 가블레르1890년 헨리크 입센이 발표한 희곡이다. 입센은 사실주의를 바탕으로 한 인간 내면의 심리를 탐구한 작품을 많이 집필했다. 헤다는 부유한 장군의 딸로 29세이다. 헤다는 복잡한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그 당시 여성으로서 어쩔 수 없이 결혼을 하게 된다. 그녀가 선택할 수 있었던 남자 중, 그 누구도 온전히 헤다를 행복하게 해 줄 사람은 없다. 헤다는 자신을 구속하지 않는, 무난한 남자인 테스만을 선택한다. 헤다는 6개월 동안 신혼여행을 다녀오고 저택에서 살지만 권태와 불안을 느끼고 결국 자살한다.

 

헤다와 수전은 비슷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보이는 삶과 내적인 사랑의 괴리, 순수한 존재론적 욕망의 실현이 부재한 상태에서의 공허, 그것으로 인한 불안과 허무가 자신을 잃게 만든다. 자신만의 19호실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 난 그들이 꼭 여자라고만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을 이해할 수 있는 건 약간만이라도 기울어진 생각의 시계추로 충분하다.



 국립극단의 헤다 가블러를 먼저 보고 온 딸아이에게 연극의 내용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고 했다. 평소에 말을 잘하는 아이인데 계속 버벅대며, 재미없게 설명해주었다. 내가 딸아이에게 이 연극을 보면서 이해가 잘 안됐구나?”라고 하니 딸아이는 그렇다고 했다.

 

내가 본 헤다 가블러역시 이해가 쉽지는 않았다. 헤다의 감정이 복잡했고, 그녀의 행동 모두를 다 납득할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딸아이보다는 헤다의 감정에 이입할 수 있었고, 연극 무대의 어느 자리쯤에 나를 갖다 둘 수 있었다.

 

헤다 가블러역의 이혜영 배우는 정말 잘 어울렸다. 얼마 전 영화 파과를 봤기에 더 반가웠다. 다만 원래 목소리의 톤이 부드럽고 약해 연극 무대에서 조금 잠기는 느낌이 들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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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5-06-12 1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혜영 배우님이시군요?
전 어느 외국 배우이거나 외국 작가님이신가 싶었네요.
전 이혜영 배우의 목소리나 그 톤을 참 좋아하는데 연극 무대에선 잠긴다는 그 느낌이 뭔지 알 것 같네요.
그리고 따님이 이 연극을 보고 와서 감상을 재미없게 브리핑했다는 장면도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들어요.
19호실을 찾아갈 나이가 아니니 그 느낌이 뭔지 모두 공감하긴 좀 힘들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이런 연극을 보면서 페넬로페 님을 좀 더 다른 시선으로 보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들어요.^^

페넬로페 2025-06-12 15:05   좋아요 1 | URL
생각보다 배우님이 체구가 작으시던데 어떻게 파과에서 액션 장면을 소화했는지 모르겠어요.~~물론 대역배우가 있었다 하더라고요.
헤다 역할은 잘 어울렸어요.
19호실이 필요하고 이해할 나이는 제 나이쯤 되어야 될 것 같아요 ㅎㅎ
저는 엄청 공감하며 봤거든요^^

새파랑 2025-06-12 13: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디아워스 표지는 버지니아 울프인데 다른 작가네요~! 델러웨이부인 문학동네에서 새로 나와서 읽어보려고 했는데~! 19호실로 가다도 읽어봐야 겠습니다~!!!

페넬로페 2025-06-12 15:08   좋아요 1 | URL
디 아워스에 세 여자가 등장하는데 모두 댈러웨이 부인과 관련이 있어요.
도리스 레싱의 이 단편집은 다른 작품은 호불호가 있는데
일단 ‘19호실로 가다‘는 넘넘 좋게 읽었어요. 남자보다는 여자들이 더 공감할 내용이었어요^^
 
단 한 번의 삶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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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 없이 물에서 나와 여기저기로 팔딱팔딱 뛰는 생선 같던 젊은 날의 김영하 소설을 젊은 내가 읽을 수 있었던 건 작가와 내가 거의 동시대를 살았기 때문일 것이다. 스마트한 세상이 약간 고개를 내밀 때, 아직은 촌스러운 낭만과 전근대적 성향이 남아 있었을 때의 김영하 소설은 다른 작가의 글과는 많이 달랐다. 한마디로 신박했다. 민족이나 모든 사람을 위한 책임과 의무에서 벗어나 그냥 개인이 주인공인 그의 소설이 재미있었고, 공감되었다.

 

세월이 많이 흘렀다. 그동안 김영하 글쓰기는 변화되어 갔으며 그만큼 나도 나이를 먹어갔다. 치열하게 살아낸 결과로 쌓인 궤적이 많지만 사람이 수용할 수 있는 양은 한정적이니 그것은 넘쳐날 수밖에 없다. 들인 공과 노력이 아깝지만 과감히 쳐내야만 한다. 특히 노년이라는 확실한 길이 보일 때, 급하게 불을 줄이고 필요 없는 것은 걷어내야 한다. 남겨야 할 것은 순수한 관조뿐이다.

 

김영하의 에세이 단 한 번의 삶에서 그것을 보았다. 작가가 지나온 세월의 흔적이 가득하지만 많이 비워져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여러 에피소드와 다른 책의 인용이 조화로웠고, 작가다운 성실한 깊은 성찰이 있었다. 한 번씩 방송매체를 통해 본 작가가 워낙 달변이라 그가 쓴 에세이도 잘 읽힐 것이라 생각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부모의 부재는 항상 실감되지 않는다. 평소 잊고 있다가 엉뚱한 곳에서 부모의 부재를 인식하게 되면 그때마다 슬픔을 느낀다. 이 책은 작가의 어머니의 빈소에서 시작된다. 나의 엄마와 비슷한 증상으로, 비슷한 시기에 돌아가신 작가의 어머니 얘기에 그만 처음부터 울고 말았다.

 

자식은 부모의 제한된 정보만을 알 수 있다. 당연히 내가 인식하고 판단하는 부모는 실제와 많이 다를 것이다. 엄마의 장례식장에서 엄마의 영정사진을 보며 내가 엄마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작가 역시 어머니의 빈소에서 인생을 중간에 보게 된 영화 같다고 느낀다. 빈소에서 알게 된 어머니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소설에서의 반전과 같은 것이라고 한다.

 

어렸을 때 보았던 부모님의 행동이나 사고방식에 실망할 때도 있다. 특히 그 시대의 아버지들은 권위적이었고 다정하지 않았다. 작가 역시 아버지와의 관계가 그리 순탄해 보이지는 않는다. 부모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부모의 희망과 기대대로 자식은 잘 움직여주지 않는다. ‘기대와 실망의 왈츠(p.51)’가 계속 엇갈리며 반복된다. 그것이 어느 순간 서로에 의해 이해되기도 하지만 이미 마음속에 각인되고 쌓인 감정은 쉽게 치유되지 않는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언제나 어렵다.

 

남들이 가는 길을 절대 그대로 가지 않을 것 같은 작가 인생의 이야기에 재미있는 부분도 많다. 뭔가를 저지르고 실패하고, 다시 재도전해 성과를 내는 작가의 고집도 좋았다. 많이 읽고 많이 쓴 사람답게 평범한 것에서, 느끼고 다듬어 깊은 울림을 주는 작가의 내공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것으로 내가 사는 방식, 늙음, 앞으로 가야할 방향에 대한 편안함과 용기를 얻었다. 대놓고 자기계발서라 이름 붙인 책보다 작가들의 에세이가 훨씬 더 좋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단 한번뿐인 삶에서의 인생 사용법(P.194)’을 오랜만에 유쾌하게 읽고 배웠다.


[인간은 보통 한 해에 할 수 있는 일은 과대평가하고, 십 년 동안 할 수 있는 일은 과소평가한다는 말을 언젠가 들은 적이 있다. 새해에 세운 그 거창한 계획들을 완수하기에 열두 달은 너무 짧다. 그러나 십 년은 무엇이든 일단 시작해서 띄엄띄엄 해나가면 어느 정도는 그럭저럭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십 년이 여럿 쌓였다. 할 줄 아는 것만 는 것은 아니었다. 사람도 변했다.]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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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5-06-07 16: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김영하 작가가 라디오 방송한 적 있는데, 그때 조금 들었어요 텔레비전 방송에 나온 건 본 적 없지만 라디오 방송은 들었네요 부모를 다 아는 자식도 자식을 다 아는 부모도 없겠습니다 자기 자신을 알기도 어렵고... 부모를 생각하고 쓰는 사람 대단하다 싶어요


희선

페넬로페 2025-06-07 19:17   좋아요 0 | URL
알쓸신잡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작가를 봤는데 아는 것도 많고 말도 잘 하더라고요.
다양한 경험을 한 내용이 이 책에 들어있어 재미있기도 하고 진함도 있어요
부모와 자식 사이는 정말 어려운 관계인 것 같아요^^

바람돌이 2025-06-07 2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재밌게 읽었어요. 김영하 작가 에세이는 좀 취향이 아니다싶었는데 이 책으로 생각 수정했네요. ^^

페넬로페 2025-06-07 23:26   좋아요 1 | URL
저도 이 책 좋았어요. 공감되는 부분도 많았고요. 다만 소설가는 소설이 더 좋아야 한다는 편견으로 별 넷 줬습니다 ㅎㅎ
신작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책읽는나무 2025-06-08 07: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뷰를 읽으면서 예전에 김영하 작가님이 소설가가 되기 전이었던가? 부모님이 말없이 늘 아들의 재떨이를 깨끗하게 씻어 놓아두셨다는 말씀을 하신 게 기억나네요.
저는 그래서 아버지가 좀 다정하신 분이셨나보다. 라고 생각했었어요.
근데 작가님의 자유로운 영혼을 생각해 본다면 부모 입장에서도 좀 쉽지 않은 자식이 아녔을까? 싶기도 하구요. 제 생각입니다만.ㅋㅋㅋ
참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분인데 요즘은 덥석 손이 가지 않는 책이었달까요?
그래도 소설가가 쓴 에세이는 즐겨 읽는 편인지라 애껴뒀다 읽어야겠어요.
그나저나 어머님 이야기에 페넬로페 님이 느끼셨을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가 저도 모르게 또르르…
부모 이야기는 늘 먹먹한 것 같아요.

페넬로페 2025-06-08 11:02   좋아요 1 | URL
이 책이 부모님께 헌정되었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작가의 부모님에 대한 에피소드가 많았어요. 책나무님께서 예상하신 것처럼 이 책 읽으면 김영하 작가가 정말 부모님 입장에서는 쉽지 않았던 자식일 것 같아요. 아이를 갖지 않겠다는 선택도요. 작가의 부모님에 대한 글 읽으면서 예전 생각이 많이 났어요. 엄마의 야로 얘기에도 빵 터졌어요. 그 시대가 야로가 통했거든요. 작가도 늙어 가는지라 깊은 울림도 받았어요. 많이 비우고 욕심없이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는 책이었어요. 부모님도 많이 생각나더라고요^^

우주먼지1059번 2025-06-16 09: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제 30줄에 접어드는 나이지만 책을 읽으면서 너무 큰 공감과 위로를 얻었습니다. 김영하 작가님을 방송에서만 보고 살인자의 기억법을 쓴 유명한 작가라는 것만 알고 있었는데... 최근 다시 독서를 시작하려고 책을 찾던 중 이 분의 산문집에 뭔가 알 수 없는 힘이 작용해 고르게 되었어요. 근데 최선의 선택이었으며 다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도 들더군요.(취미로 종종 써봤습니다.) 진짜 어떤 자기계발서보다 작가의, 사람들의 인생이야기를 듣는게 더 도움이 된다는것에 큰 공감합니다!

페넬로페 2025-06-16 11:34   좋아요 0 | URL
정말 그렇죠?
어렵지 않게 잘 읽히면서도 깊이있는 울림도 있고, 유머러스한 부분도 있고요. 작가님들이 글을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는지 가늠을 할 수는 없지만 그 내공이 그대로 나오는 것 같더라고요.
거기다 인생이 들어 있어 더 공감되고요.
우주먼지님
어서 글을 쓰시면 좋겠습니다.
빨리 읽고 싶어요^^

젤소민아 2025-07-04 22: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이달의 리뷰 당선 축하드려요~~~저도 이 책 좀 달리 읽어졌어요. 김영하 작가에 대한 편견이 좀 걷혔다랄까요 ㅎㅎ

페넬로페 2025-07-04 23:4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젤소민아님! 책에서 읽는 문장으로 여러 사람과 과거가 많이 생각났어요. 어떻게 늙어가야 하는가에 대한 마음가짐도 새롭게 다졌고요.
 
사악한 책, 모비 딕
너새니얼 필브릭 지음, 홍한별 옮김 / 교유서가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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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이라는 단어는 모비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이 책은 원제인 <Why read Moby-Dick>에 충실하다. 소설의 순서대로 단순한 감상이 아닌, 역사와 정치, 인간 심리를 통해 모비딕에 접근한다. 명쾌하고 유익하다. 제목이 약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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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5-06-05 1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이런 책이 있네요?!

페넬로페 2025-06-05 12:52   좋아요 0 | URL
유익하고 재미 있습니다.
 
바움가트너
폴 오스터 지음, 정영목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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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는 일생의 영상에 온전한 ‘나’는 없을 것 같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바움가트너의 회상과 철학에 사랑, 관계, 뿌리, 역사가 있듯, 질주하는 인간 삶엔 그 모든 것이 얽혀있기 때문이다. 신랄하고 따뜻한 폴 오스터의 문장에 인생의 의미가 깊이 있게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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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가 품은 세계 - 삶의 품격을 올리고 어휘력을 높이는 국어 수업
황선엽 지음 / 빛의서가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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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둘러싸고 있는 것들, 나를 형성하고 나에게 영향을 주는 것은 무수히 많다. 부질없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해본다. 육체, 우주, 철학, 도덕, 세계, 자본주의, 사람아무리 생각해도 내 결론은 언어이다. 언어를 통해 세상을 받아들이며 이해하고, 그것으로 나를 표현한다. 언어의 기본인 단어가 나라는 존재를 나타내는 출발인 것이다.

 

강원도 정선으로 방언 답사를 갔을 때, 어떤 어르신이 상추를 부루라고 하는 것을 듣고 시작된 황선엽 저자의 단어 탐구는 지평선이 보이지 않아 넘실대는 바다처럼 보이는 거대한 땅덩이 같다. 인간에 의해 시작된 단어가 땅에 뿌리를 내려 과거와 지금, 시작과 변천, 어원과 옛 문헌을 넘나들며 자라나고 때론 꺾이며, 열매를 맺는 과정을 저자는 생생하게 서술한다.

 

23개의 챕터로 이루어진 이 책은 각 장마다 다른 주제로 단어의 세계를 소개한다. 사실 이 모든 것이 거의 내가 모르는 것들이기에 재미있었다. 강의식으로 서술한 저자의 친절함으로 매 챕터가 끝날 때마다 좋은 강의를 듣고 흡족하게 집으로 돌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저자의 말대로 단어의 변화를 들여다보며 인류의 변화상, 민족의 역사, 세태의 변천(p4)’을 엿볼 수 있었다. 외국어 문법은 열심히 공부하지만 우리말 문법은 당연하게 넘어가는 것(p8)에 대한 반성도 했다.

 

일생동안 한국어를 사용해왔고 나름 책도 열심히 읽는다고 자부하지만, 항상 단어의 부족을 느낀다. 글을 쓸 때도 매번 사용하는 단어가 비슷하다. 그렇다고 작가들의 사전에나 나올법한 단어의 남용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다. 전하고자 하는 언어를 평범하면서도 신박하게,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단어로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다.

 

자고 일어나면 다른 신조어가 사용되기에 그것을 따라가기도 바쁘다. 사실 내가 탐구하고 공부해야 할 것은 단어나 국어인데, 신조어의 뜻을 몰라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기 싫어 오히려 그것에 대한 검색을 더 열심히 한다.

 

 

단어가 품은 세계는 정지용의 시 <향수>로 시작된다. 시보다는 테너 박인수와 가수 이동원의 노래로 먼저 알게 된 이 시(노래)가 너무 좋아 자주 듣고 따라 부르기도 했다. 노래를 부르면서도 얼룩백이 황소에 대해 한 번도 궁금해본 적이 없었다. 얼룩백이는 몸에 호랑이처럼 줄무늬를 가진 칡소를 가리킨다고 한다. 지금은 거의 누런 소를 한우로 규정하면서 예전에 볼 수 있었던 칡소가 사라졌다. 또한 황소는 누런 소가 아니라 다 성장한 수소를 뜻한다. 그러므로 얼룩백이 황소는 수소 칡소를 말하는 것이다. 저자의 말대로 많은 것을 습관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조금만 의문을 품고 생각해보는 태도가 중요하다.



-칡소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시 <향수> 얼룩백이 황소는 바로 칡소다. 지금은 누런 소만 쉽게 볼 수 있으나, 원래 우리나라에는 흰 소, 검은 소, 칡소 등 다양한 색의 소가 있었다.

 


내가 어릴 때 어른들이, 학교에 다닐 땐 선생님들이 왜 그리 노래를 불러보라고 시켰는지 잘 모르겠다. 음치과에 속하는 나는 그것이 무척 곤혹스러웠다. 어른이 하라고 하니 안 할 수도 없어 할 수 없이 매번 불렀던 노래가 바닷가에서라는 동요였다.

 

[해당화가 곱게 핀 바닷가에서

나 혼자 걷노라면 수평선 멀리

갈매기 한두 쌍이 가물거리네

물결마저 잔잔한 바닷가에서]

 

챕터 11, ‘단어를 아는 과정은 삶을 아는 과정이다에서 저자는 해당화에 대해 언급하며 나의 추억을 소급해준다. 해당화는 장미과에 속하는 것으로 작은 나무에 향이 진한 꽃이 피고 주로 바닷가에서 찾아볼 수(p.141)’ 있다. 이미자의 노래 <섬마을 선생님> 가사에도 들어 있어 해당화는 한국의 토종 장미라고 불린다. 똑같은 한자를 사용하지만 중국에서는 해당화를 외국으로부터 들어온 당화를 뜻한다. 외국에서 온 꽃사과나무가 산사나무와 비슷해 해당화라고 불렀다.



-산사나무 열매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는 산사나무를 인용한 아름다운 문장이 많다. 민음사 판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6권의 책표지를 산사나무 잎을 모티프로 디자인 할 정도이다. 프루스트의 소설을 읽을 때 나에게 산사나무는 프랑스와 프루스트 적 느낌이 강한 것이었다. 한 번도 보지 못한 듯한 이국적인 이미지였다. 그러나 알고 보면 산사나무 열매는 이미 우리나라의 술 산사춘의 원료이고 탕후루의 원조도 산사나무 열매이다. 산사나무 열매는 신맛이 강해 달게 먹기 위해 탕후루로 만든 것이라는 저자의 설명으로 이 나무가 전과 다르게 엄청 토속적으로 다가온다. 똑같은 사물과 단어라도 언제, 어디에서 사용되는가에 따라 이렇게나 그 의미나 느낌이 달라진다.

 


엄마는 당신이 나물 요리를 좋아해 반찬으로 많이 만드셨는데 그 중 내가 가장 싫어한 것이 가죽 나물이었다. 가죽나무는 참죽나무와 비교되는데, 참죽나무에 비해 쓸모없는 부분이 많아 가짜라는 의미의 ()’가 붙는다. 참죽나무의 과 대비된다. 저자는 장자<소요유>를 인용하며 가죽나무같이 쓸모없는 것에 대한 미학을 말한다. 새롭게 알게 된 놀라운 사실은 엄마가 요리해주었던 가죽 나물은 사실 참죽나무 순으로 만든 것이라는 것이다. 경상도에서는 참죽나무를 가죽나무로 부르고 진짜 가죽나무는 개가죽나무라고 한다. 이런 놀라운 사실을 알았을 때, 요즘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

 

지인의 결혼식으로 강남에 있는 더채플앳청담예식장에 두 번이나 다녀온 적이 있다. 저자는 '더채플앳논현' 결혼식장에 다녀온 적이 있나보다. 저자는 이 결혼식장이 상호를 정한 바탕에는 외래어에 대한 선호와 선망이 들어있다고 했다. 이러한 예가 단지 이것 하나뿐이겠는가? 시어머니가 쉽게 찾아오지 말도록 아파트 이름을 어렵게 지어 놓았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지 않은가?

 

시댁식구들과 자주 가는 고기집 버드나무식당에서 즐겨 먹는 갈매기살에 대한 설명도 재미있었다. 갈매기살은 갈비와 삼겹살 사이의 부위인데 식감이 소고기와 비슷하다. 갈매기살이라는 단어는 갈매기와 전혀 상관없다. 갈매기살의 갈매기는 가로막이라는 말이 변한 형태이다. 이 부위가 돼지의 갈비와 삼겹살 사이에 있는 것이니 가로막의 의미를 사용해 갈매기살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이다. 평소에 왜 갈매기살인지 궁금했지만 한 번도 알려고 하지 않았는데 이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요즘 어디를 가도 완전 기본이 된 기계 장치가 키오스크. 주로 식당이나 카페, 햄버거 가계에 키오스크라고 불리는 무인단말기가 설치되어 있다. 본래 키오스크는 정자를 뜻하는 페르시아어인데 유럽에 들어오면서 터키풍의 정자를 뜻하는 말로 사용되었다. 이 말이 가판대란 의미로 바뀌고 현대에는 주문을 위한 무인단말기를 나타내는 것이 되었다.



 -키오스크는 원래 정원 등에 지은 개방형 작은 건물을 뜻했다. 이 말은 궁궐을 뜻하는 페르시아어에서 유래했다.



-키오스크는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전면이 개방된 간이 판매대와 소형 매점을 일컬었다.

 

 

이 책의 내용은 다양하고 범위가 넓다. 고추, 산초, 상추, 강아지풀과 성경의 가라지, 명아주, 김치에 대한 단어의 어원과 유래열일하다’, 구독, 양치질, 낱말 앞에 이 붙는 단어들의 공통점, 순우리말, 지명에 대한 구체적이고 성실한 설명이 있다. 언어에 대한 정책들, 시대의 인권감수성의 반영, 민간어원 등 언어가 가지는 특수성과 문제점에 대한 고찰도 있다.  각 챕터마다 참고할 수 있는 이미지도 풍성하다. 한 책에 너무 많은 것이 담겨있어 옆에 두고 여러 번, 두고두고 읽어야 할 책이다.

 

훈몽자회로 시작해 고려가요가 나오는 순간 국어는 어려워진다. ‘그려긔, 그려가그려기에 관형격조사나 호격조사가 결합할 때 마지막에 있는가 탈락한다고 하겠지요. 그러다 관형격조사에서도 그려기의 형태가 쓰여 그려기의가 되고 현대국어에서는 호격에서만 이러한 현상이 남게 된 것입니다.‘라는 문장도 뒷목을 잡게 한다.

 

단어가 품은 세계의 부제목은 삶의 품격을 올리고 어휘력을 높이는 국어 수업이다. 이 책을 읽고 당연히 아는 것이 많아져 삶의 품격이 올라가고 단어의 사용이 풍부해진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런데 국어 수업이라는 말에서 이 책의 깊이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중반부에서 후반부로 갈수록 책의 내용에 전문성이 많아 살짝 어려워진다. 어려워진다는 것은 재미없어진다는 말과 연결된다. 국어학자의 성실과 의무라고 여겨지지만 일반인 독자에게는 갑자기 흥미가 떨어질 수도 있다. 저자 역시 딱딱한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그것이 우려된다.

 

저자의 강의를 직접 듣는 듯한 이 책은 단어로 시작하지만, 단어에만 국한되는 내용이 아니다. 단어로 시작해 세상의 이치를 알게 하고, 궁극적으로 삶의 자세와 철학을 배우는 중요한 기회를 준다. 봄빛이 아름답고 모든 것이 활기차게 보이는 요즘의 세상을 본다. 천지가 단어 투성이다. 그것에서 말이 이어지고 나의 우주가 열린다.  



**이 글에서 인용한 이미지와 그에 대한 설명은 책에 수록되어 있고 페이지는 생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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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5-27 21: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키오스크의 유래 재밌네요. 써먹어야지.... ^^
이 책 읽으면 진짜 삶의 품격이 좀 올라갈까요? 요새 진짜 단어의 빈곤을 너무 많이 느껴요. 좋은 책 추천 감사드려요. ^^

페넬로페 2025-05-28 00:24   좋아요 1 | URL
키오스크의 어원은 정말 새롭더라고요, 오늘 산책길에서 저도 딸아이에게 키오스크와 갈매기살의 어원과 의미를 설명해줬어요.
이 책 읽으면 삶의 품격보다는 추억이 많이 소환되었어요.
국어 부분에서 깊이 들어갈때는 고등학교 국어시간의 악몽같은 문법이 떠오르고요 ㅎㅎ
내용은 정말 풍성합니다^^

그레이스 2025-05-30 09:32   좋아요 1 | URL
정원사에서 배움 ㅋ
근데 이 말이 생각나지 않아서, 매번 파고라 라고 했어요 ㅎㅎ
저도 이 책 아주 재미있게 읽었어요.

희선 2025-05-28 04: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얼룩백이 황소나 황소가 누런 소가 아니다는 글을 보니, 이 작가가 예전에 라디오 방송에 나온 게 생각났습니다 그때 듣기는 했는데, 기억하는 건 별로 없네요 그래도 나왔다는 거 기억해서 다행입니다 앞부분은 재미있을 듯한데, 뒤로 가면 어렵게 느껴지겠습니다 해당화 이야기도 했던 것 같아요

여러 가지 말을 잘 알고 딱 알맞은 데 쓰면 참 좋을 텐데, 어려운 일이네요


희선

페넬로페 2025-05-28 08:35   좋아요 1 | URL
아, 그랬군요,
저는 처음 접한 내용이라 새로웠어요. 제가 위에 인용한 것은 이 책의 아주 일부분에 불과하거든요. 그래서 저도 잘 기억을 못할 것 같아요.

단어를 적시적소에 잘 사용하는 것이 매번 어려워요.

희선 2025-06-07 16:33   좋아요 0 | URL
이걸 쓰고 얼마 뒤에 이중섭이 그린 소가 칡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 가지 소가 있는 게 더 좋을 텐데, 어쩌다가 누런 소만 남은 건지 아쉽기도 하네요


희선

새파랑 2025-05-28 09: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칡소 처음 봤는데 우리나라 소 맞나요? ㅋ 저도 맨날 쓰는 단어만 쓰는거 같아요. 어휘력 부족 ㅜㅜ

페넬로페 2025-05-28 10:43   좋아요 2 | URL
네, 예전에는 검은 소, 칡소 같은 얼룩소가 있었는데, 누런소를 한우로 규정하면서 사라졌다고 해요.
이 책을 읽어도 어휘력은 별로 높아지지 않겠지만, 우리가 몰랐던 단어의 세계가 재미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