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장군 5층 책탑, 그리고 새로 도착한 책




 

지난 달 말에 홍범도 장군 3층 책탑으로 홍범도 장군의 업적 제대로 알기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한길사의 민족의 장군 홍범도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방현석 작가의 범도 1·2 두 권도 도착했고, 추가로 현기영 작가의 제주도우다도 새로 도착했습니다. 한 일주일간 감기 몸살로 뭔가 끄적거리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이제 다시 게을러진 마음을 심기일전하여 홍범도장군 5층책탑으로 읽기를 이어갑니다.


 

아직 진도가 많이 나가지 못했지만, 민족의 장군 홍범도는 구한말 백성들의 엄혹한 삶을 보여주며 시작합니다. 구체적으로 상상해볼 수는 없지만, 기술되어 있는 내용만으로도 일반 백성들의 삶이 얼마나 고달팠을지 생각해봅니다. 숨이라도 편하게 쉬며 살아보려, 압록강·두만강을 건너다 관군에 붙들려 참수되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충격을 줍니다. 부정한 권력과 관리의 폭정과 학대, 과도한 세금 징수 등으로 개개인의 삶이 무너진 이들은 목숨을 걸고 탈주의 길을 선택했던 것이겠죠.


 

책에는 연해주 방면 남북 만주로 떠나는 동포가 1800년대 말에 100만 명을 훌쩍 넘었다’(36)고 알려줍니다. 이 현상은 전쟁 때문도 아닙니다. 단지 나라의 무능하고 무도한 지도자들 때문에 집을 버리고 스스로 유랑민이 되어 나라 밖으로 떠돌게 된 것이었네요. 이들이 황폐한 연해주 일대를 개척한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청나라 땅으로 건너간 유랑민들은 동포의 사기와 배신뿐만 아니라 숱한 마적들의 희생양이 되었구요. 불과 100여 년 전에 이렇게 엄혹한 삶의 조건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무너지고 희생당해 사라져갔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인간의 조건에서 녹두 전봉준이 나타나고 여천 홍범도가 등장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1868년 무진년 8월 27한가위가 갓 지난 들판에 오곡백과는 잘 여물어가는데 평양 외성리 서문 안 문렬사 부근 가난한 오두막에서 한 아기의 첫 울음소리가 들렸다아버지 홍윤식(洪允植)은 금방 태어난 자신의 아들을 감격에 젖은 얼굴로 들여다보았다.  (민족의 장군 홍범도, 46)



그러니까 155년 전 가을, 바로 이맘때네요. 평양에서 태어난 범도의 출생 배경에 또 흥미로운 사실이 있습니다. 범도의 증조부가 농민혁명을 일으켰던 평서대원수 홍경래와 함께 싸웠던 장수로 홍이팔(洪二八)이라는 분이었습니다. 부조리한 현실에 분노하고 맞설 줄 아는 마음도 유전이 되는가 싶습니다.


 

홍범도 장군이 외로워하시지 않도록, 계속 조금씩 꾸준히 읽어가겠습니다.

 


순이삼촌 으로 잘 알려진 현기영 작가의 장편소설 제주도우다(3)는 해방 후 제주도라는 고립된 공간에서 발생한, 4·3사건이라는 엄연한 국가 폭력의 역사를 풀어낸 역작입니다. 특히 대량 학살이 국가의 최고 지도자와 미군정의 묵인 하에 무고한 도민들이 희생된 역사이기에 더욱 충격을 줍니다. 정치인들에게 주어진 권력은 바로 개개 국민의 지지와 열망으로 주어진 것이기에 바로 사람들을 위해 사용되어야 하겠지요. 그러나 이념을 절대 기준으로 내세워 분열을 조장하고 억압하는 권력은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는 교훈을 줍니다. 안타깝고 가슴 아픈 사건이지만, 섬뜩한 것은 지금 우리 사회에서 권력을 손에 쥔 이들의 행보가 과거의 독재적인 지도자들과 견주어 낯설지만은 안다는 점입니다. 지도자를 뽑을 때, 그 사람이 타인에 대한 진심어린 공감과 연민을 보낼 줄 아는 사람인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느끼는 요즈음입니다. 인간에 대한 냉소와 멸시가 아니라, 존중과 애정이야말로 정치인의 최우선 덕목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주도우다도 이어서 읽어나가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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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3-09-19 11: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이퍼에서 접하고 홍범도 평전을 완독했습니다.

초란공 2023-09-19 12:23   좋아요 1 | URL
와~ 먼저 이끌어주셨네요. 함께 읽는 분이 계셔서 든든합니다.^^ 저도 부지런히 따라가겠습니다!

미미 2023-09-19 19: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병렬독서 하느라 느리지만 저도 초란공님 따라 한 권 읽고 있습니다.^^ <제주도 우다>도 담아갑니다.

초란공 2023-09-19 22:24   좋아요 1 | URL
각자 속도대로 함께 읽어나가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