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마이너스
손아람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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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청춘이자 한 시대의 일지를 기록하고 싶었던 저자는 1990년대에서 2000년대로 넘어가는 근현대사 10년의 대한민국 속에 한 청춘의 삶을 담아냈다. 이 10년에는 어떤 모습의 대한민국이 있었을까? 97년 대한민국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으로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되었고, 2000년에는 롯데 호텔 노조 파업 폭력 진압 사건과 대우자동차 부도에 이어 2001년에는 전학협 김우중 전 대웅 회장 자택 점거를 시작으로 GM, 대우자동차를 인수하였으며, 2002년에는 한-일 월드컵 개막 뒤에 미선이 효순이 사건이 일어났다. 2003년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이라크 파병을 결정했고 2004년에는 한-칠레 FTA가 체결되었으며 2007년에는 한-미FTA 협상 타결과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었다. 이외에도 굵직했던 대한민국의 10년의 사건들을 먼저 둘러본다면, 한 청춘의 삶을 넘어 우리 사회의 모습을 오롯이 엿볼 수 있을 듯 싶다.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한 작가 손아람처럼 <<디 마이너스>>의 주인공 박태의도 서울대학교 미학과에 입학한다. 이런 이유로 혹시 자전적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는데,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 자전적인 회고록이 아님을 밝혀두었다. 그런데 왜 작가는 주인공을 자신과 같은 환경 속에 묻어두었을까? 어쩌면 10년의 시대 속에 뛰어들었던 박태의 옆에서 세상을 온전히 파악하기 위해 가깝되 바깥인 곳에서 바라보기 위함(본문 526p)이었을지 모르겠다. 박태의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 근 10년은 대한민국, 박태의에게도 참 많은 일이 있었지만, 나 역시도 개인적으로 참 많은 일이 일어났던 10년이었다. 정치, 경제, 사회 등은 나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인식하지 못했을 뿐 대한민국의 변화에 따라 나의 삶도 많이 변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야기의 시작은 박태의가 서울대학교에 입학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새내기 환영회에서 잔디밭에 원형으로 빙 둘러앉은 선배들은 새내기가 한 명씩 가운데로 나가 자기소개를 하면 노래를 연호했지만, 태의는 노래를 부르고 싶지 않았고 말했고, 여자 선배 한 명이 야유를 보내며 노래를 부를지, 엉덩이로 이름을 쓸지에 대한 단호한 명령에 태의는 엉덩이를 허공에 비벼 건성으로 이름 석자를 갈려쓰는 것으로 대신했다. 자기소개를 마친 뒤, 선배와 후배가 한 명씩 짝지어 짧은 대화를 나누는 시간, 한때 무력 투쟁을 불사하는 고전적인 학생운동 선봉대의 존경받는 지휘관이었으나 젊은 나이에 퇴역한 현승 선배는 모든 학생들에게 마르크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고, 까칠했던 여자 선배인 미쥬는 부모 양쪽 성을 함께 쓰는 여성주의자로 인문대학 전체에서 절대적으로 사랑받는 존재였다. 미쥬를 숭배한 태의는 학회에서 공부하는 내용이 주로 '전국학생연대회의'라는 학생운동 정파의 이론이라는 사실을 알지못했지만 철학연구학회에 들어가게 되었고, 실질적으로 학생운동의 관문이었던 학회에서 그는 그 관문을 통과하며 학생운동가가 되었다. 그리고 어느 날 선배들이 공대 새내기 세 명을 데리고 왔고, 그 중에는 공대 전체를 집어삼킬 거목으로 자라 우리의 미래가 달려있다는 미쥬의 평가를 받는 진우가 있었다.

 

미쥬의 남자친구인 대석은 법대 4학년이었고, 전국학생회협의회 약칭 '전학협'이라 불리는 학생 운동 정파에 속해있었으며, 투쟁머신의 줄임말인 '투신'이 쓰여진 야구방망이를 들고 다녔다. 미쥬와 태의가 속한 연대회의와 경쟁하는 정파로 비슷한 책을 읽고 비슷한 이론을 공부했지만 바로 그 이유로 자주 또 격렬하게 다투곤 했다. 그래서 미쥬와 대석은 소소한 일상을 공유했고 별것 아닌 문제로 매일같이 티격태격했지만, 정치적인 문제를 두고 다툰 것은 한 차례뿐이었고, 그 일로 헤어졌다. 학교에는 태의가 입학하기 전부터 졸업한 뒤까지도 학교에서 사는 남자가 있다. 그의 시간은 1971년에서 1974년 사이로 추정되는 어느 시점에서 멈췄는데, 그가 학교에 눌러앉은 건 학교만이 자신을 보호해줄 수 있는 정치적 성소라고 믿게 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해외 시장으로 무리한 확장을 시도했던 게 화근이 되어 국내 최대의 자동차 기업이었던 대우자동차가 부도를 맞게 되었다. 대우자동차의 위기는 오로지 방만한 경영에서 비롯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진과 채권단이 추진한 구조조정안은 노동자를 해고하고 임금을 대폭 삭감하는 것이었으며 엔진이 고장 난 중고차를 도색만 바꿔 되팔려 한 것이었다. 노동자들은 대우차의 해외 매각과 정리해고에 반대하며 파업을 선언했고, 태의는 대석형의 권유로 김우중 자택을 습격하는 전학협과 합류하게 된다. 이후 GM과 대우자동차의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인 때 대우자동차가 노동자 1,750명을 기습적으로 해고하였고 노동자들은 공장이 위치한 부평에서 농성을 벌였고, 수도권에서 닥치는 대로 끌어온 엄청난 규모의 경찰력이 부평으로 투입됐다. 전국 대학가의 모든 학생운동 조직에 긴급 소집령이 떨어졌고, 태의와 진우도 합류했다. 이 사건으로 전학협 간부에 의해 대석이 대공분실을 다녀오게 되었고, 이후 대석으로 인해 태의가 대공분실에 가게 되었다. 그리고 태의는 진우의 이름을 대고 나오게 되었다. 하지만 진우는 부평의 대우자동차 시위가 종료된 지 반년 넘게 지난 때 처벌을 받았고, 그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월드컵 때문이었다.

 

"곧 우리나라에서 월드컵이 개최되는데, 너 같은 놈들이 또 후배들 끌고 거리로 뛰쳐나와 활개치게 놔둘 수는 없지. 축제 기간 동안만 머리 식히고 나와라. 너만 처넣는 거 아니니까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지 말고."

진우가 기소된 실질적인 이유였다. 도로교통법 위반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도, 국가보완법 위반도, 화염병 사용 등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도 아니었다. 독재에 대항했기 때문도, 혁명을 계획했기 때문도 아니었다. 월드컵이 한국에서 개최되었기 때문이었다. 그 누구도 세계인의 축제에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었다. (본문 300p)

 

태의는 양심을 팔아 진우를 가뒀고 양심의 텅 빈 자리에 갇혔다는 생각에 고통스러웠다. 강남 출신이었던 미쥬가 헬싱키로 떠나고, 대석은 태의에게 대공분실의 일을 사과하면서 야구방망이를 선물로 준다. 매일같이 몸을 축내고 싶은 갈증에 시달렸던 태의는 선봉대장을 만나 대석에게 받은 야구방망이를 무기로 삼아 활동하게 되었으나 자신이 도시를 떠난 게 아니라 도망친 것이었음을 기억하게 된다. 진우와 다시 재회를 하게 되지만, 미국 대사관 습격에서 진우가 크게 다치게 되고 태의는 군대에 입대한다.

 

태의의 삶은 나와는 많이 다르다. 그는 학생운동권으로 우리나라의 역사에 깊숙이 참여했지만, 나는 정치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 마이너스>>를 읽는 동안에는 나 역시도 그 역사의 중심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무관심했다 하지만, 나 역시도 그 사건들마다 때로는 열을 올리고 함께 슬퍼했던 탓이리라. 그렇다면 <<디 마이너스>>라는 책 제목의 의미는 무엇일까? 대한민국 10년의 역사에 대한 성적표일까? "작가 스스로 매겨놓은 '디 마이너스'라는 성적표는 그 기억의 주체에게 반성적 기표로 작동하며 미래를 치열하게 사유케 하는 장치가 된다." (표지 中) 꿈꾸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이렇게 우리는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아이러니하게도 권력가들의 힘에 좌우되고, 갑들의 횡포로 을의 삶이 좌우되는, 지난 10년의 역사와 현재가 별반 달라져 보이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늘 우리가 꿈꾸는 세상에서 살기를 바라며 투쟁을 멈추지 않고 있다. 결국엔 자본주의에 물들어가고 갑이 되기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지언정. 그럼에도 우리는 또 시작하려 할 것이다. 그것이 또 세상을 바꿀 작은 불씨가 되어줄 수 있을테니.

 

자, 묻습니다. 혹시 끊을 날이 올 걸 알면서도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습니까? (본문 1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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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행복 플러스 - 행복 지수를 높이는 시크릿
댄 해리스 지음, 정경호 옮김 / 이지북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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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중학교때였던가? 아침시간에 '명상의 시간'이 있었다. 매일이었는지, 월요일 조회시간에만 진행을 했는지 기억조차 나지않을 정도로 그 시간은 꽤 지루했다. 스피커를 통해 '명상의 시간~'이 흘러나오면 모두 눈을 감고 잔잔히 흘러나오는 음악과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했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들려오는 자장가에 졸음을 참지 못하거나, 선생님 몰래 눈을 뜨고 장난을 치곤 했다. 이런 경험탓인지, '명상'에 대해 나는 굉장히 회의적이다. 행복 지수를 높이는 시크릿 <<10% 행복 플러스>> 책을 처음 봤을 때 흔히 보아왔던 자기계발서라 생각했다. 작심삼일이기는 하지만 자기계발서를 읽고나면 얼마간은 나를 추스리는데 도움이 되는 탓에 선호하는 장르가 아니어도 기회가 되면 읽곤 하기에 책을 펼쳤는데, 단순한 자기계발서가 아니었다. 내가 굉장히 회의적으로 생각하는 '명상'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다지 호감이 가는 주제는 아니듯 했으나, <포커스>의 저자 다니엘 골먼이 '명상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나 회의론자들, 혹은 단순히 호기심 수준의 관심을 지닌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최고의 책'이라며 추천하는 탓에 편견없이 읽어보리라 결심하게 되었다.

 

우리들 대부분은 잠시도 쉬지 않과 자신과 대화를 나누고 있기에 우리 머릿속 목소리의 존재를 오히려 잊고 살아간다. 나 역시 이 책에서 기술하고 있는 기묘한 여정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그 존재를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귀를 통해 들을 수 있는 '육성'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 우리의 삶에서 가장 친숙한 존재, 우리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내레이터를 얘기하는 것이다. 아침에 눈을 뜰 때부터 밤에 잠자리에 누울 때까지 그 목소리는 잠시도 쉬지 않고 주절댄다. 떠드는 내용은 하나같이 질책이나 욕구, 혹은 판단의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시점은 언제나 현재를 건너 뛴 채 과거와 미래에만 고정되어 있다. 그 목소리 때문에 우리는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냉장고 문을 연다. 별 상관없는 문제에 끼어들어서 핏대를 올리는 것도, 다른 사람과 얘기하는 동안 딴 생각을 하게 되는 것도 모두 그 목소리 탓이다. 물론 그 목소리가 떠들어대는 내용이 늘 나쁜 것만은 아니다. 창의적이고 너그러우며 재미있는 내용도 있다. 하지만 제대로 견제하지 않으면 우리가 그 목소리의 꼭두각시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는 게 문제이다. 더욱 큰 문제는 그 견제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이 극히 드물다는 사실이다. (본문 7,8p)

 

저자 댄 해리스는 ABC News의 간판 프로그램, <나이트라인>과 <굿모닝 아메리카> 주말 방송의 공동 앵커이다. 그는 생방송 도중의 불안 발작을 일으켰는데, 그것은 인생의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하면서 오직 하고 싶은 일에만 맹목적으로 매달려왔기 때문이었다. 2000년 3월 13일, 스물여덟 살의 나이로 ABC에 첫 출근하던 그날부터 불안이라는 악마가 그를 덮칠 기회만 노리고 있었다. 그는 치열한 특종 경쟁의 틈새를 노린 '뒷전'코너로 비교적 자주 카메라 앞에 설 수 있게 되었고, 9.11 취재이후 2001년 10월 파키스탄 출장을 시작으로 전장을 누비곤 했다. 2003년 7월, 5개월 동안의 이라크 출장에서 돌아온 후 우울증에 시달린 그는 의사가 처방한 항우울제 대신 마약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이후 브로트만 박사를 만나 마약의 마수로부터 벗어날 결심을 하게 되고, 결심을 실천할 수도 있었지만 그의 영혼는 여전히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 늘 그를 괴롭혔던 것이다. 그 갈증이 해소되기까지 필요한 오래 시간의 시작은 ABC 방송국 최대의 스타였던 피터 제닝스가 준 새로운 임무가 그 여정의 출발점이 되어 주었다. 불가지론자임에도 불구하고 종교 전문 기자로 활동하던 그는 에크하르트 톨레라는 사람의 책을 읽어보게 되고, 인간 내면에 깃들어 있는 목소리이자 나를 '나'라고 느끼는 인식인 에고에 대해 정의한 톨레에게 완전히 매료되었지만 마음이 뻥 뚤리는 얘기는 들을 수 없었다.

 

그날 밤, 나는 톨레의 도움을 받아 내 머릿속 목소리의 정체를 분명히 파악할 수 있었다. 기억이 시작될 때부터 내 의식 세계를 좌지우지해왔던 그 목소리는 결국 내 인생을 어둡게 만드는 원흉이었다. (본문 107p)

 

내면의 목소리가 떠드는 과거와 미래가 아닌 NOW에 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목사와 자기계발 전문가 등을 만나게 되지만 그의 순례는 씁쓸한 기억만 남긴 채 막을 내리게 된다. 하지만 미래의 아내가 적극적으로 도와준 덕분에 그는 채워지지 않는 욕구와 현재를 살아가야 할 필요, 그리고 끝없이 준동하는 머릿속 목소리에 관한 내용들이 담긴 엡스타인의 책을 읽는 것을 시작으로 그 답을 찾아간다. 그것은 바로 '명상'이었다. 그는 자신에게 내리는 가혹한 평가를 극복하는데 명상이 큰 힘이 되어 주었다고 말한다. 특히 RAIN의 법칙으로 불안하거나 긴장될때마다 육체에 일어나는 부정적인 현상들을 객관적으로 인식하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그는 10% 더 행복해졌다.

 

심각한 우울증 / 약물중독 / 식탐 / 흡염/ 암환자들이 겪는 스트레스 / 행동 및 주의력 결핍 / 천식 / 건선 / 대장 이상 증후군

그 밖에도 명상이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량을 감소시키고, 면역력을 강화시키며, 사무직 직장인들의 업무 집중력을 증대시키고 GRE 점수를 향상시킨다는 결과들이 나와 있었다. 쉽게 말해서 동물과 대화를 나누거나 염력으로 숟가락을 구부리는 것 말고는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게 명상이라는 얘기였다. (본문 279p)

 

<<10% 행복 플러스>>는 명상을 통해 10% 더 행복해지게 된 댄 해리스 자신의 경험을 수록하고 있다. 여타의 자기계발서와 달리, 자신의 경험을 통한 시행착오와 명상을 통해 행복해진 경험으로 기록되어 더 호기심을 느끼게 된다. 명상에 대해 굉장히 회의적이었던 나는 그가 지나온 여정을 따라가면서 과거와 미래에 대해 떠들어대는 나의 목소리를 알게 되고, 내가 가진 스트레스, 불안의 근원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는 지금 NOW에 살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자문도 해보게 된다.

<종교의 종말>저자 샘 해리스는 이 책은 댄 해리스가 보도기자들이 겪는 스트레스, 그리고 자신이 명상 수련을 통해 얻게 된 안식에 관한 놀라운 사실들을 서술하고 있으며, 이 책은 명상에 관한 과감하고 유쾌하며 명철한 기록이라 말한다.

너무도 솔직하게 자신의 여정을 서술함으로써 흥미롭게 진행되는 이 책은 자신의 목소리와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내가 명상 수련을 하게 된 건 『10% 행복 플러스』덕분이다. 댄 해리스는 지금까지 명상을 덮고 있던 신부주의의 장막을 걷어내고 실생활에서의 그 유용한 가치를 일목요연하게 서술하고 있다. 놀랍도록 솔직하고 아주 흥미로우며 대단히 계몽적인 해리스의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10%보다 더 많이 행복해져 있다. _의학박사 리처드 E.배서(ABC News 보건의료 부문 주간) (표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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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헤드가 들려주는 과정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57
서정욱 지음 / 자음과모음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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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장르를 빌어 철학자의 사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이야기> 시리즈 57번째 이야기는 <과정과 실재>라는 유명한 책을 남긴 화이트헤드의 과정철학을 담은 <<화이트헤드가 들려주는 과정 이야기>>입니다. 이 책에서는 수학과 철학을 아주 적절하게 잘 활용하여 철학에 새로운 이론을 만든 화이트헤드의 철학을 좋아하는 오빠 때문에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하는 영아를 통해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흥미롭고 보다 이해하기 쉽도록 담아내고 있답니다.

 

 

영아는 아빠, 엄마와 함께 여름방학을 맞아 영국으로 여행을 오게 되었습니다. 빅토리아 여왕 동상을 본 영아는 영국엔 여왕이 왜 유명한지 궁금해지면 고등학교에서 세계사를 가르치는 호랑이 선생님으로 유명한 아빠가 설명해주셨지요. 아빠는,

"역사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거란다. 지금 영국이라는 나라가 없어지거나 사라진 게 아니잖니? 계속해서 변화하고 새롭게 태어나는 거란다. 과거의 역사는 오늘을 위한 과정이고 오늘 또한 미래를 위한 과정이라는 말이야. 그러니까 지금 우리도 그 과정 속에 있는 거지." (본문 24p) 라고 말씀하시네요. 영아는 아빠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영아네 가족은 램즈게이트라는 해변에 위치한 작은 마을에 가게 됩니다. 유명한 여행지는 아니지만 엄마랑 아빠가 이번 여행에서 가장 염두에 두고 계신 곳이지요. 헌데 램즈게이트에서 영아는 엄마 아빠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낯선 곳에서 엄마아빠를 잃은 영아에게 한 오빠가 한국말로 다가왔습니다. 어학연수 중인 승주 오빠는 부모님이 오실때까지 함께 기다려주기로 했지요. 오빠는 이것저것 이야기를 해주기 시작했고 영아는 오빠의 설명을 듣고 있자니 이 상황이 너무 낭만적으로 느껴지는데다 가슴이 두근거렸지요. 영아는 오빠 덕분에 이 곳 램즈게이트가 철학자 화이트헤드가 출생한 곳임을 알게 되고, 화이트헤드가 낭만주의 소설을 좋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런 와중에 다행이 엄마 아빠를 다시 찾게 되는데, 뜻밖에도 승주 오빠가 아빠와 사세지간이었네요.

 

"1880년 화이트헤드는 열아홉 살의 나이로 케임브리지 대학교에 입학해서 수학과 논리학을 공부하고,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는 바로 케임브리지 대학교 수학교수가 되었단다. 그러다 나중에는 미국의 하버드로 건너가 철학을 공부해서 과학을 바탕으로 한 철학을 연구하게 되거든. 그게 바로 과정철학이라는 건데, 수학을 바탕으로 한 만큼 화이트헤드의 철학은 다른 철학자에 비해 좀 특이한 점이 많지. 화이트헤드의 철학은 과정철학이라고 하기도 하고 유기체 철학이라고도 부른단다. 화이트헤드는 어떤 사람이 스스로 창조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파악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고 그 사람들이 서로 이어져 하나의 세상을 이루고 있다고 했지." (본문 46p)

 

여행을 다녀온 후 영아는 좀 예민해졌습니다. 승주오빠의 메일을 받는 날은 종일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불렀지만, 누군가를 좋아하면 기분이 좋아질 거라는 생각과 달리 마음이 아프고 자꾸만 눈물이 났지요. 영아는 빨리 자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엄마에게 성장 호르몬 주사를 맞고 싶다고 했지요. 기껏해야 초등학생 꼬마에 불과한 자신의 모습을 승주오빠가 여자로 봐줄 리가 없을 거 같았기 때문이었어요. 엄마는 질서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영아는 답답하기만 합니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 누구나 생각하는 대로 그렇게 되면 좋겠지. 하지만 그건 자연의 법칙을 무시하는 일이고, 절대 불가능한 일이란다. 물론 성장 호르몬을 맞으면 네 말대로 키가 좀 더 자랄 수는 있겠지. 하지만 그건 어른이 되는 것하고는 달라. 어른이 된다는 건, 영아야. 키만 자란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야. 어른이라는 건, 몸과 마음이 함께 성숙해야 되는 거니까 말이다." (본문 74p)

 

영아는 같은 반 예린이에게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하다가 '부족한 점을 목표를 향해 가면서 얻고, 다른 목표를 향해 가면서 또 얻는 것이 어른이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는 예린의 말을 듣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영아는 엄마 아빠가 들려주는 화이트헤드의 철학을 통해 모든 일에는 순서과 과정이 있다는 것에서부터 목적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야한다는 것, 그리고 그 속에서 자신만의 만족을 찾아가야한다는 것 등에 대해 배우게 깨닫게 되지요.

 

 

 

아이들은 한 번쯤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영아는 바로 우리 어린이들의 모습을 담은 주인공이었어요. 그런 탓에 영아를 통해 배우는 화이트헤드의 철학은 이해하기 쉽게 다가온 듯 합니다. 이런 동화적 스토리를 통해 우리는 화이트헤드가 누구이며, 과정철학이 무엇이고, 현실적 존재의 변화 과정 세 가지 단계에 대한 화이트헤드의 과정철학에 대해 좀더 쉽게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일상의 이야기를 담은 재미있는 동화 한 편에 스며놓은 화이트헤드의 사상은 독자들에게 철학으로의 접근을 용이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철학을 이해하게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는 철학 사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철학으로의 안내서이자 부록으로 수록된 [통합형 논술 활용노트]를 통해 논술 교재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는 일석이조의 유익한 책이지요. 우리의 현실과 접목시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어 접근하기가 더 용이한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는 어린이 뿐만 아니라 청소년, 성인들에게까지 적극 추천하고 싶은 시리즈이기도 하답니다.

 

(이미지출처: '화이트헤드가 들려주는 과정 이야기'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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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온 더 트레인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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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띠지에는 "호킨스는 새로운 세대를 위한 앨프레드 히치콕이다!"라는 찬사와 함께 거의 밤을 지새우며 읽었다, 손에서 내려놓을 수가 없어서 저녁밥을 놓쳐버렸다는 독자들의 찬사까지 이어졌다. 정말 그 정도로 재미있을까? 라는 기대감과 의구심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오늘 정말 너무너무 피곤하다. 다음 날 출근을 생각해 항상 11시~12시 사이에는 잠에 들곤 했는데, 다음 페이지가 궁금하고 또 그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 조금만, 조금만 했더니 어느 새 새벽 2시를 훌쩍 넘겼다. 이제는 정말 자야할 거 같아서 어쩔 수 없이 책에서 손을 내려놓는데 그렇게 손이 무거울 수가 없다. 더 읽고 싶은데, 조금만 더 읽고 싶은데……. 그들의 찬사가 조금의 넘침도 없었다는 것을 나는 이렇게 체험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걸 온 더 트레인>>은 각 세 명의 여자를 일인칭으로 하여 중첩적으로 구성되어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레이첼로 알콜중독자이다. 그녀는 2년 전 톰과 이혼 후 친구 캐시와 살고 있으며 회사에서는 짤렸지만, 캐시에게 말할 수 없어 매일 아침 8시 4분 런던으로 향하는 통근 기차를 타곤 한다. 이 기차는 레이첼이 내리는 역까지 가는 중간쯤에 매일 섰는데, 가끔은 몇 초, 어떤 때는 몇 분 동안이나 멈춰 선다. 기차가 정지 신호를 받고 멈춰 서면 레이첼이 좋아하는 기찻길 옆 집, 15호를 완벽하게 볼 수 있다. 레이첼은 그 집의 부부를 제이슨과 제스라는 이름을 붙여주었고 그들의 완벽한 부부의 모습을 상상하곤 했다. 하지만 레이첼은 자신이 살았던 23호는 쳐다보지도 못했다. 며칠 뒤, 레이첼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15호를 바라보았다가 제스가 제이슨이 아닌 다른 남자와 키스를 하는 것을 보게 된다. 톰이 애나와 바람을 피고 아이를 갖게 된 후 레이첼은 이혼하게 되었고 두 사람은 레이첼을 내보내고 레이첼이 살았던 그 집에 눌러앉아 살고 있다. 레이첼은 제스의 모습을 본 후 그 때와 같은 배신감을 느꼈고 7월 13일 저녁, 제스와 제이슨을 보고 싶다는 생각에 기차를 탔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레이첼은 손에 피가 묻어있고 머리를 다쳤음에도 그 날의 일이 기억나지 않는다.

 

또 다른 화자는 메건이다. 그녀의 이야기는 레이첼의 시점보다 앞선 일 년 전부터 시작된다. 레이첼이 메스라 부르는 인물인 메건은 화랑을 그만두고 무료한 일상을 보내다가 23호의 애나의 아기인 애비의 보모 역할을 하다가 그만둔다. 애나는 이상할 정도로 예민했고, 온통 아이에 대한 얘기뿐인 애나와의 대화는 따분했다. 오빠가 죽은 뒤 심리적인 불안감에 잠을 잘 자지 못하는 메건은 남편 스콧의 권유로 심리치료를 받기로 하고 의사 아브디치(카말) 박사를 만난다. 메건은 카말에게 부적절한 관계를 요구했고, 스콧에게는 타라를 만나러 간다는 거짓말로 스콧을 속이고 카말을 만나곤 했다.

 

'위트니 여성 실종 사건'이 일어났다. 그 여성은 메건으로 레이첼의 제스였다. 그녀는 토요일에 실종되었고 레이첼은 메스와 함께 있던 남자를 떠올린다. 실종 사건을 조사하던 경찰은 애나를 통해 토요일 저녁 레이첼이 그곳에 있었다는 사실을 듣고 레이첼을 찾아온다. 그날의 일이 잘 기억나지 않는 레이첼은 그날 기차에서 만났던 빨간 머리의 남자가 무엇인가를 알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막상 그를 만나자 레이첼은 두려움을 느낀다. 레이첼은 사건에 개입하기 시작하고 스콧을 만난다. 마지막 화자는 바로 애나이다. 알콜중독자인 레이첼과 살고 있는 톰과 바람을 피고 그의 아이를 낳고 그녀가 살던 아파트에서 살게 된 애나는 전 부인인 레이첼이 톰에게 전화하는 것이 못마땅하다. 헌데 톰은 레이첼을 봐주기만 하고 있으니 애나가 레이첼을 싫어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모처럼 톰에게 아이를 맡기고 외출을 하려던 그날, 레이첼이 자신의 아파트를 배회하는 것을 보고 애나는 화가나 외출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런데 자신의 아이를 봐주던 메건이 실종됐다.

 

 

 

이렇게 세 명의 여자가 화자가 되어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냄으로써 사건은 조금씩 좁혀진다. 그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모두가 범인인 것만 같다. 평소 메건의 숨통을 조여왔던 남편 스콧, 그날의 일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 레이첼, 매건이 죽은 것이 당연하다는 듯 여기는 애나, 전 부인인 레이첼의 사랑과 현 부인인 애나의 사랑을 받는 매력적인 남자 톰, 메건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던 카말 그리고 그날 저녁 레이첼에게 다가와 미소를 날렸던 빨간 머리의 남자. 좀처럼 범인의 윤곽이 잡히지 않는 상태에서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용의자가 된다. 저자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범인을 뒤쫓는데, 이는 범인을 쫓기 위한 과정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세 여자의 심리 묘사를 통해서 펼쳐진다. 레이첼을 보면 공중 줄타기를 하고 있는 듯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레이첼과 애나 역시 속내를 드러내지 못한 채 아슬아슬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데, 특히 레이첼은 신경이 쓰이는 주인공이다. 각각의 주인공 모두 호감이 가는 매력적인 캐릭터는 전혀 아니지만, 나름대로 독자의 관심을 끌만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범인의 윤곽이 잡힐 듯 잡히지 않으며 끝내 놀라운 반전을 보여주는 <<걸 온 더 트레인>>은 굉장한 흡입력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읽는내내 손을 놓을 수 없는, 누구나 흠뻑 빠져 읽게 될 놀라운 책이다.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강추!!!!!!!!!

 

(이미지출처: '걸 온 더 트레인'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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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 넷째주에 쓴 서평책들 (2015.7.19~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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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미완성 천사
샤론 크리치 지음, 이원열 옮김 / 비룡소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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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나게 중요한 충고- 왜WHY와 무엇WHAT에 대해 기막히게 크리에이티브한 결정적 충고 120가지
조지 로이스 지음, 박소원.박유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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