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장르를 빌어 철학자의 사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이야기> 시리즈 57번째 이야기는 <과정과 실재>라는 유명한 책을 남긴 화이트헤드의 과정철학을 담은 <<화이트헤드가 들려주는 과정 이야기>>입니다. 이 책에서는 수학과 철학을 아주 적절하게 잘 활용하여 철학에 새로운 이론을 만든 화이트헤드의 철학을 좋아하는 오빠 때문에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하는 영아를 통해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흥미롭고 보다 이해하기 쉽도록 담아내고 있답니다.

영아는 아빠, 엄마와 함께 여름방학을 맞아 영국으로 여행을 오게 되었습니다. 빅토리아 여왕 동상을 본 영아는 영국엔 여왕이 왜 유명한지 궁금해지면 고등학교에서 세계사를 가르치는 호랑이 선생님으로 유명한 아빠가 설명해주셨지요. 아빠는,
"역사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거란다. 지금 영국이라는 나라가 없어지거나 사라진 게 아니잖니? 계속해서 변화하고 새롭게 태어나는 거란다. 과거의 역사는 오늘을 위한 과정이고 오늘 또한 미래를 위한 과정이라는 말이야. 그러니까 지금 우리도 그 과정 속에 있는 거지." (본문 24p) 라고 말씀하시네요. 영아는 아빠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영아네 가족은 램즈게이트라는 해변에 위치한 작은 마을에 가게 됩니다. 유명한 여행지는 아니지만 엄마랑 아빠가 이번 여행에서 가장 염두에 두고 계신 곳이지요. 헌데 램즈게이트에서 영아는 엄마 아빠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낯선 곳에서 엄마아빠를 잃은 영아에게 한 오빠가 한국말로 다가왔습니다. 어학연수 중인 승주 오빠는 부모님이 오실때까지 함께 기다려주기로 했지요. 오빠는 이것저것 이야기를 해주기 시작했고 영아는 오빠의 설명을 듣고 있자니 이 상황이 너무 낭만적으로 느껴지는데다 가슴이 두근거렸지요. 영아는 오빠 덕분에 이 곳 램즈게이트가 철학자 화이트헤드가 출생한 곳임을 알게 되고, 화이트헤드가 낭만주의 소설을 좋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런 와중에 다행이 엄마 아빠를 다시 찾게 되는데, 뜻밖에도 승주 오빠가 아빠와 사세지간이었네요.
"1880년 화이트헤드는 열아홉 살의 나이로 케임브리지 대학교에 입학해서 수학과 논리학을 공부하고,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는 바로 케임브리지 대학교 수학교수가 되었단다. 그러다 나중에는 미국의 하버드로 건너가 철학을 공부해서 과학을 바탕으로 한 철학을 연구하게 되거든. 그게 바로 과정철학이라는 건데, 수학을 바탕으로 한 만큼 화이트헤드의 철학은 다른 철학자에 비해 좀 특이한 점이 많지. 화이트헤드의 철학은 과정철학이라고 하기도 하고 유기체 철학이라고도 부른단다. 화이트헤드는 어떤 사람이 스스로 창조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파악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고 그 사람들이 서로 이어져 하나의 세상을 이루고 있다고 했지." (본문 46p)
여행을 다녀온 후 영아는 좀 예민해졌습니다. 승주오빠의 메일을 받는 날은 종일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불렀지만, 누군가를 좋아하면 기분이 좋아질 거라는 생각과 달리 마음이 아프고 자꾸만 눈물이 났지요. 영아는 빨리 자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엄마에게 성장 호르몬 주사를 맞고 싶다고 했지요. 기껏해야 초등학생 꼬마에 불과한 자신의 모습을 승주오빠가 여자로 봐줄 리가 없을 거 같았기 때문이었어요. 엄마는 질서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영아는 답답하기만 합니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 누구나 생각하는 대로 그렇게 되면 좋겠지. 하지만 그건 자연의 법칙을 무시하는 일이고, 절대 불가능한 일이란다. 물론 성장 호르몬을 맞으면 네 말대로 키가 좀 더 자랄 수는 있겠지. 하지만 그건 어른이 되는 것하고는 달라. 어른이 된다는 건, 영아야. 키만 자란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야. 어른이라는 건, 몸과 마음이 함께 성숙해야 되는 거니까 말이다." (본문 74p)
영아는 같은 반 예린이에게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하다가 '부족한 점을 목표를 향해 가면서 얻고, 다른 목표를 향해 가면서 또 얻는 것이 어른이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는 예린의 말을 듣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영아는 엄마 아빠가 들려주는 화이트헤드의 철학을 통해 모든 일에는 순서과 과정이 있다는 것에서부터 목적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야한다는 것, 그리고 그 속에서 자신만의 만족을 찾아가야한다는 것 등에 대해 배우게 깨닫게 되지요.
아이들은 한 번쯤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영아는 바로 우리 어린이들의 모습을 담은 주인공이었어요. 그런 탓에 영아를 통해 배우는 화이트헤드의 철학은 이해하기 쉽게 다가온 듯 합니다. 이런 동화적 스토리를 통해 우리는 화이트헤드가 누구이며, 과정철학이 무엇이고, 현실적 존재의 변화 과정 세 가지 단계에 대한 화이트헤드의 과정철학에 대해 좀더 쉽게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일상의 이야기를 담은 재미있는 동화 한 편에 스며놓은 화이트헤드의 사상은 독자들에게 철학으로의 접근을 용이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철학을 이해하게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는 철학 사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철학으로의 안내서이자 부록으로 수록된 [통합형 논술 활용노트]를 통해 논술 교재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는 일석이조의 유익한 책이지요. 우리의 현실과 접목시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어 접근하기가 더 용이한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는 어린이 뿐만 아니라 청소년, 성인들에게까지 적극 추천하고 싶은 시리즈이기도 하답니다.
(이미지출처: '화이트헤드가 들려주는 과정 이야기' 표지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