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는 연습 -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음공부
나토리 호겐 지음, 전경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우리는 포기한다는 말보다 칠전팔기라는 말을 들으며 자라왔다. 혹 실패한다해도 다시 일어서서 도전하다보면 원하는 일을 이룰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중도에 포기한다는 것은 곧 실패자를 의미하는 사회적 통념 때문에 포기를 할 수도 없으며, 포기하는 것을 배우지도 못했다. 할 수 없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포기하지 못한 탓에 실패를 거듭하게 되기도 하고, 열등감에 사로잡히거나 현재에 대한 불만, 미래에 대한 불안에 휩싸이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 도전하고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지려는 노력을 해야만 할까? 이에 저자 나토리 호겐은 《포기하는 연습》을 통해 적극적인 포기를 권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 나토리 호겐은 일본뿐 아니라 국내 독자들에게도 열렬한 호응을 얻은 베스스셀러 작가이자 행복하는 승려로 잘 알려져있는데, 《신경 쓰지 않는 연습》, 《모으지 않는 연습》으로 불안 분노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는 가르침과 마음 관계 물건에서 가벼워지는 가르침을 전한 바 있다.

 

우리는 포기를 '끝까지 하지 않고 도중에 내더지는 것'을 말하지만, 저자는 포기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음공부이자 부족한 상태에서도 만족을 아는 인생을 사는 법이라고 말한다. 포기라는 단어에 의아했던 책제목이 저자가 말하는 포기의 의미를 듣고나니 그 의구심이 풀린다. 저자는 '포기한다'와 '밝힌다'의 어원이 같으며, '사물의 본질을 명확하게 밝힌다'는 전제를 잊은 채 단순히 단념하고 버리는 것을 '포기한다'고 표현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포기하는 것은 명확히 밝히는 것이며, 이는 사물이나 자기 마음의 본질을 유심히 관찰하는 것에서 비롯됨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 일상에서 일어나는 문제의 본질을 '밝히고'나서 '포기'하자고 이야기한다.

 

우리가 사물의 본질을 '명확하게' 밝히면 '포기할 수 있다'는 의식이 보다 강하게 작용한다. 가령 나이가 들고 싶지 않다고 아무리 바랄지라도 '태어난 이상 나이가 드는 것'이 '명확'하므로 '노인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포기할 수 있다. (본문 6p)

 

이 책은 서장 포기함으로써 마음을 대청소한다, 1장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정말로 '포기하는' 것, 2장 집착은 불안, 초조, 분노의 원천, 3장 '지나친 생각'이 하루하루를 숨 막히게 한다, 4장 '비교하지 않는' 행복을 일찌감치 깨달은 자가 승자다, 5장 머지않아 모든 고민이 작게 보이기 시작한다 등으로 나누어 적극적으로 포기함으로써 평화가 찾아올 수 있음을 일깨운다.

 

역경에 처했을 때 스스로의 힘으로는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는 엄청난 인연을 인식하고 "그렇구나, 그러면 어쩔 수 없지"라고 명확히 한 뒤 깨끗하게 포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로 고민하지 말고 가볍게 살자. (본문 20p)

"오늘은 이만큼 애썼다", "이 일에 관해서는 이만큼 열심히 했다"라고 자신의 한계를 정하고 심신을 안정적인 상태로 만들 수 있다. 계속하겠다고 오기를 부리는 대신에 말이다.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위해 쉬지 않고 열심히 하려고만 하면 마음의 여유가 사라진다. (본문 58p)

생각해봤자 고민해봤자 부질없는 짓이다. 그보다 '이미 그렇게 된' 현실을 받아들이고 거기에 어떻게 대처할지를 생각하며 행동에 옮기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본문 274p)

 

저자는 이 책에 남에게 인정받고 싶었던 속마음을 털어놓고, 번뇌에 시달리는 자신의 모습도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가 여기에서 얻은 깨달음을 따라가다보면 독자들도 조금은 내려놓을 수 있지 않을런지. 숱한 포기가 바탕이 되었던 이 글 속에서 포기하는 요령도 배우게 될 듯하다. 도전, 시도도 없이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실패를 했을 때 명확히 밝힐 기회를 얻음을 기억하는 것도 중요하겠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포기라는 개념이 아닌 도전과 집착 그리고 만족에 대한 개념을 새로이 알게 된 듯하다. 부족한 상태에서도 만족을 아는 인생을 사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이므로 누구나 한 번쯤은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어디에서나 만족을 아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다. (표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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