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전교 회장에 당선되다! 단비어린이 문학
이토 미쿠 지음, 김명선 그림, 고향옥 옮김 / 단비어린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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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어린이 《꼴찌, 전교 회장에 당선되다!》는 책 제목, 표지 삽화만으로도 눈길을 끄는 책입니다. 꼴찌가 어떻게 전교 회장에 당선이 되었을까? 그 궁금증만으로 서둘러 책을 읽어보게 되었어요. 이 동화책은 유쾌함 속에 학교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학교란 어떤 곳일까요? 쉬는 시간엔 조용히 해야하고, 같은 반 아이들은 친구가 아닌 경쟁상대가 되어야만 하고, 공부가 전부인 곳이 아닐까 싶네요. 학교는 따분하고 재미없고 지겨운 곳, 지금 아이들에게 학교는 이런 곳일 겝니다. 친구를 만나는 것이 즐겁고, 내가 당당히 서 있을 곳이 있어 즐거운 곳이 학교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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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학년인 라이타는 유, 료스케, 닛타 세 친구와 함께 학교에서 '심부름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심부름센터는 학교에 두고 온 것을 찾아다 주거나, 실내화를 빨아 주거나, 개를 대신 산책시키거나 야구나 축구 멤버를 모아 주거나와 같은 일을 30엔에서 300엔을 받고 해주는 것이지요. 이 심부름센터는 의뢰 내용은 절대 비밀에 붙히며 의뢰해 온 일을 가리지 않고 해주며 가격이 적당해서 이용하는 손님이 늘어가고 있어요. 이번에 의뢰건은 공부와 운동도 잘하고 얼굴까지 잘생긴 마키노에게 연애편지를 전달하는 일이지요. 하지만 마키노는 연애편지를 받는 조건으로 인형뽑기 대결을 요구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인형뽑기에서 돈이 부족해 난감할때 6학년 신도가 돈을 넣어주고 인형을 뽑을 수 있는 팁도 알려줍니다. 심부름은 무사히 끝났지만 다음날 라이타를 찾아온 신도는 라이타가 전교 어린이 회장 선거에 나가는 심부름을 의뢰합니다. 어제 인형뽑기에 넣어 준 돈이 이미 선불금이었다는 사실에서 라이타는 이 제안을 수락할 수 밖에 없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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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어떤 녀석이든, 학교 어디간에 자신이 있을 곳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해. 그런 학교는 어른이 만들 수 있는 게 아냐. 마키노도 아니고. 나는 요코야마 라이타 같은 녀석이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본문 51,5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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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회장 선거에서 한 표 차이로 떨어진 신도는 자기 뜻을 실현할 사람을 찾아왔고 그 사람이 바로 라이타였던 것이죠. 후보자 등록을 해야하는지도 몰랐던 라이타는 신도의 도움으로 후보등록을 하게 되지만 사람들의 웃음을 삽니다. 물론 유일한 후보였던 마키노 역시 라이타를 무시했지요. 신도는 자신의 선거 활동경험을 아이들에게 알려주었고 라이타와 친구들을 교문에서 인사하고, 점심시간에 청소하는 것부터 시작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신도가 작년에 회장 선거에 나가게 된 이유를 듣게 된 라이타는 신도 형, 신도 형의 친구 그리고 자신들을 위해 기대에 부응하고 싶어졌답니다. 그렇게 "학교가 즐겁다!"라는 문구로 라이타와 친구들은 회장 선거 활동에 박차를 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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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동안 선거 활동을 하면서 그동안 몰랐던 것과, 보려고 하지 않았던 것이 아주 조금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학교 어디에도 있을 곳이 없는 사람이 있습니다. 학교에 올 수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친구 때문에 마음 아파하는 사람도, 혹시 친구에게 상처주지 않았을까 자신을 나무라는 사람도 있습니다. 즐거워야 할 쉬는 시간을 심심하게 보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학교는, 즐거운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즐겁다는 것은 이어지는 것입니다. 옆에 있는 친구와, 또 그 옆에 있는 친구와, 학년에 상관없이 서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제가 생각하는 학교입니다." (본문 214, 21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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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타가 회장이 되었는지 안되었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라이타는 선거 활동을 하면서 보지 못했던 것을 볼 수 있었고, 친구들과 함께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배웠으며, 다른 친구들은 함께 어울리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고 학교가 즐거운 곳이라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되었으니까요. 공부도 해야하고, 선생님의 설교도 들어야 하지만 학교는 라이타의 말처럼 쉬는 시간이면 친구들과 어울리며 놀 수 있고, 친구과 함께 지내면서 학교 오는 것이 즐거워야 하는 곳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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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 전교 회장에 당선되다!》는 라이타가 학생회장 선거활동을 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후보자였던 마키노는 이런 말을 합니다. 전교 회장이란 건 그냥 장식이며, 선생님들이 결정한 걸 신속하게 그대로 추진해 나가는 잡무 담당이라고 말이죠. 하지만 경력 때문에 전교 회장 후보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현 우리 교육현실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전교 회장은 선생님들의 심부름꾼이 아닌 즐거운 학교를 만들어가기 위해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주는 사람이 아닐까요? 이 동화책은 참 많은 것을 생각케 합니다. 학교를 갈 수 없을만큼 아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준 선생님의 모습, 꼴찌이지만 전교 회장 후보로 활동하는 아이에게 응원을 주는 선생님의 모습에서 선생님의 존재를 생각케 하고, 학교의 의미와 전교 회장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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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함 속에 많은 의미를 지닌 동화책 단비어린이 《꼴찌, 전교 회장에 당선되다!》는 어린이와 부모 그리고 선생님도 함께 읽음으로써 학교의 참의미를 생각해보면 좋을 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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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꼴찌, 전교 회장에 당선되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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