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서와 함께 춤을 상상문고 5
이승민 지음, 유설화 그림 / 노란상상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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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우수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당선작 노란상상의 《민서와 함께 춤을》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이 동화책을 읽다보면 존 버닝햄의 《지각대장 존》을 떠올리게 되요. 존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 선생님이 나중에 고릴라에게 호되게 당하게 되는데 존은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말이 안된다고 통쾌하게 대답하죠. 이 동화책에서도 그런 어른들의 모습이 보여집니다. 민서가 아주 멋진 마법의 구두가 생겼다고 해도 아무도 민서의 이야기를 믿으려 하지 않네요. 그 뿐만 아니라 민서가 하고 싶은 것, 민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들으려하지 않는 부모님의 꽉 막힌 모습도 엿볼 수 있습니다. 아마 함께 책을 부모님들은 그들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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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이를 닦으면서 특별한 일이 일어나길 기대하던 민서는 오늘 아침 엄마와 아빠가 모두 중요한 회의가 있어 학교에 1시간이나 일찍 데려다준 탓에 경비 아저씨가 치운 낙엽 더미에서 노란 구두 한 켤레를 발견하게 됩니다. 뒷굽이 조금 닳았지만 새 구두나 다름없는 구두는 늘 신던 신발처럼 민서의 발에 꼭 맞고 편안했지요. 민서는 어쩌면 마법의 구두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그토록 기다리면 특별한 일이 분명했지요. 민서는 신나서 폴짝폴짝 뛰며 춤을 췄는데 왠지 모르게 몸이 가벼웠어요. 노란 구두는 정말 마법의 구두처럼 보였고 한 번도 춤을 배워 본 적 없었지만 왠지 모를 자신감이 생겼지요. 민서는 무슨 춤을 출까 고민하다가 어젯밤에 텔레비전에서 봤던 탭 댄스를 떠올렸고 발가락에 힘을 주고 춤을 추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정말 마법의 구두처럼 군더더기없이 완벽하게 춤을 출 수 있었어요. 하지만 민서가 아는 춤만 출 수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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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춤도 춰 보고 싶은 민서는 점심시간이 되자 도서실에 가서 책을 찾아보기로 합니다. 하지만 복도에서 만난 교감 선생님은 실내에서는 실내화를 신어야 한다며 마법의 구두라고 말하는 민서의 말을 들어주지 않으시네요.도서실에서 춤과 관련된 책을 빌리려던 민서는 지유가 책을 빌려갔다는 이야기에 지유를 찾아가요. 지유는 민서의 춤을 보았다며 발레를 보여달라고 해요. 민서는 책을 보고 지유에게 발레 동작을 보여주고 지유는 민서의 동작을 보면서 발레를 연습합니다. 한편 엄마 아빠는 민서에게 생일 선물로 받고 싶은 선물을 물어보지요. 엄마 아빠가 재능을 키워 줄 수 있는 걸로 골라보라고 하자 민서는 발레 학원에 보내달라고 하지요. 지유가 땀 흘리며 연습하던 모습을 떠올리니 마법의 힘으로 춤을 추는게 거짓말처럼 느껴졌거든요. 결국 민서는 열심히 연습해서 노란 구두 없이 춤을 잘 추고 싶다는 생각에 노란 구두를 버리게 됩니다. 그런데 생일날 엄마 아빠는 발레 학원을 보내주는 대신 60권이나 되는 책을 사주셨네요. 하지만 이번에 민서는 지유의 도움을 받아 발레 연습을 시작합니다. 잘 추는 것보다 즐거운 게 더 중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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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구두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잘 추는 게 뭐가 중요해. 재밌는 게 중요하지"

"그런가?"

"당연하지. 잘 추면 좋겠지만, 난 그냥 춤추는 게 좋아." (본문 8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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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 선생님이나 경비아저씨 그리고 담임 선생님까지 민서의 노란구두가 마법의 구두라는 것을 들어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다들 민서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했지요. 설상가상 엄마 아빠 역시 민서가 발레 학원을 다니고 싶다고 한 얘기는 까맣게 잊은 듯 생일 선물로 책을 선물합니다. 아무도 민서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네요. 이들 속에서 저는 제 모습을 보게 됩니다. 저도 아이의 아이에게 자주 귀기울이지 않았던 거 같아요. 책 속의 어른들을 나무라면서 정작 제 자신을 보지 못한 듯 하여 부끄럽고 또 미안하네요. 노란 구두는 민서에게 꿈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었어요. 그리고 잘하는 것보다 즐거운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지요. 물론 그 꿈을 위해서는 마법보다는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더 값지다는 것도 알게 되었답니다. 민서와 지유가 함께 발레 연습을 하는 모습이 너무 귀엽네요. 혹 지금 자신의 재능이 무엇인지 몰라 헤매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면, 자신이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그리고 더불어 이 동화책도 함께 권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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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민서와 함께 춤을'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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