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소녀 라임 청소년 문학 24
사라 N. 하비 지음, 이혜인 옮김 / 라임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자질, 능력보다는 외모를 우선시하고 있는 외모지상주의에서 성형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외모가 능력의 잣대가 되어가고 있는 탓입니다. 이렇다보니 외모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은 한 번쯤 성형을 생각해보게 마련입니다. 성형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외모로 인해 자신감이 결여되고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오히려 성형이 도움이 될 수 있지요. 하지만 최근에는 성형의 부작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그저 좀더 예뻐지고 싶은 욕구로 인해 연예인 누구의 코처럼, 눈처럼 성형하는 등의 성형 중독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요즘 코 수술 후 숨이 잘 안 쉬어진다거나, 눈이 잘 감기지 않는다거나 하는 성형 부작용에 관한 사례가 자주 등장하고 있는데다, 한때 성형 중독으로 화제가 되었던 선풍기 아줌마는 성형 중독의 문제점을 잘 보여주고 있지요. 혹 걸그룹의 멤버들이 다들 비슷해 보이는 것은 저 뿐인건가요? 오죽하면 계약시 성형금지 항목이 생겨나기도 했을까요? 이렇게 우리는 개성보다는 인형같은 외모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완구점에 늘어놓은 바비인형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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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방학이 되면 성형에 관한 문의를 많이 한다고 들은 바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가 더 예쁜 아이들인데도 성형으로 만들어진 외모가 마치 기준이 되는 듯 자신의 외모를 바꾸려 합니다. 성형으로 가꾼 외모보다 남들과 다른 개성을 가진 얼굴이 더 예쁘다는 것을 어떻게 얘기해줄 수 있을까요? 저는 백 번의 말보다 라임청소년 문학 시리즈 <<플라스틱 소녀>>를 읽어보라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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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살 잭의 현재 최대 관심사는 여자의 진짜 몸입니다. 잭의 여자 사람 친구인 레아는 그런 잭에게 변태, 찌질이라고 하지만 자꾸만 여자들의 몸이 눈에 걸려드는 건 잭도 어쩔 수 없는 일이랍니다. 오늘 레아는 마이어스 성형외과의 열렬한 고객인 엄마가 집에서 독서 모임을 하는 탓에 잭의 집에 피난을 가려 합니다. 아빠가 필리핀에서 돌아오는 날이지만 잭은 흔쾌히 승낙하지요. 이 년 전 훌쩍 떠난 형으로부터 온 메일을 보던 중 잭은 레아가 오는 소리를 듣고 서둘러 아래층으로 달려 내려갔다가 레아를 향해 제정신이냐는 엄마의 목소리와 우거지상을 하고 있는 레아를 발견하지요. 이유인 즉, 레아의 열일곱 번째 생일 선물로 엄마가 코 수술을 해준다는 얘기를 했기 때문이라네요. 잭 역시 찬성하지 않자 레아는 울음을 터뜨렸고 둘 사이는 냉랭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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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들은 성형 수술을 하면 자신감과 인기를 얻어 자기가 더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하지.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아. 자신에 대한 만족감을 높이는 게 목적이라면, 차라리 상담을 받는 게 훨씬 더 효과적이지." (본문 64,6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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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은 레아를 성형 수술에서 구제해 내기 위해 조사를 시작했어요. 인터넷 조사를 시작으로 '찢고 높이고 키우고'라는 제목의 블로그를 만들고 동네 성형외과 목록을 검색해 직접 찾아가보기도 하지요. 수술은 부작용이나 합병증의 위험이 있으며 열아홉 살 이하의 미성년자에게는 성형 수술을 하지 않는다는 병원도 있었지만, 레아 엄마가 다니는 마이어스 성형외과 의사는 호흡 곤란, 코골이 같은 거짓말로 부모님을 설득해준다는 말까지 하네요. 잭은 자신이 알아본 내용을 토대로 레아를 설득하려 하지만 오히려 레아와 멀어지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할 수 없이 잭은 마이어스 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게 되고 방송 매체의 주목 받게 됩니다. 이런 잭을 칭찬하는 사람도 있지만 잭을 헐뜯는 사람도 있었지요. 형은 이것이 잭이 유명해질 수 있는 기회라도 되는 듯 말하지만, 잭의 목표는 하나입니다. 레아를 위한 일이었고, 레아를 닮은 수많은 아이들을 위한 일, 또한 마이어스 선생님 같은 몹쓸 인간들의 파렴치한 행위를 멈추기 위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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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나면 <<플라스틱 소녀>>의 표지가 더 인상깊게 다가옵니다. 흡사 바비인형 같은 외모의 소녀는 청소년의 성형 수술에 문제점과 성형 수술의 부작용을 가감없이 담아낸 스토리에 더욱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외모 지상주의를 소재로 한 다양한 청소년 문학을 접해봤지만, 청소년 성형 수술에 관한 소재는 처음 접해보는 듯 합니다. 다소 무거운 주제일 수 있지만, 잭과 레아의 유쾌한 캐릭터를 통해서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청소년 성형수술, 외모지상주의에 대해 자문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덧붙히자면, 이런 사회문제에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는 마이어스 선생님 같은 어른도 한 몫했다는 점 역시 잊지 말아야 할 듯 하네요. 어른들의 그릇된 생각이 아이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네요. 130여 페이지 밖에 되지 않는 짧은 글이지만 깊은 인상을 남기는 책입니다. 아름다운 외모보다 더 강력한 힘이 있다면 그것은 자신이 가진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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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플라스틱 소녀'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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