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 단비어린이 그림책 4
카트린 괴퍼르트 글, 마리온 괴델트 그림, 박성원 옮김 / 단비어린이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우리 집 두 녀석이 자주 하는 말 중 하나가 바로 '싫어' 입니다. 물론 '숙제해라''양치해라''자라''책 읽어라''공부해라' 등 아이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잔소리만 늘어놓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가 '싫어''아니'라는 부정적인 단어를 사용하게 된 것은 어쩌면 이 책의 주인공 파울이 봉투에 담긴 '싫어'를 모두 꺼내 주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으나, 대부분은 아이에게 자기 주장이 생겨나는 성장의 과정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렇게 자기 주장이 생겨나면서 부정적인 단어를 자주 사용할 경우 부모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대부분은 다그치고 윽박지르면서 고치려고 애를 씁니다. 하지만 그보다 단비어린이 <단비어린이 그림책> 시리즈 네 번째 이야기 <<싫어!>>를 통해 그 해답을 찾아본다면 더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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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오후, 파울은 놀이터 의자 뒤편에서 봉투 하나를 주웠어요. 그 봉투 속에넌 "싫어"들이 담겨 있었고, 파울은 "싫어"들을 전부 밖으로 꺼내 주기로 마음 먹지요. 엄마가 파울에게 집에 가자고 부르자, 파울은 "싫어!"라고 큰 소리로 대답하네요. 그러자 빨간색과 은색 "싫어!"가 봉투 밖으로 툭 튀어나옵니다. 엄마는 세 번 더 파울을 불렀고, 그때마다 봉투 속에 들어 있던 아주 커다랗고 시끄러운 "싫어"를 밖으로 꺼냈지요. 그건 무척 신 나는 일이었습니다. 엄마에게 끌려 집으로 들어온 파울은 '신발 벗어, 잠바 걸어 놔, 목욕탕에서 손 좀 씻어'라는 엄마의 말에 모두 "싫어!"라고 대답합니다. 엄마는 점점 화가 나기 시작했지요. 하지만 엄마는 평소보다 조금 거칠게 신발을 벗기고, 잠바를 걸어 놓고, 파울을 목욕탕으로 데려가서 손을 씻겼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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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은 소시지와 감자 샐러드입니다. 배가 많이 고팠던 파울은 접시에 있던 음식을 몽땅 먹어 치웠어요. 엄마가 "파울, 소시지 하나 더 줄까?"라고 묻자, 소시지가 더 먹고 싶었던 파울의 마음과 달리 봉투에서 "싫어!"가 툭 튀어나왔지요. "그럼 과일 줄까?""파울, 어디 아파? 아프면 엄마한테 꼭 말해야 돼, 알았지?"라는 걱정스러운 엄마의 말에도 "싫어!"가 재빨리 튀어나와 버렸습니다. 파울은 기분이 나빠졌어요. 그러나 목욕을 할 때도 파울의 "싫어!"라는 대답은 계속 되었습니다. 그러자 엄마는 인상을 쓰며 마음대로 하라고 하십니다. 잠자리에 누워 뽀뽀를 해달라는 엄마의 말에도 파울은 싫다고 대답했지요. 그날 밤 파울은 잠이 오지 않았어요. 엄마에게 잘 자라는 뽀뽀를 하지 않았을 뿐인데, 이불이 아주 차갑게 느껴졌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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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에도 파울의 "싫어!"는 계속되었습니다. 유치원을 가는 길에도, 유치원에서도 말이죠. 그러는 동안 봉투 속 "싫어!"가 모두 사라졌고 파울은 드디어 "좋아요!"라고 대답하게 되었습니다. 이 그림책은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싫어!"라고 대답하는 아이에게 어떻게 해야한다는 해결책을 주지는 않지만 책을 읽는 동안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깨닫게 될 거에요. "싫어!"라는 대답이 얼마나 기분 나쁜 단어라는 것을 말이죠. 주위 사람들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싫어!"라는 단어는 마음이 슬퍼지는 단어라는 것을 파울을 보면서 알게 될 것입니다. 부모는 파울의 엄마를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될 거 같아요. 아이는 자라면서 자기 주장이 생기고 "싫어!""아니!" 등 부정적인 단어를 사용하게 되는 시기가 오게 됩니다. 파울의 엄마는 파울이 그 시기를 잘 보낼 수 있도록 묵묵히 기다려주는 것 같았어요. 다그치지도 않고 아이에게 화를 내지도 않습니다(물론 화는 났지만..). 아이가 자라는 과정을 바라봐 준 것이지요. 부정적인 단어를 사용하는 아이에게 부정적인 부모의 모습을 보인다면, 아이가 부정적인 단어를 오히려 더 강하게 받아들이지 않을까요? <<싫어!>>는 이렇게 아이에게 "싫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안되는 이유를 자연스럽게 가르쳐주고 있답니다. "싫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아이에게 파울 친구를 소개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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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싫어!'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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