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언덕 단비청소년 문학 2
창신강 지음, 최지희 옮김 / 단비청소년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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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 수탉 분투기><탁구왕 룽산><나는 개입니까>로 잘 알고 있는 창신강 작가의 책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바로 예쁜 책 제목과 표지로 눈길을 끄는 <단비청소년문학> 시리즈 2번째 이야기 <<하늘 언덕>>이지요. 산뜻해보이는 책이지만 내용은 전혀 예기치 못했던 상처받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어요. 그렇다고 어둡고 무거운 이야기는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 속에서 희망을 찾아낼 수 있으며 서로 위로받고 치유받을 수 있는 따뜻한 이야기이지요. 우리나라 어린이, 청소년의 행복지수가 꼴찌라는 뉴스를 자주 접하게 되는만큼 우리 아이들에게 크고작은 마음의 병이 존재하고 있음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학교 폭력, 왕따, 가정 폭력 등으로 자살까지 생각하는 아이들의 마음의 병은 얼마나 곪아 있었던 걸까요? 친구로부터, 가족으로부터, 폭력으로부터 얻게 된 마음의 병을 어떻게하면 치유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 해법이 <<하늘 언덕>>에 있다고 말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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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나 존재하는 하늘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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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언덕은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곳이다.

그곳은 꿈꾸는 아이들을 위해 존재한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미래를 보여 준다.

하늘 언덕은 상처받은 아이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나 있다.

그곳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표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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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의 배경은 '차오포'라고 불리는 마을입니다. 어느 날 어떤 남자아이가 들것에 실려 차에서 내렸어요. 어른 네 명이 들것을 들어야 할 정도로 남자아이는 엄청나게 뚱뚱했지요. 그런데 들것에 누워 있던 남자아이가 갑자기 눈을 떠 들것에서 내려와 주위를 살폈지요. 들것을 들고 온 사람들은 주저앉아 아이가 혼자 걷는 것을 믿을 수 없어 했어요. 차오포 마을은 그렇게 걷기 싫어하던 아이가 걷게 되는 신기한 마을입니다. 이 남자 아이는 루창창으로 나이는 열두 살이지만 몸무게는 74.5킬로그램에 달해요. 체육 시간만 되면 놀림을 받던 루창창에게는 체육 공포증이 생겼고 그 마음의 병으로 이 마을에 오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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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오포 마을의 아동 심리 치료 센터에는 루창창 외에도 마음이 병을 가진 아이들이 있습니다. 하루에 세 번쌕 돈을 세야하는 진상상, 부모의 이혼으로 달마다 집을 옮겨 다니면서 부모의 눈치를 보게 되고 시간이 흐르면서 모두가 자신을 싫어한다는 생각이 들게 되자 더 이상 누구의 말도 믿지 못하게 된 쑤이신, 자기 자신을 심하게 학대하는 남자아이 신신, 덩치가 크고 건장한 아빠로 부터 늘 혼나고 두들겨 맞으면서 아빠와 닮은 뚱뚱한 거위나 강아지를 괴롭히는 리취안취안, 매일 거짓말을 하는 런전, 어릴 때부터 발레에 재능이 있어 부모로부터 큰 기대를 받았지만 그 부담감으로 인해 수많은 꿈을 죄다 버린 허위샹 등은 이렇게 마음의 병을 갖게 되면서 이 마을에 오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차오포 마을에는 아이들의 마음의 병을 치유하기 위한 의학적 치료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그들은 평범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치유되어가고 있었던 것이지요. 그 누구의 강요도, 미움도, 폭력도 없었던 평범한 하루를 보내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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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언덕>>은 마음의 병을 가진 아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는 이야기이지만 그보다는 어른들에게 먼저 권하고 싶네요. 이 책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모두 어른들에 의해 마음의 병을 얻게 되었기 때문이지요. 우리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질책과 기대 속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믿고 기다려주는 것, 스스로 생각하고 깨우칠 시간을 주는 것이 더 절실한 아이들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하지만 어른들은 기는 아이에게 걷기를, 걷는 아이들에게 뛰기를 바라며 채찍질합니다. 때로는 그것이 바로 우리 아이들에게 마음의 병을 준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입니다. 아이들이 마음의 병을 치유할 수 있었던 차오포 마을은 결코 특별한 곳이 아닙니다. 우리 아이들이 꿈을 꾸고 스스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곳이 차오포 마을인 것이지요. 그곳은 바로 우리 아이들이 지금 서 있는 곳, 바로 그곳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부모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잔잔하면서 따뜻한 이야기는 아이들에게도, 부모인 저에게도 위로가 되어주네요. 책을 읽은 뒤에도 그 여운이 오랫동안 기억되는 책 <<하늘 언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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