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언트 - 영어 유창성의 비밀
조승연 지음 / 와이즈베리 / 2016년 10월
평점 :
품절


지금은 조기유학이다, 영어유치원이다, 하면서 영어 열풍이 하나의 열병처럼 퍼져있지만, 나는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ABCD…… 알파벳부터 배웠다. 물론 처음엔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에 대한 설레임으로 영어 시간을 좋아했지만 영어 문법을 배우기 시작하고, 수많은 단어와 사투를 벌이면서 영어는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한 암기 과목으로 바뀌었다. 물론 지금은 영어를 공부하고 있지는 않지만 중학교를 시작으로 30여년을 영어를 접해왔음에도 영어 울렁증은 중증환자 상태이며, 자녀를 키우면서 영어 교육은 나의 영원한 숙제가 되었다. 시대가 바뀌었고 영어는 제2의 모국어가 되었으며 이에 우리 아이들은 5~6세부터 영어를 상대로 뻔히 질 줄 알면서도 평생 싸워야 하는 산악전을 시작한다. 영어에 대한 두려움이 많았던 나는 내 아이만은 외국인과 더불어 지식과 지혜를 아니, 일상의 대화 정도만이라도 나눌 수 있기를 바랬고 아이가 4세때 거금을 주고 영어 교재를 구입하는 등의 빗나간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결국 아이도 나와 마찬가지로 영어는 '국영수'처럼 시험 잘 보려고 배우는 하나의 학과목이 되었다. 상당수의 부모와 자녀가 이런 오류를 범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해서 해결방안이 없는 것은 결코 아니다. 나는 그 방법을 다양한 TV 프로그램에서 외국 언어와 역사, 문화, 예술을 쉽고 재미있게 전파하고 있는 세계문화 전문가 조승연에게 들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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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통해서 영어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수많은 사람이 영어의 'Why'를 알게 되기를 희망한다. 왜냐하면 니체가 말했듯이, 인생의 'Why'를 이해하는 사람은 어떤 'How'도 견뎌낼 수 있기 때문이다. (본문 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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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에 능통하고 독일어, 라틴어는 독해가 가능하다는 저자는 <<플루언트>>에서 영어 공부의 스킬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언어란 모국어이건 외국어이건 암기 과목이 아니라 문화에 대한 자연스러운 호기심에서 우러나오는 탐구의 대상이며 이것이 바로 영어 유창성의 진짜 비법이라는 점'을 설명하고자 한다. 이에 저자는 총 다섯 PART를 통해 한국인과 영어의 잘못된 만남에 대한 이해와 영어 문장, 단어, 문맥의 비밀에 대해 풀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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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문법을 무턱대고 암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문법의 목적은 그것이 아니다. 사실 어느 나라의 언어이건 문장을 만드는 방법에는 일관성이 있다. 우리가 모국어로 글을 쓰거나 말을 할 때 미리 외운 문장대로 말하는 것이 아니다. 들을 때두 그 사람이 어떤 말을 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듣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장을 만드는 규칙에 일관성이 없는 언어는 소통의 매체가 될 수 없다. 문법 공부란 이 논리적 일관성을 관통하는 사유적 훈련이다. 문법을 외우기만 한다면 외국어를 백날 배워도 유창한 문장은 만들어낼 수 없다. 그런 여유로 미리 외워두는 문법 공부는 시간만 낭비하는 일이 된다. (본문 13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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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언트>>에는 청소년기를 담보 잡고 가정 경제를 위태롭게 하면서까지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배운 영어지만 가성비가 형편없는 동아시아 특유의 '빗나간 영어 공부 열풍'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저자의 바람에 따라 효율적인 영어 교육 철학과 올바른 공부 방법을 담아냈다. 저자는 말한다. 아시아의 세기라 말하는 21세기에서 미국과 영국인의 영어와 다른 것에 대해 창피해하는 것은 우리 자신 뿐이며 이제는 영어 공부에 대한 기본 개념과 목적, 방법 등을 송두리째 바꾸어야 한다고 말이다. 저자는 이러한 영어 유창성의 비밀을 자신의 경험을 통해 풀어내고 있는데 읽기에 부담이 없어 영어를 공부하는 혹은 영어에 관심이 있는 누구라도 쉽게 접할 수 있을 듯 싶다. 감정 소통까지 가능한 수준의 유창성을 기르고 싶다면 이 책을 적극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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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공부할 때는 갖가지 영어 표현법을 통시적.공시적으로 넓게 접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셰익스피어 시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영어의 역사를 골고루 알고, 또 여러 나라와 민족이 사용하는 다양한 영어를 두루 듣고 접하면서 그 맥과 논리를 익혀 '수많은 종류의 영어를 쓰는 사람이 상대의 말을 아무 문제없이 알아듣게 하는 그 무엇'을 느껴 나가는 것이 영어를 제대로 배우는 비결이기 때문이다. (본문 5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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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말은 사람의 생각만큼 자유롭다. 문법이란 사람이 말하는 방식을 설명하기 위해 생긴 것이지, 사람이 말하는 것을 규제하려고 만든 것이 아니다. 문법에 맞추어 말해야만 통한다고 믿는 것은 문법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 못했다는 말과 같다. (본문 5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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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플루언트'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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