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양치기의 편지 - 대자연이 가르쳐준 것들
제임스 리뱅크스 지음, 이수경 옮김 / 북폴리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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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뉴욕타임스][가디언][텔레그래프][데일리 익스프레스] 선정 2015년 최고의 책, 포티코 문학상 최종 후보작, 2015년 워터스톤스 올해의 책 최종 후보작, 2016년 영국왕립문학협회 온다체 상 최종 후보작, 2016년 웨인라이트 상 최종 후보작으로 선정된 걸작 <<영국 양치기의 편지>>는 영국 레이크 디스트릭트 국립공원에서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온 한 양치기의 겸손, 자유, 행복의 이야기로 현대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책 내용을 읽기전에 표지 삽화만으로도 대자연의 풍경을 담아낸 표지에서 평온함이 느껴진다. 우리가 잊고 있는 무언가를 얻을 수 있을 것만 같은. 우리는 자연의 아름다운 경치에 감동하고 자연의 순리대로 사는 것에 대해 경외하지만 실상은 도시 속에서 사는 것을 추구한다. 번쩍번쩍 네온사인, 쉴 새 없이 울어대는 전화벨소리, 여기저기 급하게 움직이는 사람들과 차, 이것만이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도 되는 것마냥. 더불어 가끔은 자연의 순리대로 전통을 지키며 사는 이들을 고루하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게 된다면 대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값질 수 있는가를 느끼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잊고 있는 가장 중요한 한 가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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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우리 어머니와 아버지,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땀 흘려 열심히 일하는 삶에 자부심을 갖고 뭔가 가치 있는, 또는 존경스러운 일을 해온 분들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훌륭한 교육, 원대한 야망과 포부, 모험심, 세상이 알아주는 직업적 성취 등이 성공으로 향하는 확실한 디딤돌이라고 믿는 사람이 보기에 우리는 실패한 인생이 예견되는 딱한 촌놈들이었으리라. (중략) 학교 교육은 세상으로 나가는 '출구'였지만 우리는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 우리는 우리만의 선택을 한 상태였다. 시간이 흐른 뒤 나는 현대 산업사회에는 '세상에 나가 뭔가 훌륭한 것을 이뤄내는 것이 값진 인생이다'라는 강박관념이 편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거기에는 시골에서 육체노동을 하며 사는 것을 별 가치 없는 일이라는 뜻이 은연중에 내포되어 있었고, 그것은 나의 가치관이 용납할 수 없는 함의였다. (본문 18, 1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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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레이크 디스트릭트는 4만 3000명의 주민이 사는 곳이이지만, 외지인의 방문은 연간 1,600만 명에 이르며, 이 지역에 관한 책도 많은 출간되고 있는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다. 이 곳은 작가와 예술가들이 영감을 얻기 위해 찾을 정도로 야생 그대로의 모습이 보존된 곳이다. 하지만 이는 관광지로서의 모습일 뿐 이곳 초등학교 선생님조차 이곳에서는 전혀 이룰 것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레이트 디스트릭트는 현실의 삶과는 별개의 곳일 뿐이다. 그저 잠시 머물다 가는 곳일 뿐. 하지만 저자는 공부보다는 목장에 더 관심이 많았고 도시에서의 삶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선생님과 달리 목장이 더 소중하고 가치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물론 저자 역시 대학을 다니고, 생계를 위해 유네스크 세계유산센터 전문 고문위원 프리랜서 일을 하지만 그는 양치기로서의 삶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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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양치기의 편지>>를 통해 저자는 양치기 삶의 이모저모를 보여주고 있고 있으며 자기만의 방식으로 전원 생활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말처럼 실상 우리는 '세상에 나가 뭔가 훌륭한 것을 이뤄내는 것이 값진 인생이다'라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고, 내가 속한 곳에서 벗어나 세상 밖으로 나아가려고 애쓰고 있다. 하지만 레이크 디스트릭트의 사람들은 세상 밖으로가 아닌, 자신이 머물고 있는 곳에서 삶의 가치를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수백 년 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생활 방식에 따라 삶의 공간에 애착을 가지고 살아가는 저자를 통해 우리가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감으로써 느낄 수 있는 겸손, 자유, 행복에 대해 참 많은 것을 잊고 있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된다. 가끔을 시련을 주는 자연이었지만 이에 굴복하지 않는 그의 삶은 우리가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이 세상 속에서는 가질 수 없는 존경심 마저 느껴진다. 이렇게 이 책은 대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3대에 걸친 양치기의 이야기를 통해 땀 흘려 열심히 일하는 것에 대한 삶의 가치, 독자 스스로의 삶의 목적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선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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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가슴 깊이 들이마신다. 비행기 한 대가 지나가면서 새파란 하늘 한복판에 하얀 꼬리를 길게 남긴다. 어미 양들이 울퉁불퉁한 바위가 있는 곳을 올라가면서 뒤따라오는 새끼들을 향해 매애애애 하며 뭐라고 말한다.

이것이 나의 삶이다. 나는 더 바랄 게 없다. (본문 36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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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영국 양치기의 편지'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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