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마운틴 스캔들
카린 지에벨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겸비하며 발표하는 작품마다 커다란 화제를 불러 모으며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카린 지에벨 작가가 2011년 발표한 <<빅 마운틴 스캔들>>은 코냑추리소설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이 소설은 메르캉투르 국립공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심리스릴러로 산악가이드와 여성 군인경찰이 국립공원관리인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싹튼 사랑과 모험을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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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원제목은 <<매발톱꽃>>이었다. 산악지방에 서식하며 아름답지만 치명적이고도 우아한 독을 품은 꽃, 쳐다볼 수는 있지만 절대로 만져서는 안 되는 꽃……. (본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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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객들이 안전하게 산을 오르내일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산악가이드 일을 하고 있는 뱅상에게는 5년 전 파리에서 온 남자를 따라 떠난 로르를 잃은 아픔이 존재한다. 그로인해 그에게 여자는 하룻밤 잠자리 상대일 뿐으로 로르가 치뤄야 할 복수의 대가를 아무런 죄도 없는 여자들이 대신 치루고 있는 셈이었다. 이러한 그에게는 가치를 매길 수 없을 만큼 소중한 존재인 삶이 선물해준 단짝 친구이며 국립공원관리인인 피에르와 산이 있을 뿐이었다. 뱅상은 여행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었는데, 성수기를 대비해 새로 입사하게 된 미리암은 뱅상에게 마음을 빼앗기게 되지만 뱅상은 미리암 역시 다른 여자들과 마찬가지로 하룻밤 잠자리 상대로 대한다. 하지만 미리암은 뱅상으로 인해 자살을 하게 된다. 한편, 세르반 브라이텐바흐는 일주일 전 콜마르 군인경찰대에 처음으로 배치된 여자대원으로 근무지 주변 환경에 빨리 익숙해지고 싶은 마음에 뱅상을 찾아가 메르캉투르 국립공원 가이드를 요청하게 되면서 뱅상과 친분을 쌓게 되는데, 미리암의 자살로 인한 소동에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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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상이 미리암의 자살로 인한 죄책감에 빠져있을 무렵 친구 피에르가 산에서 실족사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산을 사랑하며 살아온 피에르가 산에서 처참한 죽음을 맞이했다는 사실이 뱅상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을 만큼 허망한 일었다. 뱅상은 무쇠처럼 튼튼하고 사냥개처럼 민첩한 다리를 가진 피에르가 발을 헛디뎌 사망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뱅상은 피에르가 몇 주 전부터 밀렵꾼을 추적해왔던 것을 고려해 피에르에게 원한을 품고 있던 밀렵꾼이거나 혹은 국립공원관리인들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던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단서를 찾기 위해 세르반과 함께 현장을 둘러보기로 한다. 뱅상은 피에르가 죽은 사고지점 가까이에서 죽은 지 얼마 안 된 샤무아의 사체를 발견하게 되고, 샤무아 사냥을 하다가 피에르에게 발각된 밀렵꾼들이 후환이 두려워 살해당한 것이 아닐까 추측하게 된다. 그렇게 뱅상과 세르만은 피에르의 죽음에 얽힌 의혹을 풀어가기 위해 수사를 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놀라운 비밀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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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만큼 이 소설은 자연에 대한 아름다움, 경이로움이 자주 표현되고 있는데, 이 메르캉투르 국립공원은 저자 카린 지에벨이 실제로 국립공원관리인으로 일했던 곳이기 때문인 듯 싶다. 이 소설은 자연의 묘사 뿐 아니라 인물의 심리묘사 역시 눈에 띄는 작품이다. 독특한 것은 이 소설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이 대체로 평범하지 않다는 점이다.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가는 뱅상이 여자를 하룻밤 잠자리 상대로 여기는 것이나 친구 피에르가 바람을 피고 있었다는 점 그리고 세르반은 동성애자라는 성정체성의 혼란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누구하나 평범하지 못한 인물들로 인해 작품의 전반적인 부분이 어둡게 느껴지는 효과로 작용하고 있는데 저자는 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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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간과 그 인간들이 무리지어 살고 있는 사회에서 소설의 영감을 얻는다. 사회의 어둡고 폐쇄적인 폭력성은 우리가 알고 있고, 겪어본 다른 모든 것들과 마찬가지로 삶의 일부이다. 나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지나치게 미화하는 것보다는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단지 내게 영감을 주는 인간과 사회를 작품마다 다른 각도로 바라볼 뿐이다.' (본문 59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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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마운틴 스캔들>>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이기적인 욕망에서 비롯된 사건을 다루고 있다. 메르캉투르 국립공원으로 배경으로 은폐된 진실을 감추려는 자와 파헤치려는 자의 치열한 게임이 속도감있게 담겨진 이 소설은 500페이지가 훨씬 넘는 스토리임에도 몰입도를 선사한다. 자연이 또 하나의 주인공이 되는 이야기 <<빅 마운틴 스캔들>>로 처음 카린 지에벨의 작품을 접하게 되었다.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난 경험을 글 속에 고스란히 담아내는 작가가 건네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사뭇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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