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의 신 - 처음으로 밝히는 자전적인 교육 이야기
이정숙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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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이정숙은 「조승연처럼 7개 국어 하는 아이로 키우는 법」「좋은 엄마로 생각 리셋」「자녀의 성공지수를 높여주는 부모의 대화법」「부모와 자녀가 꼭 알아야 할 대화법」「부모가 아이를 화나게 만든다」등의 많은 육아서를 써온 베테랑이다. 저자의 큰아들은 미시간 대학교 건축과 및 동 대학원을 수석 졸업하고 세계적인 건축기업 겐슬러에서 세계 주요 도시의 건축을 3D로 디자인하고 있으며, 작은 아들은 7개 국어를 구사하는 언어 천재이자 통섭적 지식인으로 유명한 조승연으로 뉴욕대 비지니스 스쿨과 줄리아드 음대 야간 과정을 동시에 다닌 후 파리로 건너가 프랑스 최고의 미술사 학교인 에콜 뒤루브르에서 미술사를 공부하였으며 여러 방송에 출연하여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저자는 어린 나이에 동생들을 책임져 두 명의 변호사와 한 명의 대학교수로 성장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특별한 교육철학을 세웠다고 말한다. 이쯤되면 자녀를 둔 많은 부모들이 그녀의 교육철학을 궁금해할 것이다.

 

부모의 자식 사랑은 본능이다. 식욕, 소유욕, 성욕과 같은 레벨의 원초적 본능이다. 그러나 다른 본능들은 인간다워지려면 자제해야 한다며 억제하는 훈련을 받는다. 그렇지만 부모의 사랑만은 오히려 권장한다. 그러다 보니 자식 사랑의 본능릉 못 이겨 오히려 아이들을 망치기 쉽다. 나 역시 본능적인 자식 사랑을 억제할 능력이 없었다. 수많은 아픔과 경험 끝에 생겼을 뿐이다. (본문 9p)

 

저자의 부모님은 아들 셋, 딸 둘을 두었는데 첫째 남동생이 공부를 둘러싸고 아버지와 갈등을 빚다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저자가 본능적인 자식 사랑을 억제할 수 있었던 것은 어린 시절의 이런 아픈 경험 때문이라고 말한다. 1장 [아픔 없이 깨달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는 이러한 저자의 가족사를 통해 아버지가 장남 영재 만들기 프로젝트에 집착한 것은 자식 사랑과 거리가 멀었던 것이며 자격지심 때문에 자기 몫까지 해주길 바라는 욕심이 아니었나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 아버지의 훈육 방법을 그대로 배운 저자 역시 아버지와 비슷한 폭군으로 변했는데 막냇동생과의 일을 통해 저자는 아이들에게 억지로 공부시키는 것의 문제점을 극명하게 알게 되었다고 털어놓는다. 책을 읽자니, 폭군은 아니지만 권력을 앞세우고 있는 나의 양육 태도가 심히 걱정되었다. 물론 이러한 나의 양육의 문제점을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에게 무조건적 자율보다는 어느 정도의 제한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으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 하고 있는 요즘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부모는 과거 자기가 공부하던 시절에 이미 검증된 분야의 공부에 많이 의존하기 쉽다. 그래서 자식의 미래도 자신이 경험한 바에 따라 결정해야 안심한다. 그러나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변화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변화된 사회라는 것은 과거와 전혀 다른 경쟁의 장이 열린다는 것은 의미한다. (본문 57p)

 

2장 [직장생활와 양육 사이에서 직장생활을 선택하다] 편에서는 직장 생활로 인해 계모가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들어야 했던 저자의 일화를 수록했다. 계모냐는 물음에도 직장 생활을 그만둘 결심을 하지 않았다는 저자는 '사소한 것은 자식들의 의견을 받아주지만, 엄마가 세운 원칙은 아이가 죽을힘을 다해 떼를 써도 절대 흔들리지 말라'는 부모 자식 간 대화의 원칙을 갖게 되었고, 계모 소리지 들어가며 자신에게 닥친 어려움을 극복하던 중에 자식에게 등대가 될 수 있는 기본 능력을 얻었으며 이는 두 아들의 도덕관과 가치과 형성에 튼튼한 주춧돌이 되어주었다고 말한다. 직장맘인 탓에 자식 뒷바라지에 미흡해 아이에게 미안해하는 나는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힘을 얻었으며, 다른 집 아이들이 다니는 학원을 보내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한 불안함도 떨쳐낼 수 있었다.

 

자식 공부에 목숨을 거는 엄마들에게 자식의 미래를 밝혀주려면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물 컵을 나르든 창고에서 뚝딱거리며 뭔가 만들든 말리지 말고 지켜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본문 88p)

 

자식이 아무리 귀해도 사춘기 이후로는 자기 일을 스스로 해결하도록 놔두고, 자식이 요청할 경우에만 개입하는 것이 진짜로 자식을 위하는 길임을 명심하자. (본문 139p)

 

우리 자식들 세대에 선진국으로 넘어가려면 지금의 부모는 자식을 위한 희생보다 동반하는 태도를 갖춰야 한다. 자식들에게 옷 하나도 제 마음대로 고르지 못하게 하는 편협한 태도로는 자율성과 창의성이 중요한 선진 국민의 자질을 갖출 수 없을 것이다. (본문 171p)

 

3장 [부모가 자식에 대해 모두 알 수는 없다]편에서는 내가 자식의 일거수일투족을 너무 많이 알려고 들어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다. 특히 고3 큰아이에게 이러한 성향을 많이 보이는데 이것이 요즘 우리 모녀의 잦은 다툼의 원인이 되는 거 같다. 저자 역시 나날이 치열해졌던 모자간의 싸움이 있었고, 자녀와의 대화법을 발견하고 실행하지 못했다면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 말하며 자녀들과 대화하는 법만 제대로 배워서 실천해도 육아 걱정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에 6장 [자식의 공부, 인성, 성공을 모두 잡는 10가지 대화법]에서는 그 방법을 수록하고 있다.

 

자녀와 대화를 잘하려면 자녀가 부모의 말에 흥미를 갖도록 유도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려면 부모가 자녀의 취향과 놀이 문화, 취미, 중요시하는 것, 교우 관계, 또래 집단의 심리 등을 공부해야 한다. 부모가 그런 노력을 하지 않고 무조건 공부하라고만 외치면 자식은 '공부'를 '지긋지긋함' 또는 '지겨움'의 대명사로 인지한다. (중략) 자녀와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자식을 원망하지 말고, 부모가 직접 자식의 취미와 흥미 분야, 문화 등에 관한 최소한의 지식만 공부해도 문제가 한결 쉽게 해결될 것이다. (본문 268p)

 

고백하자면, 처음 책에 흥미를 끌게 된 것은 두 아들을 세계적인 인재로 키워낸 교육법을 공개한다는 것 때문이었다. 자식의 성공을 바라는 부모의 마음에 동하여 무슨 특별한 비법이 있을까? 라는 궁금증이 일었던 탓이다. 하지만 나는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을 깨달은 듯 하다. 물론 그동안 수많은 육아서를 읽어왔기에 나의 잘못된 점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저자가 아픔을 겪은 후 알게 된 깨달음과 두 아들과의 일화 그리고 다양한 예화를 통해 전하는 이야기는 그 의미가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 듯 싶다. 어쩌면 요즘 예민한 고3 수험생 딸과의 잦은 다툼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부모로서의 나는 자식의 행복이라는 목적보다는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이 목적이 되어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자전적인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실로 많은 교훈을 얻은 듯 싶다. 두 아들을 키우면서 공부, 인성, 미래의 성공을 모두 가능하게 한 주요 대화법 10가지를 차근차근 실천하다보면 부모로서 내가 궁극적으로 바래야만 하는 아이의 행복을 이뤄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주 적절한 시기에 내게 찾아온 뜻싶은 책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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