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털갈이엔 브레이크가 없지 - 본격 애묘 개그 만화
강아 글.그림 / 북폴리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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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도 감당할 수 있으면 키워라!

인류에게 던지는 고양이 집사 최후의 경고!

 

책 뒷 표지에 쓰여진 경고 표시가 먼저 눈에 띄는 책이네요. 북폴리오에서 출간된 여러 권의 고양이 만화책을 읽어왔던 터라 <<고양이 털갈이엔 브레이크가 없지>>라는 만화책도 귀엽고 깜찍하고 사랑스러운 고양이를 기대하며 읽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경고표시라니요? 도대체 어떤 만화책이길래 이런 무시무시한(?) 경고부터 하고 있는 걸까요? 기대감이 한껏 업되는 기분이었어요. 그러나! 이 책은 그동안 읽어왔던 고양이 만화책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는 이야기였습니다. 한마디로 '리얼' 그자체였지요. <행복한 길고양이><보드랍고 따뜻하고 나른한>의 작가 종이우산 역시 이 만화책에 대해 '공감 100% 극사실주의 고양이 만화'라고 얘기합니다. 그렇다고해서 여기에 등장하는 고양이 초승달이 사랑스럽지 않은 것은 결코 아니랍니다. 지금껏 사랑스럽게 그려진 고양이 만화를 보고 단순하고 막연하게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 라고 생각하며 책임감없이 고양이를 키우고자 하는 이들에게 고양이를 키우는 자신의 삶을 그저 리얼하게 보여줌으로써 책임감과 각오(?)를 가르쳐주고자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게 했지요.

 

 

작가 강아는 페이스북에서 꽤나 유명한가 봅니다. 만화책 읽기를 좋아하긴 하지만 일부러 찾아읽는 편은 아니기 때문에 몰랐는데 만화를 좋아하는 큰 아이는 잘 알고 있네요. 이 책에 등장하는 생물(?)은 셋입니다. 집사 1호기인 작가 자신, 그리고 회사원인 일명 브로콜리인 집사 2호기 그리고 노량진 출신의 고양이 초승달이지요. 초승달은 회사 옆 폐가가 철거되면서 홀로 남게된 아기 고양이였습니다. 그 초승달이 지금 여섯 살이 되었지요. 이 책에는 초승달의 아기 고양이 시절이 아닌 지금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답니다.

 

 

 

동그랗고 커다란 눈망울의 고양이, 애교 넘치는 고양이를 상상하면 결코 안됩니다. 승달이을 의인화해보자면 아이돌 그룹의 잘생긴 미소년의 모습에서 지금은 40대의 배나오고 창피함은 개나줘버렸을 법한 산전수전 다 겪은 듯한 아저씨의 모습이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왜 승달이의 모습이 사랑스럽게 보이는걸까요? 정말 알 수 없습니다. 이부자리를 다 빼앗기고 집사의 사정 따위는 봐주지 않으며, 옷에는 온통 냥고라로 인해 이성마저 상실하는 지경이 오기도 하는데 말입니다. 원래 고양이를 무서워했지만 북폴리오에서 출간된 고양이 책 덕분에 고양이를 사랑하게 된 1인으로서 이 만화는 그동안 고양이에 대해 가졌던 환상을 과감하게 깨주긴 했습니다. 그렇다고 고양이가 다시 무서워지고 싫어진 것은 결코 아니에요. 고양이와의 함께 하는 삶은 어떨까? 단순히 상상해보곤 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상상을 좀더 사실적으로 하게 된 것 뿐이었죠.

 

 

 

<<고양이 털갈이엔 브레이크가 없지>>는 그동안 사랑스럽게 그려졌던 고양이 만화와 달리 고양이와의 동거를 아주 사실적으로 그려냈습니다. 물리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고 냥고라때문에 불편하기도 한, 흡사 아이 한 명을 키우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수고(?)를 해야하지만 이것 또한 고양이와 함께하는 삶의 일부가 아닐까 싶네요. 지지고 볶으면서 더 정은 쌓여져 갈테니까요. 사실적으로 그려졌지만 고양이와 함께하는 삶을 꿈꾸는, 아니 고양이 집사로서의 삶을 꿈꾸는 이들의 꿈을 깨우는 것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누군가와 -사람이건 동물이건- 함께 산다는 것은 그만큼의 책임과 인내가 필요합니다. 그저 아름답게 보이는 부분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죠. 하지만 고양이들은 분명 그마저도 감내하고 싶은 사랑스러운 묘약이 있지요. 사실적인 표현이 오히려 이 부분을 오히려 더욱 어필한 듯 싶습니다. 그래서인지 책을 다 읽은 뒤에는 앞서 언급했던 경고가 더 이상 경고처럼 느껴지지 않았답니다. 이러한 집사의 삶은 어떤 슬픔과 행복이 있을까, 오히려 더 궁금해지게 만드는 책이 아닐까 싶네요.

 

(이미지출처: '고양이 털갈이엔 브레이크가 없지'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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