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할 자유 라임 청소년 문학 19
로렌 밀러 지음, 강효원 옮김 / 라임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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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삶의 대부분을 스마트폰에 의존해 살고 있다. 혹여 스마트폰을 집에 두고 온 날이면 불안해하기까지 한다. 이러한 추세라면 2030년 멀지 않은 우리의 미래는 스마트폰에 잠식되어 있지 않을까? 라임청소년문학 열아홉번째 이야기 <<실수할 자유>>는 어쩌면 발생할지도 모를 이러한 미래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미래는 현재의 우리가 만들어 낸 모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곧 다가올 미래는 이 책에서처럼 오늘은 뭘 입지? 어디에 앉지? 누구한테 말을 걸지? 등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의 결정을 스마트기기 제미니의 앱인 럭스가 대신해주게 될지도 모르겠다.

 

지혜롭게 행동하는 능력. 나는 그것을 간절히 원해 왔다. 럭스에 묻지 않고도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언젠가부터 나는 매사에 자신이 없어졌다. 무엇을 결정하기도 전에 이미 내 결정이 옳은지 의문이 드었다. 그래서 나는 혼자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 운동도, 숙제도, 취미 활동도 모두 럭스에게 물어서 결정했다. 심지어 옷을 입는 것조차도. (본문 50, 51p)

 

이 책의 주인공 로리는 모든 것에 스마트 기기 제미니를 이용했다. 로리는 이번 테덴 영재 학교 지원하는 것을 제외하면 모든 결정을 럭스에게 맡겼다. 친구 벡은 스마트 기기에 강한 불신을 가지고 있었기에 럭스 대신 '마음의 목소리'라 불리는 다웃을 믿었다. 다웃은 뇌의 결함으로 일어나는 청각 이상 장애 중 하나로, 어른의 경우에는 신경성 질환으로 취급되었다. 이에 대부분은 다웃이 들리지 않기 위해 애썼고, 로라 역시 더 이상 다웃을 듣지 않게 되었다.

 

로라가 테덴으로 합격하자, 아빠는 제왕 절개를 하고 난 뒤 호흡 곤란을 겪다가 세상을 떠난 엄마가 남긴 유품을 건넸다. 혹시 로라가 테덴에 입학하게 된다면 전해주라는 것이었다. 이제 로라는 엄마가 테덴에 다녔다는 사실과 아빠 조차 알지 못했던 엄마에게 일어났던 어떤 일에 대한 의구심을 안고 테덴에 입학하게 된다. 자신을 감시하는 룸메이트 허쉬, 자신을 미워하는 타서스 선생님, 그리고 갑자기 들려오기 시작한 다웃과 엄마도 가입했었던 것으로 짐작되는 비밀 동아리의 가입 등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로라는 엄마의 죽음과 그를 둘러싼 권력자들의 음모를 파헤치게 된다.

 

<<실수할 자유>>는 이렇게 음모를 파헤치는 스릴러를 통해 긴장감을 주고 있지만, 입학식날 허쉬와 함께 들렀던 카페에서 알게된 노스와의 로맨스도 함께 가미하고 있어 또다른 재미도 주고 있다. 혼자서는 아무 결정도 할 수 없게 된 머지 않은 미래, 그 속에서 한 소녀가 거짓과 맞서기 위해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여 용기있게 나아가고자 하고 있다. 그것이 혹 잘못된 선택이 될지라도. 우리는 매 순간순간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어느 선택이든 쉬운 것이 없기에 가끔은 누군가가 결정해주길 바랄 때도 있지만, 선택은 온전히 나의 몫이기에, 그에 따른 책임과 인생도 온전히 나의 것이 된다. 때론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실수를 저지르기도 하지만 이 또한 나의 삶이 아니던가. 이 책은 이렇게 혹 일어날지도 모를 머지 않은 미래를 배경으로 이를 일깨우고 있다. 그러나 너무 방대한 스케일 탓에 개인의 선택, 그로 인한 책임 등의 관한 주제의 초점이 조금은 빗나간 느낌이 들지만 그 배경만으로도 독자는 선택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부여받게 된다. 덧붙히자면,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실수할 자유'가 스마트폰에 잠식당해가는 현실로 인해 사라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 또한 우리 선택의 몫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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