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사랑해
아네스 안.프란체스카 안 글, 노석미 그림 / 시공주니어 / 2015년 12월
평점 :
품절


어느 시기가 되면 아이들이 꼭 던지는 질문이 있습니다. 엄마 아빠를 난처하게 하는 '엄마, 아기는 어떻게 태어나?' '엄마, 동생은 어떻게 생겨?' 등의 질문이지요. 사실 요즘 부모님들은 이런 질문에 크게 난처해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어릴 때만해도 엄마에게 이런 질문을 하면 '넌 다리밑에서 주워왔어'라고 대답하셨죠. 나중에 아이들의 질문을 받아서야 엄마가 난처하고 당황하셨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왜 그런 대답을 하셨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변했고, 요즘은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설명해주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도 많이 출간되는 탓에 이제 더이상 '다리 밑에서 주워왔어'와 같은 답은 통하지 않게 되었지요.

 

<<고마워 사랑해>>는 엄마와 아빠가 만나 사랑하고 결혼하여 아기를 낳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는 그림책이랍니다. 이 과정 속에서 아이들에게 '너는 정말 특별한 존재다'라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그림책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내용인 듯 하지만,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스스로 특별한 존재임을 일깨우는 내용을 덧붙여지면서 굉장히 특별한 그림책이 되었어요. 이 그림책은 아이들이 엄마의 만삭 사진을 보고 엄마의 배에 머리를 들이밀며 자신이 어떻게 엄마 배 속에 들어갈 수 있었는지를 너무나 궁금해하는 모습을 보고 자매가 함께 기획하고 글을 쓴 작품이라고 하네요. 엄마의 마음으로 담은 그림책이기에 더 따뜻한 그림책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아빠가 엄마를 만났을 때 엄마는 달나라 공주님처럼 눈부시게 아름다웠고, 엄마가 아빠를 만났을 때 아빠는 해나라 왕자님처럼 눈부시게 멋졌지요. 엄마 아빠는 온 세상의 축하를 받으며 결혼을 했어요. 두 사람은 서로를 깊이 사랑했지요. 따뜻한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를 꼬옥 껴안았어요. 그러자 아빠의 몸에서는 아주 많은 아기씨들이 생겨났어요. 엄마의 사랑을 받은 아주 작은 아기씨들이지요.

 

 

이제 아빠의 아기씨들은 엄마의 몸속으로 긴 여행을 떠납니다. 엄마 몸 속에는 큰 아기씨가 있는데, 큰 아기씨가 있는 곳은 세상 어느 곳보다도 따뜻하거든요. 하지만 먼 길을 가야만 닿을 수 있는 곳이라 수많은 작은 아기씨들은 도중에 길을 잃거나, 지쳐서 여행을 관두기도 합니다. 이런 작은 아기씨들 중에 가장 열심히 달리는 일등 아기씨가 있어요. 일등 아기씨는 오랜 여행이 힘들었지만 따뜻한 곳을 향해 계속 나아갔고 마침내 큰 아기씨를 만났어요. 둘은 엄마 아빠처럼 꼬옥 붙어 떨어지지 않았지요. 그리고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제 아기씨는 점점 변해가요. 엄마 닮은 예쁜 눈이 생겨나고, 아빠 닮은 손과 발도 생겨나지요.

 

 

아기씨는 작은 아기가 되어 엄마가 먹는 음식을 함께 먹었고, 아빠가 부르는 자장가를 함께 들었어요. 아기는 날마다 자랐고, 조금씩 커졌습니다. 아기는 엄마 아빠의 얼굴이 보고 싶었고, 엄마 아빠도 아기의 얼굴이 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드디어 만나게 되었습니다.

 

누굴까? 누굴까? 그 아기는? 누굴까?

바로 너야. 사랑해! (본문 中)

 

 

<<고마워 사랑해>>는 이렇게 어떤 과정을 통해 아기가 태어났다는 것은 단순히 알려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엄마 아빠의 사랑 속에서 생겨났으며, 오랜 기다림 속에서 태어났다는 점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수많은 아기씨 중에 태어난 아주 특별한 존재라는 것을 이야기하지요. 그렇게 고마운 존재이며, 사랑스러운 존재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이 그림책을 통해 자신이 특별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겠지요? 한가지 덧붙히자면, 부모 역시 이 그림책을 통해서 잠시 잊고 있었던 사실을 깨닫게 된다는 것입니다. 오늘 뉴스에서 아이가 공부를 안한다고 심하게 폭행을 하는 엄마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사랑과 오랜 기다림 속에서 태어난 아이었지만, 우리는 이렇게 아이에게 욕심을 갖게 되네요. 뉴스를 접한 후에 본 그림책이라 그런지 그동안 내 아이가 이렇게 너무도 사랑스럽고 고맙고 특별한 존재임을 잠시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임신과 출산 속에서 아이를 향해 가졌던 그 기쁨과 환희과 감사함을 자꾸 깜빡깜빡 잊는 엄마가 되어가는 걸까요? 이 그림책을 자주 들여다 보면서 내 아이가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지, 얼마나 사랑스러운 존재인지를 기억해야겠어요. 이렇게 너무도 예쁘고 사랑스러운 그림책 <<고마워 사랑해>>였습니다.

 

우리 두 아이들, 고마워! 사랑해!

 

(이미지출처:' 고마워 사랑해'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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