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계일주로 유머를 배웠다 - 전세계를 누비며 웃기는 두 남자의 19가지 유머실험
피터 맥그로우.조엘 워너 지음, 임소연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개그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초등 아들녀석 때문에 일요일 저녁이면 우리 가족은 텔레비전 앞에 모인다. 방청객이 웃는 상황, 아들이 웃는 상황 그리고 남편과 내가 웃는 상황은 전혀 다르다. 아들이 배꼽 빠지게 웃는 장면이 왜 웃긴지 나는 이해를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남편은 그것을 나이차로 인해 서로 웃음 코드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개그와 미국의 개그가 다르듯이 말이다. 반면 아이와 어른이 함께 웃음을 참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나이차이는 있지만 통하는 코드가 있다는 뜻일 게다. 이쯤되면 궁금하지 않은가? 나이와 나라가 다르지만 함께 웃을 수 있는 코드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말이다. <<나는 세계일주로 유머를 배웠다>>는 사람을 웃기는 비밀 코드를 찾아 5대륙 15만 킬로미터를 여행한 이들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 책에는 이 궁금증에 대한 그들의 CSI급 해답이 담겨져 있다.

 

 

 

이 책의 저자 피터 맥그로는 이 프로젝트의 두뇌로 콜로라도대학교 볼더 캠퍼스에서 마케팅과 심리학을 가르치고 있는 모험심 강한 교수이자 유머연구소(Humor Reserch Lab)의 창립자이기도 하다. 그는 혼란 속에서 질서를, 광기 가운데 이치를 찾는 데 사로잡힌 사람으로 이 기이한 연구에 시동을 건 장본인이다. 그리고 조엘 워너는 기자로 일하면서 경찰과 정부의 부패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고 안달인 동료들과 달리 현실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영웅이나 맥주를 운반하는 로봇을 더 흥미로워했으며 코미디보다 비극을 즐기는 이 업계를 늘 불편해하는 기자였다. 이들의 계획은 이렇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과학과 코미디라는 두 분야의 융합을 통해 이제까지 사람들이 당연시했던 기발한 농담들을 연구실로 가져와 낱낱이 분석하고 최첨단 연구 기법으로 광대한 유머의 세계를 파헤치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들은 콜로라도, LA, 뉴욕, 탄자니아, 일본, 스칸디나비아, 팔레스타인, 아마존, 몬트리올을 여행하면서 코미디언의 유년 시절은 꼭 불행해야 하는가? 미국의 잡지《뉴요커》의 만화 캡션 콘테스트에서 우승하는 비결을 무엇인가? 재미있는 사람이 매력적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성과 남성, 민주당원과 공화당원 중 누가 더 재미있을까? 정량적으로 평가했을 때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농담은 무엇일까? 웃음은 정말 최고의 명약일까? 농담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을까? 농담이 혁명을 가져올 수 잇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질문, 프랑스 사람들은 정말 제리 루이스(Jerry Lewis)를 사랑하는가? 등에 대한 답을 찾아가기로 한다.

 

덴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술집인 스콰이어에서 매주 열리는 오픈 마이크 코미디 나이트 무대에 올라선 피트는 무대가 끝나고 관객 모두가 정신 못 차리게 웃기지 못한 이유가 무엇일까를 고민했고, 예측 불가능한 코미디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갈 길은 멀고, HuRL의 도움만으로는 그 세계를 다 알 수 없으며, 광대한 코미디 세계가 있기에 무엇이 진정한 재미를 유발하는지 알고 싶다면 연구실 밖으로 나가 모험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한다.

 

LA에서 피트가 깨달은 것은 코미디언들도 과학을 이용하고 있으며, 모두 자신만의 공식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자기 공연을 녹화해서 매일 밤 틀어보고 관객의 반응을 연구하고 반복적으로 경험헤서 교훈을 얻으며 계속 연습하는 것이다. 코미디와 과학은 조금은 엉망이고 또 조금은 위험한 것이었다. 뉴욕에서 이들은 사람을 웃기는 재주가 반드시 신이 내린 선물이 아니라,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고 역설적이게도 재미가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탄자니아에서 이들은 웃음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력한 사회적 무기라는 점이었다. 웃음은 낯선 사람들을 동포로, 무리를 공동체로, 친구를 연인으로 만들어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모든 것이 문제 없이 잘 해결될 거라는 신호(본문 189p)를 주는 것이다.

 

일본에서 이들은 세계적 화합과 재미의 핵심은 평화와 사랑 그리고 성기 농담이라는 것을 알아냈고 스칸디나이바에서는 유머에 탄성이 있다는 것을 배웠다. 코미디는 무한한 공격성을 숨기도 있을 수도 있지만, 동시에 건강한 동료애와 순수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무한한 기회(본문 287p)를 지니고 있었다. 팔레스타인에서의 유머는 필요할 때 또는 문제가 생겼을 때 무기나 도구, 약이나 몽둥이가 아니라 더 단순하고 기본적이며 무엇보다 가장 회복력이 강한 것이었다. 아마존에서 알게 된 것은 웃음은 최고의 명약은 아니지만 여전히 웃음이 최고의 명약은 아닐지라도 약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웃음으로 문제에 대처하고 의기소침하게 만드는 생각에서 벗어나며 자신을 괴롭히는 것들로부터 탈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은 여정을 통해 삶에 웃을 거리가 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지금보다 더 많이 웃을 수 있어요. 살면 살수록 인생은 심각한 문제투성이죠. 대출, 직장, 은퇴자금, 매일 밤 뉴스에서 들리는 끔찍한 소식들…… 이런 심각한 문제로 가득한 세상에 살면서 장난기 넘치는 태도로 그런 문제를 대하기란 어려운 일이에요. (중략) 나를 웃게 만드는 사람들과 사물들에 둘러싸여 지내는 것이죠. 재미있는 장소와 사람들을 찾아다니고, 나를 우울하게 만드는 친구가 아니라 웃게 만드는 친구에 집중하는 거예요. 나와 같은 유머감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 인생의 긍정적인 측면을 바라볼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을 파트너로 고르고요. 어쩌면 너무 진부한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모든 게 다 잘될 거라는 것을 기억하세요. 무엇보다 인생은 기쁘게 즐기라고, 그리고 때로는 비웃음 당하라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다시 말해 인생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농담이라는 뜻이다. 물론 그 구성 방식이 늘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늘 정신 차리고 잘 지켜보라. 조만간 펀치라인을 발견할 수 있을테니까. (본문 405,406p)

 

그 나라의 문화, 실정에 따라 유머는 다르게 타나난다. 하지만 이들의 여정을 통해 알게 된 것은 유머의 본질이었고 삶의 가치였다. 인디아나 존스의 슬림 넘치는 탐험, 돈키호테처럼 저돌적인 시험이 담긴 그들의 여정을 통해 우리는 인생을 즐겁게 만드는 것은 웃음임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이들이 낸 결론처럼 모든 게 다 잘될 거라는 것, 그리고 인생은 기쁘게 즐기라는 것을 기억하며 사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것이다, 라는 말처럼 오늘도 많이 웃는 하루 되시라.

 

(이미지출처: '나는 세계일주로 유머를 배웠다'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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