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 2040 여자들을 향한 돌직구 인생상담
이경제.양재진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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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내, 엄마, 주부로서의 삶에 더 충실하게 살려고 애썼던 나는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질문과도 같은 책 제목에 잠시 생각에 잠겨보았다. 과연 나는 여자로서의 삶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었던 걸까? 생각해보면 나는 부모 시대의 가치관, 세상의 시선에 갇혀 그 잣대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행동했던 것 같다. 세상은 변했고 여성들에 대한 인식도 많이 달라졌지만 나는 변하지 못한 채 그에 대한 불만을 세상을 향해, 타인을 향해 토로하고 있었다. 여기까지 생각에 미치자 이제는 나 자신이 조금은 달라져야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 책이 그 물음에 대한 답을 해주리라 생각되어 서둘러 읽어보았다.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은 의존하려는 습관 때문이며, 불행에 대해 남 탓을 하는 건 의존입니다. '행복'의 반대말은 불행이 아니라 '비교'입니다. (본문 7p)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는 여성들이라면 누구나가 한 번쯤 고민해봤음직한 질문에 대해 한의자 이경제와 정신건강전문의 양재진이 20~30년 동안 임상에서, 인생에서 터득하고 느낀 것을 바탕으로 조언해주는 구성으로 담겨져 있다. 때로는 자상하게, 때로는 따끔하게 털어놓는 조언은 따뜻하면서도 냉철하다. 이 책은 TAKE_1~6으로 나뉘어 결혼, 외모, 사랑과 연애 그리고 섹스, 일과 직장, 가족, 심리적·신체적 병리 증상 등에 대한 고민들에 대한 조언을 담아내고 있다.

TAKE_1 결혼이라는 것의 의미에서는 골드미스, 노처러 히스테리, 싱글녀의 노후 불안 등에 대한 고민에 대한 조언을 담았고, TAKE_2 보여주기 집착증 시대에서는 외모 집착과 과시 욕망에 대해 풀어냈다. 모든 여자들의 지병인 다이어트 중독에 관해, 뚱뚱한 여자로 사는 것에 대한 고뇌, 성형 중독 등에 관한 고민에 대한 두 남자의 따끔한 조언이 눈길을 끈다.

 

자존감이란 내가 생각하는 나의 가치입니다. 자존감은 어릴 적부터 타인의 사랑과 관심, 칭찬으로 길러지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무엇인가를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과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합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타인의 시선과 평가로부터 좀 더 자유롭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내면을 가꾸고 성장시키려고 많은 노력과 도전을 해왔으며, 자신의 내면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고, 그러한 자신의 모습을 사랑합니다. 따라서 가치가 덜하다고 여기는 외모에 대한 지적이나 타인의 시선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죠. (중략) 외적인 변화를 통해 타인의 관심과 칭찬을 받는 건 일시적으로 만족감을 높여주기에는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외적인 변화에 수반되는 스스로의 성취감이 있어야만 한다는 것이죠. 자존감의 핵심은 타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있으니까요.

  당신은 왜 다이어트를 하고, 누구를 위해 하는 것인지, 혹시 시대의 변화에 따른 여성상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충실히 따르고 싶은 것인지, 미디어의 상업적인 술책에 놀아나는 것은 아닌지, 내면의 공허함이나 낮은 자존감을 외적인 변화를 통해 보상받고 싶은 것인지……. (본문 61,62p)

 

 

 

TAKE_4 일하는 여자, TAKE_5 가족의 웬수? 편은 아무래도 직장을 다니는 워킹맘이자 주부인지라 가장 관심갖고 읽게 되는 부분이었다. '일하는 엄마의 죄책감에 관한 고민'이나 '달라서 좋았는데, 달라서 전쟁인 부부의 문제'는 딱 나의 고민과 맞물려 있었다. 지금은 부족한 엄마처럼 느낄 수도 있지만 아이가 자라면서 자기만의 배타적인 시간을 가지려고 할 때면 가정주부 엄마보다 일하는 엄마를 더 자랑스럽게 여기기도 하며, 아이가 커가면서 빈자리를 느끼고 자신의 사회적 자아가 없다는 걸 힘들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는 큰 위안을 주고 있었다. 워킹맘인 당신은 그때 쯤에 많은 보상을 얻을 거예요. 아이에게 존중과 인정을 받고, 자기 생활이 있기 때문에 아이가 떨어져 나가도 버틸 수 있으니까요. (본문 194p) 남편과 나는 결혼생활이 19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맞지 않는 부분들이 많다. 고민자의 이야기처럼 좋아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도 다르고, 영화를 보는 취향도 다르며 성격은 극과 극이다. 지금까지 서로 맞추려고 했지만 맞지 않은 부분들이 있기에 간혹 티격태격하는 일이 생겨난다. 왜 이렇게 맞는게 없지? 라는 고민 아닌 고민을 할 때 저자 이경제의 따끔한 조언이 눈에 들어왔다. 사람이란 자기 자신조차 바꾸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남을 바꾼다고요? 이건 자연 현상을 바꿀 수 없는 것과 똑같습니다. (본문 224p)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저자 양재진은 배우자를 바라보는 마음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말한다. 내가 나와 다른 남편을 조금은 부정적으로 바라봤던 것은 아니었을까? 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고 나 자신의 모습을 되짚어보게 되었다.

 

 

 

여자로 살아가면서 생겨나는 수많은 고민들의 대한 대답이 이 책 속에 담겨져 있었다. 물론 이것이 정답일수는 없겠지만,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정답을 찾아가는 이정표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도움이 되어주고 있다. 두 남자의 신랄한 답변은 오히려 냉정하게 자신을 바라보게 되고, 따스함이 묻어나는 답변에서는 위로와 위안을 얻게 된다. 내 마음을 나도 모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헌데 두 남자의 답변은 나 자신도 미처 깨닫지 못했던 부분을 깨닫게 해 줄 뿐만 아니라, 나 자신을 조금은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주변의 동생, 친구에게 선물해주고 싶은 책이다. 친구에게도, 가족에게도 미처 얘기하지 못했던 고민에 대한 답을 이 책에서 구할 수 있을테니.

 

자신의 진짜 모습이 두렵지만, 그대로 거울 앞에 서는 것을 받아들일 용기 있는 여성에게, 이 책은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들려줄 '무엇'이 될 것이다. -김태훈(팝 칼럼니스트, 방송인)

 

(이미지출처: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본문,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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