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vs 개 & 개 vs 고양이
이안 블랙 지음, 임고은 옮김 / 레디셋고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동물을 좋아하는 작은 아이 때문에 일요일 아침이면 자의반 타의반으로 SBS <TV 동물농장>을 시청한다. 그러다보면 사람들과 친밀한 개와 고양이에 관한 내용들을 자주 시청하게 된다. 두 동물 모두 사람들과 아주 친숙한 동물이고,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이지만 서로 가진 매력이 다른 듯 하다. 이에 큰 아이는 고양이를, 작은 아이를 개를 무척이나 좋아하는데, 도대체 두 동물이 가진 매력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사람들마다 선호하는 동물이 다른걸까? (물론 두 동물을 다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한 번도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는 나는 그 점이 늘 궁금했다. 개는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강한 듯 보이고, 고양이는 도도해 보이는데 그 외에도 그들만이 가진 매력이 또 무엇이 있는걸까? 이런 궁금증이 나만 있는 것은 결코 아니었나보다. 레디셋고에서 바보 같은 개와 달리 똑소리 나는 고양이와 무심한 고양이와 달리 애교가 넘치는 귀여운 개가 가진 매력을 보여주는 <<고양이 vs 개 & 개 vs 고양이>>가 출간되었으니 말이다.

 

<<고양이 vs 개 & 개 vs 고양이>>의 구성이 참 재미있다. 고양이 vs 개 그리고 개 vs 고양이를 책의 절반으로 나뉘어 따로따로 구성하고 있다. 어떤 구성이 책의 앞부분인지 전혀 구분이 가지 않는다. 마치 두 권의 책인 양 구성되어 있다. 읽고 싶은 부분부터 읽으면 그것이 바로 책의 앞이라 하면 될 것이다. 사실 처음 책을 받았을 때는 개와 고양이를 비교분석하는 내용이라 생각했는데, 그보다는 그들이 가진 각각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들이 바라보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그들의 속마음까지 낱낱이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을 때 주의할 점이 있다. 바로 이들의 매력에 빠져 헤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는 점이다.

 

나는 '고양이 vs 개'를 먼저 읽어보기로 했다. 사실 어린시절 고양이에 대한 트라우마로 고양이를 무서워하게 되었지만, 최근 고양이를 소재로 한 다양한 책을 읽음으로써 고양이에 대한 무서움이 사라졌기 때문에 고양이의 매력을 좀더 알아보고 싶었던 탓이다. 재미있는 것은 고양이는 목욕을 시킨 후 며칠 동안 경계를 늦추지 않으며 주인 곁에 오지도 않는단다. 심지어 어떤 고양이는 정신분열을 일으켜 석소상처럼 멍하니 고정된 눈빛을 보내기도 하는데, 이는 화가 난 것이 아니라 다음번에 또 자신을 목욕시키려고 하면 어떻게 방어를 뚫고 주인의 목숨을 해칠 수 있을지 궁리하고 있는 것이라 한다. 이런 얘기를 들으니 고양이가 다시 무서워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양이에게 다른 매력이 있겠지? 그런 궁금증에 또 책장을 넘겨본다. 그렇게 책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엄마 미소를 짓게 된다. 밥그릇을 바라보는 것도, 찬장을 바라보는 것도, 빈 그릇을 핥는 것도, 주인을 바라보고 두 걸음 걸어간 다음에 다시 바라보는 것도, 당신의 무릎을 바라보는 것도, 머리 위에 앉는 것도, 문을 긁는 것도, 야옹 야옹 우는 것도 밥을 달라는 뜻이란다. 고양이의 인생 교훈은 또 얼마나 웃긴지. 개가 아니라 고양이를 키워야 하는 14가지 이유를 읽다보면 당장이라고 고양이를 사러 가야할 것만 같다.

 

이렇게 고양이의 매력에 푹 빠지고 나니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던 개가 잠시 뒷전이 되고 말았다. 헌데 '개 vs 고양이'편을 읽으니 개가 또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주인에게 버림을 당해도 하염없이 주인을 기다리는 바보같은 면이 있지만 주인이 늦게 오면 늦게 올수록 더 반갑게 맞이하고, 사라지면 그리워하고, 잘못을 저지르면 죄책감을 느끼며, 함께 있는 것만으로 만족해하는 애교 철철 넘치는 사랑스러운 친구이다. 읽다보면 저절로 미소를 짓게 된다. 그들의 매력에 대해 읽다보면 그들의 사랑스러운 모습이 마치 눈 앞에 있는 듯 그려진다.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로서 개와 고양이를 기르며 함께한다. 그들은 기쁠 때도 슬플 때도 주인의 마음을 너무도 잘 알고 감정을 나눈다. 사람들은 그런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고양이와 개에 흠뻑 빠지고 마는 것이다.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개와 고양이, 그들의 마음이 궁금하다면, 아직 그들의 매력을 알지 못한다면, 개와 고양이 중 꼭 택일을 해야하는 상황이라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시라. 그들이 가진 각각의 매력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고양이와 개에 대한 색다른 구성과 이야기가 돋보이는 책이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이들에게는 더 특별한 책이 될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나는 이 책으로 인해 두 녀석 모두 고양이와 개를 키우고 싶다고 조르는 통에 나는 좀 피곤(?)해졌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