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는 소란스러워
다이애나 허츠 애스턴 글, 실비아 롱 그림 / 현암사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 제목입니다. 둥지가 왜 소란스러운지 이유가 알고 싶어지니까요. 우리는 흔히 둥지를 새의 보금자리로만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둥지는 '주로 한곳에 모여 사는 벌레나 짐승의 집'을 일컫는 말이지요. 이 책에서는 동물들이 어느 곳에, 어떤 집을, 어떻게 짓는지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그림책이에요. 책 표지를 넘기면 가장 먼저 다양한 새와 동물들의 둥지를 한 눈에 만나볼 수 있습니다. 꿀벌, 여우다람쥐, 베짜는새, 켐프각시바다거북, 검은고리프레리도구, 파랑어치 등 ……. 보금자리라는 공통점은 지니고 있지만 그 모양이 각각 다 다르다는 것을 단번에 확인할 수 있지요. 이 둥지들은 왜 서로 다른 모양을 하고 있을까요? 그 궁금증을 현암사 <<둥지는 소란스러워>>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둥지는 갖가지 소리를 내는 어린 동물들이 자라고 있어 정말 소란스럽습니다. 많은 새들이 둥지를 틀고 그 안에 알을 낳습니다. 둥지는 마른 잎과 잔가지를 얽고, 풀 줄기와 동물의 털, 이까, 솜털이 보송한 씨앗, 벌레 먹은 잎, 뱀 허물까지 덧대서 폭신폭신 아늑하지요. 하지만 새들만 집을 짓는 게 아닙니다. 오랑우탄은 매일 새 잠자리를 만들어 비 오는 밤에도 몸이 젖지 않도록 하지요.

 

 

이 둥지들은 어마어마하게 클 수도 있지만 아주아주 작을 수도 있어요. 가장 큰 둥지를 짓는 새는 풀숲무덤새로 지름이 11미터가 넘고 높이가 5미터에 이르며, 가장 작은 둥지를 짓는 새는 사탕벌새로 이끼, 풀잎, 나뭇잎, 나무껍질을 거미줄로 감싸서 골프공만한 둥지를 짓지요. 난쟁이올배미와 선인장굴뚝새는 가지가 많은 곳에 보금자리를 틀어 뱀 같은 배고픈 사냥꾼들을 피하고, 말벌, 장수말벌, 쌍살벌 들은 쓰러진 나무에서 섬유를 긁어낸 다음 침과 잘 섞어 축축하게 반죽한 질긴 종이로 둥지를 만들고, 뱀장어를 닮은 칠성장어는 산란장을 자갈로 덮어 알을 숨기지요. 아프리카회색나무개구리, 구라미는 특이하게도 거품으로 집을 짓습니다. 이렇게 둥지는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지어지지요.

 

 

 

둥지는 따뜻하고, 천적으로부터 숨겨져 있으며, 이웃들과 함께 있기도 해요. 남아메리카에 사는 가마새들은 진흙과 찰흙 알갱이 수천 개로 흙 가마 둥지를 짓고, 오리너구리는 강둑에 굴을 타고 집을 지어 천적이 침입하지 못하도록 막지요. 여러이 모이면 혼자 있 때보다 안전해서 검은꼬리프레리도그는 미로처럼 땅굴 마을 만들어 적을 발견하면 개처럼 짓어서 이웃에 위험을 알려주기도 한답니다.

 

 

 

독특한 둥지도 있어요. 군대개미들은 살아 있는 집는 짓는데, 셀 수 없이 많은 개미가 서로의 다리와 턱에 매달러 꾸물거리는 덩어리를 만들어요. 홍학은 진흙, 풀, 돌멩이 들을 30센티미터 높이로 쌓아 올려 둥지를 만들고, 뻐꾸기와 찌르레기사촌은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기도 하지요. 이렇게 어린 동물들은 엄마 아빠가 각각의 방식으로 만들어준 따뜻하고 안전한 둥지에서 자라납니다. 하지만 어린 동물들이 다 자라서 날고, 헤어침고, 기어서 둥지를 떠나면 소란스러웠던 둥지는 고요해진답니다.

 

 

 

<<둥지는 소란스러워>>는 이렇게 동물들이 각각의 방식으로 집을 짓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그림책입니다. 서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고, 서로 다른 재료를 사용하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집을 짓지만, 어린 새끼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라기 위한 목적만은 같답니다. 자연에 접근하기에 정말 좋은 내용을 가진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동물들이 저마다 살아가는 방식을 아주 잘 담아낸 거 같아요. 엄마 아빠가 만들어 놓은 둥지에서 소란스럽게 살아가던 어린 동물들이 자라서 둥지를 떠나가고 둥지는 고요해지지요. 어린 동물들은 다시 엄마 아빠가 되고 새로운 장소에서 새끼들을 위해 엄마 아빠가 그랬듯이 안전하고 따뜻한 보금자리를 만들어가겠지요? 자연은 정말 신비롭네요. '둥지'를 소재로 자연의 신비로움을 아주 잘 표현한 책이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자연에 관심을 갖도록, 혹은 과학에 재미있게 접근하기 위한 첫 그림책으로 강력추천! 해봅니다.

 

 

 

(이미지출처: '둥지는 소란스러워'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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