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그리기 - 숨어 있던 예술적 재능을 찾아주는
퀜틴 블레이크 지음, 최다인 옮김 / artePOP(아르테팝)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그림을 엄청 잘 그리지도 않고, 그렇다고 노래를 엄청 잘 하지도 않고, 춤을 잘 추지도 않으면서도 나는 그림 그리기도, 노래하는 것도, 춤 추는 것도 엄청 좋아한다. 그래서 더 잘하고 싶고 배우고 싶은데, 시간이나 나이 등에 스스로 제약을 주고서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노래나 춤은 그렇다 치더라도 그림을 배울 수 있는 방법은 참 많은데도 말이다. 가끔 컬러링북을 통해 나름대로의 그림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곤 하지만 다른 사람의 그림보다는 나만의 그림을 그려보는 건 또 다른 이야기 아닌가. 그러던 중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삽화를 그린 일러스트레이터로 유명한 영국의 국민작가 퀜틴 블레이크에게 그림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아르테팝에서 출간된 <<그림 그리기>>를 통해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빨간색과 검은색 색연필, 그리고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잠자고 있던 예술적 감각을 깨울 수 있다고 해서 잔뜩 기대에 부풀었다. 그래도 학창시절 그림 쬐금 그린다는 얘기 좀 들었던 내가 아닌가.

 

 

 

이 책은 누구 책일까요? 바로 여러분!

 

우리는 기술적인 면을 살짝 도와주고 용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할 뿐입니다. 무대의 중심은 흰색 공간이며, 그 공간은 고스란히 여러분 몫이랍니다. (본문 9p)

 

 

 

이 책은 책 제목 그대로 그림 그리기를 가르쳐 주는 책이다. 이 책이 도와주고 있는 것은 그림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고, 여기서 소개하는 그림 그리기 방법은 독자가 더욱 만족스럽게 그림을 그리도록 도와주는 수단인 것이다. 원근법, 명암 넣기, 사진처럼 정확한 묘사 기술을 가르치는 것은 아니니 절대 부담가질 필요도 없다. 이 책의 기본 원칙은 '일단 지르고 보자는 마음가짐'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이 책의 목표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주제에 직접 다가가 알맹이를 붙잡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무언가의 겉모습이 아니라 '무언가' 그 자체에 관심을 두는 것 즉, 토끼를 그린다고 가정했을 때 몇 주를 들여 아주 작은 부분까지 정확하게 표현한 멋진 그림은 자칫하면 '토끼다움'을 놓치고 말 수도 있지만 반대로 선 몇 개만 가지고 순식간에 쓱쓱 그리더라도 종이에 토끼다움을 완벽히 담아낼 수도 있음에 주목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이 기존의 그림 그리는 법을 알려주는 책과 차별성이라 할 수 있겠다. 그림을 잘 그린다는 것은 바로 내가 그림으로 보여주고 싶은 바를 제대로 표현해내는 것이 아닌가.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그림을 잘 그려보고 싶었던 내 바람을 잘 짚어내어 준 가장 적절한 책이 아닌가 싶다.

 

 

 

<<그림 그리기>>에서는 다양한 구성으로 그림을 표현하는 방식을 알려주고 있다. 빗자루와 갈퀴, 대결레와 먼지떨이를 그리면서 사물의 원래 모습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껏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색연필을 번지게 할 때는 물을 조금만 적셔서 비를 충분히 표현할 수 있음을 알게 되고, 얼룩 하나 없이 깨끗한 종이가 주는 빈 종이 공포증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그림에서 원근감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고 빛과 그림자를 활용하는 방법을 배우며 원근감과 명함을 함께 사용하여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다양한 표정을 가진 얼굴과 인체 등을 나만의 개성으로 그리는 법을 배우게 된다.

 

 

 

그리는 속도

점잖게 걷는 듯한 속도로 그리세요.

그림을 붙듣고 고민하지도 말고 서둘러 완성하려고 애쓰지도 마세요. 두 가지 모두 별다른 장점이 없는 방법이랍니다.

 

지나친 노력의 위험성

무리하는 것은 우리 규칙에 어긋납니다. 펜을 힘주어 쥐고 꾹꾹 눌러 그리며 종이에 코를 박고 선 하나 그을 때마다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다면… 몹시 힘겨워 보이는 그림이 탄생할 거예요. 반면 뒤로 조금 물러나 어깨 힘을 빼고 가볍게 그리다가 지치기 전에 손을 뗀다면, 그림이 자연스러움과 즐거움으로 반짝이기 시작한답니다. (본문 23p)  

 

 

 

<<그림 그리기>>는 이렇게 자신이 그림으로 보여주고 싶어하는 바를 제대로 표현해내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사진을 찍어내듯 잘 그리는 그림이 아닌 나만의 개성으로 표현한 그림을 그려내는 것이 바로 이 책에서 추구하는 목표이다. 그러다보면 그림 그리는 것에 자신감을 붙게 된다. 어떻게 그림을 그려야 할지,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뭘 그려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던 그림 그리기가 이제는 이 책 한권으로 그리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자신만의 개성으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컬러링북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주고 있다. 복잡했던 마음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컬러링북을 꺼내들었다면 이제 그 복잡한 마음에 즐거움과 활력을 불어넣어 줄 <<그림 그리기>>를 꺼내보면 어떨까? 다양한 사물을 내 방식, 내 개성으로 멋지게 표현하다보면 어느 새 숨어 있는 나의 예술적 재능을 꺼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즐거움도 함께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림 잘 그리는 법, 그렇게 어려울 것이 없었다. 아르테팝의 숨어 있던 예술적 재능을 찾아주는 <<그림 그리기>>만 있다면 아주 쉽고 재미있게 그림을 그릴 수 있을테니까.

 

(이미지출처: '그림 그리기'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