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셜록 홈즈 : 모리어티의 죽음 ㅣ 앤터니 호로비츠 셜록 홈즈
앤터니 호로비츠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셜록 홈즈>시리즈는 아동을 대상으로 한 책부터 성인용까지 두루두루 다양한 구성으로 읽어보았다. 그러다보면 중복되는 스토리도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날카로운 관찰력과 치밀한 분석, 완벽한 추리력에 놀라게 된다. 1962년 유명한 범죄 소설 작가인 아가사 크리스티가 실종되었을 때 경찰이 실제로 코난 도일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하니 그의 추리력에 대해 두 번 말하면 입만 아플 뿐이다. 모 신문 사이트에서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라는 제목으로 범의학 리포트를 연재하는 것을 읽어본 적이 있다. 이 사건들은 굵직한 사건현장을 누빈 베테랑 기자의 생생한 경험과 범의학 전문가 및 일선 형사들의 지문, 치밀한 수사기록 분석 등을 바탕으로 구성(서울 신문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中)되었으며,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뛰어난 관찰력과 치밀한 분석 그리고 최면술 등을 이용한 다양한 수사방법으로 미궁에 빠진 사건들을 해결한 내용을 기술하고 있는데, 사소한 증거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았으며 비틀어보고 판단하는 논리적 추리에 바탕을 두고 있는 홈즈의 추리능력은 현 사건을 해결하는 이런 과학적 분석 능력에도 전혀 뒤지지 않을만큼 완벽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게다. 이에 100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사랑받고 있으며 수많은 탐정소설 중 으뜸으로 꼽는 것은 아닐까 싶다.
아서 코난 도일 재단은 아서 코난 도일 경의 후손들이 직접 운영하는 재단으로 유작과 저작권을 관리할 뿐만 아니라 엄격한 기준으로 작가 사후 셜록 홈즈 작품들을 평가하고 있는데 앤터니 호로비츠는 이 재단으로부터 공식 『셜록 홈즈』작가로 임명된 인물이다. 그가 8년 동안 방대한 자료 조사와 인터뷰, 기나긴 집필 기간을 거쳐 세상에 선보인 첫 번째 작품은 <셜록 홈즈 실크 하우스의 비밀>로 그 어떠한 셜록 홈즈 소설보다도 원전 느낌을 그대로 살려내어 언론의 호평과 함께 영국의 베스트셀러를 석권하였고, 이번에 두 번째 작품을 선보였는데, <<셜록 홈즈_모리어티의 죽음>>이 바로 그것이다. 이 책은 1891년 스위스 마이링겐의 라이헨바흐 폭포에서 명탐정 셜록 홈즈와 그의 영원한 숙적인 제임스 모리어티 교수가 결투를 펼치다 둘 다 폭포에서 추락해 죽은 닷새 후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더 이상 왓슨과 홈즈가 출연(?)하지 않는다. 대신 이들을 대적할 만한 새로운 콤비가 탄생하는데, 왓슨 역을 맡고 있는 뉴욕 핑커턴 탐정 사무소의 수석 탐정인 프레더릭 체이스와 홈즈 역을 맡고 있는 런던 경시청의 애설니 존스가 바로 그들이다. 마이링겐 경찰서에서 두 사람이 처음 대면하게 된 상황에서 존스 경감은 체이스의 상황을 예리하고 추리하고 있어 제 2의 홈즈를 연상케 했다.
폭포와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라이헨바흐 냇가에서 한 남자가 끌어올려졌다. 왼쪽 다리가 부러졌고 어깨와 머리를 심하게 다쳤지만 사인은 분명한 익사였으며, 지역 경찰이 가슴 위로 포개 놓은 팔뚝에 꼬리표를 달아 놓았는데 그 위에는 제임스 모리어티라고 적혀 있었다. 체이스가 스위스까지 찾아 온 이유는 모리어티 못지않게 사악하고 위험하기로 핑커턴 내에서 악명이 자자한 악당 클래런스 데버루가 모리어티에게 한번 만나자고 보낸 편지를 찾기 위해서였다. 존스의 관찰력으로 시신의 재킷 꿰맨 부분에서 존 왓슨 박스가 <리핀코트 매거진>을 보고 베껴 쓴 편지를 발견하게 되고 존스의 추리력으로 문장을 해석하기에 이른다. 그렇게 클래런스 데버루의 체포를 위한 두 사람의 연대가 시작된다. 하지만 데버루를 쫓는 과정은 폭탄 테러, 살인 사건 그리고 존스의 딸이 납치되는 사건까지 일어나면서 녹록치 않게 진행되었다.
사실 이 과정에서 존스의 추리력이 빛을 발하기도 하지만 사실 존스는 왓슨 박사가 출간한 모험담에서 아주 비우호적으로 묘사되었던 적이 있었다. 이에 존스는 홈즈의 책을 다 읽기도 하고, 그의 방법을 연구하고 따라다니며 그를 뛰어넘으려고 애쓴다. 한마디로 셜록 홈즈는 그의 인생의 패러다임이 된 것이다. 존스 부인이 언급했던 것처럼 존스는 홈즈와 동급이 되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지만 사실 그의 추리력은 홈즈 시리즈에서 감탄해왔던 내용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존스라는 인물의 설정이 이와 같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홈즈의 추리력에 버금가는 내용을 기대하며 읽는 독자 입장에서 왠지 아쉬움이 드는 것은 나 혼자뿐일까? 어쩌면 작가 역시 그런 부분을 고려했을지도 모른다. 셜록 홈즈 시리즈에 비해 좀더 화려한 구성과 액션을 가지고 있는데다 놀라운 반전까지 숨겨놨으니 말이다. 놀라운 반전을 알고 나면 페이지를 다시 뒤적거려보게 되고, 아~ 이래서 이랬구나 라는 것을 알고 나면 홈즈의 추리력을 보고 감탄했던 그 탄성이 튀어 나온다. 사실, 읽다보니 좀 지루했던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는데 이 놀라운 반전에 정신이 번쩍 든다. 또한 기존의 홈즈 시리즈의 유명한 사건들을 인용하고 있는 점도 또 다른 즐거움도 선사한다. 셜록 홈즈 시리즈와 같은 듯 하지만 또다른 색느낌을 주는 <<셜록 홈즈_모리어티의 죽음>>은 셜록 홈즈의 팬들에게 무척 반가운 작품이 아닐까 싶다. 문득 이 작품에서 언급했던 셜록 홈즈 시리즈를 다시금 읽어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