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버야, 오늘도 바빠? 초등 저학년을 위한 그림동화 7
니콜라스 올드랜드 글.그림, 김소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정말 열심히 하는데도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어떤 날은 오히려 더 뒤죽박죽 엉망진창이 될 때도 있지요. 무엇이 문제였을까, 곰곰 생각해보면 그런 날은 바쁘다는 핑계로 앞뒤 서두없이 무작정 덤벼들었던 날이더군요. 바쁠 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이 바쁠 때는 오히려 일의 서두를 잘 생각해서 천천히 진행하다보면 실수도 줄이고 만족스러운 결과도 얻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꾸 생각하는 걸 잊습니다. 헌데 이는 어른들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어른만큼이나 아니 어른들보다 더 바빠게 사는 요즘 아이들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하루하루가 빨리빨리 돌아갑니다. 학교 갔다가 이곳저곳 여러군데 학원도 가야하는데다 학교 숙제에 학원 숙제까지 정말 너무도 바쁩니다. 아이들은 정말 매일매일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데 뭔가 제대로 일이 안 풀리는 듯 보입니다. 이것저것 바쁘게 움직이다 보니 뭐 하나 제대로 할 수가 없습니다. 마치, 이 그림책의 주인공 비버처럼 말이죠.

 

 

비버는 엄청 바쁘게 살아요. 어찌나 바쁜지 무언가를 차분히 생각할 틈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비버는 조심성이 없어서 자꾸만 말썽을 일으켰지요. 비버가 만든 댐은 물이 줄줄 샜고, 나무를 반쯤 갉다가 그냥 남겨 두고 심지어 쓸데없이 쓰러트리는 나무도 많아서 비버 때문에 숲은 엉망진창이 되었습니다. 그 중 제일 엄청난 사건은 비버가 갉던 나무가 곰의 머리 위로 떨어진 것이었는데 이 역시 비버가 생각 없이 일을 하다 보니 벌어진 사고였지요. 이 뿐인가요? 사슴의 다리를 나무인 줄 알고 갉은 적도 있답니다. 끔찍한 일이 터지는 건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에요.

 

 

 

아니나 다를까, 그날도 비버는 나무를 갉느라 무척 바빠서 나무가 자기 쪽으로 쓰러지는 것도 전혀 몰랐어요. 결국은 너무 많이 다쳐서 병원에 입원하고 말았습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항상 나무를 갉거나, 헤엄을 치거나, 댐을 지으며 한순간도 가만히 있은 적이 없었던 비버는 이제 자기 콧등조차 못 긁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다행이 비버는 푹 쉬면서 기운을 되찾았고 절뚝거리며 창문 앞으로 다가가서야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달았어요. 줄줄 새는 댐, 갉다가 버려둔 나무, 비버 때문에 다친 친구들, 집을 잃고 헤매는 새 가족. 비버는 앞으로 자신이 해야 할일이 아주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음 날, 비버는 '다시 건강해지기' 계획을 꼼꼼하게 짠 다음 행동에 옮겼고, 책을 읽으며 중요한 내용을 알아내기도 했으며, "미안해."라고 말하는 법을 연습하기도 했어요. 숲으로 돌아온 비버는 계획을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나무를 꼼꼼히 살펴 집을 잃은 새 가족에게 아늑한 둥지를 지어 줬고, 친구들에게 조심성 없이 굴어 피해를 준 것을 사과했고, 엉망으로 만든 숲을 깨끗이 청소했습니다. 숲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자 모두가 훨씬 행복했고 그것은 비버도 마찬가지였어요.

 

 

 

늘 바쁘지만 생각 없이 일하고, 계획할 줄 모르고, 주위를 살필 줄 몰랐기에 비버의 결과는 늘 좋지 않았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지요. 어른들의 계획에 맞춰서 이리저리 바쁘게 살고 있지만 정작 자신의 생각이 없으니 좋은 결과를 기대할수도 없고, 행복하지도 않습니다. 생각을 하면 왜 해야하는지도 알게 되어 멋진 계획을 세울 수 있어요. 그러다보면 실수도 줄어들고 바쁘지만 행복함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생각의 힘'입니다. 비버가 행복해질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생각'에서 비롯되었잖아요. 열심히 했는데 결과는 엉망진창이었던 사고뭉치 비버를 통해 생각의 힘을 배울 수 있는 <<비버야, 오늘도 바빠?>>는 생각을 통해서 우리 아이들이 행복해질 수 있다는 비밀을 알려주고 있어요. 어른인 저도 비버를 통해 배웁니다. 그저 생각도 계획도 없이 바쁘게 움직일 것이 아니라 생각을 통해 계획을 세우고 이를 통해 좋은 결과를 얻고 결과적으로 행복해지는 마법같은 일, 짧은 그림책에서 엄청 큰 것을 배우고 또 깨닫습니다.

 

(이미지출처: '비버야, 오늘도 바빠?' 본문,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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