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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집으로 가자 ㅣ 노란상상 그림책 21
강진주 지음 / 노란상상 / 2015년 5월
평점 :
저는 사랑하는 사람이나 동물과의 이별 때문에 겪게 되는 슬픔을 아이들의 눈으로 풀어 보고 싶었습니다. 죽음이라는 엄청난 슬픔에 잠겨 있는 이들에게 잘 사랑하고, 제대로 슬퍼하면, 영원히 기억하는 법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해 주고 싶었습니다. (작가의 말 中)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로 인한 슬픔을 겪어보았고, 외할머니와의 죽음으로 영원한 이별 때문에 슬픔을 겪는 딸아이를 봐야만 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제는 납골당에서 외할머니에게 웃으며 인사할 수 있게 되었고, 어린시절 할머니가 주었던 사랑을 기억하며 추억할 만큼 슬픔에서 벗어났지만, 그 당시에는 슬픔에 잠긴 아이를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 막막하기만 했었습니다. 죽음, 이별, 슬픔에 대한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 아이에게 엄마인 제가 그것을 이해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지요. 그런 저를 도와준 것은 죽음, 이별에 관한 책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여기 죽음으로 인한 이별을 소재로 한 따뜻한 위로는 건네는 또 하나의 그림책이 있습니다. 바로 노란상상에서 새롭게 출간된 <<이제 집으로 가자>>입니다. 외할머니와의 이별, 사랑하는 강아지들과의 이별을 경험한 저자가 죽음이라는 엄청난 슬픔을 아이들의 눈으로 풀어낸 그림책이지요.
오래전 사람들에게 잊혀진 깊고 깊은 마법의 숲에는 마법사 로코와 강아지 보보가 행복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이자 가족이었지만, 세월이 흘러 둘 다 나이가 들면서 보보가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되었지요. 혼자 남은 로코는 마음이 산산이 부서지는 것처럼 너무나도 슬펐습니다. 그렇게 슬픔에만 빠져 있던 로코는 어느 날 마법의 힘이 사라진 것을 알았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로코는 잃어버린 마법의 힘을 되찾기 위해 여행을 떠나기로 했지요. 그 여행은 얼마가 걸릴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요정의 숲에 닿은 로코는 꽃의 요정에게 왜 마법을 쓸 수 없게 되었는지를 물었고, 꽃의 요정은 로코가 깊은 슬픔 속에 갇혀 있기 때문이라고 알려줍니다. 로코의 마음은 지금 잠들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스스로 그 슬픔에서 깨어난다면 마법의 힘도 돌아올거라고 하네요. 하지만 로코는 여전히 슬프고 보보가 보고 싶을 뿐이었지요. 로코는 이번에 장난감 마음을 찾아가 가장 지혜로운 곰에서 슬픔에서 깨어나는 방법을 물어보았습니다. 곰 인형은 슬픔이 찾아 올때마다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려 보라고 하지요. 하지만 로코는 생각하면 할수록 보보한테 잘못한 일만 자꾸 떠올랐습니다.
결국 로코는 눈의 숲을 찾아가 가장 나이가 많은 용에게 행복한 순간을 떠올리는 방법을 물어보게 됩니다. 용은 마음으로 느끼는 건 영원히 함께 할 수 있으며 결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빛의 숲으로 가면 원하는 답을 찾게 될거라고 하지요. 빛의 숲에 도착했지만 먼지 묻은 구슬들만이 나뭇가지에 걸려 있을 뿐이었지요. 하지만 로코가 그 나무들 사이로 걸어 들어갔을 때 갑자기 구슬에서 빛이 반짝이면서 로코와 보보의 행복했던 한때를 보여 주었습니다. 로코는 보보와의 행복한 기억이 하나둘 차오르기 시작했고, 마법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로코는 보보가 자신의 마음 속에 언제나 있다는 것을, 보보를 생각할 때마다 늘 행복할 거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긴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하지요.
"보보야. 내 마음속엔 언제나 네가 있어.
난 너를 생각할 때마다 늘 행복할 거야." (본문 中)
로코의 얼마가 될지 알 수 없는 마법을 되찾기 위한 여정은 이별로 인한 슬픔이 짧은 시간 내에 치유될 수 있는 감정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죽음으로 인해 겪는 이별은 잘 사랑하고, 제대로 슬퍼하면 영원히 기억할 수 있으며 그것이 다시 현재를 살아가는 힘이 된다는 것을 로코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지요. 누군가와의 행복했던 순간을 기억한다면 죽음은 끝이 아니라 언제나 함께한다는 것이며, 그 사람을 생각할 때마다 슬픈 게 아니라 행복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것은 너무도 슬픈 일입니다. 하지만 그 이별을 받아들이고 극복함으로써 비로소 누군가를 마음에 담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그를 오랫동안 사랑하고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이지요.
슬픔에 빠진 로코가 보보와의 이별을 극복해가는 과정이 따뜻하게 그려진 <<이제 집으로 가자>>는 저자의 경험이 녹아들어 슬픔에 빠진 이들에게 큰 위로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사랑하는 이를 더 잘 사랑하고, 영원히 기억할 수 있는 법을 로코를 통해 이해할 수 있을 거에요. 이 작품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서 죽음, 이별, 슬픔을 너무도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삽화도 정말 부드럽고 따뜻해 마음에 들네요. 짧지만 긴 여운, 따뜻한 감동을 전하는 그림책 <<이제 집으로 가자>>였습니다.
(이미지출처: '이제 집으로 가자'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