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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 몬스터 ㅣ 노란상상 그림책 20
올가 데 디오스 글.그림, 김정하 옮김 / 노란상상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 우리 교육은 각기 다른 개성과 재능을 가진 아이들을 똑같이 획일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의 개성은 다 사라지고 명문대를 향해 달려가는 똑같은 모습의 아이들만 있을 뿐입니다. 그런 탓에 개성이 강한 아이는 무리에 융화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요. 2013년 상하이도서전 그림책 부분 황금바람개비 상, 2013 스페인 아우렐리오 블랑코 상 수상작인 <<분홍 몬스터>> 속의 주인공처럼 말이죠. 분홍 몬스터는 태어나기 전부터 이미 다른 친구들과 달랐습니다. 모두 하얀색인 그의 친구들과 달리 분홍 몬스터는 날 때부터 분홍색이었고, 모두 작았지만 분홍 몬스터는 덩치도 컸지요. 친구들은 뾰족하게 튀어나온 부리 때문에 웃을 수 없었지만 분홍 몬스터는 무슨 일이 있어도 언제나 웃곤 했습니다. 분홍 몬스터가 사는 곳은 모두 하얀색이었어요. 하늘도 하얀 구름으로 뒤엎여 있었고, 나무들과 집, 심지어 땅도 하얀색이었습니다.
숨바꼭질을 할 때면 분홍 몬스터는 누가 봐도 금방 표가 나기 때문에 늘 졌고, 나무 위로 올라가면 큰 덩치 때문에 금방 떨어졌으며, 밤이 되면 모두 잠자러 들어가는 반면 분홍 몬스터는 너무 커서 집 안으로 들어가는 대신 집을 껴안고 잘 수 밖에 없었지요. 그래서 분홍 몬스터는 늘 다른 세상을 꿈꾸었고 어느 날, 진정한 나를 찾아 여행을 떠나기로 합니다. 하얀 구름, 나무, 하얀 집, 그리고 하얀 친구들과 안녕 하고 말이지요.

여러 날이 지나고, 여러 밤이 지나고, 다시 여러 날이 지나고, 다시 여러 밤이 지난 후 분홍 몬스터는 태양이 비추는 곳에 도착했습니다. 비가 오고 있었지만 하늘을 가득 채운 무지개가 보이는 곳이었어요. 곧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지요. 이 친구들은 아주 달랐습니다. 공처럼 생긴 친구는 걷는 대신 쉬지 않고 굴렀고, 날아다니면서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는 노란 새, 팔이 아주 길어서 뭐든 껴안을 수 있는 파란 괴몰, 폴짝폴짝 뛸 때마다 온 사방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세 개인 개구리가 있었어요. 생김새도 색딸로 다른 친구들은 하루 종일 웃으면서 어울렸습니다. 그리고 밤이 되면 모두들 자기에게 맞는 집으로 돌아가서 잠을 잤지요. 이곳에서 분홍 몬스터는 분홍색이 아무렇지도 않았기에 늘 웃으며 살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다른 것이 틀린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은 다른 것을 인정하고 그 모습 그대로 이해하고 어울려 살아가는 것에는 인색합니다. 다른 것은 그저 나와 다르기에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탓이겠지요. 분홍 몬스터가 살던 모든 것이 하얀 그곳의 친구들은 뾰족하게 튀어나온 부리 때문에 웃지 못했습니다. 마치 우리 아이들의 현실을 투영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자신의 개성은 잊은 채 부모님, 선생님이 시키는대로 공부하는 우리 아이들은 행복하지 않기에 웃음을 잃었습니다. 늘 뉴스에 언급되는 우리나라 아이들의 행복지수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분홍 몬스터가 여행을 통해 찾아간 곳은 생김새도 색깔도 모두 다른 친구들이 하루 종일 웃으면서 지냈어요. 자기의 개성과 재능을 살리며 살아가는 아이들은 이들처럼 행복하지 않을까요? 다양함 대신에 획일적인 것만을 추구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이 그림책에서 보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분홍 몬스터가 자아를 찾아 여행을 가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우리 아이들에게 용기를 내라고 말합니다. 자신이 가진 특별한 색깔이 틀린 것이 아니기에 용기를 내어 지금 이곳에 머무르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말이죠. 그리고 우리 사회에도 따끔한 조언을 합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어울려사는 분홍 몬스터가 찾아간 그곳처럼 살아가자고 말입니다. 다름을 인정할 때 모두가 행복할 수 있을테니까요.
짧은 글이지만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짧은 글 속에 많은 것을 담아낸 책이기도 하지요. 획일적인 사회, 다름을 인정하고 어울려사는 사회가 이 짧은 글, 그림 속에 모두 담겨져 있습니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인 저는 내 아이의 개성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고, 그들의 개성을 자꾸 다듬으려하고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맞추려한 것은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우리 아이들이 가진 개성을 다듬으려만 하지 말고, 각자가 가진 색깔을 더 발전시킬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닐까요? 우리 아이들의 웃음이 그리워집니다. <<분홍 몬스터>>는 아이와 부모가 꼭 함께 읽어보길 권합니다. 내 아이만이 가진 색깔이 무지개처럼 환하게 보이게 될 것입니다.
(이미지출처: '분홍 몬스터'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