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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의 나라
김나영 지음 / 네오픽션 / 2015년 2월
평점 :
분명 재미있는 작품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뭔가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든다. 언뜻 영화 <<타짜>>나 드라마 <<올인>>이 떠오르는 것은 도박의 세계를 그렸다는 점에서 그러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무엇인가 부족한 느낌이 드는 것은 뻔한 스토리에 기대할만한 놀라운 반전이 빠져있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조금은 심심한 느낌이다랄까. 하지만 인터파크 주최 K-오서어워즈 5차 최종후보작으로 선정된 만큼 앞으로 작가의 성장이 기대되는 작품이었다.
젊은 시절 미장일을 하던 용팔은 다른 일꾼들과 재미 삼아 친 포커 게임에서 짭짤한 수입을 올리더니 급기야는 불법 도박장에 가게 된다. 용팔은 걸어다니는 컴퓨터라 불리는 천재 도박사인 이정연에게 한 푼, 두 푼 모은 돈 2천5백을 잃었지만 대신 이를 인연으로 이정연에게 수많은 포키 기술을 전수 받았고 '이씨 형제'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서로 속고 속이는 도박판에서 절대 배신치 않고 끈끈한 우애를 과시했다. 그렇게 몇 년이 흐른 후, 정연은 동거녀 은경의 임신 소식에 손을 씻게 되지만, 은경이 심장판막증으로 진단을 받고, 조류독감으로 가게가 거의 폐업하다시피하게 되면서 생활이 어려워지자, 결국 '식인사자'라 불리며 가장 무시무시한 악명을 떨치는 강 회장 하우스에 가게 되고 그것이 그의 마지막이 되고만다. 수술을 견디다 못한 은경 역시 죽음을 맞이하면서 용팔은 정연의 부탁대로 아들 재휘를 맡기로 한다. 수중에 천만 원이 전부였던 용팔은 어떻게든 먹고살기 위해 재휘를 데리고 놀음판에 갔다가 재휘가 천재 도박사임을 예견한다.
오 사장이 포커 판에서 전 재산을 말아먹고 아내로부터 이혼을 당하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2년이었다. 죽지 못해 살고 있던 오 사장은 딸 선영으로부터 아내의 죽음을 듣게 되고 선영의 용서로 함께 살게 된다. 오 사장은 자신을 받아준 딸아이의 서울 유학 생활비에 보탬이 되기 위해 등허리에 파스를 도배하며 두 달 만에 돈 4백만 원을 모으며 성실하게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가위를 찾느라 책상 서랍을 연 오 사장은 아내 앞으로 든 보험증권과 교통사고 서류, 그리고 자그마치 1억이라는 돈이 찍한 통장을 발견하고는,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망가뜨린 강 회장에게 다시 도전하기로 한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선영은 위치추적 어플로 오 사장을 따라가지만 오 사장은 이미 1억을 모두 잃은 상태였다. 강 회장의 제안으로 오 사장은 딸 선영을 걸고 다시 도박을 하지만 지게 되고, 선영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준비한 농약을 마시고 죽는다. 선영은 거세게 저항했지만 억지로 차에 태워진다.
"칼로 흥한 자는 카롤 망하는 법이니, 카드로 흥한 자는 카드로 망하지 않겠습니까? 언젠가는 강 회장도 카드로 망하는 날이 올 겁니다. 누가 그 양반을 테이블로 끌어 앉히느냐가 문제겠죠." (본문 64p)
선영은 수하들이 휴게소에 잠시 들른 틈을 놀려 탈출해 서글서글한 인상의 훤칠한 젊은이와 그 아버지뻘로 보이는 중년의 남자의 차에 몰래 타게 되는데, 그들은 재휘와 용팔이었다. 이렇게 선영은 재휘와 용팔을 만나게 되고 강 회장에게 복수하기 위해서는 카드를 배우는 방법 밖에 없음을 깨닫는다. 그렇게 재휘에게 카드를 배우는 과정에서 두 사람은 애틋한 감정이 생겨나게 되지만, 선영은 재휘 몰래 강회장에게 복수하려다 오히려 재휘를 위험에 빠뜨리게 된다. 선영은 용팔의 도움으로 마카오로 도망치고 죄책감에 방황하게 되지만, 자신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강회장의 선수로 잡혀있게 된 재휘를 구하기 위해 마카오에서 다시 카드를 하게 되고, 강 회장에게 복수를 꿈꿀 수 있도록 도와줄 추마감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이제 재휘를 구하기 위해서는 재휘를 이겨야 하는 숙명과 마주하게 된다.
"선영아, 재휘가 아닌 강 회장을.....강 회장을 이겨야 한다. 하지만 그를 이기겠다는 복수심에 사로잡히면......절대 이길 수 없어." (본문 225p)
서로의 등에 칼을 꽂는 게 일상인 도박판에 운명적으로 들어서게 된 재휘와 선영의 복수와 사랑을 그린 <<야수의 나라>>는 독자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도박이라는 소재와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로 꽤 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 조금은 뻔한 결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원하는 결말을 그려냈다.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나 긴장감을 고조시킬만한 내용이 없음에 조금은 부족함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긴 하지만, 오락성은 충분히 있는 작품인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