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아이들
마리 조제 랄라르.올리비에 빌프뢰 지음, 이정주 옮김, 여미경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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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아이들>>은 유네스코 전 대표였던 마리 조제 랄라르가 희망학교 프로그램과 회원들의 후원을 받아 직접 찾아다니며 만났던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대로 글로 옮겨적은 책이라고 합니다. 이 책에는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의 현실과 희망의 이야기가 함께 수록되어 있어요. 아이들의 비참하고 암담한 현실에 마음이 한없이 가라앉다가도 따뜻한 희망이 있음에 다시 웃게 되는 이야기였습니다. 이 아이들의 현실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이 넓은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배우고, 아픔을 함께 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갖고, 나눔을 실천하며 또한 자신의 삶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을 거 같아요.

 

 

 

이야기는 아이들이 직접 그들의 현실을 전하는 내용으로 진행되는데, 처음으로 만나게 된 아이는 자빌리아에 있는 난민촌에 사는 아하메드입니다. 아하메드네 가족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으로 고향을 떠나게 되었고, 아하메드는 버스 학교에서 읽기와 쓰기를 배우거나, 낡은 헝겊으로 둘둘 말아 축구공을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지요. 아하메드는 어느 날, 라디오에서 난민촌 어린이에게 나눠 줄 운동화 1만 2천 켤레와 운동복 8천 장을 실은 수송차에 독일에서 출발해 가자 지구에 도착할 거라는 소식을 들었지요. 우여곡절 끝에 받게 된 축구공을 하늘을 향해 뻥 차올리는 아하메드의 모습 속에서 환한 웃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주인공인 '나'는 친구인 안드레, 호세와 함께 쓰레기 더미에서 먹을 것을 뒤지거나 씻어서 되팔 수 있는 페트병을 찾으며 루안다 거리에서 낡아빠진 모포에 기대어 살아갑니다. 어느 날, 그들에게 외국 아줌마가 다가와 먹을 것을 건네 줍니다. 떠나기 전에 외국 아줌마는 내일 다시 자신들을 보러 오겠다고 약속했고, 이튼날 온종일 외국 아줌마를 기다렸지요. 아줌마는 운동화와 깨끗한 티셔츠, 축구공을 선물해주었습니다. 아이들은 아줌마가 자신들을 겁내지 않고,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줌마는 후원금을 모으기 위해 인터넷으로 티셔츠를 팔면서 자전거로 세계 일주를 하는 청년 크리스에 대해 알려 주었습니다. 그날 밤 '나'는 다른 패거리에게 공격을 당하거나 경찰에 끌려가 감옥에 갈까 봐 늘 신경을 곤두세우기 위해 쉽게 잠들지 못했던 다른 때와 달리 자전거를 타고 낯선 풍경 속으로 여행하는 편안한 꿈을 꾸었지요.

 

세상의 모든 아이는 보호 받을 권리가 있고, 세계 모든 나라가 서명한 아동권리협약(아동을 존엄성과 권리를 지닌 주체로 보고 이들의 생존, 발달, 보호에 관한 기본 권리를 명시한 협약)을 통해서 우리를 보호한다고 했다. 우리는 학대 받는 것을 거절할 수 있다고 했다. (본문 31p)

 

기니공화국에는 아이들이 스스로 미래를 가꿀 수 있도록 돕고, 아이들 모두에게 기회가 주어지길 바라는 프랑스 축구 선수인 '미카엘 실베스트르'로 덕분에 희망학교가 생겼습니다. 킨샤사(콩고민주공화국의 수도)에는 버려진 아이들이 살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그 아이들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지요. 콩고는 지독한 가난에 시달린 탓에 오랜 전통은 사라졌고, 어른들 사이에는 깊은 불안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옛날 아프리카에서는 아이가 집도, 부모도 없이 지내는 건 있을 수 없었지만, 이제 아이들은 무방비 상태로 길에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킨샤사의 주민들은 이들을 '셰게' 혹은 '파세르'라는 말을 하며 무시합니다. 버려진 아이들은 먹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도둑질을 해야하지요. 이들이 견디기 힘든 건 얘기할 사람이, 고통을 들어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입니다. 이들에게 가장 큰 적은 다른 사람의 시선입니다.

 

 

 

<<보이지 않는 아이들>>에서는 팔레스타인, 앙골라, 기니공화국, 사하라, 콩고민주공화국, 니제르, 기아나, 아이티 등 전쟁과 재난으로 방치된 아이들의 암담한 현실이 그대로 담겨져 있었습니다. 자신의 사정을 직접 이야기하듯 쓰여진 탓에 아이들을 직접 만난 듯 했고, 그들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기분이었지요. 먹기 위해 도둑질을 해야하는 아이들, 불안한 현실 속에 잠조차 제대로 자지 못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도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그들도 우리처럼 공부하고, 축구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관심이 있다면 말이죠. 이 책에서는 우리의 도움이 그들에게 희망찬 미래를 선물할 수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이 책은 그저 이들의 현실을 알고, 안타까워하는 마음만을 갖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어요. 우리 아이들이 그저 그들의 안타까운 현실만 알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 마음을 실천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이미지출처: '보이지 않는 아이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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