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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숙 - 《목욕의 신》ㆍ《삼봉이발소》 등 인기 웹툰 작가 하일권의 첫 그림책
하일권 글.그림 / 소담주니어 / 2015년 5월
평점 :
두 고양이가 마주보고 있습니다. 노란색 고양이는 화를 내고 있고, 검은 색 고양이는 미소를 짓고 있네요. 책 표지만 봐도 재미있을 거 같은 이 책은 인기 웹툰 [목욕의 신] [삼봉이발소]등 인기 웹툰 하일권 작가의 첫 그림책 <<앙숙>>입니다. 노란색 줄무늬 고양이 이름은 데레입니다. 데레는 소시지, 햇빛, 종이 상자, 장난감을 좋아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은 엄마 아빠와 노는 것이지요. 아침에 나가서 밤에 돌아오는 엄마 아빠를 기다리며 데레는 엄마 아빠의 칭찬을 받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집을 지켰습니다. 혼자 밥도 먹고, 기지개도 켜고, 뒹굴뒹굴 운동도 하고, 엄마 아빠에게 줄 선물로 벌레도 잡아두었지요. 데레는 엄마 아빠가 무엇을 선물해줄지를 생각하며 엄마 아빠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엄마의 선물은 뜻밖에도 엄마 품에 안겨있는 처음보는 고양이네요. 다리도 길고, 날씬하고 허리가 멋들어지게 위로 휜 고양이의 이름은 천사입니다.
천사가 폴짝 뛰어올라 아빠 품에 앉자, 자신의 자리를 빼앗겼다고 생각한 데레는 천사의 꼬리를 물었지요. 하지만 사이좋게 지내라며 엄마에게 혼만 났습니다. 다음 날, 엄마 아빠는 또 일을 하러 나갔습니다. 엄마는 데레에게 천사와 사이좋게 지내라고 했지만 데레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지요. 엄마 아빠가 집을 나가자 천사는 집 안 구석구석을 돌아보기 시작했고, 엄마와 화장대와 아빠의 책상, 부엌의 싱크대에 올라가 사고를 쳤고, 데레의 밥을 빼앗아먹었으며 데레 화장실에 똥을 쌌지요. 천사는 이번에 화장실에 가 세면대에 올라가기도 하고, 수도꼭지를 건들기도 했어요. 그 바람에 데레는 물벼락을 맞게 되었지요. 엄마 아빠가 함께 돌아와 데레는 그동안의 일을 일렀지만 곤히 잠들어 있는 천사 대신 데레가 혼이 났습니다. 데레는 정말 너무너무 억울했습니다. 더군다나 아무 짓도 안 한 척 엄마, 아빠 품에 안겨 애교를 부리는 천사를 보자 더 화가 났지요.
다음 날, 엄마 아빠는 또 일을 하러 집을 나섰습니다. 엄마는 데레에게 어제처럼 말썽피우지 말고 천사랑 잘 있으라 하시네요. 데레는 걱정말라고 대답했지만 엄마가 나가자마자 천사를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발을 걸어 넘어뜨리고, 천사의 밥을 다 빼앗아 먹고, 천사를 밟고 지나가기도 했지요. 그때서야 화가 좀 풀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때, 열린 창틈으로 참새 한 마리가 집 안으로 들어와 집 안을 휘젓고 다니기 시작했어요. 책장에 있는 책을 떨어뜨리고, 선반에 있는 액자도 떨어뜨리자, 데레는 집을 지켜내기 위해 책장으로 올가가기 시작했습니다. 뚱뚱한 몸 때문에 쉽지 않았지만 열심히 올라갔습니다. 책장 끝까지 올라가 참새를 쫓아내려던 찰나 참새가 다시 창 밖으로 날아가려고 날개짓을 했고, 깜짝 놀란 데레는 발을 헛디뎌 꼭대기에서 떨어지고 말았지요. 하지만 다행이 천사가 빨리 뛰어와서 데레를 자기 몸으로 받쳐 주어 데레는 많이 다치지 않았어요.
천사는 괜찮다고 했지만 데레를 구해주느라 멋드러진 허리는 휘어버렸습니다. 데레는 정말 미안해했지요. 데레는 자신을 구해준 천사를 핥아주었고, 천사도 기쁜지 노래를 불렀습니다. 엄마 아빠의 사랑을 빼앗아 간 천사가 미웠던 데레는 천사와 앙숙이 됩니다. 천사 때문에 억울하게 혼이 나기도 했으니 데레의 마음을 이해 못할 것도 아닙니다. 비록 두 고양이 사이에 전쟁(?)은 있었지만 둘은 사이좋은 친구가 되었네요. 데레와 천사의 이야기를 가만히 바라보면 형제 사이의 관계와 닮아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혼자 사랑을 받았던 아이들은 동생이 생기면서 질투를 하게 되고, 괜시리 괴롭히기도 합니다. 천사 때문에 억울하게 혼난 데레는 누나이기에, 형이기에 더 혼나곤 하는 아이들의 모습과도 닮아 있네요. 데레와 천사 두 고양이의 귀엽고 앙증맞은 재미있는 이야기인 듯 보이지만, 이처럼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기도 합니다. 전후사정도 모른 채 데레를 혼낸 엄마는 우리 엄마들의 모습이기도 하지요.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읽어보면 더욱 좋을 그림책이네요.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데 아주 좋은 기회가 될 거 같아요. 이 책을 읽다보면 우리 아이들의 전쟁도 데레와 천사처럼 끝이 날 수 있겠지요?
(이미지출처: '앙숙'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