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섬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7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한지윤 옮김, 노먼 프라이스 그림 / 보물창고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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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활한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흥미진진하고도 파란만장한 모험 이야기를 담은 『보물섬』은 전 세계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해양소설이다. 이 작품은 인간 내면의 본성에 대한 날카로운 묘사로 유명한 영미문학의 대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대표작이자 그가 어린이를 위해 쓴 첫 장편소설이다. 풍부한 상상력과 탁월한 표현력으로 완성된 이 작품은 해적이 등장하는 해양소설들 중 단연 으뜸으로 꼽히며 세기를 뛰어넘는 고전 중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아이들에겐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어른들에겐 마음속에 숨겨 놓았던 모험심을 꺼내어 줄 작품으로 『보물섬』은 오래도록 우리 곁에 함께할 것이다. (표지 中)

 

어린시절 즐겨읽던 명작을 두 아이를 키우면서 다시 읽게되는 것은 추억과 동심을 되찾게 하는 즐거움도 있고, 예전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작품의 의미를 알아가는 즐거움도 있지만, 무엇보다 오랜시간이 지나도 변치않는 고전이 주는 감동, 고전의 힘을 느끼는 놀라움이 가장 크다. 1800년대 작품이 세기를 넘어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으며, 독자 연령에 따라 새로운 느낌을 준다는 것이 너무도 신비롭다.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은 고전이 가진 본연의 느낌을 제대로 살린 완역본이라는 점과 역자 해설을 통해 독자들에게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작품의 배경 등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온 시리즈였다. 이 시리즈로 인해 고전의 매력에 더욱 푹 빠지게 되었다해도 과언이 아닐 게다.

 

아들녀석은 집 곳곳에 물건을 숨기고, 보물지도를 그려 해적놀이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 손수 그린 집 설계도면 곳곳에는 X 표시가 있고 그곳에는 물건들이 숨겨져 있다. 어른이 보기에는 뻔한 지도이지만 너무 쉽게 찾으면 큰일난다. 반대로 내가 보물을 숨겨야할 때는 아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또한 큰일난다. 이 보물찾기는 아들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놀이인데, <<보물섬>> 또한 저자가 의붓아들인 로이드와 지도를 그리며 놀다가 떠올린 아이디어라고 하니, 상상력의 시작이 그리 먼 곳에 있는 것만은 아닌가 보다. <<보물섬>>은 어린시절 TV 만화영화로 자주 시청하곤 했는데 책으로 접한 것은 부끄럽게도 약 3년전 즈음인 듯하다. 전반적인 내용을 알고 있었던 탓에 마치 책을 읽었었던 것 같은 착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3년 만에 다시 읽게 된 <<보물섬>>을 나는 마치 처음 읽는 작품인냥 짐의 모험에 가슴을 졸이며 읽고 있었다. 모든 것이 잘 해결되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괜시리 긴장이 된다. 특히 짐이 키다리 존 실버를 '벤보 제독 여관'에서 빌이 말했던 '외다리 뱃사람'과 동일 인물임을 알지 못했을 때는 괜시리 답답하기까지 했으니, 내가 이들의 모험에 얼마나 푹 빠져있었는지 짐작하고도 남을 것이다.

 

 

 

자본주의의 노예가 된 요즘, 돈 앞에 장사없다,라는 말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점점 흉악해지는 세상은 돈 때문에 부모형제, 친구를 속이고, 살해하는 지경까지 이르렀으니, 인간의 삶은 사랑, 꿈이 아닌 돈이 전부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돈 앞에서는 이렇듯 선과 악이 종이 한장 차이가 되어버리곤 하는데, <<보물섬>>은 바로 그런 인간의 본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 짐 호킨스는 정직하고, 의리있는 용감한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특히 빌이 죽은 뒤에 가방에 있던 금화를 가져도 좋았을 상황에서 외상값만을 계산하는 어머니의 모습은 보물 앞에서 온갖 탐욕을 보여주는 이들과 상당히 대조적이다.

"이 악당들에게 내가 정직한 여인이라는 것을 보여줄 테다. 내 몫만 가지고 단 한 푼도 더 갖지 않을 테야." (본문 50p)

 

 

저자는 짐, 의사인 리브시 선생님 그리고 선장 스몰릿 선장 그리고 해적을 선과 악으로 구분지어 놓았고, 전형적인 권선징악의 결론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해적들의 노랫말 중 '나머지는 악마의 손에 맡기고 술을 마시세!'(본문 18p) 는 이러한 악에 관한 인간의 본성을 함축해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 악과 더불어 술 역시 인간의 삶을 피폐하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하는데, 요즘 이런저런 사회문제 속에서도 술이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원인 제공을 하고 있으니 두 말할 필요 없지 않을까. 이에 저 노랫말은 '악'을 대변하고 있는 듯 했다.

 

 

 

어린시절 만화영화로 보았던 <<보물섬>>은 보물을 찾기 위한 모험이 전부였지만, 어른이 되어 읽는 <<보물섬>>에는 자본주의의 병폐로 몸살을 앓고 있는 현재의 모습과 인간이 가지고 있는 선과 악의 양면성이 보였다. 이런 사회적 문제점을 해적, 모험, 보물찾기라는 상상력 가득한 이야기 속에 숨겨놓았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보물섬>>의 짐은 용감하고 의리있는 인물로 묘사되고 있는데, 짐이 거친 바다를 항해하고 많은 금을 얻을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는 동안 거친 파도를 만나게 될지라도 짐처럼 용기있고, 정직하게 헤쳐나아간다면 분명 원하는 결실을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무모한 행동으로 위험한 상황에 처하기도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짐의 그런 행동을 통해 옳고 그름도 판단할 수 있는 역량까지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이 작품은 독자 연령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바로 고전의 매력, 힘이라 할 수 있으리라. 생생하고 역동적인 <<보물섬>>을 읽는 동안은 독자들은 마치 히스파뇰라호의 훌륭한 범선에 함께 탑승한 듯한 실감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 모험의 세계로 가실 분은 히스파뇰라호에 얼른 승선하시길!

 

(이미지출처: '보물섬'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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