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해야 364일]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고작해야 364일
황선미 지음, 김수정 그림 / 포북 차일드 / 201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밀리언셀러 <마당을 나온 암탉><나쁜 어린이표>의 황선미 작가의 신작이 출간되었네요. 큰 아이는 황선미 작가의 책과 함께 자라 이제 고등학생이 되었고, 작은 아이도 이 동화책들을 읽으며 자라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황선미 작가의 신작은 빼놓지 않고 읽어보게 됩니다. 두 아이의 성장과 함께 해준 책과 작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는 탓이지요. 이번 신작은 엄마 책을 잘 만드는 감성 출판사 포복의 새로운 어린이 브랜드인 <포북 차일드>에서 출간된 <<고작해야 364일>>입니다. 이 작품 속 주인공인 명조와 윤조 같은 애를 알고 있는 작가는 이 작품에 그 애들 이야기를 쪼끔 훔쳐다 써먹었다고 하네요. 헌데 아이들한테 허락도 안 받고 쓴 이야기라 화를 낼지도 모르니, 그 아이들이 독서에 취미가 없기를 바란다는 작가의 말에 웃음이 납니다. 사실 작가가 알고 있는 명조와 윤조 같은 아이들은 우리도 대부분 알고 있는 아이들입니다. 이 주인공들은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들이기 때문이죠. 이렇듯 작가는 우리 아이들이 흔히 겪게 되는 아픔과 상처를 보듬어주고 있다는 얘기일 겝니다.

 

 

명조는 할머니를 존경해야하고 할머니를 미워하면 못된 놈이라는 걸 알면서도, 고작해야 364일 먼저 태어난 윤조만 보면 입이 헤벌어지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거라며 주물러 대는 할머니가 서운하기만 합니다. 명조를 자꾸만 짜증 나게 만들고, 엄마를 직장에 다니게 만들고, 명조를 혼자서 자게 만든 사람은 할머니였으니까요. 윤조는 둥글넓적한 얼굴처럼 순하고 고자질쟁이도 아니라서 두 사람은 그럭저럭 잘 지낸 편이었지만, 할머니가 오시면서 달라졌습니다. 오늘도 할머니는 윤조만 챙겼어요. 일주일 내내 엄마한테 캔버스 운동화를 사고 싶다고 설명하고, 그 신발을 신고 싶었던 사람은 명조였지만, 할머니는 윤조만 데려가서 캔버스 운동화를 사 온 거에요. 여태까지 옷도 학용품도, 하다못해 유모차에 딸랑이까지 윤조가 쓰던 걸 얻어 쓰던 신세였던 윤조는 화가 나 캔버스 운동화 한 짝을 10층 아파트 창밖으로 던져버렸습니다. 운동화가 손에서 툭 떨어져 나가는 순간 속이 뜨끔했던 윤조는 밖으로 나가보았지만 운동화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윤조는 뭐든 싫증 내기 대장입니다. 레고나 로봇 조립 말고는 좋아하는 게 없지요. 유일한 취미라고는 방과 후에 하는 로봇 과학 프로그램뿐이었어요. 엄마 아빠가 시키는 건 마지못해 하다가 그만두기 일쑤였는데, 사회성도 기르고 시야도 넓히라며 아빠가 겨우 설득해서 겨우 가입시킨 보이 스카우트 캠프를 빠지는 바람에 아빠는 레고와 로봇 조립을 빼앗기고 맙니다. 윤조는 말이 없어졌고, 밥도 잘 안 먹었고, 방에 틀어박혔다가는 좀비처럼 학교에 다녀오곤 했어요.

 

 

명조는 우연히 아파트 앞에서 지난번 던졌던 캔버스 운동화와 똑같은 운동화 한 짝을 발견하게 됩니다. 명조가 찾는 하늘색 대신 분홍색이었기에 명조는 운동화를 짝짝이로 신은 아이를 찾아보기로 하지요. 윤조로 인해 집안 분위기가 어수선해지자, 윤조는 아빠에게 쪽지를 보냅니다. 아빠는 윤조에게 사춘기가 찾아왔음을 알게 되고, 명조는 고작해야 364일 더 빨리 태어난 형이 어른처럼 보였어요. 명조는 잃어버린 캔버스 운동화의 행방을 찾는 과정에서 알게된 고작해야 3분 차이로 동생이 된 친구를 통해, 그리고 윤조는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음으로써 이들의 갈등은 조금씩 해소되어갑니다. 

 

 

늘 언니, 누나 혹은 형의 옷이나 학용품을 물려받아야 하는 동생의 서러움이 명조를 통해서 너무도 재미있게 잘 표현된 작품이네요. 다행이 명조가 늘 부루퉁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줄 아는 친구라는 점이 너무 좋았어요. 작가도 그런 명조를 기특하고 통쾌하게 여기는 듯 하네요. 더불어 사춘기가 찾아온 윤조를 가족이 이해하게 되고, 윤조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황선미 작가의 작품은 이렇게 외로운 아이들, 마음에 상처를 받은 아이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힘이 있는 거 같아요. <<고작해야 364일>>은 이렇게 아이와 부모가 함께 성장해가는 모습을 너무도 유쾌하게 그려낸 작품이었습니다. 이 동화책이 상처받은 아이들에게 힐링을 줄 수 있을 것 같네요.

 

(이미지출처: '고작해야 364일' 본문,표지에서 발췌)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5-03-13 2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