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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는 왜 까치에게 쫓겨다닐까? - 우리와 함께 사는 동물들 이야기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1
김기범 지음 / 자음과모음 / 2015년 1월
평점 :
급변하는 이 시대 청소년들에게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탐구하고 깨달을 수 있도록 자음과모음에서 <청소년인문>시리즈가 새롭게 출간되었다. 그 첫번째 이야기는 동물들의 고통을 공감하고 그들과 공존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독수리는 왜 까치에게 쫓겨다닐까?>>이다. 동물을 정말 좋아하는 초등 아들이 꼭 챙겨보는 프로그램은 SBS <TV동물농장>인데, 2월 15일 아침, 고양이들의 천국인 일본 아오시마 섬에 관한 내용이 전파를 탔다. 섬 주민은 17명에 불과하지만 길고양이는 200명이 넘는 그 자그마한 섬은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삶이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문득 이 책이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깨달아야 할 내용을 담은 책이라는 생각이 떠올라 잠시 읽기를 미뤄두었던 책을 서둘러 꺼내들었다.
우리 인간은 동물과 환경을 대함에 있어 선한 마음과 호기심, 그리고 편익을 좇는 이용 등 복합적인 이해관계를 맺으며 살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인간 중심의 선택적인 생활태도가 동물과 환경에 치명적인 문제를 만들기도 한다. (본문 286p)
우리 주위에는 언제 어디서나 동물을 지켜볼 수 있는 많은 동물원이 있고, 동물에 관한 다양한 책들이 출간되고 있기에 우리는 동물에 대해서 참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동물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부분은 얼마나 될까? 새끼 동물이 혼자 풀숲이나 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보면 어미로부터 버려진 것이겠거니 생각하고 사람들은 관공서나 야생동물구조센터 등에 맡기곤 하는데, 이로인해 새끼 동물들 가운데 상당수가 사람의 잘못된 개입으로 어미 동물과 생이별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는,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를 엄마가 보는 앞에서 미아인 줄 알고 파출소에 데려다 주는 일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강원도 화천군 한국수달연구센터에서 보호 중인 수컷 수달 '순달이'도 이런 '선의의 납치'를 당한 경우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순달이는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긴 하지만 사람 손에 길러진 탓에 야생성을 잃어버려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기 어려워졌다고 한다. 이는 우리가 동물에 대해 잘 알지 못해 빚어진 불행이다.
원해서 온 것도 아닌데 맞아 죽고, 포획틀에 갇혀 죽고, 박멸해야 할 대상이 된 것도 모자라 '괴물쥐'라는 별명까지 얻게 된 뉴트리아의 억울함은 뉴트리아의 가죽을 모피로 이용하고, 고기를 식용으로 판매하기 위해 농가들이 원산지인 남아메리카에서 들여와 사육했다가 잘 팔리지 않자 사육을 포기하면서 방치된 인간의 편익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하지만 봉화마을로 찾은 황새 봉순이가 사람들의 잘못으로 사라졌던 황새가 다시 사람들의 노력으로 돌아오는 것을 볼 때, 사람들의 작은 배려로 동물들과 함께 공존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비록 인간의 편익에 의해 시작된 잘못이지만 우리의 배려와 관심으로 바꿀 수 있음을 시사한다.
동물 실험에 대한 찬반은 여전히 그 논의가 뜨겁다. 동물실험을 통해 죽어 가는 동물은 매년 100만 마리가 넘는다고 한다. 문제는 이렇게 많은 동물에게 고통을 주고 죽이면서 실험하는 내용이 사람에게 실제 적용되는 비율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동물이 고통을 겪고, 희생되는 것보다 사람이 얻는 이익이 훨씬 더 크다는 점에서 동물실험에 대한 명분은 있겠지만, 아무리 인간의 이익이 크다고 한들 동물들의 입장에서는 이유 없이 고통당하고, 죽어 간다는 사실이 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뿐 아니라, 고기와 알을 대량생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공장식 축산의 현실 역시 참혹하다. 수 킬로미터에서 수십 킬로미터에 달하는 야생에서는 행동반경에 비해 턱없이 좁은 우리, 관람객들의 눈에 그대로 노출되며 받는 스트레스, 놀잇감도 없이 멍하니 신간을 보내야 하는 동물들의 고통과 슬픔으로 가득 찬 공간인 동물원은 또 어떤가?
이 외에도 동물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은 너무도 많다. 무분별한 어업으로 점박이물범의 생존은 위협당하고 있으며, 붉은어깨도요들은 넓은 갯벌이 모두 매립되어 땅으로 바뀌면서 먹잇감인 게나 조개가 크게 줄어든 탓에 서해안에서 영양 보충을 제대로 못한 채 장거리 이동을 하다 목숨을 잃기도 하고, 낙동강, 영산강, 금강, 한강에서 실시된 4대강 사업을 포함해 곳곳에서 벌어진 하천정비사업 때문에 표범장지뱀들이 사라지고 있으며, 멸종 위기종 복원 사업의 주인공으로 항상 주목을 받고, 귀한 대접을 받던 반달가슴곰과는 달리 1980년대 초 산림청이 곰을 수입해 사육할 수 있도록 허가해 주면서 전국 곳곳의 농가에는 평생 우리에 갇혀 지내며 죽을 날만 기다리는 곰들이 있으며, 좁은 수조 속에서 마음의 병만 걸리는 것이 아니라 몸에도 병이 걸려 쉽게 죽음을 맞이하는 돌고래들도 있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이렇듯 동물들은 삶의 터전과 생명을 잃었으며, 동물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탓에 그들에게 고통을 안겨주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동물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하는 이유를 이해하고 깨달을 수 있도록 이끈다. 버려진 동물들이 증가하고 있다. 그 버려진 동물들은 살아가기 위해 때로는 괴물이 되어야했고, 때로는 비침한 운명을 맞이해야 했다. 앞서 이야기했던 일본 아오시마 섬에서 보여주었듯이 인간과 동물의 공존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독수리는 왜 까치에게 쫓겨다닐까?>>는 인간의 작은 배려만으로도 우리가 동물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음을 깨닫게 하고, 그 방법을 모색하도록 한다. '동물들의 고통을 덜어 주는 길은 멀리 있지 않다. 다른 생물의 고통에 눈감는 것을 거부하는 작은 실천 속에 있을 것이다'라는 저자의 마지막 글귀가 오랫동안 뇌리에 맴돈다.
(이짐지 출처: '독수리는 왜 까치에게 쫓겨다닐까?'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