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 기대승이 들려주는 사단칠정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50
이명수 지음 / 자음과모음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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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장르를 빌어 철학자의 사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이야기> 시리즈 50번째 이야기는 이황을 스승으로 모시면서 자신의 철학적 경지를 우뚝 세운 고봉 기대승의 사상을 담은 <<고봉 기대승이 들려주는 사단칠정 이야기>> 입니다. 영남 지방 출신의 퇴계 이황과 호남지방 출신의 고봉 기대승이 천리 밖 먼 거리를 두고 8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편지를 주고 받으며 세계 철학사에 길이 남을 사단칠정 이론에 관한 대장정의 토론을 벌인 것으로 유명하지요. 이 책에서는 삼촌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종 사촌 혜민이와 함께 서울에서 울산으로 내려가는 제민이가 버스에서 만난 험상궂은 인상에 어울리지도 않는 선글라스를 낀 이 아저씨와의 만남을 통해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흥미롭고 보다 이해하기 쉽도록 담아내고 있습니다.

 

제민이가 유치원에 다닐 때, 울산이 고향인 삼촌이 서울에서 대학교를 다니기 위해 제민이네 집에서 함께 살면서 제민이는 삼촌이 좋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된 제민이는 삼촌의 결혼식이 못내 아쉽지만, 당장이라도 달려가 누구보다 더 많이 축하해주고 싶었지요. 그리고 드디어 삼촌 결혼식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울산에 내려갈 생각에 야구하자는 친구들의 부탁도 뒤로 한 채 집에 돌아온 제민이는 엄마와 이모가 먼저 울산에 내려갔다는 사실에 속상했습니다. 아빠는 회사 일로 갈 수 없는 상황이었던 탓에 혜민이와 제민이는 용기를 내어 둘이서 울산에 내려가기로 합니다. 두려움에 버스를 탄 제민이와 혜민이의 바로 건너편 자리에 험상궂은 선글라스 아저씨가 앉게 되자 두 사람은 기분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배고픔에 김밥을 먹는 두 사람에게 아저씨는 핀잔을 주었고, 냄새 난다며 먹지 말라던 아저씨는 제민이의 김밥을 뺏어 드셨으니 제민이는 왠지 아저씨 때문에 피곤한 여행이 될 거 같다는 예감이 들었어요.

 

그렇게 울산으로 내려가는 길, 앞 차가 교통사고가 나자 험상궂는 아저씨는 사고로 놀란 사람을 자상하게 보살피고 있었습니다. 두 아이는 그런 아저씨가 멋있어 보였고, 아저씨는 자신이 측은지심이 풍부한 사람이라고 말하네요. 사단칠정에 대해 알고 있던 두 아이들은 울산으로 내려가는 길, 아저씨와 함께 사단칠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무사히 결혼식에도 참석하게 되지요.

 

 

사단(四端)이란 사람의 본성에서 우러나오는 네 가지의 선한 마음으로,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근거이자 바탕이기도 합니다. (본문 70p)

칠정(七情)은 사물을 보거나 대할 때 생기는 일곱 가지 감정을 말합니다. (중략) 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 희, 노, 애, 구 애, 오, 욕, 이렇게 해서 바로 사단칠정이 되는 것입니다. (본문 104,105p)

 

초등학교 5학년인 혜민이와 제민이의 독립심을 키우기 위한 엄마들의 작전으로 두 어린이가 서로 기대어 울산으로 내려가는 길에 만나게 되는 선글라스 아저씨와의 만남으로 전개되는 동화적 스토리를 통해 우리는 고봉 기대승의 사상에 대해 좀더 쉽게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선글라스 아저씨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빗대여 사단칠정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었지요. 일상의 이야기를 담은 재미있는 동화 한 편에 스며놓은 기대승의 사상은 독자들에게 철학으로의 접근을 용이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철학을 이해하게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는 철학 사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철학으로의 안내서이자 부록으로 수록된 [통합형 논술 활용노트]를 통해 논술 교재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는 일석이조의 유익한 책이지요. 우리의 현실과 접목시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어 접근하기가 더 용이한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는 어린이 뿐만 아니라 청소년, 성인들에게까지 적극 추천하고 싶은 시리즈이기도 하답니다.

 

(이미지출처: '고봉 기대승이 들려주는 사단칠정 이야기'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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