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int it Rock 2 - 남무성의 만화로 보는 록의 역사 Paint it Rock 2
남무성 지음 / 북폴리오 / 201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매력적이지만 그 사실을 감추며 외롭게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Paint It Rock>이란 어느 곳에서도 배울 수 없는 인생의 참고서이자 우리만의 암호가 된 것이다. 심지어 우리에게 성서와 같던 <월간 핫 뮤직>조차 자글자글한 현학적인 어휘들로 가득 차 밑줄 치며 공부하게 만들었던 이 복잡한 록의 역사가 남무성의 상스러운 욕과 허를 찌르는 위트, 전설 같은 뮤지션들의 생동감 넘치는 표정 덕분에 낄낄거리며 쉽게 책장을 넘길 수 있는 것이 되었다. 만약 실제로 '스쿨 오브 록'이 세워진다면 『PAINT IT ROCK』은 역사 과목의 1종 교과서로 채택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_김홍기(음악 콘텐츠 기획, 카카오 뮤직) (본문 9p)

 

<PAINT IT ROCK 1>을 통해서 한때 사랑해마지 않았던 비틀즈와 사이먼 앤 가펑클이 록의 장르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고, 그저 듣기만 했던 음악에서 음악이라는 분야에 대한 관심까지 생기게 된 나는, 강렬한 사운드와 비트 그리고 관객을 압도하는 강렬한 싱어의 보이스를 거칠게만 생각했던 록을 듣는 법까지도 배우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방대한 록의 역사와 장르의 흥망성쇠를 일목요연하게 짚어낸 <PAINT IT ROCK> 1권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2,3권에 담겨진 록에 관한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이는 나 혼자만의 호기심은 아니었나보다. '남무성의 음악 웹툰'이 토요일마다 연재되면서 문제가 생겨났다고 하니 말이다. <Paint It Rock> 2편은 언제 나오는 것이냐는 항의성 댓글이 연재가 종교되던 날까지 잇따랐으며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 남무성 스테이지라도 하나 만들 기세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원하던 <<PAINT IT ROCK 2>>가 출간된 것이다.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록의 탄생부터 성장기를 담은 <PAINT IT ROCK 1>에 이어 2권은 1967년 함부르크의 한 클럽에서 함부르크의 클럽을 돌며 3개월째 공연을 이어갔던 새비지스의 기타리스크였던 리처드 휴블랙모어가 서쳐스에서 드림을 치는 크리스 커터스의 전보를 받고 런던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들은 라운드어바웃이라는 밴드를 결성했으나 크리스 커터스의 잠적 으로 깨지고 만다. 이후 존 로드와 리치 블랙모어가 '딥 퍼플'이라는 밴드를 결성하게 된다. 딥 퍼플, 레드 제플린, 블랙 사버스는 1970년대 헤비 록의 왕자를 삼등분했던 팀임과 동시에 '헤비메탈의 클래식'으로 규정된다고 한다. 악마적 이미지를 내세운 블랙 사바스는 블루스에 뿌리를 둔 다른 하드록 그룹들과의 차별성을 보여주었다. 반면 하드록을 보다 과격한 양식으로 디자인한 팀인 딥 퍼플은 하드록과 헤비메탈의 관계, 그 거리를 계측하는 데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밴드였다고 한다.

 

 

헤비메탈은 파워 지향적인 음악이지만 그 파워는 단순히 엠프의 출력이나 볼륨을 높여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악기의 증폭 시스템의 관계를 파악하고, 다양한 이펙터의 설정을 통해서 얻어지는 소리의 두께, 일그러짐, 날카로움 등의 아이디어들이 합쳐져 얻어내는 결과다. 이렇게 얻어진 추진력에 명료한 주제와 메시지를 담은 노랫말이 얹어지면서 록 음악으로서의 시대정신에도 규합한다. 물론 절절한 사랑의 감정을 드러낸 가사도 없지만, 예외 없이 마초적인 표현 방식은 거칠기 짝이 없다. 허나, 그 정제되지 않은 통쾌함과 빠르게 악절을 훑고 지나가는 스피드감이야말로 무엇 때문에 이 소란스러운 음악에 빠져들게 되는지를 설명해주는 핵심적인 요소이다. (본문 49p)

 

 

이 외에도 로큰롤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유명한 하드록 기타리스트 중 하나인 제프 벡은 1970년대에 들어서는 '제프 벡 그룹'을 성공시키는 등 독자적인 영향을 개척해간 기타의 장인으로 여타의 하드록 플레이와 완벽하게 선을 긋는 제프 벡만의 플레이로 평가를 받았고,브리티스 블루스와 아메리카 포크록이 교묘하게 조화를 이룬 영/미 합작 밴드 플리트우드 맥은 변신의 역사가 일궈낸 토네이도급 성공신화를 보여준다. CCR은 역사사 가장 미국적인 록 밴드였고, 1970년대 전반에 걸쳐 웨스트코스트 록을 대변했던 두비 브라더스는 보다 선명하고 경쾌하게 질주하는 부기 록 스타일로 여타의 컨트리 로커들이 보여준 모호한 포크적 기실과는 차별화된 연주를 펼쳤다.

 

 

컨트리 록 그룹 이글수는 1971년에 결성, 1981년까지 근 11년간 활동하며 경이적인 성공을 거둔 웨스트코스트 록의 왕자였고, 하드록과 프로그레시브 록이 약진하던 70년대 초에는 여성처럼 화려한 치장과 아방가르드적인 패션을 한 남성 로커들이 주인공이며, 고정관념을 깨는 글램의 자유분방한 사고와 패션은 곧이어 유행하게 되는 펑크에 밑거름이 되는 글램 록이 생겨났다. 1970~80년대를 풍미했던 퀸은 하드록을 팝뮤직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일등공신이었다. 1970년대 후반은 하드록의 전성기가 빗겨나가던 시기였으나 동시에 헤비메탈의 이미지가 완성되었던 시대였으며,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펑그록은 주류 팝으로 올라선 뉴웨이브와 그 반대로 언더그라운드 지향이 더욱 심화된 노웨이브의 두 갈래 흐름으로 나뉜다.

 

20세기 예술사를 읽어내는 일은 그 어떤 시대보다 힘들고 복잡하겠지만, 오히려 한마디로 규정할 수는 있다. 그것은 '아방가르드'의 시대였다. 대중음악과 순수음악을 넘나들며 팝, 재즈, 록, 클래식 등 많은 연주자들의 지성과 자존심을 건드렸던 아방가르드라는 괴물은 '예술의 창조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시조였다. (본문 303p)

 

 

내가 전혀 좋아하지 않았던 '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남무성의 만화로 보는 록의 역사 <PAINT IT ROCK> 1,2편을 읽는동안 나는 꽤 흥미롭게 읽고 있다. 전혀 듣도 보도 못했던 뮤지션들이 등장했을때도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이나 노래가 나올 때의 반가움 만큼이나 재미있었다. 이는 이 책은 만화라는 장르를 통해 당시 사회의 모습과 뮤지션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당시의 상황이 잘 표현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거침없는 풍자와 비속어까지 섞여있어 읽는 재미도 있었던 탓일게다. 무엇보다 좋아했던 음악, 뮤지션들의 등장할때 빠지게 되는 추억이 책 읽는 재미를 더했다. 숨가쁜 릴레이가 펼쳐지는 2권은 1권에 비해 보다 흡입력이 강했으며, 방대한 록의 세계에 흠뻑 빠질 수 있었다. 내가  지금까지 '록'이라는 장르를 거칠게만 생각하고 듣기를 거부했던 것이 상상조차 되지 않을만큼 나는 지금 록의 세계에 빠져있다.

 

 

 

Rcok'n Roll Baby!!!

 

원고 쓰기에 있어서 전편과 비교될 만한 점이 있다면 에피소드보다 음악 소개에 중점을 두었다는 것이다. 수많은 인물들과 시대 상황이 얽히고설킨 1950~60년대의 로큰롤 이야기는 과감한 해석과 편집을 필요로 했다. 따라서 지루하지 않은 속도감으로 성큼성큼 역사를 훑고 지나간 게 1편이었다면 여기서부터는 뮤지션들의 대표작과 음악적인 성과를 보다 구체적으로 언급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어떤 음악을 들어야 할지 고민하는 록 입문자들을 배려하였다. 동시에 어떤 음악이 얼마나 히트했다는 식의 수치적인 나열이 상대적으로 만화적 재미를 반감시키는 건 아닌지, 독자의 주관적인 음악 듣기에 방해가 되는 건 아닌지 자꾸만 고민되었다. 그렇지만 시대를 풍미했던 명곡들과 객관적인 데이터야말로 역사의 핵심 정리이며, 다른 코믹 카툰들과 차별되는 <Paint It Rock>의 본질로 판단했다. 역사를 주도한 뮤지션들과 장르의 흥망성쇠를 관찰함으로써 이 책은 록의 가이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본문 1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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