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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사랑하고 보호해 주세요! - 그림책으로 보는 어린이 인권
서지원 글, 이미정 그림,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감수 / 소담주니어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어린이 인권에 대해 다룬 도서가 꾸준히 출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가 멀다하고 아동학대, 아동성범죄 등의 뉴스가 들려오고 있다. 그뿐인가? 고사리 손으로 자갈을 부수고 날라야 하는 노동이나 배고픔의 고통, 어린이 성매매 등이 지구촌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다. 1989년 [유엔아동권리협약]이 채택된지 25년이나 되었지만,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어린이들의 소중한 권리는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인 탓에 어린이 인권을 다룬 책을 보면 나도 모르게 경악되는 경향이 있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찾는 아이들의 눈동자에 감사하고, 희망조차 버린 아이들의 눈동자에 눈물이 난다. 어른들의 이기심에 의해 희망조차 버려야 하는 아이들, 그 아이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는 그들의 인권에 대해 소리높여 줄 우리의 관심이 필요할 듯 싶다.
<<우리를 사랑하고 보호해 주세요!>>에서는 우리 주변 혹은 텔레비전을 통해 자주 접했던 바로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린이의 인권을 다룬 9개의 이야기를 통해 [유엔아동권리협약] 54조항 중 실제적인 아동 권리 내용을 담고 있는 40개의 조항을 수록한 이 책을 통해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어린이 인권에 대해 알아감으로써 내 아이 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아이들의 인권이 존중하고 지켜줄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으리라.
첫 번째 대한민국에 사는 한강이의 이야기는 바로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엄마와 아이의 이야기다. 한강이의 꿈은 만화가가 되는 것이지만, 엄마는 무조건 의사가 되길 바랬다. 한강이가 그림을 그릴 때마다 엄마는 공부를 해야한다며 다그치셨고, 공부보다 그림 그리는 게 더 좋다고 말해도 엄마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강이의 생각을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12조 의견 존중에 관한 한강이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시시때때로 어린이들의 생각을 존중하지 않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수단에 사는 소녀 아북의 소원은 학교에 다니는 것이다. 펜과 공책을 사려고 열심히 일하지만 아북이 번 돈은 모조리 식량을 사는 데 쓰여졌고, 엄마는 더 이상 학교에 가지 말라고 한다. 펜과 공책을 가질 권리, 하고 싶은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아북의 권리는 어디 있는걸까? 자메이카에 사는 소년 바바의 꿈은 축구 선수가 되는 것이지만 너무도 가난한 탓에 축구화나 운동복, 축구공을 가질 수도 없다. 낡은 가죽을 덧댄 공을 차고 노는 것만으로 행복한 바바는 그나마도 마음껏 할 수 없다. 아침부터 밤까지 공장에서 일해야 하는 탓에 놀고 싶어도 마음껏 놀 수 없다. 좋아하는 축구를 할 권리, 놀고 싶을 때 놀 수 있어야만 하는 어린이의 31조 여가와 놀이에 대한 권리가 바바에게는 없었다. 예멘에 사는 아홉 살짜리 소녀 자메르는 시집을 가야 한다. 소 한 마리랑 자메르를 맞바꾼 부모님은 자메르가 마음껏 꿈꾸고 하고 싶은 걸 할 권리를 짓밟았다. 어린이는 절대 돈을 받고 팔려 가는 일이 있어서는 안됨에도 불구하고.


코트디부아르에 사는 소년 파오는 오늘도 위태위태하게 나무 위로 올라가 카카오 열매를 따고 있다. 파오와 많은 아이들이 안전을 지킬 장비도 없이 열매 따는 일을 계속해야만 겨우 밥을 먹을 수 있다. 파오는 안전하게 생활할 권리가 있고, 어른이 되기 전까진 안전하게 보살핌받아야만 한다. 파오가 자신의 권리를 찾을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세네갈에 사는 소년 발다는 편찬으신 부모님, 세 명이나 되는 어린 동생들 때문에 거지라는 손가락질에도 불구하고 거리에서 구걸을 한다. 부끄러움을 참아 가며 억지로 구걸해야 하는 아이들, 그들은 배부르게 먹을 권리가 있다. 24조 영양과 보건, 32조 어린이 노동이 무시되고 있는 발다가 먹을 걸 구걸하러 다니지 않기를 바란다. 콩고에 사는 소녀 조지안의 별명은 마녀이다. 조지안의 아빠가 전염병에 걸리고, 다른 아이의 집에 불이 나고, 다른 아이의 몽유병에 걸린 것이 조지안이 마녀이기 때문이라며 어른들은 끔찍한 벌을 주고 때렸다. 조지안은 생명을 존중받을 권리를 무시당하고 있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사는 소피는 겨우 열 살이지만 전쟁터에 나가 싸워야만 한다. 자기가 쏜 총에 맞아 죽은 사람들의 불쌍한 얼굴이 떠올라 거울을 보는 것이 두려운 소피는 전쟁에 나가 싸워서는 안 되고, 오로지 어른들로부터 보호받고 사랑받아야만 하는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다른 아이들과 모습이 조금 다르고 움직임도 많이 불편한 대한이와 함께 놀려는 아이는 없었다. 대한이처럼 몸이 불편한 장애 아동도 똑같이 학교 다니며 공부할 권리가 있다.

[우리를 사랑하고 보호해 주세요!] 속에 등장하는 아홉 명 아이들의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되었다. 우리가 뉴스나 텔레비전을 통해 흔히 접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이들이 사랑받고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어린이들의 권리를 존중받기 위해서는 어린이 인권에 대해 어린이들과 어른들의 올바른 인식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이 그림책은 그것을 도와줄 것이며 아울러 우리 아이들이 내가 아닌 타인의 인권에 관심을 갖고 그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줄 수 있는 용기도 줄 것이라 믿는다. 어른들의 이기심으로 눈물을 흘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미안함과 부끄러움을 갖게 된다. 부끄러움 대신 그들을 위해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참다운 어른이고 싶다.

인권 존중은 사람에 대한, 상황에 대한 이해와 배려에서 시작됩니다.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사실은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자메이카의 바바가 일하는 대신 놀 수 있도록 해 주세요."라는 요구는 "나도 충분히 놀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것이지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인권을 위해 내는 목소리는 결국 나의 인권도 존중받도록 해 줄 것입니다. 우리는 자신의 인권에 대해 요구할 권리가 있는 동시에 다른 사람들의 인권을 존중하고 지켜야 할 의무도 있지요. 책장을 넘길 때마다 보이는 아이들의 웃는 모습을 보며 정말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추천사 中)
(이미지출처: '우리를 사랑하고 보호해 주세요!'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