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북의 1 - 닥터 이방인 원작 소설
최지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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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심장은 너를 향해 뛸 준비가 되어 있다!

 

 

 

이종석, 박해진, 강소라, 진세연 주연의 SBS 드라마 <닥터 이방인>이 한창 방영 중이다. 드라마를 잘 시청하지 않는 편이라, 내용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배우 박해진으로 인해 드라마에 대한 관심을 좀 갖고 있었는데, 이 드라마의 원작소설이 북이십일에서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2년 대한민국 스토리공모대전 수상작인 <북의>를 나는 이렇게 원작 소설을 통해 먼저 접해보기로 했다. <<소설 북의>>는 드라마와는 다른 스토리, 새로운 인물, 보다 깊은 갈등의 전개로 진행된다고 하니 드라마와는 또 다른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을 듯 싶다.

 

2006년 11월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 외곽 두정 마을. 박훈은 지금 너른 등짝이 땀에 젖는 줄도 모른 채 급히 페달을 밟으며 임신 5개월의 어린 안내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고 있다. 로커 장 씨에게 착수금으로 건넨 인민폐 2만 위안으로  어렵게 분실 여권을 구하고, 다섯 번이나 거처를 옮겨다니며 지난 6개월 동안 단 하루도 마음 편히 잠을 이루지 못했던 모든 기억들은 이제 오늘만 무사히 넘기면 작별이다. 하지만, 아내는 제복을 입은 군인 십여 명에 의해 끌려가고, 박훈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장가의 도움으로 남으로 탈북하게 된다. 그리고 여인의 배를 쓰다듬어 주거나 만두를 사 자전거를 탈탈거리며 달리는 풍경이나 흔들리는 배 안에서 들려오는 사내들의 거친 말투 등의 또다시 다가갈 수 없는 꿈을 꾸며 오늘도 어제 같은 하루를 보낸지 7년이 지났다.

 

이렇게 폐인처럼 살아가는 그에게 보통 키에 깡마른 몸, 도수 높은 뿔테 안경, 어떤 식으로든 적수가 될 수 없는 풍모를 지닌 어딘지 낯이 익은 노인이 찾아온다. 그 노인의 이름은 노태수. 약 3년 전 봄, 새터민을 대상으로 하는 '북한이탈주민 보건의료인 자격심의위원회'의 심사위원이었던 노태수는 탈북 의사들이 남족에서 의사 국가고시를 치르기 전, 일차적으로 시험 적격성을 테스트하여 응시 작격을 부여하는 자리에서 박훈을 만나게 되었고, 박훈의 실력을 눈여겨본 노태수는 '새터민 의료진 교육 지원사업'에 그를 소개하였다. 그 덕에 박훈은 의사 국가고시에 최종 합격할 수 있었다. 이렇게 갑자기 노태수가 박훈을 찾아온 것은, 노태수 자신이 젊은 시절 고안한 획기적인 좌심실 재건술인 세이버 수술을 위해 손으로 병변을 정확히 짚어내는 능력을 가진 박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 세이버 수술은 죽어 가던 심장도 살려낼 기적의 수술법이었지만 난이도가 높은 탓에 성공 가능성은 낮았고, 노태수가 의욕적으로 수술에 도전했다가 수술 직후 환자가 연이어 죽는 바람에 사기꾼으로 몰려 병원에서 퇴출당한 바 있었다. 노태수는 대략 10개월 안에 열 번의 수술을 단 한 차례의 실패도 없이 성공한다면 10억을 주겠다고 한다. 박훈은 공화국으로 다시 끌려간 아내를 구해올 수 있는 금액임에도 불구하고 사람 목숨을 판돈으로 거는 제안이기에 거절한다.

 

한편, 세종병원에 밀려 십수 년째 깨지지 않는 2위인 동우의료원에서는 여왕벌 문성주가 민수현에게 남북 합작 병원을 선점하기 위해 언론에 동우를 노출시키기 위한 아이디어를 만들어 오라고 한다. 민수현은 마취의 금봉현을 통해 듣게된 세이버 수술이 해결방안이 될 듯 싶었고, 세이버 수술의 성공의 관건인 손놀림 빠른 의사를 찾던 중 2004년 북한 용천에서 원인 미상의 대형 폭발 사고에 파견되었다가 만난 박훈을 떠올리게 되고, 그를 찾아간다. 박훈은 그렇게 민수현을 통해 또 한번 세이버 수술에 대해 이야기를 듣게 되고 10억을 제안하지만, 민수현은 세이버 수술과 노태수를 반대하는 문성주로 인해 더 이상 추진하지 못한다. 이후 박훈은 1천만 원이라는 돈을 배팅한 노태수를 찾아가게 되고, 동부의료원의 이사장을 통해 두 사람은 동우의료원에 입성하게 된다. 두 사람은 602호의 병원의 골칫거리인 선천적 좌실실 이상으로 내원한 스물여덟의 청년을 수술하기로 하고, 박훈은 공화국으로 끌려간 아내를 구해오기 위한 무모한 도전을 하게 된다.

 

<<소설 북의 1>>은 노태수와 문성주의 오래된 악연, 성공을 위해 사랑을 이용하는 민수현, 북에 두고온 아내 송재희에 대한 지고지순한 사랑을 지닌 천재 외과의사 박훈, 이들 주인공을 통해 음모와 갈등으로 빚어지는 병원의 치열한 암투를 보여주고 있다. 이들의 치열한 음모와 암투 속에는 인간의 추악한 내면이 드러날 것이며, 비정한 권력 집단을 통해 냉혹한 우리 사회의 단면이 여과없이 보여질 듯 싶다. 이런 이권다툼 속에서 아내를 향한 그리움과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여줄 박훈의 인간적인 면은 더욱 두드러질 듯 싶은데 앞으로 그가 보여줄 매력은 많은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 것이 자명하다. 음모와 암투의 소용돌이 속에서 보여줄 박훈의 무모한 도전! 앞으로의 이야기가 더욱 기대된다.

 

(이미지출처: '소설 북의 1'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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