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자전거를 찾습니다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31
심소정 지음, 최덕규 그림 / 책속물고기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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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물고기'라는 출판사 이름이 참 예쁘다. 물고기는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거침없이 물살을 가르며 바다의 푸름과 넓음을 얻기에 '책속물고기'는 세상에 흩뿌려진 수많은 이야기들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가치 있는 이야기들을 독자 여러분과 나누고자 한다는 의미란다. 출판사의 이름처럼 의미도 참 예쁘다. 책 읽기에 앞서 출판사 이름에 잠시 빠져있어 보았다.

 

 

엄마를 졸라서 간신히 새 자전거를 산 준오는 그날도 다른 때처럼 학원 상가 현관 입구에 있는 자전거 주차장에 자전거를 세웠지만, 자물쇠를 채우는 걸쇠가 잘 들어가지 않는 탓에 억지로 구멍에 걸쇠를 밀어 넣다가 설마 누가 자전거를 가져갈까 하는 생각에 대충 걸고 학원을 다녀와 보니 자전거가 사라지고 말았다. 마냥 앉아서 자전거가 나타나길 기다릴 수는 없는 탓에 준오는 엄마와 늦게까지 벽보를 만들어 붙었지만, 간밤에 내린 비로 벽보는 누더기가 되어 있었다. 준오는 한솔이로부터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경수가 자전거가 다섯 대나 있으며 다 주운 거라고 자랑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한솔이와 함께 경수네 집을 찾은 준오는 주차장에 세워진 한 무더기의 자전거를 보게 되었고, 준오는 그 자전거들이 주운 것이 아니라 훔친 거라고 확신한다.

 

 

학원 가방이 무거워서 어깨가 축 처지는데다 오늘 유난히 학원 가기가 싫은 준오는 자전거 주차장에 한눈에 봐도 고물 자전거인데다 자물쇠가 채워져 있지 않아 누가 버린 것이 틀림없이 보이는 자전거를 타고 학원으로 향했다. 준오는 주인이 나타나면 언제든 돌려줄 거라고 큰소리를 치며 고물 자전거를 타고 다녔는데, 친구들과 함께 자전거 시함을 하던 준오는 한 아주머니로부터 자전거 도둑으로 몰린다. 집 앞에 버려져 있어서 몇 번 빌려 타고 다닌거라고 했지만, 아줌마는 친구들까지 싸잡아 도둑놈 취급을 하며 한바탕 연설을 늘어놓았다. 억울하고 속상한 준오는 자신의 마음을 뻔히 알고 있는 친구들에게 도둑놈 취급을 받자 더 참을 수 없었다.

 

준오는 훔친 게 틀림없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경수가 자신과 달리 멀쩡하게 타고 다니는 것을 보고 자전거 도둑의 가면을 벗기겠다고 결심한다. 올챙이 연못에 파란 자전거가 빠져 있다는 한솔이의 이야기에 준오는 용기를 내서 연못에 들어가 자전거를 꺼내보지만 자신의 것은 아니었다. 아이들은 꺼내놓은 자전거를 두고 옥신각신하지만 결국 연못 울타리에 세워두고 돌아간다. 하지만 다음날 파란 자전거는 사라졌고, 준오는 경수를 의심하게 된다. 당장 경수네 집에 가서 확인하고 싶은 준오는 친구들과 함께 경수의 가면을 벗겨버리겠다고 결심을 하는데, 경수와 경수 할아버지의 대화를 엿듣게 되면서 준오는 경수에 대한 오해를 풀게 되고, 할아버지로부터 멋진 자전거를 선물받게 된다.

 

 

"할아버지, 근데 왜 연못에 자전거를 버려놨는지 모르겠어요. 연못에는 개구리도 살고 물고기도 사는데..."

"어디 연못에만 자전거를 버리는 줄 아니? 깨끗한 개천에 멀쩡한 새 자전거도 버린단다. 쓸모없다고 생각한 물건을 함부로 버리는 일이 허다하지." (본문 111p)

 

소중히 여겼던 자전거를 잃어버린 준오는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된다. 하지만 준오는 경수와 할아버지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게 되면서 한 뼘 더 자라게 된다. 풍요로운 세상에 살고 있는 요즘,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물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조금만 손보면 되는 물건을 고쳐쓰기보다 새로 구입하는 것은 물론이요, 새로운 모델에 현혹되어 얼마되지 않은 물건도 가차없이 버리곤 한다. 이렇게 부족함없이 살아가는 우리에게 경수와 준오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 쓸모없다고 생각되는 물건을 함부로 버리고 있는 우리들의 문제점을 꼬집고 있으며, 물건의 소중함을 잊지 말라는 것. 조금만 손보면 새 물건이 되는 버려진 물건들, 우리가 함부로 버린 물건들이 누군가에는 정말 소중한 물건일 수 있으며,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물건일 수 있다.

물질 만능 주의를 꼬집으면서 잃어버린 물건으로 인해 다쳤던 마음을 치유하면서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은 성장동화 <<파란 자전거를 찾습니다>>는 준오의 심리 묘사가 눈에 띄는 작품이었다.

 

(이미지출처: '파란 자전거를 찾습니다' 본문에서 발췌 / 도서제공: 한우리북카페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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